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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강권시대 캐발랄하게 사는 법'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8.21 법치주의 강권시대, 캐발랄하게 사시는 정철 아저씨! by 스윙보이
정철.
정철영어? 아니올시다.
직업은 공식적으로, 카피라이터. 정철카피의 대표.

그는 나를 고맙게도, '인간수컷'이 아닌 '남자사람'으로 지칭해 주셨다. ^^

그를 본 순간, '아저씨'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우리 (원)빈이가 '아저씨'의 기준을 심히 높여버린 탓에, (영화 <아저씨>)
굳이 말하자면, 정철 아저씨가 '그냥' 아저씨라면, 빈은 'TOP'아저씨라고나 할까.ㅋ


이너뷰를 하면서,
아저씨의 수염이 언밸런스하면서도 은근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법치주의 강권하는 쥐쉐이(최근엔 무슨 '공정'까지 들먹인)의 임기 2년 반이 지나고,
아저씨의 삭털식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추가 5년은 아, 재앙이지 않을까.

어쨌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3할. (이너뷰 마지막에 있다!)
야큐인으로서 나는 3할이 얼매나 어려운 것인지 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이)돼호는 곧 '신'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돼신!
더불어, 노떼의 우승기원을 해주시는 넉넉함에,
 좆선일보를 갈갈이 찢은 공로, 인정해주심에 캄솨~^^)

비루하고 지리멸렬한 생애를 버티고 견디고 있지만,
나는 2할 중반대 타자만 돼도 좋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나를 응원하고 있다. 부디.
 
아, 나도 아저씨처럼 캐발랄하게 나이 묵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에라잇, 이왕 이리된 거, 매일 '불법'을 행하고 살테다.
걍, 삐뚤어질테닷. (으응? 이미 삐뚤어진 거 아녔어? ^^;)
 
지금, 너에게도 불법을 권한다!
불법을 상상하는 즐거움~

아참 조낸 사소한 건데,
아저씨가 연재하고 계신 매경의 칼럼에 쓰신 인터뷰 후기.
아마 나와 한 인터뷰 후기로 추정되는데,
혹 그렇다면, 팩트가 하나 잘못 됐다! 
( [세상 사는 이야기] 너 누구냐?)

오후 4시를 불법사전처럼 해석해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월드컵 축구 였다. 월드컵 시즌이었거든. ^^
 
어쨌든,
지난 5월 캐발랄한 아저씨와 만났던 기록이다.

=======================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 그것을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 일단 믿고 본다. 나중에야 어찌됐든. 그건 자신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생겨먹은 대로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혹은 자신을 향한 질문과 성찰을 끊임없이 하고 있을 가능성, 크다. 세상을 향한 더듬이가 곧추 서 있다는 얘기도 된다.

많은 사람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이 자신을 기쁘고 슬프게 하는지, 어떤 것에 감동받고 추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는 사람, 철철 넘친다. 테스트 해 봐라. 점심이든 저녁이든 어떤 식사가 좋겠느냐고 물어봐라. 물론 귀찮아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아무거나’라는 답이 둥둥 떠다닌다.

취향. 그것은 꽤나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다. 박상미는 『취향』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의 미세한 결들 속에 숨은 매력적이고 거추장스러운 문제.” 취향을 취미나 안목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한 발 더 나아가자면 취향은, 사물을 차별적으로 보는 능력이다. 그래야 나에게 이로운 것임을 알 수 있고, 좋아하게 된다. 그건 자기 연마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름다운 별’이라고 한다. 의심해본 적 없는가. 별이 진짜 아름다운가. 왜 아름답지. 별이 아름답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아름다운 별은 당신의 진짜 생각이 아닐 수 있다. 세상이 주입한 것일 수 있다.

낙타가 그렇단다. 낙타는 주인이 주입해준 생각,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짐을 지고 걸어갈 뿐이란다. 주입된 생각, 세뇌된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믿는 것, 무지하기 때문이다. 사물을 차별적으로 바라볼 수도, 창의성을 가질 수도 없다. 상상이 막힌 뇌. 과격하게 말해서, 그냥 노예다.

그러니, 차라리 ‘불법을 찬양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꽉 막힌 생각을 썩어문드러지게 놔두지 말고, 날개를 달아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정철. 『불법 사전』(정철 지음|리더스북 펴냄)의 저자다.

그런데, 불법이라니, 이런 도발이 있나 싶다. ‘법치주의’, 이 나라의 가장 근엄하고 엄정한 국시 아니던가. 더구나 ‘법 지키지 않으면 엄단하겠다’고 엄포 놓는 이 경찰국가에서! 법치주의 표방하고선 민간인 사찰을 자행하는 만행(?)을 저지르긴 해도, 이 나라 대통령은 합법에 목매단 사람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이현령비현령식 법치주의인 건 세상이 다 알지만, 대놓고 ‘불법’을 이야기할 정도면, 혹시 힘 꽤나 있는 사람? 이루지 못할 천황제와 군국주의를 외치다 할복한 탐미주의의 대가, 미시마 유키오 정도?

미시마는 『부도덕 교육 강좌』를 통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도덕을 배반하는 것의 즐거움에 대해 말했다. “남에게 폐를 끼치고 죽어라” “친구를 배신하라” “약자를 괴롭혀라” “수프는 소리 내서 먹어라” “여자에게 밥을 사라” 등등. 물론 그 도발적인 발언의 속내에는 이유가 있고, 위트와 역설이 있지만, 엄중한 도덕주의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숨을 쉬게 해 준다.

어쨌든 소심한 대세는, ‘불법’이요, ‘부도덕’인가 보다. 대통령이 주야장천 부르짖는 합법이 더 이상 합법처럼 여겨지지 않는 지금 이 시절. 이왕이면 불법생각하면서 이 엄혹한 시절을 건너보자. 요즘 대세인 애플사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이며, 역시 대세인 트위터의 모토는 ‘내일은 더 좋은 실수를 하자(Let’s make better mistakes tomorrow)’란다. 그게 다 불법을 조장하자는 말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홍대부근의 한 카페, 26년차 ‘불법’ 카피라이터 정철을 만났다. 수염부터 불법이다. 월드컵 16강에 오르자 삭털식이 있었는데, 그는 왜 아직도! 그 불법 수염은 빠르면 963일(7월6일 기준, 누군가의 임기다.) 이후 없어질 수도 있고, 늦으면 글쎄, 거기에 5년을 더해야 하겠다. 헌법 개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혹시 그보다 더 길어지면, 그야말로 초대재앙이고. 아, 이러다 잡혀가면 어쩌지. 초라니 방정, 깨 방정은 여기까지.


저자 소개에 좋아하는 것을 나열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 당연한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대개의 저가 소개는 이력이나 학력 위주로 돼 있는데, 재미도 없고,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잖나. (웃음) 사람을 아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이력이나 학력 등을 통해 포장을 하는 거지. 내 일상이나 생각을 좀 더 들여다보게끔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보자고 그렇게 썼다. 사람들이 좀 다르다 해서 느낌은 괜찮다.

『불법사전』, 왜 ‘불법’인가.

좀 튈라고. (웃음) 앞선 책이 『내 머리 사용법』이었는데, 책 뒤에 ‘인생사전’이라는 짧은 사전이 있었다. 그걸 좀 더 구체화시켜서 재미있고 색다른 사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또 책을 보면 알겠지만 평범한 발상을 전환시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해석과 파생어 등 여러 개념이 따라붙는다. 그 모든 합법적이고 질서정연한 것을 깨뜨리는 게 불법 아니겠나. 불법이란 단어가 나는 참 괜찮더라. 이게 무슨 사전이야 하다가, 이런 걸 불법이라 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또 블로그(http://blog.yes24.com/cwjccwjc)에 내 생각을 적으면서 그런 불법 시리즈를 연재한 적이 있었다. 그것의 영향도 있었다. 이젠 불법이란 단어가 내 것이 된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쓰면 ‘불법’이다. (웃음)

“불법이란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각을 거부한다는 뜻입니다. 규격화된 반듯한 질서를 사양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저의 불법해석에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법생각들을 통해 당신이 세상을 다르게 보는 불법시각을 갖게 된다면, 저의 이번 작업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로 기억될 것입니다.”(p.5)

한 인터넷 매체에 연재한 ‘불법생각’과 다른 건가.

다른 거다. 이번 것은 책을 위해서 쓴 것이 대부분이고, 중간 중간에 블로그에 올린 글도 있다. 책을 위해 큰 틀을 만들고 쓰기 시작한 거다.

불법단어가 120개, 정확하게는 119개다. 어떻게 추려졌고, 쓰는데 얼마나 걸렸나.

맨 먼저 추린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울림이 있는 단어들이었다. 가족, 행복, 사랑 등을 한 번 정리하고 모기처럼 재밌게 풀 수 있는 단어를 정리했다. 그때그때 떠오는 것들도 넣었다. 재밌겠다 싶은 것을 풀어보고 단어 하나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닌 것들.

그렇게 틀이 잡히면 써 나갔는데, 한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처음에는 200개 정도였다. 하나씩 정리가 될 때마다 지우기도 하고, 쓰고 싶은 단어도 세트로 엮이지 않으면 포기하고.

그러면 책에 실리지 못한 단어들로 패자부활전이라도? (웃음)

같은 형식의 책을 내진 않을 거고 새로운 것을 찾아봐야지. 그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찾아서. 이 책은 뭐랄까. 세상에 이런 책은 없었을 것이다, 하는 자신감이 조금 있었다. 다음 책도 그래야 할 것 같다. 


‘네모’를 읽으면서, 이 책도 네모의 틀이 아닌 다른 형태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책도 ‘불법’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나.

그건 정말로 어려운 문제 같다. 일단 내 소관이 아니고, 책을 만드는 분이 있으니까. 나는 원고까지만 하는 거고. 만드는 분 영역은 다른 영역이고, 진열, 인쇄 등 여러 가지 걸리는 게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태어나고, 이 세상에서 힘 좀 쓰면서 새로 만드는 모든 것들을 볼품없는 네모로 만들기 시작했다. 책도 네모, 달력도 네모, 담뱃갑도 네모, 영화도 네모, 집도 대문도 다 네모. 이른바 규격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 네모 만들기를 그치지 않는 한, 사람들의 개성은 네모의 틀에 짓눌려 압사당하고 말 것이다.”(p.215)

책을 관통하는 테마가 ‘사랑’이라고 봤다. 기발함 뒤에 자리한 따뜻함은 사랑이었고, 120개 중에 유일하게 사랑만 2개다. 하느님의 질문은 단 하나, ‘사랑하며 살았는가?’라고도 했다. 우문이다. 사랑이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 

큰 틀에서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 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한 건 사람이다. 사람을 주제로 글을 쓴다는 생각하고 있고.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사랑이어서 사랑이 보였을 수도 있겠다. 나는 앞으로도 사람을 향해 글을 쓸 거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사랑도 크게 틀리진 않는데, 어쨌든 내가 주장하는 건 사람이다. (웃음)

(구체적으로 사람이라면 어떤?) 글을 읽으면 따뜻해지고, 행동 하나, 생각 하나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생각을 던져주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람 사는 세상. 맞다. 노무현 대통령의... 존경하는 분이고.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사랑1) 닫혀있는 성문을 여는 게임이 아니라
성문 앞에 서서 평생 보초를 서는 게임.
함락이나 정복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의 성분
사랑은 4%의 뇌와 96%의 가슴.
(사람이 평생 뇌의 4%만 사용하는 이유는 가슴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p.89)

이 책을 “서점을 꽉 채운 합법생각과 엄숙주의에 똥침을 놓는 책”으로 규정했다. 재밌고 다른 책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재밌는 책으로 하고 싶었다. 그건, 웃기는 얘기가 아니라 다르니까 재밌다, 그렇게. 재밌는 책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고만고만한 내용이나 형식으로 고만고만한 얘기를 해선 안 되고, 책이란 이래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엄숙주의에 반하는. 재미를 주는 요소를 고민했다. 말이나 글을 갖고 장난치거나 누구나 생각하는 것을 뒤집어서 생각하는 게 재미겠다 싶더라. 기존 책이나 작가와도 다른 것 같고. 

따뜻한 얘기를 해도 재밌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렇게 했다. 꼬리를 무는 파생이 들어가는 작업 자체가 재밌었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이렇게 엮어지다니.


“‘아니오’는 부정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이라고 했다. 정철에게 상상력은 무엇인가.

상상력은 노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생각을 골 싸매고 한답시고, 상상력이 나오는 것도 아니잖나. 뭔가 새로운 생각을 꺼내려면 즐거워야지, 숙제가 돼선 안 된다. 어떤 단어든 머리에서 노는 거다. 뭔가 떠오르는 거지. 아이디어, 상상력, 새로운 발상이 숙제하듯 스트레스를 받아선 곤란하다. 아주 작은 것부터 내가 뭔가 하나를 해 내면 자신감 같은 게 붙고, 이런 걸 상상하면 즐거워지는 토대가 마련된다. 쉽고 재밌는 것부터 접근해서 머리와 생각을 갖고 논다. 그런 개념으로 해야, 하나라도 이끌어 낼 수 있다.

“(고정관념) 고장관념.
즉 관념이 고장 난 상태,
관념이 고장 나 움직일 수 없는 상태,
관념을 고쳐줄 정비소마저
문을 닫은 상태를 말한다.
스스로 정비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탈출할 수 없다.“(p.220)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얻었다’고 하더라. 최고의 상찬이 아닌가 싶던데...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이론 같은 건 없다. ‘발상법’과 같은 건 없다.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공식으로 접근하면 누구나 할 수 있겠지. 그렇게 얘기한 건, 생각을 가지고 놀다가 만들어낸 결과를 모아낸 책을 보니까,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걸 보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한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거기서 생각의 힘을 발견했을 수도 잇겠다. 다양한 접근 방법을 알려줬다고 할까. 그런 것들이 어떤 이론서보다 머리를 더 말랑말랑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다) ‘말하다’의 전치사 또는 접두사.
따라서 생각 없이 말하는 것은
인생문법에 어긋난다.
머리, 입, 손 중에 머리가 맨 위에
달려있는 건 먼저 생각하고 난 후에
말하고 행동하라는 뜻이다.”(p.63)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많다. 1950년대의 반공정신과 1970년대의 개발․성공 개념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처럼... 평소 생각하는 힘을 어떻게 단련하나.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 어떤 것을 하느냐. 두 가지 정도가 있다. 노하우 같은 건 아니고. (웃음)

첫 번째는 약간의 부지런함이 중요하다. 말인즉슨, 머리를 감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다고 치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만 깨끗해지는 게 아니고 손톱도 깨끗해지네. 아, 재밌겠다.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겠다. 이건 누구나 들 수 있는 생각인데, 수건으로 닦으면서 그 좋은 생각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머리를 닦으면서 그걸 적어 놓거나 메모하는 그런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놔 버리느냐, 갖고 있느냐의 차이인데, 갖고 있으면 얘기하게 된다. 떠오르는 순간에 놔버리지 마라. 5년 후에 멋진 글이 될 수도 있다. (웃음)

또 하나는 약간의 끈기다. 예를 들면, 담배에 대한 아이디어가 100만 가지 있다면, 인류가 발견한 것은 만 가지일 것이다. 99만 가지에 얽힌 나머지 스토리가 있을 거고. 그래서 한두 개 발견은 어렵지 않은데, 발견 직전에 포기를 하는 거다. 안 떠올라, 이러면서. 그 시간에 조금만 더 끈기를 가지면 뭔가 하나라도 떠오른다. 그때까지 못 가는 거지.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 같다. 약간의 부지런함과 약간의 끈기.

『불법사전』은 다른 삶 혹은 다른 세계에 대한 가능성, 정답 없음도 말하고 있었다. 어떤 삶, 어떤 세계에 대해 꿈꾸고 있는가.

나이가 오십이 됐다. 그동안은 광고쟁이로 정신없이 살았다. 많이 바빴다. 뭣보다 내 생각과 내 얘기를 못하고 살았다. 남의 이야기만 만들어주면서 살았던 거다. 최근에 와서 인터넷 소통의 장이 열리고 블로그나 트위터 등 내 얘기의 장이 열리면서, 내 얘길 많이 해야겠다, 싶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그릇이 아닌 나만의 경험과 생각을 넣어서. 카피를 하다 보니, 짧고 뒤집는 이런 그릇일 텐데, 그릇에 담긴 내용은 사람 사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공감을 일으키고 싶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러고 싶다.

“세상에 정답이 하나뿐인 문제는 없다.
정답은 하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p.35)

블로그나 트위터에 재미 들인 것 같다.

블로그(http://blog.yes24.com/cwjccwjc)는 좀 됐는데, 트위터(http://twitter.com/cwjccwjc)는 초보다. 트위터는 아직 잘 모르겠다. 경험하는 중이다. 블로그는 방문자 수에 상관없이 연재하면 되는데, 누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얘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댓글이 달리면 가능하면 답글을 달려고 노력한다.

블로그에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매일 하나 꼴로 포스팅 하려고 노력하니까, 그게 역이면 책이 되기도 하고. 블로그는 2년 정도 됐다. 머리 회전이 잘 될 때는 몇 개씩 써놓기도 하고, 안 떠오를 때 있으니까, 하루에 하나 꼴이지. 좀 일찍 출근하는 편인데, 6시부터 9시까지 조용하고, 팀원들도 출근 안 할 때라, 글 쓰는 시간으로 주로 활용한다. 그 시간이 능률적이다. 세 시간에 할 일 다 하고 나머지는 놀기도 하고. (웃음)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다. 욕심과 미련을 절반으로 덜어내면 행복해지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욕심과 미련에 치여서 실제로 갖고 있는 것을 못 본다. 책에도 썼지만, 자기의 욕심과 미련을 덜어내는 습관이 행복인 것 같다. 뭔가 지금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지금 그 자리에서 행복해지는 법. 물론 쉬운 건 아니지. (웃음) 
내가 법정스님처럼 무소유는 아니지만, (웃음)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실천하려고 한다. 뭣보다 책에 쓴 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족쇄를 만든 거지. 내 자신을 다독거리고 그런 길을 만들어 버리는 효과가 있다.  

“(행복) 위를 한 번 볼 때 아래를 두 번 보는 것.
즉 욕심을 절반으로 덜어내는 것.
뒤를 한 번 볼 때 앞을 두 번 보는 것.
즉 미련을 절반으로 덜어내는 것.”(p.235)

학창시절에 두 개 중 하나였을 것 같다. (모)범생이었나, (양)아치였나.
굉장히 모범생이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아니 대학 1학년 1학기까지.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 경제학과에 갔는데, 실은 국어국문학과에 가고 싶었다. 형이 국문과였는데, 아들 둘이 있는데, 선비 집안도 아니고 왜 둘 다 국문과냐 그래서, 경제학을 택했다. 헌데 경제학이 수학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래서 1학년 2학기부터 놔 버렸다. (웃음) 딴 짓을 많이 했다. 모범생에서 벗어나는. 국문학과, 사학과, 신방과 등의 수업을 주로 듣고, 소설 쓴다고 처박혀 있고, 학교 내에서 문학상도 받고.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우연히 카피라이터 됐다. 카피는 모르겠는데, 라이터는 글 쓰는 거라서. 운 좋게 합격해서 첫 직업이 됐고, 지금까지 하게 된 거다. 

요즘 미쳐있는 건 뭔가.

대부분 그렇듯이 월드컵. 정확하게는 월드컵보다 박주영. 그 친구가 좋다. 그래서 축구가 좋고. 스포츠를 좋아한다. 야구는 타이거즈를 좋아하고. 그게 아니면 인터넷 서핑하고 글 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계속 글을 쓰면서 책을 쓰기 위해서 공상이나 상상도 많이 하고. 퇴근 시간 되면 술 마시고. (웃음) 

“(미치다) 정신이 머리 밖으로 나가다.
정신이 나간 그 빈자리에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들어오다.

즉 제 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마는 초인간적인 상태.
…내 머리가 돌처럼 굳었다면 좀 더 미쳐야 한다.
일에 미치든 사랑에 미치든.”(pp.18~19)

단문을 좋아하는 것 같다.

카피라이터는 문장을 요약압축하고 짧은 공간에 의미를 담는 훈련을 많이 한다. 내 생각을 전하는 것도 짧고 재밌으면서 울림 잇는 글을 좋아한다. 당분간은 짧은 글, 단문 위주로 글을 계속 쓸 것 같다. 하다 보면 다른 기회도 생기겠지. 요즘 한 경제지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약간 긴 수필도 쓸 기회도 생기고 있다. 당분간은, 내 캐릭터에 대해 사람들이 ‘아, 그래’ 할 때까지 단문에 포커스를 두고 글을 쓸 생각이다. 나이를 더 먹고 인생을 더 알게 되면 긴 글도 써볼 생각이다.


‘카피라이터로 살아가기’, 어떤가.

무지하게 재밌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직업적으로 약만 팔거나 집만 팔고 옷만 파는데, 카피라이터는 약 팔고 집 팔고 옷 팔고 다 할 수 있거든. 세상 모든 직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직업이다. 지루할 틈이 없다. 늘 새로운 제품을 만나야 하고 어떻게 새롭게 얘기할까 고민한다. 가장 큰 매력이 새로움이다. 맨 앞에 서서 창조하는 직업이라 재밌고, 지루하지 않다. 가장 불행한 것은 정말 많은 카피를 쓰지만, 내 이름으로 된 건 하나도 없다는 거다. 광고의 이름, 광고주(회사)의 이름으로만. (웃음)

119개 단어 중 정철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단어는?

사람들이 재밌어 했던 것이 미치다 였는데, 나는 쓰면서 재밌었던 것이 낙엽이었다. 약간의 말장난일 수 있는데, 세트로 만들었더니 재밌더라. 희망이라는 코드로 엮었고. 그 단어가 재밌었고. 그렇게 발상 했다는 것, 통일감 있게 정리했다는 것. 그런 것들이 내 색깔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낙엽) 나무에게 버림받아 힘없이 추락하는 생명. 그러나 추락하는 순간 자유를 얻어, 바람의 손을 잡고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화려한 부활, 추락 다음에 오는 단어가 절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늦가을의 희망.

관련용어 : 1. 낙타 2. 낙지 3. 낙인 4. 낙서”(pp.352~353)

이번 월드컵 축구에 대한 정철식 불법생각은 뭔가. 꼭 한국팀 아니라도 된다.

그건, 개그맨한테 웃겨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웃음) 책에서도 3할을 얘기했는데, 카피라이터가 3할 치면 잘 치는 거다.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썼다고 해서 9할이나 10할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게 3할은 카피 쓸 때도 그렇지만,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낙심하고 있는데, 3할을 생각하면 아직 괜찮은 경우가 많다. 중요한 단어다. 3할. 야구 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3할, 나를 응원하는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예스24 채널예스 기고원문]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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