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에 해당되는 글 236건

  1. 2011.09.09 철수 사용법, 원순 활용법 by 스윙보이
  2. 2011.07.16 6개월 전 이력서를 그대로 낸다고? 진심을 보여라! by 스윙보이
  3. 2011.07.16 돈 주고 피트니스클럽 가지 않고 집에서 트레이닝 하는 법 by 스윙보이
  4. 2011.07.16 ‘다이어트 킹’이 전하는 식습관의 중요성 by 스윙보이
  5. 2011.07.09 내 마음이 가는 길 by 스윙보이
  6. 2011.04.11 11일의 봄 by 스윙보이
  7. 2011.04.10 벌써 1년, 사회적기업가학교의 봄 by 스윙보이
  8. 2011.02.28 불이익은 나누고 불의는 참지 않는 사람들, 보노보 by 스윙보이
  9. 2011.02.20 아이를 키우는 기본 by 스윙보이
  10. 2011.02.06 지금-여기의 우리가 ‘리영희’를 읽어야 하는 이유 by 스윙보이

시민들 사이에선,
(안)철수 사용법 혹은 (박)원순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물론, 그(들)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처음 들어본 이름에, 누구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철수 형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고, 원순 형님께 양보했다.
잘은 모르지만, 대인배 같았다. 후보군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았으니까. 그것도 압도적으로.

이것저것 재지 않고, 아니 분명히 쟀다.
누가 서울시장에 더 적합하고, 시대 흐름(정신)에 부합할까.

그러나 철수 형님, 그것을 양보하는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 사람인가 보다.
그게 당연한 것인데, 세상 이치는 그렇지 않다고, 그러면 '바보'라고 일컫기도 한다.

나도 김여진씨처럼 모른다.
철수 형님과 원순 형님이 진짜 어떤 사람들인지.
나믿철믿(나는 믿는다, 철수 믿는다), 나믿순믿(나는 믿는다, 원순 믿는다)였으면 좋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믿지 않는다. 회의한다. 그들 또한 회의한다. 내가 나에게 그런 것처럼.

다만, 철수와 원순.
중요한 무언가가, 그들에겐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세상이 만만한 게 아니라는 것, 안다.
세상의 벽이 얼마나 철옹성 같은 것인지도 안다.
 
그래도, 철수를 잘 사용하면, 원순을 잘 활용하면,
이 좆 같은 세상에도 아주 조금 서광이 비치거나, 성찰하는 오늘을 꾀할 수 있을 것 같다.
섣불리 혹은 가볍게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이 살짝빼꼼 고개를 들 것도 같다. 

그렇게 나도 끊임없이 성찰하고 믿으면서 커피를 계속 하다보면,
보잘 것 없는 나도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사소하고 미세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개미들이 눈에 들어왔다.
말라 비틀어진 지렁이를 개미 3~5마리가 번갈아 들면서, 발을 동동 옮기고 있었다.
개미 공동체가 함께 나눠먹기 위해 먹이를 운반하는 어떤 안간힘이자 노동 같았는데,
아주 짧은 거리(내가 보기엔)를 움직이기 위해 그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아, 지구는 저렇게 돌아가는 것이구나.
개미들의 노동, 개미들의 생존, 그들 역시 개개의 점들이었다.  
지금을 살아가는 무수한 점들에 의해 지구는 꾸준히,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법이다.
지렁이의 죽음 또한 그것에 보태지는 법이고.
인간의 노동과 다를 바 없는 개미의 노동. 인간의 죽음과 다를 바 없는 지렁이의 죽음.
지구에 가해지는 똑같은 무게감.



그리고,
잠자리 담배 피는 시절.
끊임 없는 날개짓에 잠시 쉬고 싶은 잠자리의 갈망이었을까. 쉼.
담배에 살포시 내려 앉은 잠자리의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개미에겐 먹이를 지고 나르는 것이 생존이라면,
잠자리에겐 담배를 피는 것이 생존일 수도 있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이 있다. 

잠자리는 가슴 우는 손을 여미고 삭삭 비비고 있다. 
담배 맛이 어때? 묻고 싶었다.   


철수는, 이미 우리의 것이 됐다.
잘 사용하고 볼 일이다.
그는 오래전, 무지개 염색을 하고선 이렇게 말했다. “난 내 역할을 해야 하니까 개인적인 창피를 무릅쓰고 선택했다. 내가 회사를 위한 도구니까”

안철수의 이런 사용법.
개인적인 욕심과 이권을 넘어 청년을 위한 도구, 인민을 위한 도구라면. 


 
원순도, 이젠 우리의 것이 됐다.
잘 활용하고 볼 일이다.
신발 뒷굽이 다 해지도록 돌아다닌 발의 힘. 
박원순의 신발 사진이다. 낡은 신발이 주는 어떤 신뢰감. 

박원순의 이런 활용법.
서울을 위한 신발, 인민을 위한 신발이라면 진짜 명품!


그래도 자꾸 이런 생각도 든다. 
이런 사용법, 활용법은 시류 편승용이라는 것. 
철수에겐 더 중요하고 또 다른 사용법이 있을 것만 같다. 
대통령은 아닌 것 같고. 대통령보다 사소해도 더 중요한 그런 것.

뭐냐고? 그걸 알면, 내가 킹 메이커다.  
대체 뭘까? 당신, 혹시 아세요?

Posted by 스윙보이

6개월 전 이력서를 그대로 낸다고? 진심을 보여라!
『미스매칭』 신길자


청년실업. 이젠, 익숙한 단어다. 청년에게 일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라고 했던가. 청년에게 꿈을 주지 못하는 사회 역시 유죄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회는, ‘죽은 시인들의 사회’이거나 죄를 쌓고 있는 사회다.

최근 통계도 한 번 살펴보자. 청년층(15~29살) 고용은, 악화일로다. 특히 대졸자들의 취업 연령기인 20대 후반의 실업률은 2009년 금융위기 직후 때보다도 높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이다. 15~29살 청년층의 실업률은 7.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실업자 수도 31만1000명.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특히, 25~29살 청년층의 실업률은 7.2%로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다.

그렇다고 30대라고 다르지 않다. 30대 초반 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 30~34살 청년층의 5월 실업률은 4.0%로 2000년(4.1%)과 2009년(4.0%)을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등록금뿐 아니라, 청년실업이 청년을 옥죄고 있다. 5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 수는 81만9000명인데, 15~29살 청년층이 38.0%에 이른다.

과연, 이 사회와 청년층은 ‘미스매칭’이라서 그런 것일까. 신길자 취업컨설턴트가 31인의 취업컨설턴트들과 함께, 구직자와 기업 사이의 미스매칭과 그 해답을 다뤘다. 『미스매칭 : 그 회사가 당신을 뽑지 않는 이유』. 


이에 지난 22일, 서울 성신여대 강의실. 『미스매칭』의 신길자 저자가 강사 노릇을 했다. 강연의 주제는, ‘미스매칭’에서 ‘굿매칭’으로. 저자의 미스매칭에 대한 사례와 ‘미스매칭을 매칭으로 바꾸는 방법’을 끄집어냈다. 이어서, 김경아(이우곤HR연구소 과장), 김윤선(성신여자대학교 취업지원관), 김현빈(Bankers&Company 이사), 서정미(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 조연화(단양군취업정보센터 책임자) 등의 취업컨설턴트들과 함께 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진심을 포장하는 미스매칭

면접 때 나올 수 있는, 미스 매칭에 대한 설명이다. 신 강사는 이렇게 운을 뗀다. 

“결혼 첫 날, 신랑이 보고 싶은 건, 신부의 민낯이 아닌가 싶다. 기업도 면접에서 구직자의 속내와 진심을 알고 싶다.” 회사와 만날 때, 필요한 것은 진심이라는 얘기다. 

이어 이날 승무원을 준비하는 한 학생을 만난 이야기를 풀었다. 그 학생의 질문 요지는 이랬다. “6개월 전 이력서를 고치는 게 귀찮은데, 그냥 넣어도 괜찮을까?” 어차피 회사에서 이력서를 제대로 보지도 않을 텐데, 고쳐봐야 뭐하겠느냐는 마음이다. 신 강사, 그런 그녀가 안타까워서 물었다. “네 진심이 뭐냐?”

학생은 빨리 취직하고 싶은데, 실제로 이력서를 과거와 현재를 대조하는지도 묻고 싶고, 대조를 하지 않는다면, 굳이 수고 들이지 않고, 즉 이력서를 수정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신 강사의 지적이 따라 나온다. 

“인사담당자라면 그녀의 실체를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 미스매칭이다. 진짜 마음을 알고 싶은데, 포장을 하는 거다. 그래서 1년도 안 돼 퇴사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자기탐색에 게을러서 생기는 미스매칭


회사는 어떤 구직자를 좋아하고 필요로 할까. 신 강사가 말하는 구직자의 미스매칭은, 회사가 네모를 요구하는데, 세모를 들고 가는 경우다.

“기업이 원하는 건, 자신의 회사에 맞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맞추는 건 아니다. 어떤 구직자는 나한테 맞는 짝이 아니라, 연봉 3천만 원 준다고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녀는 아나운서 전현무의 예를 든다. ‘개그맨을 웃기는 아나운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 아나운서는 입사 초부터 “웃기려고 방송사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했단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예능이라는 짝을 찾아서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

“자기를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학생은 자신의 성장과정을 써보라고 했더니, 기억이 안 난다더라. 베끼고 조작하는 데만 익숙해진 까닭이다. 그러니 자신의 것임에도 성장과정을 제대로 쓰지 못한 건데, 많은 구직자들이 자기 탐색에 게으르다.” 

자신감이 없어서 생기는 미스매칭


신 강사는 묻는다. 자신감이라는 준비물을 챙겼는가. 그녀는 취직에 떨어지면, 나는 세상에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 혹은 잉여인간이라고 낙심하는 구직자들에게 ‘자신감’을 권한다.

“나도 그랬던 때가 있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취직에 떨어지고 나서 그게 토익 때문이라고 ‘미스매칭’했다. 그런데 고향에 가겠다고 했더니, 엄마한테 혼나고 가질 못했다. 그때 알았다. 엄마가 자양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창피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취직이 안 된다? 면접에서 떨어졌다? 물론 초조하고 스스로가 한심하고, 나잇값을 못한다고 자책할 수 있다. 신 강사는 그럴 때, 주변에서 잘 도와줄 것을 권한다. 주변에서 자신감을 잃은, 외로운 구직자들에게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고.

“얼마 전 휴먼다큐 <사랑>을 봤는데, 최진실 언니 엄마 편이 방영됐다. 그걸 보면서 언니를 떠올렸고,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랬겠나 싶어서. 그러니, 주변의 외로운 친구를 잘 위로해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 또 최근 아나운서를 뽑는 <신입사원> 프로그램의 정다희씨가 무척 인상 깊었다. 최종까지 못가고 떨어져서 안타깝긴 하나 자신감의 표본을 보여줬다. 그녀는 채용 담당자들이 사랑에 빠지게 만든 눈빛을 가지게 했다.”

자기탐색의 미스매칭

“정다희 씨는 자신의 핸디캡을 전 국민 앞에서 말했다. 자신의 핸디캡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기업은 자신감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자신감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 강사는 개그우먼 신봉선 씨와 김신영 씨의 예를 들었다. 두 사람 모두 흉내 내기를 통해 확실히 떴는데, 이 흉내 내기가 그저 똑같이 따라 하기가 아닌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냈다는 것에 방점을 뒀다.

“남의 깃털로 자신을 꾸미면 엉망진창이 된다. 면접을 보면서 뭐든지 시켜주면 잘한다고 하는 의지는, 사이비처럼 비칠 수 있다.” 결국 자기탐색을 제대로 해서, 자기색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 강사의 조언.

혼자서 하다보면 미스매칭

한 여학생이 모의면접을 갔다. 그 자리에 있던 여성 인사담당자가 모의면접에서 그녀를 잘 보고 아껴줬다. 그 덕분인지, 그녀에게 정보 등을 줬고, 합격했다. 여성 임원이 잘 챙겨줘서 그렇게 합격할 수 있었단다.

“『혼자서 ‘네 멋대로’ 취업준비 하지 마라』는 책이 있다. 그녀가 인물도 인물이지만, 그 얘길 들으면서 한편으로 씁쓸했다. 왜냐하면 나 홀로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이 많다. 나 홀로 취업준비를 해서는 성과를 얻기 힘들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많다.”

미스매칭에서 매칭으로 가는 법


신길자 강사가 언급한 ‘미스매칭에서 매칭으로 가는 방법’은 ‘유세윤․안상태처럼’이다. 개그맨들이다. 유세윤과 안상태가 어떻게 개그맨이 될 수 있었는지, 신 강사가 던지는 메시지.

먼저 유세윤. 잘 나가는 개그맨이자 MC로서, 최근 UV라는 그룹도 결성, <이태원 프리덤>으로 가수이자 음악프로듀서 박진영을 백댄서로 쓸 만큼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는 개그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고, 개그맨이 되기 위해 자신을 쏟았다.

“뼈그맨(뼛속까지 개그맨) 유세윤처럼, 자신이 갖고 있는 뼈를 분석해서 자신이 어디에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 한다.”

그렇다면 안상태는 어떤 경우일까. 그는 학창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단다. 워낙 조용한 성격이다보니, 답답했던 그의 아버지가 그를 불러, 성격을 바꿔보려고 노력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충고를 건넸다. 제대 후 성격을 바꾸려고 연극하러 갔고, 개그계의 대선배 전유성의 극단에서 황현희, 김대범 등과 함께 공연을 했다.

“한 달에 30만원을 받고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면서 방송 공채 준비를 했다더라. 그런데 함께 했던 어떤 친구가 아이디어를 혼자만 갖고 방송 공채로 들어갔다. 안상태는 이를 악물고 팀 개그를 연습하다가 개그콘서트에 데뷔했다. 그렇게 노력을 해서 개그맨이 됐다. 누구든 유세윤, 안상태, 두 가지 중에 자기 색깔이 있을 거다. 우리도 둘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묻다, 인사담당자들에게


금융계에 일하고 싶은 학생이다. 금융관련 자격증이나 지원자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김현빈) 이 답은, 금융권뿐 아니라 전체 구직자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지원자가 업무나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걸 잘 모르고 그냥 취업하기만 바라는 경우가 많다. 직무이해가 중요하다. 스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금융권이라는 테두리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자격증도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목표를 세우고 따는 것이 좋다.

위크넷에서 청년인턴제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서정미) 업체에서 신청했을 경우, 구직자가 최대 6개월까지 근무하면 고용노동부에서 지원을 한다. 또 정규직이 되면 6개월 동안 지원하니까, 최대 1년까지 지원한다. 다만 인턴만 하고 끝내는 업체가 있고, 본인이 원하는 직종에 대한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나오는 사람도 많다.

학교 현장에서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윤선) 여대라는 부분에서 핸디캡은 야간 있다. 여대에 맞춰 말씀드리면, 준비가 잘 된 학생은 서류클리닉 등을 하고 그러면 잘 된다. 문제는 아무 것도 준비가 안 된 학생이다. 호구조사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본인이 한 것을 정리해야 한다. 꿈의 변천이나 아르바이트, 학과 공부 등까지 알아본다. 대개 서류 통과만으로 넘어가는 학생이 많은데, 지원한 회사의 면접 패턴 등을 알아봐야 한다. 좀 더 냉정하게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야 하나, 잘 하는 것을 선택해야 하나?

(김경아) 진로 선택 시 흥미, 적성, 가치관, 직업 성격을 알아보라고 얘기한다. 이 4가지 중에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게 뭔지도 알아보라고 한다. 일의 재미, 돈, 동료가 좋다, 잘릴 위험이 없다고 예를 들면, 여기서 고르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론, 좋아하는 일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헤드헌터다. 앞으로 어떤 준비나 공부를 해야 할 지 궁금하다.

(김윤선) 앞의 회사들에서 다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된다. 나는 여자임에도 건축자재 영업을 해서 공대 학생들을 위해서도 컨설팅을 할 수 있다. 부업으로 사업도 했는데, 프랜차이즈 로드숍 운영을 했다. 그걸 통해 물류․유통과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알게 됐다. 이런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과 함께, 네트워킹을 쌓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섭렵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인사담당자와 구직자가 갖는 생각 차이를 듣고 싶다.

(조연화) 중소기업에선 개인의 능력보다 조화를 본다.
(김윤선) 기업이 원하는 분야에 명확히 집중해야 한다.
(서정미) 구직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나 인사담당자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이야기 중에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김경아) ‘베스트(best) 펄슨’이 아니라, ‘라이트(right) 펄슨’이 돼야 한다. ‘What’보다 ‘How’가 더 중요하다.
(김현빈) 구직자들은 꿈과 환상이 큰데 현실로 들어가길 바란다. 기업은 현실에 근거해 일 할 사람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꿈이 아닌 야망을 가져야 한다.


Posted by 스윙보이
소녀시대, 신세경, 조여정, 설경구, 김강우, 박시후, 최강창민, 김수현, 현영 등. 딱히 눈에 띄는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데, 있다. 그들 몸이다. 더 자세히. 그들의 몸을 ‘디자인’했던 트레이너다. ‘에이팀(www.theateams.com)’. 국가대표 운동선수 출신과 전문 보디빌더 경력의 트레이너들로 구성된 전문 퍼스널 트레이너팀이다. 

그들은 스타들의 몸을 디자인하고, 다이어트 프로그램 〈다이어트 워〉를 통해 고도 비만자를 변화시켜 화제를 모았다. 그런 노하우를 모아 『12주 보디 디자인 혁명』을 내놨다. 책은 12주 동안 운동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동작을 배합해 만들어낸 프로그램을 담았다. ‘보디 디자인’은 기구 사용법과 운동법을 알려주는 트레이닝을 넘어, 체형과 원하는 목표에 맞춰 건강하게 몸을 디자인해주는 방식이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의 에이팀 트레이닝 센터, ‘『12주 보디 디자인 혁명』 에이팀 트레이너와의 만남’이 있었다. 9명의 독자가 전 라이트급 복싱 국가대표로 활동했으며 에이팀 대표인 김지훈 수석 트레이너와 조교가 함께 했던 ‘보디 디자인’ 시간. 그 시간을 살짝 중계한다.

김지훈 수석의 인사말부터. “5년 전에 에이팀을 만들었는데, 지금 많이 발전했다. 다른 트레이너들이 함께 해준 덕분이다. 책은 안 팔려도 좋으니, 다른 트레이닝 책들과 달리 쉽게 가자고 의견조율을 했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중심으로 했다. 1년에 한 두 번씩 미국이나 유럽에 가는데, 가서 보면 그곳에서는 기구들을 안 쓰더라.”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4.3.2.1.트레이닝 법’

음식도 어떤 요리사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운동도 어떤 프로그램을 하느냐에 따라 몸이 달라진다. 김 수석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그가 이날 전달한 트레이닝 법은 이름 하여, ‘4.3.2.1 트레이닝 법’. 즉, 4분 유산소운동, 3분 근력운동, 2분 웜 업, 1분 호흡 등 총 10분에 걸쳐서 집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10분만해도 몸이 망가질 이유가 없다. 보통체격은 물론, 고도 비만도 마찬가지다. 이걸 하면 체지방이 빠진다. 시간과 체력이 되면, 이를 반복해서 3세트만 해줘도 좋다.”


우선, 4분에 걸친 유산소운동. 그렇다면 유산소운동은 뭘까.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졌다. 달리기, 산소를 이용한 운동 등의 답을 내놨다. 김 수석이 내놓은 유산소운동의 정의. 2분 이상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운동. 그렇다면, 예를 들어 벤치 프레스는 뭘까? 무산소운동이다. 다만 가벼운 무게로 2분 이상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유산소운동이란다.

“기구를 활용하더라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단순 동작이라도 2분 이상하면 유산소운동이 될 수 있다. 심박 수도 50이상 돼야 한다. 즉, 헥헥 대는 운동이 유산소운동이다. 줄넘기도 유산소운동이 될 수 있겠다.”

그가 제시한 것은 복싱 동작을 이용한 유산소운동. 복싱을 하는 것처럼 팔을 앞으로 뻗으면서 풋워크를 동반한 동작이다. 쉬운 동작이지만, 4분을 한다는 것이 마냥 쉽지 않다. 4분동안 계속 동작을 취할 수 있는 하는 사람이 극히 적다.


4분 유산소운동을 마친 뒤, 3분 근력운동이 바로 이어졌다. 쉬었다가 하는 것보다 바로 이어야 효과가 커진다는 것이 김 수석의 설명. 3분 근력운동은 스쿼트(squat) 동작이었다. 3대 피트니스 운동이라 할 만큼 운동 효과가 크고 몸의 수용능력 강화에 뛰어난 동작이다. 또 힙과 허벅지를 발달시키는데 좋은 동작이다.

요령은 이렇다.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가슴을 앞으로 밀면서 팔을 앞으로 향한 뒤 힙을 뒤로 빼고 무릎을 굽힌다. 이런 동작을 갖춘 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이 자세를 잘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의 절반을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즉, 이 운동은 기둥이다. 되게 중요하고 꼭 알아야 한다. 대 근육을 먼저 자극해줘야 자신이 원하는 소 근육을 만들 수 있고 살을 뺄 수 있다. 대 근육 다음 소 근육을 해주면, 한 달 만에 (몸이) 확 바뀐다. 근력운동이 그래서 하체운동이다.”


3분 운동 역시 만만치 않았다. 2분 운동 역시 바로 이어서. 팔을 위로 올리고 내리면서 무릎을 올리는 동작을 되풀이한다. 김 수석의 설명에 의하면, 할리우드 배우들이 트레이닝을 할 때 가장 먼저 배우는 동작이다. 즉, 할리우드 트레이너들이 배우들에게 가장 먼저 시키는 동작이다.

마지막 1분은, 앞선 9분의 훈련을 호흡으로 다지는 동작을 취한다. 제자리걸음으로 호흡하면 된다. 바깥에서 한다면 제자리걸음이 아닌 천천히 걸으면서 호흡을 다지면 된다. 독자들에게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쉽지 않은듯하다.

“정확하게 10분을 했다. 굵고 짧게 하는 거다. 다만 체력이 있어야 한다. 10분이 쉬울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운동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강도가 중요하다. 10분을 해도 힘들잖나. 사실 이것만 하고 끝내도 된다. 매일 이렇게 하다보면, 나중에는 10분으로 끝낼 게 아니라 더 하고 싶어질 거다.”
 


‘4.3.2.1 트레이닝 법’.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에이팀의 보디 디자인 요령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많이 활용하라는 조언. 집에 있는 러닝머신, 옷걸이로만 쓰이진 않는지 돌아보란다. 집에 있는 기구를 잘 활용할 것.

“4분 유산소운동은 어떤 음악이든 잘 맞으니 음악을 틀어놓고 해도 좋다. 운동은 강도다. 꼭 기억하고 4.3.2.1 트레이닝을 해줘라. 대 근육은 다기, 가슴, 등이다. 하체운동과 가슴운동을 번갈아가면서 하면 굳이 피트니스클럽에 돈 주고 갈 필요가 없다.”

Q&A

연예인은 짧은 시간에 몸을 만들던데, 특별한 비법이 있나?

(트레이닝을 시켜보면) 연예인들 정신력이 독하다. (웃음) 4.3.2.1도 죽자며 한다. 운동 강도가 아주 세다. 시간을 많이 내진 못해서 그럴 수밖에 없고, 열심히 한다. 토하기까지 하면서. (웃음)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사람마다 두드러지는 몸의 부위가 다른데, 그런 장점을 살려주는 트레이닝을 시킨다.

빠른 시간 내 효과를 봐야 하니까, 트레이닝 중에 본의 아니게 인신공격을 하는 경우도 생기기도 한다. 끝나면 풀리지만. (웃음) 서로간에 경쟁심리가 발동하는 경우도 있더라. 일반인과 프로그램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참여도에선 연예인들이 훨씬 강하다.

스트레칭 할 때 호흡을 어떻게 하면 되나?

허리를 굽힐 때 호흡을 내쉬면 허리가 유연해진다. 스트레칭을 매일 해주면, 이것만큼 빨리 느는 게 없다. 유연성은 스트레칭이다. 우리 근육은 수축밖에 안 한다. 이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에겐 스트레칭이 꼭 필요하다.
 


스트레칭은 얼마나?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그날 강화하고자 하는 부위를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같은 스트레칭이라도 다양한 각도에서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스트레칭의 목적이 뭘까. 부상 방지다. 기본 부위는 다 풀어준 뒤, 운동하기 전에 몸을 데우는 웜업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웜업과 유산소운동은 다르다. 유산소운동은 심박수가 50~70에 가줘야 한다. 땀난다고 유산소운동이 아니다. 호흡이 약간 가팔라야 유산소운동이다. 상황에 맞는 스트레칭도 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많이 만지면 손을 앞으로 내미는 스트레칭이 좋다.

초등학교 교사다. 요즘 아이들 체력이 약한데, 수업 전에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아이들은 ‘팔 벌려 뛰기’가 좋다. 특히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어주면서 팔 벌려 뛰기를 하게 하면, 아이들이 잘 따라서 한다. 10개부터 시작하고, 끝나면 박수도 쳐주고 그러면, 좋다.

하체살을 빼고 싶은데...

하체 비만의 원인은 거의 80% 이상이 후천적이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힐을 자주 신으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게 되고, 비만이 발생한다.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 것도 노폐물을 빼면서 비만을 방지하고자 위함이다. 그래서 물 다이어트도 있다.

운동할 때 유산소운동을 먼저 해라. 이어서 3분짜리 스쿼트 20개 이상 하면서 합쳐서 40분  가량 운동하면 하체가 몰라보게 달라진다. 5.3.2비율이란 게 있다. 허벅지둘레 5, 종아리둘레 3, 발목둘레 2, 비너스의 다리 비율이다. 소녀시대를 이 비율로 트레이닝했다.

운동과 더불어 반신욕이 짱이다. 반신욕을 20분하면 하체가 달라진다. 물 많이 마시고, 반신욕 하고, 유산소운동 후 스쿼트를 20개 이상 해주면 된다.
 


허리나 복근을 강화하려면 어떤 운동이?

복근을 만들기 위해서는 등 운동을 무조건 같이 해야 한다. 그래야 자태가 예뻐진다. 복근운동을 하면 꼭 등 운동도 같이 기억해라. 
Posted by 스윙보이

카메라가 없어서, 숀리 행사에서 출판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보내주겠다는 확답을 받고, 이메일과 전화번호도 알려줬다.

그런데, 사진이 오질 않아서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담당자가 알아보겠다더며, 몇 번의 핑퐁을 주고 받았는데,
담당자는 마침내 희한하게도, 다이어트 행사 사진이 없단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담당자는 쌩까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60년 됐다는 삼성출판사, 직원 덕분에 이미지 와르르르다.
뭐, 내게 그렇단 얘기다. 나, 뒷끝작렬 남자다. 뒤끝킹?ㅋㅋ  

‘다이어트 킹’이 전하는 식습관의 중요성
『숀리 다이어트』 숀리


돈이 들지 않고, 절대 굶지 않고, 요요가 오지 않는다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TV를 통해 화제를 모았었다.

총 23명의 도전자가 100일에 걸쳐 최고 50kg까지 감량함으로써, 이 프로그램을 이끈 트레이너는 단숨에 ‘비만 잡는 저승사자’라는 애칭도 얻었다. 그는 숀리(본명 이승환)였다.

이런 감량 노하우를 담아, 숀리는 『8주간의 슈퍼 감량 숀리 다이어트』을 내놨다. 이어 지난 11일, 서울 논현동 ‘숀리의 바디스쿨’, 다이어트 킹의 운동 방식을 경험하기 위해 독자들이 숀리를 찾았다.

“세상에는 수많은 운동법과 다이어트 방법이 있지만, 숀리 방식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단 한 가지뿐이다. 돈이 들지 않고,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아 내 집 안방에서 따라 할 수 있는, 누구도 운동을 못할 이유가 없는 그런 현실적인 프로그램이다.”(p.6)

숀리는 이날, 집안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법을 선보이고,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숀리 방식 가운데, 세 가지 동작과 포즈를 선보였다.

이날 선보일 동작에 대한 그의 설명. “몸을 건강하고 밸런스 있게 만드는 운동이다. 하루 15분만 집중하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질 것이다. 다이어트 킹 2기를 할 때, 이 운동을 8시부터 8시15분까지 15분씩 했는데, 1기 때보다 몸이 더 좋아졌다.”

다이어트, 식습관이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이 결국 비만을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 숀리 다이어트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숀리에 의하면, 100일 만에 50kg을 뺄 수 있는 게 아니라, 다이어트 후의 식습관이 무척 중요하다. 식습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것은, 아침 먹기.

“아침을 걸러선 안 된다. 아침은 가볍게라도 먹어야 한다. 일어나서 주스 한 잔이나 과일, 시리얼도 좋고, 간단한 반찬만 먹어도 좋으니 굶으면 안 된다. 그게 보호벽이다. 그 보호벽이 없으면 점심 먹은 게 체지방으로 쌓인다.”

아침을 반드시 먹었다면, 점심은 어떤 성분의 음식물을 섭취하면 좋을까. 숀리는 탄수화물 섭취를 권한다. 꼭 필요하단다. 탄수화물이 메인이 되는 점심 식사. “밥이든, 떡이든, 밀가루든 상관없다. 반드시 탄수화물을 먹어줘야 한다. 여성들도 식당 밥 한 공기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

저녁은 점심과 또 다르다. 메인은 단백질이 돼야 한다. 이에 점심때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저녁에 단백질이 자연스럽게 당긴다는 것.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지 않으면 저녁에 탄수화물을 먹게 되므로, 균형 잡힌 식단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탄수화물을 먹었다면, 밥은 깨작깨작 먹어도 괜찮단다. 이어서 잠자리 들기 직전의 식단이 언급됐다. 

“자기 직전의 음식이 중요하다. 자기 직전에 허기가 지는데, 이때 뭘 먹느냐에 따라 살이 찌고 아니고가 결정 난다. 우유와 토마토를 적극 추천한다. 토마토는 갈아 마셔도 좋다. 자신의 몸을 잘 파악해야 한다. 우유는 자면서 흡수되는 성분이 있어서 자기 직전엔 우유를 추천하고 싶다.”

견과류나 과일은 어떨까. 숀리는 좋다고 했다. 그에 의하면, 과일을 먹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아침과 점심 사이인 10시부터 11시. 또 좋은 시간은, 점심과 저녁 사이인 오후 3시부터 4시.

“단 8~9시는 좋지 않다. 이 시간엔 토마토만 좋다. 견과류도 잘 알고 먹어야 살이 안 찐다. 자기 직전에는 우유나 견과류를 먹는 게 좋다. 하루는 우유, 다음은 견과류. 입 심심하다고 수시로 먹지는 마라.”

다이어트에 대한 숀리의 입장을 들어보자. “다이어트는 한 달에 10kg을 빼고 이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너무 가파르게 내려가면 다시 확 찐다. 계단처럼 내려가는 다이어트가 좋다. 그렇게 계단식인 정체상태에서 근육이 붙는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살짝 경험하면서, 다이어트를 다시 생각했다. 살을 빼야한다는 강박과 다이어트를 향한 과도한 열망이 가득한 세상. 즉, 다이어트가 종교가 된 세상. 과연 ‘Fat’은 죄악시돼야 할 무엇일까. 슬림한 것만 옳은 것처럼 강요하는 세상은 정상일까.

인류학자 13명과 비만인권운동가 1명이 함께 쓴 책, Fat, 팻-비만과 집착의 문화인류학』에 의하면, 세상에는 비만(혹은 뚱뚱함)을 찬양하는 다른 문화도 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온다. “지금 서구사회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극단적인 몸매만큼 억압적이고 지배력이 강한 신체상은 유래를 찾기 힘들다.”

서구사회를 무조건 추종하는 한국사회는 또 어떤가. 뚱뚱함을 개인의 잘못으로만 여기는 건 정당한가. 얼마나 많고 큰 자본이 결합돼, 사람들을 뚱뚱하게 만들어 놓고선, 또 그것을 비난하고 살을 빼라고 강요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지 않는 우리는 그 세련된(?) 억압에 홀라당 넘어간 것은 아닐까. 책은 이렇게 우리에게 말한다. “팻을 사고(thinking)하라. 스스로의 눈으로 자기 몸을 들여다보면서 일방적인 팻문화에 저항하라.” 다이어트, 그 신흥종교를 우리 몸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할 이유다.

다이어트 킹에게 묻고, 다이어트 킹이 답하다

육류를 안 먹는다. 대체 식품이 있다면?

두부나 참치도 좋다. 닭 가슴살만 먹으라는 건 아니다. 참치 캔을 먹어도 좋은데, 기름을 짜서 먹으면 된다. 어쨌든, 저녁에는 육류가 아니어도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이 운동은 언제 하면 좋은가?

아침에 일어나서 3분 운동을 세 번하고, 저녁에 3분씩 두 번하면 좋다. 그러면 15분을 채울 수 있다. 아니면 아침, 저녁으로 15분을 해도 된다. 다만 맥시멈은 45분을 넘지 않아야 하고, 미니멈 15분은 채워야 한다. 효과를 가장 잘 보려면, 아침, 점심, 저녁 15분씩 하면 좋다. 밥을 먹기 위해서는 15분을 해야 한다. 먼저 운동을 하고 먹어야 살이 안 찐다.


단백질 파우더는 먹어도 되나?

나는 파우더는 추천하지 않는다. 단백질 보충제가 과다하면 좋지 않다. 쉐이크는 아침에 먹고, 거듭 강조하지만 저녁에는 단백질 위주로 식단을 짜야 한다. 저녁에는 쉐이크가 안 좋다.

아침에 밥 먹고 커피를 마시는 건 어떤가?

먹어도 좋다. 커피 마시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라. 설탕이나 단 것은 점심때가 좋다. 아이스크림 한 통을 먹어도 점심에 먹어라. 한 번 당길 때는 먹어야 한다. (웃음) 주말에 한 번은 실컷 먹어라. 다만 패턴에 맞춰서, 점심은 탄수화물, 저녁은 단백질. 그리고 플러스로 운동.

걷기를 좋아하는데, 다른 운동을 추천한다면?

빨리 걷는 것, 좋다. 러닝머신에서 뛰지 마라. 빨리 걷던지, 느리게 뛰던지 해라. 계속 뛰지 마라. 2분 이상 뛰지 마라. 강약을 줘야 한다. 유산소 운동도 45분 이상 하지 마라.

체지방을 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알려 달라.

내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1분에 몇 번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한 번 할 때마다 집중해서 해야 한다. 집중을 하면서 ‘지방이 탄다’, 이런 느낌을 간직하면 좋다. 체지방 연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액션이 있는데, 호흡을 자연스럽게 내뱉으면서 서서 하는 윗몸 일으키기처럼 움직여주면 된다. 이걸 하루 세 번씩 하면 좋다.

또 누워서 뱃살을 뺄 수 있는 동작도 있다. 양손으로 권총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올라와서, 허리로 튕겨서 올라오지 말고, 왼쪽, 중앙, 오른쪽의 차례로 움직이면 된다. 이걸 할 때 호흡이 중요하고 아침에 하면 좋다. 엎드려서 다리를 모으고 호흡하면서 몸을 올리는 동작도 있다. 이때 고개를 들지 말아야 한다.

Posted by 스윙보이

비록, 몸은 함께 버스를 타고 가지 못하지만,
오늘(7/9) 만날 청소년들에게 꼭 전하겠습니다. 제 마음이 타고 갈 희망 버스 이야기를.

마음은,

부산으로,
한진중공업으로,
85호 타워크레인으로,
소금꽃나무 김진숙님에게로,
희망 버스를 타고 그곳을 향합니다.

잘 다녀오시고,
또 다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

Posted by 스윙보이
한 달 전, 3월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동북부 센다이시 동쪽 179km, 해저 20km 지점에서 규모 9.0의 강진.
더불어 최고 38m에 달하는 쓰나미. 이어진 원전의 파괴까지.  

일본 열도는 흔들렸다. 결국, 흔들린 것은 이 세계였다.
아직 여진은 계속 되고, 어떤 삶이든 그 재앙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2001년 9월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붕괴가 일어났던 날로부터,
10년이 약간 미치지 못한 시간. 허나 11일의 비극이 다른 형태로 반복됐다.

어쩌면 누군가는 11일의 트라우마를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이 없는 상상이지만, 9.11과 3.11 그 재앙의 현장들에서 소중한 무엇을 잇따라 상실당한 누군가가 있다면... 끔찍한 상상이다.ㅠ

한 달이 흘렀고, 10주기가 다가온다. 4월11일.  
그 아픔에도 불구하고, 산 자는 살아간다. 웃고 떠들고 즐긴다. 더 많은 슬픔의 더께를 견디고 버티면서.  


흐드러지게 말간 봄날의 햇살 안에 연인들이 즐겁다.
봄날의 연인. 그들을 보고 웃음 한 모금 지었다. 

그래, 어떡하든, 봄이지. 11일의 봄. 연인들의 봄.
피어라, 웃어라. 햇살이 참 좋은 봄이다... 
Posted by 스윙보이

물론 그때 그 봄은 다시 돌아올 수도 재생할 수도 없지만,
봄은 다시 꽃망울을 틔운다.

약 1년 전, 성공회대 사회적기업가학교에 입학했던 나는,
다시 찾아온 봄의 교정에 얼굴을 묻었다.

4월9일, 사회적기업가학교 입학식.
정작 나의 기수였던 3기 입학식엔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발걸음을 디뎠다.

홍세화 선생님이 열강 중이셨다. 
자기 형성의 자유,  
그리고 소유(여부)가 존재를 규정하는 비극적 시대를 자유인으로 건너는 방법.  
사회적 존재, 사회적 인간으로서 이웃에 대한 상상력을 가져야 하는 이유.
 

하루에도 몇 번씩, 아직도 고개를 넘나들어야 하는 나는, 
홍세화 선생님을 통해 작은 안도를 얻고 사유를 곱씹는다.  
나는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뭣보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더불어, 나는 이렇게 많은 동지들을 얻었다.
사회적기업가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세상,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어쩌면, 누군가는 혁명을 꿈꾸고 있을 테고. 누군가는 이 문구를 새기고 있을지도.


아, 나는 외롭지 않구나.
사월의 깊은 밤, 벚꽃이 죽음처럼 흩날려도 나는 견뎌낼 수 있다.

며칠 전, 지하철에서 대학로를 향하는 길, 홍세화 선생님께 한 약속대로,
손수 볶은 동티모르 공정무역 커피를 건네드렸다.
선생님이 수줍게 고맙다고 말씀하신다.
 
어긋난 세상의 불의에는 불호령과 호통을 치시는 선생님이지만,
가엽고 사회로부터 내쳐진 약자들에겐 더 없는 관심과 공감을 건네주신다.

오늘 강연이 끝난 뒤,
부리나케 당신이 화이트보드에 쓰신 글을 손수 지우시던 그 모습.
참으로 소박한 그 모습, 참 인상 깊은 한편으로 마음이 따땃해졌다.


일정상 뒤풀이에 참석하지 못한 채 떠났지만,
사회적 동지들을 언젠가는 만나게 될 터.
4월의 교정은 그렇게 충만했다.

헌데, 오늘 반성할 것. 
나를 완전 헛걸음질 하도록 만들고 시간을 뺏은 KT의 행태에 완전 짜증이 나서, 
문제의 노동자가 퇴근한 후라,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든 다른 상담노동자에게 화를 냈다.
굳이 그럴 건 없었는데, 감정노동에 지쳤을 이름 모를 그녀에게 미안하단 마음을 전하고 싶다...

Posted by 스윙보이

조국.

'내 나라 내 조국'은 내겐 가당찮은 수사고, 
내가 언급한 조국은, 요즘 핫한 그 사람, 조국 교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가 있기 전, 
사람들과 선거관련 담소를 나누는 도중, 조국 교수 이야기가 나왔다.

몇몇 선수들, 농담처럼 하는 말. "이번에 조국 나오면 찍어줄 거야."
이유는 별 다를 바 없다. "잘 생겼잖아!" 

가까이서 본 그는, 자알~ 생겼다. 
오세훈? 느끼하고, 빈티나게 생긴 그에 비해, (목소리도 앵앵거리지!)
조국 교수는 품격 있고 기품 갖춘 핸섬함이다. (목소리도 신뢰감 있지!)
비주얼 하나만 놓고 보자면, 그는 역대 여느 선거후보들 중에서도 Top이다.

더구나, 
그는 보수와 수구의 대항마로 급부상 중이다. 
사람난에 시달리고 있는 반대 진영으로선 매력적인 아이템인가 보다.

허나,
그를 진보 진영이라고 나는 표현할 순 없겠다.
그에게 '강남 좌파'라는 레토릭을 선사하고 있고,
오연호와 함께 책『진보집권플랜』을 펴내기도 했으나,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있음 하겠지만, 지척에서 1년 여를 지켜본 결과, 오연호는 결코 진보라고 얘기할 수 없는 사람이다. 진보로 포장하고 있을 뿐.) 
김규항 선생님이 언급했듯, 『보노보 찬가』에서 볼 수 있듯, 
조국 교수는 시민 기반의 운동과 논리를 펼치는 학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그가 급부상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시골의 상고 출신' 대통령이 당했던 수모와 모욕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 회한 때문에, 
서울대 엘리트 출신의 법대 교수라는 타이틀이 상대적으로 탐난 건 아닐까. 

아, 어쨌든 꼭 그에게 진보라는 수사를 붙이지 않아도, 
그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며, 조국 교수의 존재 또한 소중하다. 

나는 그를 통해 보노보를 알게 됐으며, 
그가 말한 보노보적 심성이 지금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보노보적 심성에 기댄 사회적 기업 등을 고민하고 사유한다.

불이익은 나누고 불의는 참지 말자는, 
조국 교수의  보노보 선언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나는 바란다.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는 그 번짐이,
자연스러운 세상에서 나는 살고 싶다. 

정글에서 보노보로 살아남으려면…
[독자만남] 『보노보 찬가』의 저자 조국교수

#1.『정글』(업톤 싱클레어 지음|채광석 옮김/페이퍼로드 펴냄)이라는 책이 있다. 아직 읽지 못했으니, 한 서평(씨네21 안현진 기자)의 일부를 잠깐 인용하자.

“역겹다. <정글>을 읽는 동안 치밀어 오르는 한 가지는 메스꺼움이다. <정글>의 주인공, 리투아니아 출신의 이민자 유르기스는 행복을 꿈꾸며 미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시카고의 식육공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하루에 버는 돈이래야 고작 1달러75센트. 열악한 조건에도 경쟁이 치열해, 하루라도 결근하면 그 자리는 또 다른 ‘유르기스’에게 빼앗기고 만다. 처음에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믿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것이 덫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자본주의가 들이미는 교활한 낯짝은 노동과 가난의 악순환을 구르는 그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각종 공장들을 전전하는 동안 유르기스는 중고품으로 전락한다.”

아니, 1906년의 이야기라는데, 이 무슨 기시감이란 말인가. 미국을 한국으로, 유르기스를 ‘블랑카’로 바꾸고, 화폐 단위만 조금 바꿔주면 이건, 지금-여기의 현실이다. 또한 그것은 비정규직이라는 화폐자본의 희한한 고용방식과도 통한다.

#2. <반두비>라는 영화가 있다. 한 여고생 민서와 방글라데시 남성 이주노동자 카림의 이야기다. 청소년과 이주노동자의 만남이 있고, 이들을 통해 우리 사회 기성의 권위에 대한 허구를 까발린다. 그렇다. 예상하듯 이 둘의 만남은 하나의 상징이다. 정글 같은 우리 사회에서 기본권 혹은 인권을 박탈당한 두 존재의 어떤 동행. 두 약자가 이해와 연대를 통해 서로에게 번지는 과정이 영화 속에서 그려진다.   

아시나요, 보노보

보노보. 생소한 동물이름이자 ‘파니스쿠스(paniscus)’라는 종명을 가진 영장류다. 침팬지의 사촌, 그러니까 인간의 사촌쯤 되는데, 이들은 특별한 행동양식을 갖고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프렌치 키스’를 하며, 암컷끼리의 연대가 매우 강하고, 수컷이 암컷을 지배하지 못하는 암컷 중심의 사회를 이루며, 엄격한 수직적 서열을 만들지 않아 상당히 평등한 문화를 유지한단다. 특히, 무리 내 병자나 약자를 소외시키거나 구박하지 않고 그들을 보살피고 끌어안는다. 이들의 성은 일방적 지배나 욕망해소의 수단이 아니라 상호적 기쁨과 유대를 위한 놀이다.

『보노보 찬가』(조국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에 나온 설명이다. 좀더 인용하자면, “이러한 보노보의 형태와 문화는 전 세계 영장류학계는 물론, 인류학계, 사회학계, 여성학계에 크나큰 충격파를 던졌다. 인류가 ‘자연법칙’으로 수용하는 침팬지식 삶의 방식과 전혀 다른 보노보식 삶의 방식이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류의 유전자에는 침팬지만이 아니라 보노보의 속성도 들어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p.14)

그러니까, 지금-여기의 우리 사회는, 수컷 중심의 수직적 서열구조와 폭력을 수반하는 내부의 치열한 권력투쟁, 다른 집단과의 잔혹한 전쟁 등의 속성을 지닌 침팬지가 지배하는 사회다. ‘내 안에 침팬지 있다’는 말, 거짓이 아니다. 많은 우리는 그런 율법에 의해 길들여진 존재다.

그런 우리 안에, 보노보도 함께 있단다. 다행이다. 조국 교수는 『보노보 찬가』를 통해 우리 안의 보노보를 길어 올릴 것을 권한다. 침팬지를 죽이고, 보노보를 살리기. 기성의 권위는 침팬지가 아니면 살 수 없다고 강요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내 안의 보노보를 살린다면, 약자에게만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지금-여기의 상황에서 우리는 또 다른 사회를 꿈꿀 수 있음을 그는 주장한다.

지난 22일 성균관대에서 책 출간기념 강연회가 열렸다. ‘정글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정글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 더 많은 보노보를 위하여’라는 부제로 이뤄진 이날의 강연, 살짝 엿보는 것도 좋겠다. 혹시 아는가. 당신과 내 안의 보노보가 꿈틀댈 런지. 침팬지의 기승을 억제할 수 있을지.

우리 안의 타자, 비정규직 노동자

지금-여기의 노동자는 희한하게 분화돼 있다.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고 있다. 물론 이것은 당연하게 화폐자본의 획책한 술수다. 같은 노동을 해도 그 갈라진 이름으로 노동자를 쪼개 놓고 임금을 달리하는 아주 희한한 방식으로. 사실 비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은 그렇지 않단다. 다른 나라에서 쓰이는 의미와 달리 이곳의 자본가들 편의대로 만들어놓은 것.


“한창 국회에서 비정규직법안을 놓고 격론이 한창인데, 지금 비정규직 숫자가 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핀트가 맞지 않는 것이 뭐냐면, 유럽에서도 비정규직이 많고 해고도 자유롭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들은 동일시간(질, 양)이면 임금이 동일하다. 그것도 시민(노동자)이 선택한다. 몸이 아프거나 임신 등의 이유로. 즉, 노동제공자가 비정규직을 선택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하고 노사양쪽에서도 불만이 없다.”

아니, 우리가 알고 있는 비정규직과는 딴판이다. 처음 고용 계약을 맺을 때부터 화폐자본은비정규직을 원하고, 실업의 공포가 지배하는 지금, 노동자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저 기라면 기고, 따르라면 따를 뿐.

조 교수는 현대자동차의 아주 웃긴 경우를 예로 든다. “현대차 공장에 가보면 안다. 컨베이어벨트를 보면, 왼쪽 라인은 청색조끼를 입고 반대 라인은 녹색조끼를 입는다. 같은 시간 같은 노동을 한다. 그런데 한쪽은 정규직, 한쪽은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은 임금이 절반이다. 내 또래의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있다가 퇴사를 하고 비정규직으로 다시 채용이 됐는데, 똑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이 반이다. 희한한 비정규직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배웠다. 일한 데 따른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정의라고. 그런데, 이건 뭔가요~ 정당한 대가는커녕, 100년 전 없어진 신분차별이 다시 부활한 건가요~ 그렇담, 정의는 없는 건가요~ 말이 800만이지, 딸린 식구 등을 감안(×3)하면, 2000만이 넘는 인구가 ‘비정규직’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높은 이유,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비정규직은 사용자(자본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은 노동자 안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통근버스가 운행되는데, 정규직-비정규직을 차별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버스 탑승객의 인종을 차별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비정규직은 정규직 식당에서 밥도 못 먹게 한다. 나가서 먹으라고 한다. 사용자 외에도 노동자 계급에서도 이런 억압과 차별이 일어난다.”

강연장에 온 많은 학생들이 어이없다는 웃음을 짓는다. 설마 이런 식의 차별이 현실에서 일어나리라 상상도 못하는 눈치다. 이건 반상 차별이 아니고 뭔가. 100년 전 없어진 신분 차별이 부활한 것?

알바 청소년과 이주노동자의 외침,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노동자 내의 차별은 또 다른 형태로도 발현된다. 비정규직의 최하층은 이른바 ‘알바 청소년(들)’. 패스트푸드점, 동대문의 옷가게, 분식점 등에서 일하는 이들은 많은 수가 청소년이다. “80~90년대 대학생이 주로 했으나, 지금은 10대들이 많이 일한다. 이들에겐 법정 최저임금인 3770원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가 노동임금이 싸고 통제가 용이한 인력을 원하고 있다. 미성년 비정규직은 통제도 쉽고 임금도 싸다. 그래서 점점 밑으로 가고 있다.”

영상물 등급 심사하는 꼴을 보면, 청소년 보호니 뭐니 하면서, 생각하는 척하지만, 정작 어른들에게 청소년은 부려 먹기 좋은 노예다. 참고로, <반두비>는 청소년이 나오는 청소년 영화지만,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에라이~


이주노동자의 현실이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는 올챙이 적을 기억 못한다. “60~70년대 우리 어버이들은 독일 등지에 간호사나 광부로 가 돈 벌어서 집 사고 땅 사고 그랬다. 마찬가지다. 동남아에서 좋은 대학을 나온 친구들이 우리나라에 온다. 옛날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 나라엔 일자리가 없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산업기술연수생’제도와 같은 합법적 틀이 있으나 문제가 있다. 임금이 3분의 1에 불과하고 이동의 자유도 없다. ‘러브 인 아시아’(TV프로그램)와 같은 좋은 것도 있지만, 베트남출신 여성노동자의 손에 들린 한국어 회화교재를 보고 쇼크 받았다. 거기에는 ‘때리지 마세요’ ‘남자가 여자를 왜 때려요’ ‘왜 자꾸 욕 하세요’와 같은 실용회화들이 있었다.”

조 교수는 다시 한마디 던진다. “내 이름이 ‘조국’인데 애국심이 왜 없겠나. (웃음) 우리의 낯 뜨거운 속살을 봐야 한다. ‘코리안 드림’이 ‘악몽’으로 현실화하는 비극을 냉정히 보고 이를 어떻게 고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왜 ‘정글’인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지금 여기는 침팬지 혹은 약육강식의 방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노동자도 침팬지처럼 되고 있다.”

이들은 노예가 아니다. 하인이나 머슴과 같은 신분제가 제도적으로 없어진지 오래지만, 현대판 노예제가 부활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체화하고 있다. “하인즈 워드나 버락 오바마가 한국에 태어났더라면, 절대 그런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조 교수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인종 차별주의는 더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2008년 1월 자신의 아내인 후안마이를 살해한 남편에게 내린 판결문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 혼인은 사랑의 결실로 소중히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가치를 온전히 지켜낼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 것일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 땅의 아내가 되고자 한국을 찾아온 피해자 후안마이. 그녀의 예쁜 소망을 지켜줄 수 있는 역량이 우리에게는 없었던 것일까.… 이 사건이 피고인에 대한 징벌만으로 끝나서는 아니되리라는 소망을 해보는 것도 이러한 자기반성적 이유 때문이다.”(p.188)

동성애자와 장애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향한 시선

<필라델피아>의 변호사 앤드류, <브로크백 마운틴>의 에니스와 잭.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동성애자들이 당한 고통에 가슴 아파한 적이 있다. 한국영화 중에도 <로드무비> <왕의 남자> <쌍화점>과 같은 동성애를 주제로 한 것들이 있었다.

그러나 옆 사람이 동성애자라면 문제가 생긴다. 동성애자인권연대 대표로 활동하는 정욜 씨의 경우. 그가 군대에 있을 때, 동성애자로부터 온 연애편지가 드러났다. 그는 “네가 젊은 군인들을 그냥 두겠느냐”는 힐난을 받고, 정신병원에 수용돼 강제 에이즈검사를 받은 뒤 의병 제대됐다.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가 발동된 것이다. 그전까지 샤워도 같이 하고 함께 놀다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널 덮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의 위선.

장애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평소 그들을 동정하고 도와야겠다는 인지와는 달리, 내가 탄 버스에 장애인이 탔다고 가정해보자. 장애인을 버스에 태우려면 버스기사가 내려서 탑승을 돕는 등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많은 비장애인은 무슨 말과 생각을 할까. 아마 ‘몸도 불편한 사람이 왜 나와서 저럴까’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장애인들도 나가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비장애인의 생각이다. 장애의 약 90%는 질환, 사고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다. 우리 모두는 장애인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을) 남이라고 생각하고 비용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조 교수는 자신이 소속된 학교에서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과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의 입학을 받아들인 과정을 얘기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모든 교과서를 점자로 해야 하고,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서는 모든 건물에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시설을 설치해야 했던 상황. 학내에서 논쟁이 시작됐고, 두 사람을 위해 비용을 써야 하느냐의 문제. 일부는 그 돈으로 다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그들은 사회복지가 잘 된 학교로 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여하튼 결론은 두 학생을 받아 들였다. 이 가운데 눈이 보이지 않는 학생은 재작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에 올해 말 입학 예정이라고 한다.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그러나 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군가가, 즉 다수자가 양보를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보노보가 될 수 있는 길.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고통도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교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다. “보수기독교는 이를 ‘이단’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단들이 고생하는 것은 내 알 바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매년 500~600명이 감옥에 가는데, 이들이 병역기피를 위해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일제 때부터 ‘총 잡지 마라’는 교리에 따르기 위해 병역을 거부했다.”

알다시피, 다른 선진국들은 대체 복무 제도가 있다. 그러나 다른 것은 선진국을 따르고자 애를 쓰면서도, 정작 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이런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건 또 뭔가.

“지난 정권 때, 대체 복무자는 36개월 동안 한센 병 환자들이 있는 소록도에 보내자고 얘기가 됐다. 생각해 보라. ‘22개월 군대 갈래, 36개월 소록도 갈래’라고 했을 때, 어느 선택을 하겠는가. 군대 가기 싫다고, 36개월 동안 소록도에 가겠다고 여호와의 증인이 되겠다고 하겠는가.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아니지 않냐. 그러나 이번 정권에는 다시 회귀했다. 이제 다 감옥 가게 생겼다.”

새로운 ‘가치전쟁’이 필요한 시기

인권은 한 사회를 평가하고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다수자에게 인권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들은 인권 없이도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인권은 그 사회의 소수자나 약자의 상태가 어떤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사회의 약자나 하위층이 어떤가를 보고 인권 수준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을 외면하면 침팬지가 된다. 그래서 다수자의 성찰이 필요하다.”

중국 상인의 모토에 이런 것이 있단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 우리는 어떤가. 과거나 예전,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불이익은 감수하고 불의는 못 참는 게’ 정의이자 도덕이라고 봤다. 물론 이익에 목을 맨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다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 중국 상인들의 모토가 곧 우리의 모토처럼 됐다. 이의를 달 사람 많지 않을 것이다.
 


“이익과 효율의 문제로만 모든 것을 바라보는 우리가 되고 있다. 이제는 ‘가치전쟁’을 벌여야 한다. 근본적인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먼저 ‘꿈의 나라’처럼 여겨온 미국식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무한경쟁과 약육강식이 아닌 다른 사회적 원리에 기초한 사회운영모델을 탐구하고 제시해야 한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빅 볼’ 외에 ‘스몰 볼’도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고 명분만 물론 내세울 것은 아니라는 것이 조 교수의 일갈이다. “사람들은 큰 얘기만 갖고 살 수 는 없다. 비정규직 철폐만 외친지 말고,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가능한 계획을 내놔야 한다. 친구들이 ‘힘들다. 앞으로 4년을 어떻게 버티냐’고 얘기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말한다. ‘체력관리를 더하자. 9년을 버텨야 한다’고. 시니컬하게 얘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대안 있는 진보, 능력 있는 진보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를 어떻게 바꾸면 될까. 조 교수가 내놓은 답은, “불이익은 나누고 불의는 참지 말자!” 한때 그도 아이들을 3개의 학원까지 보내봤단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불안심리가 작동하면서 그렇게 됐단다. 그러다 “나도 아이도 이상해지더라. 결국 때려 쳤다.” 그는 이것을 ‘나쁜’ 부모여서라기보다 제도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보노보적 제도를 만들어야 우리안의 보노보적 심성이 발동한다. 분명 다른 세상이 있다. 비용이 덜 들고, 고통이 덜 한 제도가 있다. 유권자가 바꾸고, 대표자가 바꿀 수 있다. 침팬지를 뽑으면 보노보는 계속 치인다.”

아마도 각자가 자신의 일상과 제도를 바꾸는 일을 해 계속 나갈 것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1987년 전만 해도 대통령 직선제가 없었다. (직선제는) 무리한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떤가.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실이다. ‘설마 되겠냐’고 했지만 결국엔 이뤘다. 이미 (보노보적 사회가) 이뤄진 나라가 있다. 우리도 노력하면 된다.”

어디에도 없다는 뜻의 ‘nowhere’. 아니다. 그것은 ‘now here’로 읽힐 수 있다. 지금 여기. “새로운 실천을 시작하면 세상은 바뀌기 마련이다. 설사 그 결실을 당대에 따먹지 못하더라도 그 또한 어떠랴!”(p.19) 조 교수는 ‘번짐’을 희망했다. 연대나 단결하자는 말보다, 번짐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당신과 나, 그리하여 우리의 마음에 보노보적 심성이 번진다면, 이보다 좋은 건 없지 않겠는가. 

Posted by 스윙보이

오늘 있었던 대화.

"아이, 좋아해요?"
"에,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아이만 좋아해요. 아무나 좋아하나, 뭐."
"하하하, 맞아"
"전, 아이에 따라 달라요."

예전 같으면,
나는 "아이 좋아해요!"라고 말했겠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나를 살펴봤더니, 아이라고 다 좋아하진 않더라.
좋아하지 않는, 싫어하는 아이도 분명 있더라.  

그럼에도 나는,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명제에는 한 표를 던지고야 만다.

무조건 보호하고, 감싸고, 지켜야한다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그런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였다.
그전까지 아이들은 '작은 어른'으로서, 어른들의 과잉 관심의 대상이 아녔다.

그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바랐던 바만 유지하면 될 일이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행복하면 좋겠다.
누가 아이들에게 돈 많이 벌라고, 판검변 되라고, 의사 되라고, 말하나.
그래서, 사람은 기본이 중요한가 보다.
기본만 돼도 인간되는데, 인간 되기 참 힘들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라고 했던 기본으로 돌아가라”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최성애․조벽


양육자로서 아이의 감정에 어떻게 대처하고 대응할 것인가. 양육자라면 누구나 품음직한 문제다. 이에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내 아이의 감정 코칭』(존 가트맨․최성애․조벽 지금|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펴냄) 출간기념으로 공동 저자인 최성애, 조벽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아이의 감정코칭에 필요한 것들

가트맨공인치료사 최성애 박사(www.handanfamily.com)가 첫 번째 강사로 나섰다. 아이의 감정코칭을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최 박사는 한때 칭찬을 많이 하라는 양육법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음을 상기하면서 감정코칭이야말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감정코칭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 박사는 양육자의 자가진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 부모 자신을 알라.
․ 부모 자신의 감정 점검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양육자 유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 박사가 제시한 양육자 유형이다.


1. 축소전환형 : 감정을 무시하고 지나친다.
- 아동의 감정은 별로 중요치 않다고 여김
- 아동의 감정을 무시, 간과함
- 아동의 부정적 감정이 빨리 사라지도록 격려함
- 아동의 감정을 놀리거나 농담 삼음
- 아동의 나쁜 감정에 마음이 편치 않음

“아이도 자신의 감정이 있다. 그런데 양육자가 그 감정을 다른 것으로 전환시키려 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잘못됐나, 생각하게 된다. 가령,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이가 커서 미팅을 했는데, 상대가 마음에 안 든다. 그런데도 찡그리면 안 되지, 하면서 웃는다. 그러면 상대는 자신을 좋아하는 줄 착각할 수 있다. 또 두렵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문제에 직면하기보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등 다른 방식으로 전환한다. 그러면 진짜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자신에 대한 혼란을 갖는다.”

2. 억압형 : 감정을 억압하고 훈계 등을 한다.

- 축소형과 흡사하나 훨씬 부정적으로 반응함
- 감정을 비난하거나 꾸짖고 훈계함
- 부정적 감정은 억제, 자제해야 한다고 믿음
- 부정적 감정은 나쁜 성격에서 비롯된다고 믿음
- 부정적 감정은 쓸데없는 낭비, 사치라고 믿음

“예를 들어, 여자애가 키우는 강아지가 죽어서 슬프다. 그런데, 왜 우냐고 야단을 맞으면 울거나 슬프면 안 되는데, 슬퍼하는구나, 생각하면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다. 특히 야단까지 맞으면 자아존중감이 없어지고 자기표현을 못하게 된다. 남자애의 경우, 화가 나면 다른 애를 때리거나 자해를 하는 등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3. 방관형 : 그냥 아이의 것이겠거니 내버려둔다.

- 애들은 다 그러면서 큰다고 믿음
- 나쁜 감정도 허용하고 격려함
- 감정을 무제한 허용
- 감정은 다 분출해야 좋다고 믿음
-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지 않음

“감정을 다 분출하다보면 상황에 따른 적절한 행동을 배우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왕따를 당하거나 자기중심적인 왕자병․공주병이 생긴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다.”

4. 감정코치형 : 가장 바람직한 유형으로 감정과 행동의 조화를 추구한다.

- 모든 감정을 허용하나 행동에는 제한을 함
- 아동의 부정적인 감정은 좋은 교육 기회라 여김
-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의 감정을 허용함
- 자녀의 감정을 잘 들어주고 시간을 허용함
- 감정에 대해 훈계하지 않고 공감해 줌
- 대안을 제시하거나 함께 모색함
- 문제 해결 능력을 가르쳐 주고 격려함

“아이가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을 삶을 일부로 받아들이는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양육자가 아이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는 3~5분밖에 안 걸린다. 더 짧게 걸리는 경우도 많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면 아이의 감정이 가라앉고, 금세 효과가 난다. 감정에 대해서도 훈계하지 않는다.”

최 박사는 더불어 부모 자신의 감정 점검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초감정’이라고 하는데, 즉, 감정에 대한 감정이다. 양육자의 초감정을 아는 것은 상황이나 상대방 감정을 읽는데 필요하며, 이는 아동기, 문화, 환경 등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의식적 반응이라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 코칭 받으면 이렇게 다르다

최 박사가 언급한 감정코칭은 이런 것이다.

- 감정은 삶의 자연스런 일부이다.
- 부모 자신의 감정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감정 코칭의 첫 단계이다.
- 아이는 각각 고유의 특성이 있고 감정을 나름대로 독특하게 경험한다. 아이의 감정 표현, 몸동작, 음성, 음량, 표정 등에 관심을 두면 자녀의 감정 발달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
- 감정 코칭의 핵심은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고 행동을 교정해 주는 것이다. 

“핵심은, 한 문장으로 말하면, 아이의 감정은 수용해주되, 행동은 적절하고 바른 행동을 하도록 선도하는 것이다.”

감정 코칭을 잘 받은 아동은, 영아기부터 차이가 나며, 이런 장점이 나타난다.

- 집중력이 우수함
- 학습능력이 향상됨
- 자신의 감정 조절을 잘함
-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함
- 또래 관계가 좋음
- 사회적 적응력이 우수함
-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 긍정적으로 대처함
-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함
- 질병에 잘 걸리지 않음
- 부모의 갈등이나 이혼의 상처에도 극복능력 큼


이에, 아이의 감정코칭을 위해 양육자는 어떤 단계가 필요할까. 이 과정에서 ‘왜’는 빼고, ‘무엇’과 ‘어떻게’를 넣어야 한다고 최 박사는 강조했다.

․ 감정코칭 5단계
- 아이의 감정을 포착한다
- 좋은 기회로 여긴다
-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한다 (경청)
- 감정을 의식하도록 돕는다
- 바람직한 행동으로 선도한다 (양보 타협 선택)

그렇다고 늘 감정코칭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감정코칭을 하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다.

- 남이 있을 때
- 시간에 쫓길 때
- 부모 자신이 화가 몹시 났을 때
- 너무 피곤할 때
- 확실한 위험 상황일 때
- 부모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할 때
- 아이가 거짓 감정을 꾸며댈 때

창의적 인재,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

이어서, 공동 저자이자 최 박사의 남편인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의 강연이 전개됐다. 이 강연은 아이의 창의성 발현을 위한 양육자의 역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우선 2000년대 자녀 교육(인재) 전략을 예로 들었다. 10여 년에는 기러기 아빠가 되더라도 조기유학을 보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 교수는 당시부터 이것을 잘못된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2000년 10월 『 HOPE : 이민가지 않고도 우리 자녀 인재로 키울 수 있다』라는 책을 냈다. 10년 후에는 아이를 유학 보낸 부모의 50%가 후회할 것이라고 봤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시대가 변하면 자녀성공전략도 변해왔다. 과거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오늘날 유효한 것은 아니다. 인재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 IQ는 100년이 넘은 개념이고, 이젠 다중지능이 고려되고 있다. IQ만 측정해서 사람을 평가하는 건 비교육적, 비인간적이다. 교육은 누구를 평가하고 시험 쳐서 구획 짓는 것이 아니라 잠재돼 있는 능력을 발견해주고, 최대로 발전시켜주는 것이다.”

그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학부모의 역할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들었다.

- 여러분과 아이 모두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라.
- 창의력을 요구하지 말고 허락해라.
- 감정코칭을 하라.
- 기본으로 되돌아가라.

“창의성에는 5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튼튼한 기초 지식, 퍼지 사고력, 호기심, 모험심, 긍정심이다. 이것만 있다고 창의성이 발휘되는 건 아니고, 걸림돌이 2가지가 있다. 실패 공포증과 정답 신봉(닫힌 마음)이다. 미국 교육부는 2014년부터 사지선다형 문제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시험 문제 개발에 35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정답 신봉이 창의적 인재를 말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필요한 것을 들었다. 그것은 빈 공간이다. 즉, 무(無), 허(虛), 공(空), 여유, 넉넉함과 같은 것. 여유는 새로움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며, 여유를 통해 기존의 지식과 정보가 새로운 인풋(정보와 지식)과 연계되고, 조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가 양성하는 인력은 실패공포증과 정답 신봉이 너무 강하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우리는 유치원 때부터 영어, 컴퓨터 교육 등을 시키는데, 이런 것은 샐러리맨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샐러리맨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나,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삶을 미리 박탈당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나중에 커서 좋아서 그런 삶을 사는 것은 괜찮으나, 어린 나이부터 그 길로 훈련시키는 것은 비극 아니냐? 창의력과 질문을 허락해야 한다. 모험도 마찬가지다. 모험은 실수와 실패를 염두에 둔 행동이다. 즉, 실수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 

자녀 교육을 아웃소싱 하지 마라

조 교수는, 실수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대에는 다시 도전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인생 대본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연구를 보니, 인생 대본을 써주는 사람을 평생에 다섯 명 만난다더라. 일생 동안 평균 다섯 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거지. 유아기 때 1명, 사춘기 때 1명, 사회 진출 시기에 1명, 성인일 때 2명이다. 유아기일 때는 부모나 친척 등일 가능성이 크고, 청소년기는 주로 부모나 스승이다. 사회 진출 시기에도 주로 스승이며 성인일 때는 배우자나 멘토다. 양육자의 역할은 아이의 인생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존재다.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는 지금의 한국 양육자들이 자녀 교육을 외주(아웃소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 학원, 인터넷․TV, 등이 그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외주를 주기 때문에 불안하고 민감하다는 것. 외부에서 조금만 흔들리면 마음 전체가 흔들리는 사태는 부모가 초래한 셈이다. “아이에겐 부모가 필요하지, 매니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는 이어 아이에게 꿈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의력은 인지적 영역인 지식과 사고력보다 호기‘심’, 모험‘심’, 긍정‘심’ 등 마음의 영역이 더 크다. 나는 그것을 꿈이라고 한다. 아이가 되고 싶은 것, 꿈이 있을 때 희망이 있다. 꿈이 없으면 미래의 내가 존재하지 않으니 절망적인 상황인 게지. 미래에 내가 없으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 자제하지 않고 막 나간다. 꿈과 희망이 인성으로 연결된다. 감성, 정서의 능력이 인성 뿐 아니라 창의력과도 직결된다.”

기본으로 되돌아가라

조 교수는 ‘기본으로 되돌아갈’ 것을 권했다. 지금은 혼자 잘나서 혼자 풀 수 있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팀워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팀워크가 돼야 네트워크가 가능하고 윈-윈 구사할 수 있다는 것. 함께 일해야만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란다.

“인성은 이제는 일할 때도 절실히 필요한 능력이다. 남과 더불어 일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실력이다. 인성을 갖춰주기 위해 똑같은 노력과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 아이는 새로운 시대 우수한 인재로서 발달할 수 없다.”

부모, 양육자, 교육자로서 기본을 되새김질 하는 것. 조 교수는 소리 높여 강조했다. 그렇다면 기본이란 무엇인가. “아이 한 명 한 명 모두 다 행복하고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 권리가 있는 존재다. 우리는 그것을 챙겨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절로 공평하고 공정해지고, 부유하고 강한 나라가 될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말, 기억하나? 명문대에 가고 영어 잘 하라고 말했나? 안 했다. 그런데 1~2년만 지나면 이런 말이 나온다.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말 그것만 기억하면 된다. 부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행복하면 좋겠다. 이 말이잖나. 이게 기본이다.”

조 교수의 맺음말. “진정한 양육자는 현실을 논하지 않는다. 그리 되면 그 아이는 망가진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현실은 2030~2040년이다. 진정한 양육자는 우리의 현실이 아닌 그들의 현실에 우리가 맞춰주는 것이다. 즉, 자녀들을 우리의 현실에 끼워 맞추는 게 아니고, 우리가 자녀의 미래에(그들의 현실에) 맞춰야 한다.”

Posted by 스윙보이

나는 고 리영희 선생님의 유산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다. 처음 접한 것이 《리영희 프리즘》이었다. 이는 다른 사람의 눈과 몸을 통과한 리영희다. 불완전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리영희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책을 읽고, 김동춘 교수라는 프리즘을 통해 리영희를 만났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리영희와 전쟁 : 전쟁의 세기」를 집필했다. 아마, 리영희가 본격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전쟁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한국전쟁. 통역장교로 전쟁을 겪으면서 리영희 선생님은 사상의 집을 쌓기 시작했으니까.

리영희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발견한 것은 이 대목이었다. “확실히 시장과 전쟁은 형제지간이다... 군사적 필요의 급박성은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인 기업의 논리와 동일하다.” 지금은 그러니까, 여전히 전쟁이 일상화된 준전시 상태다. 용산, 구제역 등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생명권 침해가 대수롭지 않게 자행되는 사회. 시장과 전쟁의 공통점, 학살.  

믿기 어렵다고? '언어'만 살펴도 우리는 그 유사점 혹은 동일 지점을 확인한다. 시장 만능주의에서 '해고 됐다'와 '총 맞았다'는 같은 단어를 쓴다. Fired. 우리말이라고 다른가. 사람을 자른다. 모가지가 잘린다. 차이? 김 교수는 그런다. 목이 잘리면 금방 죽지만, 회사에서 잘리면 천천히 죽는다. 시간차라고나 할까.

《리영희 프리즘》, 리영희 선생님의 입문서로 나쁘진 않다. 그렇다고 바로 리영희 선생님 저작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운 건 아닐 터. 늦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는 늘 늦된 아이였다는 핑계를 대지만, 리영희 선생님을 한 권씩 만나 뵙겠다고 생각해 본다. 부디, 단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기를.

《색, 계》의 작가 장아이링은 말했다. “사람들은 전쟁이나 혁명보다 사랑을 할 때 더욱 진실되고 자율적으로 된다.” 이 말을 생각해 보면, 지금-여기의 우리가, 진실되고 자율적이지 못한 이유는, 전쟁 체제에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랑, 제대로 하려면 일상의 전쟁부터 끝내야 한다. 리영희 선생님의 명복을 다시 빌어 본다. 지난해 3월의 기록이다. 언급했던 <허트 로커>도 봤다. 언제, 되새김질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지금-여기의 우리가 ‘리영희’를 읽어야 하는 이유
『리영희 프리즘』 김동춘


#1. 2010년 3월 8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허트 로커>로 1929년 아카데미가 시상을 시작한 이래 여성으로선 처음 감독상을 탄 아름다운 왕, 캐서린 비글로. 그것보다 더 아름답고 감동적인 순간은, 그의 수상소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에서 목숨을 걸고 군복무를 하고 있는 파병 군인에게 이 상을 바친다.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오길 바란다.” 우리가 여전히 전쟁의 세기에 살고 있음을 각인시킨 그의 한 마디. 전쟁, 남의 일 아니다. 아카데미가 왜 <아바타>가 아닌 <허트 로커>를 택했는지 생각하게 만든 작고 사소하지만 큰 울림.


#2. 기억회로를 돌려보자. 2003년 3월20일. 무슨 날이냐고? WPE(Worst President Ever, 역대 최악의 대통령) ‘조지 W 부시’가 폭죽 당기듯 펑 퍼트린 최악의 사건. 오바마에 와서도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세계는 아직 피를 흘리고 있다. 그날, CNN을 통해 전세계로 퍼진 화염과 폭발 장면을 나는 기억한다. 불꽃놀이 방영하듯, 미디어는 전쟁의 현장을 안방으로 전했다. 전쟁, 아니 이라크 침공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펑하고 시작됐다.

대량살상무기? 그 말, 뻥인 것 개새끼도 안다. 부시는 ‘승리’를 선언했지만, 정신줄 놓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것을 ‘승리’라 여기지 않았다.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당신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 증거가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개시 즈음,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였다. 침공 이후 한때 우리는 100달러가 넘는 유가에 시달렸다. 현재는 80달러대다. 이라크 침공 5년 된 시점에서 10만 명이 사망했고 3조 달러(조셉 스티글리츠 교수가 추정한 미국의 이라크·아프간 전쟁비용)를 날렸다. 뭣보다 전쟁으로 인한 생채기, 트라우마 때문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불되고 있다.

더구나, 대한민국도 엄연한 참전국. 혹시 잊진 않았겠지? 아버지 칠순잔치에 꼭 돌아오겠다던 김선일 씨는 “구해달라...”는 울부짖음이 무색하게, 주검으로 고국의 땅을 밟았다. 윤장호 하사 역시, 앞선 비극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우리의 잘못에 꽃다운 젊음을 접어야 했다.

우리가 이 전쟁 아니 테러이자 침공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면, 나는 당신 양심에 현미경을 들이대야겠다. 아마 그 양심엔 털이 숭숭 삐져나와 있을 테니. 우리의 의사가 그렇지 않았대도 우리의 나라는 참전국이 됐고, 나와 당신은 원하지도 않았지만, 누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도 않았건만, 전범국의 국민이 됐다. 젠장.


미국의 이라크 침공, 그 7년

그렇게 우리에게도 전범국의 국민이라는 딱지를 붙여준 그 악몽이 딱 7년이 된 지난 20일, 서울 동교동 아트앤스터디 ‘인문․숲’(www.artnstudy.com)에서 『리영희 프리즘 : 우리 시대의 교양』(김동춘 외 지음|사계절 펴냄) 출간기념으로 김동춘 교수(성공회대 사회과학부)의 강연이 있었다. 이 책은 리영희 선생님의 팔순(2009년 12월)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고, 10명의 필진이 각각의 테마를 갖고 선생님을 다시 불러냈다.


잠깐 책의 서문을 보자. 홍세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www.ilemonde.com) 편집인은 이렇게 말했다. “고병권이 강조했듯(「생각한다는것은 무엇인가」), 리영희에게 인간의 반대는 동물도, 식물도, 무생물도 아닌 노예다. 따라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노예로부터 벗어나 자유인이 된다는 것이다. 리영희에게 인간은 “자유를 원초적 본성으로 갖는 생명체”인데, 그런 ‘리영희의 인간’과 ‘인간 리영희’에 가깝다는 점에서 리영희보다 앞선 이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이 책의 초점은 ‘인간 리영희’를 말하는 데 있지 않다. 인간은 자기 시대를 선택하지 못하고 각 인간의 삶은 시대의 특수성을 갖는다. 하지만 ‘리영희의 인간’은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갖는다, 이 책에는 ‘인간 리영희’라는 프리즘을 통해 오늘 ‘리영희의 인간’에 관해 고민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p.8)

그러니까, 김 교수가 집필한「리영희와 전쟁 : 전쟁의 세기」는,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20세기와 다를 바 없이 전쟁의 세기를 잇고 있는 현실을 ‘리영희’라는 프리즘으로 어떻게 볼 것인지를 생각하도록 만든다. 전쟁은, 그저 포탄이 오가면서 사람들이 죽는 것만이 아니다.

“실제로 전쟁은 물질적인 모든 것을 파괴하고 새롭게 건설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지만, 동시에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관계들도 파괴하고 새로운 관계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래서 전쟁은 일종의 혁명이지만, 가장 파괴적이고 비극적인 방식으로 정치, 경제, 사회, 국제관계의 모든 것을 뒤집어 버린다.”(p.59)


통역장교로 한국전쟁을 겪고, 기자로 베트남전을 바라 본 리영희 선생님이었다. 전쟁이 리영희의 사상과 생각에 어떻게 삼투압하고 어떤 사상적 태도를 형성했을까. 그것은 우리가 우리 시대의 전쟁을 사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단초가 된다.

더구나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0년. 전쟁을 겪은 세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지만, 진짜 우리에게 전쟁은 끝이 났을까. 국가보안법이라는, 전시체제에나 있을 법한 유령이 여전히 우리를 옥죄고, 전쟁과 기본 메커니즘이 같은 ‘시장’이 전쟁 같은 삶을 강요하는 지금-여기. 준전시체제나 다름없는 우리네 일상.


전쟁으로 현실을 자각하다


김 교수는 14년 전, <역사비평> 1996년 여름호에서 리영희 선생님과 한 대담(‘냉전이데올로기의 우상에 맞선 이성의 필봉’)의 기억을 끄집어내며 이야기를 풀었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 리영희 선생님이 사상적으로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1946년 초 북한에서 토지개혁이 시작됐는데, 지주나 기독교인은 일찍이 남쪽으로 내려온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반공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았는데, 리영희 샘은 독특한 경우다. 이런 사례가 거의 없다. 사적인 얘기를 하자면, (리영희 선생님은) 향우회 한 번 안 가고, 고향 동료들을 만나지도 않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조선일보에 간 것은 북한 출신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내 추측이고, 물어보진 마라. (웃음) 그때만 해도 선생님이 사상적으로 반공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진 않았다.”


김 교수가 말하는 리영희 선생님은, 남자가 가사일 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도 느끼지 않는, 기본적으로 리버럴한 면모를 지닌 그런 분이다. 특히, 사상적으로 사회주의에 공명했다기보다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점에 일찌감치 자각한 분이다. 그 계기는 바로 전쟁이었고. 이십대의 나이에 썩어빠진 남쪽 군대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느낀 환멸감이 일생에 걸쳐 가장 중요한 경험이 됐을 거라는 것.

“그런 경험과 본인이 가진 지식인으로서의 양심과 성실함이 결부돼 60년대 합동통신 기자를 하면서 필명을 날리기 시작했다. 여러 특종도 하고 그러면서 조선일보에 발탁되지 않았나 싶고. 대담이나 만나 뵐 때, 정체성을 기자에 두냐, 학자에 두냐, 물으면 대답은 안 하신다. (웃음) 그런데 선생님은 아카데믹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기자다. 펄떡펄떡 뛰는 이슈를 끌어안고 거짓을 뒤집거나,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고 정부가 덮으려는 걸 들춰내서 진실을 고발하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전형적인 기자다. 본능적인 기자!” 

무엇보다 리영희 선생님이 당시 사회에 던진 충격은 베트남전에 대한 시각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베트남전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인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것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당연한 것이었다. 한국전쟁 때 미국이 우릴 지켜줬으니 돕는 것은 당연지사요, 베트남이 공산화 될 위험에 처했으니 자유세계를 위해서라도 파병은 당연하다는 것이 국민들 거의 전부의 생각이었다. 99%의 한국인이 의심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1%도 안 되는 지식인들만이 ‘베트남전은 더러운 전쟁이고 미국 이권을 위한 전쟁’임을 자각했다고나 할까.

“리영희가 체험한 한국전쟁, 그리고 기자로서 취재하고 분석했던 1960년대의 베트남전쟁도 가장 정치적인 전쟁이었다.”(p.68)


반공주의적인 시각이 한국을 지배할 때, 베트남전의 더러움과 비열함을 정리한 것이 리영희 선생님의 논문이었던 것. 그러니까, 리영희 선생님에게 당시 베트남전은 한국사회나 한국정치를 볼 수 있는, 한미관계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당시 대부분 한국인들은 미국과 우리는 한 몸이고 미국에 간택된 나라라는, 제1세계 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한 마디로 착각도 가지가지.
 
“리영희 선생님의 글에는 국가 정체성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 그 반성은 당시 모든 것에 대한 전면적인 제고를 요청하는 것이었다. 당연시 해왔고 철썩 같이 믿었던 미국, 반공주의, 박정권 등 모든 것에 대해 전면적으로 새롭게 생각하게 해줬다. 물론 북한에 대해서는 말도 못 꺼냈지만, 나머지 문제에 대해선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 리영희 선생님의 역할이었다.”

김 교수가 전쟁을 꺼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전쟁은 예외적인 현상이라 생각하는데, 전쟁보다 국가 정체성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것은 없다. ‘전쟁은 모든 것의 왕이고 노예와 자유로운 사람을 만들었다.’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했다. 모든 것 중에 전쟁이 가장 위에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뒤집는데 전쟁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쟁에 대한 이해는 그 사회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정점이다.”

책에 나온 전쟁에 대한 설명도 살펴보자. “전쟁은 언제나 단순한 군사적인 사건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권력 현상이며, 정치적인 사건이다. 따라서 평화 역시 추상적이고 도덕적인 이상이 아니라, 전쟁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구체적인 정치적 지배질서의 변혁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는 매우 구체적 목표다.”(p.63)

전쟁과 평화, 일생의 화두

김 교수가 미국에서 경험한, 한국을 이해하는 미국의 시각. “미국 학교의 세계사 교과서에 한국편은 딱 두 페이지다. 한국전쟁과 경제발전.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한국전쟁과 경제발전으로 한국을 이해한다.

사실이 그렇다. 20세기의 모든 것은 전쟁으로부터 나온다. 세계사를 봐도 그렇다. 한국전쟁은 남북한의 이데올로기 전쟁이지만, 식민지 체제의 연장을 위한 전쟁이기도 했다.

“한국전쟁을 통해 일제 식민세력과 국가보안법이 부활했고, 친일경찰·친일군대가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전쟁은 식민지체제를 냉전체제로 모습을 바꿔 생명을 연장하도록 했으며, 한국전쟁을 통해 일본이 물러가고 미국이 그 자리를 메웠다.”

생각해보라. 오늘날까지 이 땅을 배회하는 유령을 봐라. 빨갱이니, 좌파니 하는 말장난들. 진짜 개념도 모른 채, 아니 알면서 그러는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이권을 취하기 위한 레토릭으로만 활용되는.


“오늘날의 반공이데올로기나 빨갱이사냥 이 모든 것이 한국전쟁으로부터 시작된다. 리영희 선생님의 일생을 지배한 것도 한국전쟁이다. 베트남전에 관심을 가진 것도 한국전을 겪어서 자꾸 비교하게 되고. 물론 베트남 분단은 내전형 분단이고 한국은 미국과 소련이 개입해 성격이 다르다고 알고 있었지만, 지식인이라면 어떻게 한국과 베트남 비교를 안 하겠나. 당연히 베트남과 한국을 같이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김 교수가 보기에, 리영희 선생님은 한국전쟁을 경험하고 베트남전을 취재하면서 평화의 문제를 일생의 화두로 잡고 있다.

“내전으로서의 한국전쟁, 식민지의 야만적 폭력에서 벗어난 지 5년도 안 된 시점에 발생한 한국전쟁은 양심을 가진 사람이 정면으로 대결하기에는 너무도 힘겨운 현실이었으며, 리영희가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였듯이 반인간성, 비인간성, 비생명성 그 자체였다. 전쟁에서 잔인무도한 짓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군대에 대한 증오감 등을 느끼면서 그는 평화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렬해졌다. 전쟁이라는 최고의 현실은 그것을 뼈와 살로 겪은 소수의 맑은 사람들에게는 필생의 숙제를 던져 주었다.”(p.63)


아울러 반공주의 하에서 천민자본주의를 비판하다보니 그걸 주입한 미국 자본주의를 비판하게 되고, 천민자본주의와 반공을 지탱하고 있는 남한의 지식인들에 대해 비판을 하게 되는 맥락.

그렇다고 리영희 선생님이 내놓은 글이, 대단히 어려운 기밀정보를 빼낸 것도 아니며, 특별해야 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선생님이 특별한 게 아니고 한국사회가 특별한 거다. 정상적 사회라면, 동시대에 이런 인물이, 열 사람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워낙 없으니까, 선생님이 부각된 거다. 또 싸우려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용기도 있으니까. 이 분은 운동가도 아니다. 전형적 지식인 스타일이지, 조직과는 거리가 먼 분이다. 그런 분이라서 자기 스타일대로 옳다고 생각하는 거 끝까지 밀어붙인다. 우리 사회가 그런 엄혹한 시절 겪었으면 열 사람 이상은 있는 게 정상인데, 워낙 희소하니까, 부각된 것도 있다.”

김 교수는 리영희 선생님이 겪은 전쟁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역정 나의 청년시대』(리영희 지음|한길사 펴냄)를 꼽았다.

“전쟁이 얼마나 사람을 비인간화 시키는지, 이데올로기 떠나 생생한 느낌을 전한다. 전쟁기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당하고, 밑바닥 병사의 체험까지 담아낸다. 리영희 선생님이 겪은 군대와 내와 내 아들이 겪은 군대가 별 차이가 없다. 한국 군대에서 병사는 소모품이다. 비인간화되는 막장이다. 군대에서 죽으면 개 값도 못 받았다. 군 자살자, 사고자 등 80년대까지 그랬다. 군대에서 1년 죽는 병사 숫자가 수백 명이었고 90년대 들어 줄었지만, 그렇게 군대서 죽은 사람들을 사인도 밝히지 않고, 부모 불러 처리하는 게 한국이다.”


“인간 세상에서 전시만큼 불평등한 세상, 권력과 민중의 격차가 극대화되는 시기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말은 전쟁으로 사람이 죽고 다치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만이 아니라, 전쟁은 인간을 총체적으로 타락시키고 부패를 극대화하고 사회의 안정된 질서와 규범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기 때문이다.”(p.66)

우리가 제대로 사회를 볼 수 있는 방법


김 교수는 군대라는 막장(!)을 예로 들며, 어떻게 우리 사회를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회의 어떤 핵심적인 진실을 보려고 할 때, 물론 그 사회의 진실은 두루두루 퍼져 있지만, 밑에선 그 사회의 모든 것이 보인다. 즉 밑바닥 사회의 눈으로 보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지금은 노동자들, 그중에서도 이주노동자들, 그 중에서도 여성이주노동자들이 되겠지. 마찬가지로 이등병의 눈으로 보면 한국이 보인다.”

세상 어디에든 늘 밑바닥이 있다. 그들은 가장 먼저 해를 입고, 혹은 죽는다. 최근 서해상에서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을 보라. 장교들만 모두 생존했다. 왜냐고? 답은 여기에 있다.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다가오지만 질병은 그렇지 않듯이, 전쟁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닥치지만 직접 전쟁에서 죽을 확률은 사람마다 다르다. 미국은 20세기의 거의 모든 전쟁에 관여했지만, 한 세기 동안의 모든 크고 작은 전쟁에서 죽은 미군 병사의 총수는 3년 동안의 한국전쟁 당시 죽은 한국인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쟁은 장교나 병사 모두에게 죽음의 가능성을 극도로 높이지만, 철통같은 경비를 받는 CP 깊숙이 근무하는 대대장급 이상의 지휘관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은 매일 몇 시간씩 순찰해야 하는 말단 병사들이 죽을 확률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장’이 돈 많은 사람과 돈 없는 사람 간의 계급적 차별의 원칙이 적나라하게 작동되는 현장이듯이, ‘전장’도 이러한 계급 원칙이 매우 적나라하게 관철되는 현장이다. 죽을 확률이 0.1%에도 미치지 않는 군인과 죽을 확률이 10%가 넘는 사람을 같은 군인으로 취급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으며, 이들 모두를 전쟁의 피해자라 말하는 것도 모순이다.”(p.65)

리영희 선생님에게도 군대는 바로 한국사회 그 자체였을 거란다. “선생님은 통역장교였지만, 군대에서 봤던 현실이 전쟁이고, 그 속에서 한국사회의 속살을 봤을 거다. 군인들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도 봤고. 그 상황에서 전쟁과 사회체제의 문제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셨을 거다. 민주주의, 여성, 부패 등의 문제가 군대에 농축돼 있고, 이 문제를 통해 사회를 볼 수 있다. 나 역시 한국전쟁을 통해서 지금의 한국을 보려고 하고 있다.”

“그는 미군 통역을 하면서 미군의 참전은 결국 그들의 정치경제적 이해를 위해서라는 것과, 미군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이승만 정부와 한국의 적나라한 처지를 이해하였다. 결국 그가 본 한국전쟁은 그의 국가관, 전쟁관, 미국관, 한국 정치관, 사회관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경험보다 더 좋은 교사는 없는 법이다.”(p.69)

단순히 생각하듯, 한국전쟁은 군사적인 대결로서만 존재하는 전쟁이 아니다. 주체만 바뀐 식민지배의 연장이었고, 오늘날 한국사회의 지배엘리트와 지배이데올로기를 잉태했고, 지배세력은 전쟁을 통해 체제정당화를 꾀했다. 그 와중에 희생자들은 늘 존재하는 법. 김 교수는 ‘어버이 단체’ 등을 표방하며 시위에 나서는 노인들을 거론했다. 그것이 동원이 아닌 소신에 의한 것이라는 전제 하에, 두 가지 가능성을 들었다.

“우선 이십대에 전쟁을 경험했을 가능성이다. 이 분들은 전쟁기의 좌우폭력에 굉장히 익숙하고 법과 상관없이 두들겨 패는 것을 경험했다. 두 번째는 노인의 소외 문제다. (시위 참가자 대부분은) 단순한 노인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참전 용사들이다. 그들이 제대로 대접받고 있나. 철저히 대한민국에서 소외당하고, 제대로 된 보상도 못 받고 비참하게 사는 참전용사들이 많다. 그러니까, 시위는 젊은 세대를 대한 일종의 인정투쟁의 성격도 있다고 본다. 참전군인도 희생자다. 바로 그런 시각에서 전쟁을 볼 필요가 있다. 전쟁을 통해 돈을 벌고, 장관이나 국회의원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치고 보상도 못 받고 불행해지는 사람도 있다.”

김 교수는 그 같은 비인간화의 고통이 한국전쟁 60년이 될 때까지 의제로 떠오르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기득권은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이를 정당화했고, 당한 사람들은 악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숨죽이면서 살아야하는 전도된 현실. 그것이 바로 한국전쟁의 진짜 이야기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전쟁을 통해 기득권이 된 세력들은 반공주의를 우려먹으면서 참전용사들에게 기껏 하는 것이, ‘당신 애국자다’라는 정신적 위로 밖에 없다. 조선일보 같은 데를 보면, 그런 참전용사 이야기가 실린 적이 거의 없다. 자신들이 도덕적이라면 그런 점을 부각시켜야 함에도, 잘 나가는 사람들 얘기만 싣고 나라를 위해 희생당한 사람은 싣지도 않는다.”


전쟁과 시장은 같은 메커니즘을 지녔다

전쟁을 거칠게 단순화시키자면, 그건 이권투쟁이다. 어떤 대의명분을 내세워도, 그 안에 숨은 진짜 의도는 (기득권의) 자리유지 혹은 자기증식이다. 전쟁이 곧 시장의 논리와 일맥상통하는 이유다. 전쟁과 시장, 전혀 무관한 듯해도 동종교배가 될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적나라한 시장의 논리가 사람을 위기에 빠트리듯, 적나라한 전쟁의 논리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전쟁이건, 시장에건 사회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부터 희생당한다. 당장 떠올려보라. 경제가 어렵다고만 하면, 누구부터 잘려나가나. 정권이 바뀌는 것도 상관없다. 기득권들은 어떻게든 위에 붙어 있고, 밑에 있는 사람들은 매 한가지로 바닥만 긁는다.


김 교수가 꺼낸 전쟁과 시장의 공통점은, ‘학살’이다. 한국전쟁을 통해 우리사회의 속살을 들춰볼 수 있는 부분이 학살이었는데, 지금도 그것은 유효하다는 것. 생명권 침해를 대수롭지 않게 하는 사회.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사회에서 사람을 함부로 해고하는 사회가 됐다. 함부로 죽이고 해고하는 건 똑같다. 영어에서도 똑같은 단어를 쓴다. ‘해고 됐어’와 ‘총 맞았어’ 모두 ‘파이어드(fired)’. 똑같잖나. 우리말도 그렇다. ‘모가지 잘렸다’. 목이 잘리면 금방 죽지만 회사에서 잘리면 천천히 죽는 차이만 있다.”


“확실히 시장과 전쟁은 형제지간이다. 전시에 민간인 희생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언제나 ‘군사적 필요’의 급박성이다.… 군사적 필요의 급박성은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인 기업의 논리와 동일하다.”(pp.74~75)

김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사회는 그래서, 전쟁체제요, 학살체제다. 준전시상태인 셈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학살이다. 옛날에는 가족을 죽였다면 지금은 본인만 죽인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까. 기본 메커니즘은 똑같다. 생명권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을 군경이 갖고 있는 사회는 민주국가가 아니다. 그런 사회에서 인권을 얘기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한국사회의 인권문제는 평화문제와 함께 간다. 사회적으로 소수자나 낙인찍힌 사람, 빨갱이로 몰린 사람을 배제하고 재기불능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은 전쟁 때나 지금이나 같다. 준전시하의 남북한에선 인간이 설 자리가 없다. 준전시상태를 해체하지 않고선 우리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시킨 대로 복종만 하면 괜찮지만, 인간이 그럴 수만 있나.”

송두율 교수를 둘러싼 우리의 모습을 다룬 다큐멘터리 <경계도시2>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전쟁으로부터, 전시체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자유시장경제? 우리는 아직 자유의 진짜 뜻을 모른다.

“그런데 냉전도 사실상의 전쟁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의 냉전 체제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 아래 다수의 정치적 반대자를 ‘빨갱이’로 덧칠하여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시킬 수 있는 체제다. 냉전 체제는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조차 국가의 적으로 모는 자본 독재 체제다. 선거에 의한 정권 교체와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작동하더라도, 매카시즘이라는 유령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반공과 국가 안보의 폭력과 고문, 국정원․기무사․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의 권력화, 이들 정보기관이 지목하는 내부의 적에 대한 일상적인 사찰과 감시가 지속되는 체제다.”(p.73)


‘리영희’라는 프리즘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전쟁과 시장이라는 이름만 다를 뿐, 준전시상태에 있는 대한민국의 속살. 한국전쟁 60년, 우리가 제대로 봐야하는 것. 지금 우리의 발가벗은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

“우리나라에서 리영희 선생님을 아는 사람은 전 인구의 20~30%? 아니 2~3%?,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 선생님은 사상적으로 급진적인 자유주의라기보다 상식인이자 교양인이다. 상식인․교양인의 기준으로 하는데도 우리 사회는 그런 사람도 허용 안 하는 사회다. 인권․평화도 상식과 교양의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다. 전쟁이 추상적이지 않듯 평화는 추상적이지 않다. 전쟁의 이름으로 희생당한 분들의 목소리가 평화의 출발점이다. 평화체제 수립 없이 인권은 없다.”


전쟁의 시기가 아니라고 ‘리영희’라는 프리즘이 소용없다고? 아니. 맥락이 다르고 조건이 다르다보니 이슈가 다르게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결국 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던가. 리영희 선생님이 지금 청장년 시절을 관통하고 있다면, 환경문제를 다뤘을 수도 있다. 삽질과 포크레인을 내세워 우리 삶의 터전에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지금 정권을 보자면.

그러니까, 그 정신은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그것이 우리가 여전히 ‘리영희’를 읽어야 하는 이유. 총칼 없는 전쟁터인 이 시장만능주의 사회에서 ‘인간’으로 남아있기 위해 필요한 것. 리영희 선생님이 국가라는 우상을 파괴했듯, 나와 당신 안의 우상(시장)을 파괴해야 하는 이유.


“리영희가 언제나 강조하였듯이 군사 외교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하면 힘없는 백성들의 ‘생명’은 외세의 무력에 내맡겨지게 된다. 그리고 시장과 자본주의의 미덕을 과도하게 찬양하거나 도그마로 받아들이면 시장의 실패자, 사회 내지 약자는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올 수 없다.”(pp.79~80)

p.s. 
뜬금없는 말, 하나. 수입해 놓고 개봉일을 조율 중이라는데, 하루빨리 <허트 로커> 개봉해 주시라. “CNN에서 결코 볼 수 없는, 군인들이 감내해야 하는 특정한 경험을 관객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인 마크 볼의 이야기도 궁금하고, 2008년 9월 베니스영화제에서 10여 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이 영화, 호기심 작렬이다.

Posted by 스윙보이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55)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51)
식품 정의(페어 푸드) (8)
또 다른 미디어 (22)
이야기가 있는 풍경 (10)
미디어 소믈리에 (13)
놀아라, 직딩아~ (31)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236)
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49)
저자와의 만남(기고) (2)
돼지털 싱글스토리 (82)
나는 당신을, 감탄한다... (45)
프로이트와는무관한불친절한.. (5)

달력

«   2018/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get rsstistory!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