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마르크스 126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3.14 마르크스 126주기와 김수행 교수 by 스윙보이

훌쩍 10년이 넘은 어느 날,『자본론』(비봉출판사)을 샀다. 상하, 2권짜리.
느닷없이, 라는 표현이 맞겠다.
투철한 사회역사적 인식을 갖춘 운동권은커녕,
하루하루 용맹정진하면서 학문과 맞서자했던 학구파도 아니요,
그렇다고 책에 탐닉하던 탐독가도 아니었으며,
학업이나 학교보다는 그저 딴짓에 주로 몰두하던 어설픈 복학생.

이유는 모르겠다. 왜 그런 느닷없는 짓을 감행했는지에 대해선.
뭔가, 텅 비어있음을 깨닫고 괜히 있어보이기 위한 작태였을까.
아님 IMF 이후의 폐허에서 뭐라도 붙잡기 위한 발악이었을까.
그것도 아님, 그저 충동적인 구매?

책을 보니, 줄도 그어져 있고, 상권의 절반 정도를 읽었다.
역시나, 포기한 게다.
뭐, 어쩌겠나. 대가리가 따라줘야지.

어쨌든, 늘 늦된 나는 그때 아마 처음으로,
김수행 교수의 이름을 접했다.
자본론을 뒤적이다 결국 포기한 자였지만,
그 이름은 접수했다.  

이후 간혹 그 이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철학 혹은 근황 등을 접하면서,
그에 대한 존경심을 은근히 품게 됐고.
지난해였나, 서울대를 정년 퇴임한다는 소식과 함께,
마르크스경제학자를 더 이상 임용하지 않은,
서울대(경제학과 교수진)에 대한 실망감도 느끼고 있던 터였다.  

존경할만한 사회의 노장을 만난다는 것, 어쩌면 가문의 영광이다.
그런 영광이 있었다.
지난달 19일 김수행 교수님을 눈 앞에서 알현했다.
만나기 전, 설레기까지 하더라.
처음 그 이름을 접하게 해 준 『자본론』도 챙겨갔다. 사인 받을라꼬!
 강연 시작 전, 바로 내 앞에 실체로 계신,
교수님께 사인을 부탁했고, 받았다. 꺄오~~~
당근, 조낸 조아빳데루.

 

오늘 3월14일.
카를 마르크스의 126주기다(1818년 5월5일~1883년 3월14일).

수행교수님 말씀대로,
자본가 계급이 이윤을 폭식하겠다고,
노동자 계급을 분할 통치하기 위한 가장 최근의 방법이 비정규직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더 악랄치사빤스해진 것이,
바로 '인턴'이요, '잡셰어링'(정부가 내세우는)이며, '초임임금 삭감'이다.
3~6개월 알바를 '인턴'으로 포장하고,
노동자 임금을 계속 깎아 자기네들 배를 불리겠다는 심산.
분할에서 아예 갈기갈기 찢어놓겠다는 태도지.

이건 (자본가 계급의) 음모도 아니다.
대놓고 획책하고 작당하는 거다.
아주 좆같은 쉐이들. MB같은 잡시베리아들.

마르크스가 지하에서도 걱정한다.

다수에게 이로운 새로운 경제구조를 생각하는 우리에게,
마르크스는 당연한 선택이다.


세간에 이런 말이 나돌았다.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가슴도 없고, 나이 들어서 마르크스주의자인 사람은 머리가 없다.” 이른바 ‘격동의 시대’를 관통한 어른들의 고해성사로 완곡하게 포장됐던 그 말. 그렇게 전향(?)과 변절(?)의 자기합리화는 시대의 격언처럼 나돌았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하자). 그런 이야기, 비겁한 변명(!)이다. 자본주의, 더 정확하게는 신자유주의에 포획된 사람들의 구질구질한 자기변명. 어쩌면,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혹은 마르크스경제학을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것, 아닐까.

마르크스 경제학자 김수행 교수도 말한다.
“젊어서 어쩌고 하는 그런 식의 얘기는 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예요. 나이 먹으면 현실에 타협하라는 얘기나 똑같잖아요. 기회주의적인 얘기라고 봅니다.”(p.97) 그렇다. 지금-여기를 집어삼킨 ‘화폐’에 조정당하는 사람들. 타인과의 공존은 내동댕이친 채, 자기 증식에만 여념이 없는, 인간의 얼굴이 사라진 화폐의 노예가 된 사람들. 화폐와 인간의 공존을 꿈꾸는 것은 불가능한가.

‘마르크스’라는 이름, 세간의 오해처럼 체제 전복의 대명사가 아니다. “지금도 마르크스경제학이라고 하면 금방 떠오르는 것이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공산주의를 건설한다는 도식입니다.”(p.264)

그래서 오해를 풀자면,
『자본론』으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경제사상이나 우리가 제도권 교육 내에서 배운 자유주의 경제사상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모든 경제사상은 나름의 방식으로 풍요와 부의 증진, 자유, 평등 모두를 추구한다. 문제는 어떤 종류의 부(개인적 부냐, 사회적인 부냐, 그리고 화폐-자본이냐, 실질적 재화냐), 어떤 종류의 자유(재산권의 자유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냐), 그리고 어떤 종류의 평등(투표권에 국한된 정치적 평등이냐, 물질적 삶의 경제적 평등이냐)을 선택할 것인가이다.”(『인문학 스터디』, (마크 C. 헨리 지음/강유원 외 편역/라티오 펴냄))

화폐-자본이 모든 것을 삼켜, 공황으로 치달은 이때. 김수행 교수와 인터뷰어 지승호가 책을 냈다.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시대의 창). 출간 기념으로 지난 19일 서울 신촌의 토즈에서 ‘흔들리는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경제의 미래는 무엇인가?’라는 제목(강의 주제는 ‘자본론과 세계공황’)으로 강연이 열렸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시대의 거침없는 흔들림 때문일까. 모든 것이 불안한 이 시대,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혹은 노장의 지혜와 혜안을 경청하기 위한 눈빛들이 반짝인다. 대통령보다 한 살 적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온화하고 후덕한 인상의 노교수의 강연, 그리고 이것은 그 현장을 따라간 기록이다.

더보기


Posted by 스윙보이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55)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51)
식품 정의(페어 푸드) (8)
또 다른 미디어 (22)
이야기가 있는 풍경 (10)
미디어 소믈리에 (13)
놀아라, 직딩아~ (31)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236)
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49)
저자와의 만남(기고) (2)
돼지털 싱글스토리 (82)
나는 당신을, 감탄한다... (45)
프로이트와는무관한불친절한.. (5)

달력

«   2018/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get rsstistory!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