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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근대문학의 개척자인 가난한 지폐모델,
히구치 이치요(樋口一葉)
(1872.5.2~1896.11.23) 

일본의 지폐 5000엔권에 보면 한 여성의 초상이 있습니다.
2004년에 새로 등장했는데, 이 여성에겐 놀라운 점들이 있었죠.
일본 제국대학 총장을 지낸 니토베 이나조를 대신했다는 것도 그랬지만,
불과 14개월의 집필활동으로 일본 근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남겼으며,
24세에 요절했다는 점 등에서 화제가 됐어요.

그랬습니다. 당시 일본에선 지폐 등장을 계기로 '이치요 붐'이 일었어요.
각종 서적은 물론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그의 생이 그만큼 파란만장했기 때문이라죠. 히구치 이치요가 그 주인공입니다.
'히구치 나쓰'라는 본명을 갖고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배움에 대한 열의가 강해 와카(和歌), 고전, 서예를 비롯해 근대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기간도 영원할 순 없는 법인가 봅니다.
조숙하고 풍부한 재능을 가진 이치요였지만, 사춘기 무렵 잇달아 닥친 재앙이 그의 생을 억누르기 시작했어요.
15세 때 큰 오빠를 시작으로 2년 뒤 아버지를 떠나보냅니다.
급격히 가세가 기울었고 어머니와 동생을 돌봐야했던 그는,
바느질과 세탁 등의 허드렛일로 당장의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치요는 그러다, 
소설출판업에 종사하던 급우의 성공을 보고 글쓰기를 생계수단 삼기로 마음먹었죠.
이윽고 1891년 도쿄 아사히신문의 기자 겸 전속작가인 나카라이 도스이의 제자가 돼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의 지도로 소설을 발표하고 문학잡지에 기고했으며, 문인들과도 교류를 시작했고요. 몰락한 가문을 지탱하기 위한 수단은 소설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그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이치요의 스승이었던 도스이는 유일한 연인이자 첫사랑으로 알려져 있어요.
19세 소녀는 31세의 사별남에게 스승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되지만,
그가 다른 여성을 임신시켰다고 오해하면서 절교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절교선언은 마음과는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었어요.
유명 작가가 된 이치요에게 문학 동료, 출판사 후계자 등이 구애했지만,
그는 차갑게 뿌리쳤고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마음만 간직했습니다.
이치요의 일기가 이것을 증명해주고 있지요.
심장이 멎을 때까지 도스이를 사랑했던 그 마음.

어쨌든 문단에 등단했지만, 생활고는 쉬이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생활고 타개를 위해 유곽 근처에 잡화, 과자 등을 파는 구멍가게를 열었지만,
이 역시도 오래가지 못하고 경영난 때문에 문을 닫았고요.
23살 되던 1895년, 가난에 폐결핵까지 그를 덮쳤지만,
이때의 구멍가게 경험을 바탕으로 『키재기』와 같은 대표작을 썼지요.
이어 죽음에 도달하기 전까지 『섣달 그믐날』『흐린 강』『13야』『갈림길』 등의 주옥같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이 시기를 '기적의 14개월'이라고 부릅니다.

이치요의 소설은 산업화 속에 사라져가는 전통사회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옛 도쿄의 시타마치(서민들이 사는 상공업지대)에 사는 여성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것으로도 유명하고요.
서민층의 정서에 밀착한 그의 작품들은,
가난 때문에 고통 받았던 그의 생과도 무관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울러 그는 독특한 고전적인 산문체로,
이루어지지 않는 첫사랑의 애수 등 낭만주의적 색채의 문학세계를 일궜습니다.
15세부터 숨을 거두기 전까지 쓰인 그의 일기도 『신록의 그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근대문학의 걸작으로 일컬어지고 있어요.

한편으로 참으로 아이러니한 면도 있어요.
생활고 때문에 돈에 한이 맺혔을 법도 한 이치요가 지폐의 모델이 되다니요.
그런 속에서도 만개한 그의 문학은, 그래서 더욱 빛이 나는가 봅니다.

(※참고자료 : 재팬라이프(http://tojapan.co.kr/life/person.asp), 두산백과사전, 위키백과, 네이버 지식in, 숙명여자대학교도서관 세계여성문학관 사이트, 민단신문)

[위민넷 기고]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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