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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4.18 4월의 비극에서 생각하는 세계 by 스윙보이
  2. 2006.12.08 '착한' 미디어를 꿈꾸다 by 스윙보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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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버지니아텍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멀리 미국에서 날아온 이 비극은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 세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만든다.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 그이지만, 어떤 이유로든 그에게 총을 쥐게끔 만든 어떤 세계가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 세계에 발 딛고 있는 우리 또한 자유롭지 않으리라. 너무나도 쉽게 한 사람을 재단하고 질타하는 것은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처사다.

4월은 그렇게 잔인하다. 8여년 전 벌어진 콜롬바인 고교의 비극 또한 4월이었음을 되새긴다. 지난 1999년 4월 20일 미 콜로라도주 콜롬바인 고교, 13명이 총기난사에 의해 운명을 달리했었던. 거듭된 비극에도 미국은, 아니 세계는 깨우침과 무관한 듯하다. 그저 이 세계의 밥그릇 좀더 많이 차지하고자 발악하고, 패권국입네, 국익입네, 하면서 몽상에 빠진 국가나 양반들에게 세상은 그저 잘 차려놓은 밥상에 불과하다. 악화를 양화라고 믿고, 테러와 전쟁을 아전인수격으로 구획짓는 세계의 비극.

4월을 '잔인한 달'로 각인시켰던 T.S.엘리엇은 혹시 예언가 아닐까? <황무지>를 다시 읊조린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어느 수필가도 만물이 자기 피부를 찢으며 소생하는 계절, 그 울음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며 그 '잔인한 4월'의 유래를 설명했다. 딥퍼플은 'April'이란 노래를 통해 잔인한 4월을 노래하기도 했다. 4년 전 만우절, 허풍선이 남작이 활개치는 그 날, '거짓말 같은 죽음'으로 세상과 이별한 '장국영'과 13년 전 한꺼번에 타버린 '커트 코베인'도 누군가에겐 어쩌면 4월의 잔인함을 심화하는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내 얘긴가...^^;;;

버지니아텍의 비극을 접하고선, 자연스레 떠오른 영화 두편. 미국의 총기소유 허용에 대해 메스를 들이댄 마이클 무어의 < 볼링 포 콜롬바인 >, 너무도 화창한 가을하늘과 총기난사의 현장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비극을 더욱 심화했던 구스 반 산트의 < 엘리펀트 >. 이 비극 또한 우리 시대의 역설이 아닌가도 싶다. '문명은 진화하지만, 비극은 더 커지고 있는.' 더 많은 4월의 비극을 담다간 심장이 견뎌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 눈먼 자들의 도시 > < 눈뜬 자들의 도시 >를 샀다. 두 책의 저자, '주제 사라마구'는 눈을 떠도 희망은 보이질 않는 시대를, 그 어느 도시에 빗대어 말했나보다. 그는 말한다. "신의 가호를 빌어봐야 소용없소, 원래 신은 날 때부터 귀머거리거든." < 아일랜드 >에서도 신은 능멸당한다. "신은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것을 두 손 모아 기도할 때 이것을 무시하는 작자"라며.

신의 있고 없고를 떠나, 믿음의 여부를 떠나 중요한 것은 신이 아니다. 비극을 감내하고 치유할 수 있는 건, 결국 세상에 발붙이고 있는 우리들이 해야 할 몫이 아닐까 싶다. 총기를 들고 난사했던 사람의 국적이나 인종, 민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비극을 애도하며, 비극의 도미노를 막을 수 있도록 이 세계에 발딛고 있는 우리들이 연대하는 일. 부디 다른 나라,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무감하지 않기를.


비극은 심화되고 파국은 점점 다가온다. 세계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겠나. 많은 미디어들이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막지는 못할망정 되레 이를 부추기는 것 또한 비극이다. 세상이 극도로 나빠지는 것은 막는 것, '착한' 미디어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지 않을까.


다시 한번 버지니아텍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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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윙보이

'착한' 미디어!


요즘 나의 화두 중 하나다. 뭐 비루하고 팍팍한 일상과는 별개로..^^;;;


과연 그게 무얼까. 나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 또한 여전하다. 알다시피, 우리 시대의 (대다수) 미디어는 이미 타락했다. 자본과 아삼육 되어 짝짜꿍하고 있다. 그리고 자가증식까지 꾀한다. 미디어는 그저 신자유주의의 선전도구이자, 깔창으로서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들은 각자 '진실'을 부르짖고 있으나, 그 '진실'이란 이미 재건축된 구조물 아니던가. "어떻게 미디어가 그래요"하고 하소연 해봤자, "됐어 됐어 이제 그런 헛소리는 됐어"라는 메아리만 돌아올 뿐이다.


미디어는 사실 인공적인 건조물이다. 리얼리티를 다시 건설하는 것처럼 가장한 매우 교묘한 속임수의 한 형태일 수 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그래서 이렇게도 말했다. "미디어는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며 의식을 교란시킨다. 그러나 문제는, 사실 우리가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디어의 죽음을 얘기해야 하나? 원하건, 그렇지 않건, 내가 발 붙이고 있는 이 세계에서 미디어의 영역으로부터 벗어나 있기엔 어지간해선 어렵다. 싫으나 좋으나 온 사방이 미디어로 둘러싸여 있는 마당이다. 그렇다면 '죽음'을 논하기도 어렵지 않은가. 그저 부패? 타락? 추락? 발효?


나는 그럼에도 아직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다. 미디어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알려지지 않은 세상의 진실 한 부분을 발굴하고 알리는 것이라 믿고 있다, 아니 믿고 싶다. 세계를 더욱 슬픈 곳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미디어지만, 역으로 덜 슬픈 세계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도 미디어라는 사실 역시.


지난 3월 56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보스니아 사태 당시 성폭행당한 여성들의 고통을 다룬 <그르바비차>의 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간절히 소망한다. 보스니아는 이제 서구 미디어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보스니아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강간 피해자들은 보스니아에서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한다. 사회생활의 최저단계에 놓여 있으며, 한달에 정부로부터 겨우 15유로를 받으며 살아간다. 내 영화가 많은 시선을 끌어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기만 빈다."


나는 그렇지만 여전히 미온적이다. 사실 나는 '착한' 세상을, 이상적인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을 가지라고? 하쿠나마타타라고? 괜찮아, 잘 될거야~라고? 글쎄, 더 이상 나빠지거나 더 최악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다행이다. <망종>의 장률 감독은 그래서 자신이 영화를 찍는 목적을 "세상이 극도로 나빠지는 것은 막자는 생각과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착한' 미디어다. 세상이 점점 수렁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어떤 이야기 혹은 연대. 지금 인터넷에선, 블로고스피어에선 수많은 세헤라자데가 활개 치고 있다. 누구나 '나, 미디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다. 물론 미디어가 아니라도 그만이다. 개인의 자유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말하는 대상은 스스로 '미디어'라고 정체성을 갖고 있거나, 갖고 싶은 사람들이다. 지금 이 시대의 미디어는 아무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만들 수 없는 것이 또한 미디어다. 미디어는 사용 주체에 따라 악도, 선도 될 수 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다스 베이더 사이.


'착한' 미디어를 떠올린 것은  최근의 몇몇 사례를 미디어를 통해 접하면서다. '착한' 커피, '착한' 옷. 대수롭지 않게 일상 속에서 접하는 이들의 이면을 혹 생각해 본 적 있는가. 2002년 월드컵 당시 FIFA 축구공을 만드는 아시아 어린이들의 얘기를 접한 것은 충격이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하고 축구공 하나를 만들어도 고사리손에 돌아가는 몫은 채 우리 돈 100원조차 되지 않았던, 유독물질에 눈이 멀기도 하던 현실. '세계인의 축제'라는 레토릭 뒤에 가려진 충격적인 사실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마셨던 커피 역시. 빈민국의 어른은 물론 아동 노동 착취와 형편 없이 낮은 임금으로 폭리를 취하는 기업들과 이를 알지 못한 채 마시는 소비자들. 그래서 국제공정거래규정을 지키 재배하고 거래한 커피원두로 만든 커피, '착한' 커피.
☞ 착한 커피를 가까이 하는 방법


또한 이른바 '가난한'(이 기준도 나는 아직 불만이지만..-.-;;) 아시아 국가에서 태어나 가난을 대물림해가며 살아온 이들에게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주고 옷을 사자는 '착한' 옷.
☞ 누비라, 착한 옷!


'착한'커피, '착한'옷, 모두 '공정무역'과 관계된 것이다. 경제활동으로 제3세계 빈곤문제를 해결하려는 사 회적 기업·소비 운동. 이를 곧 '희망무역'이라고도 부르고 있었다.
☞ 공정무역 아시아 여성포럼


공정거래의 기준
공정무역운동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공정거래

1. 각 국의 경제사정을 고려한 공정 임금의 지불

2. 피고용인의 자아개발을 위한 기회 제공

3.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구직 기회 제공

4.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관행의 수립

5. 공공 책임의 수용

6. 장기적인 안목의 거래관계 수립

7. 각국의 사회적 환경에 적합한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

8.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재정적, 기술적 지원 제공

8. 아동노동력을 착취하지 않는 환경의 확보 /시민행동


이들의 기준은 이렇다. '착한'커피, '착한'옷, 그리고 '착한'사람들. 이런 움직임이 바로 '지속 가능한 사회(세계)'를 위한 움직임이며 연대이다.


이런 과정에서 나는 '착한' 미디어를 보고 싶었고 꿈꾸고 있다. 나는 내가 밟고 있는 이 세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미디어는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른바 '매스 미디어' '거대 미디어'들의 전횡은 사람들의 의식을 집어삼키고 있다.


과연 그런 거대 조직 아닌 자유로운 (1인)미디어는 부패 위험에 처한 미디어를 위한 방부제가, 타락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디어를 위한 백신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한 '착한' 미디어는 사실 어떻게 보면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다. 미디어의 타락을 거부하는 다짐 혹은 몸짓이다. 세상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길 바라는 브레이크 역할 같은 것. 그렇지만 '지속 가능한 미디어'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사실 '착한' 미디어가 도저하게 견고하고 거대한 이 세상의 체계와 그로부터 파생된 혹독한 현실을 변혁하는데 어느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을지는 나는 자신할 수 없다. 다만, 우리가 발 붙이고 있는 이 세계의 가혹함과 절망을 공유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민하려는 진지한 시선과 함께 작은 씨앗을 뿌려보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소수일지라도 읽는 이,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그저 바람으로만 가져볼 뿐이다.


혹시 당신이 생각을 나누길 원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착한' 미디어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저 공정거래의 기준처럼 우리도 '착한' 미디어를 위해 아이디어를 내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나는 '착한' 미디어를 위해 하나를 제안한다.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만들 때 그것이 어떤 소수자들에게 아픔을 주게 될는지를 먼저 생각하자. 나는 착한 미디어를 향한 발걸음을 이렇게 떼어본다.  


이제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


다만, '착한'이라는 수식어에 짓눌리지 말 것. 나는 '착한'이라는 말에 어떤 정의도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통념으로 알고 있는 '착한'이라는 개념에만 매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론 발칙하고 발랄한 엉뚱한 '착한'이 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야기도 가능하다. '착한'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이 야만의 환멸의 세상을 견디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한 법이다. 불가해한 존재를 믿고, 요정을 불러내는 그런 상상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말한다. "나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상상력과 희망으로 버티어낼 수 있었다. 나에게 상상은 도피가 아니다. 진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착한'에 대해 무한한 상상력을. 그리고 그 '착한' 상상력에 경배를.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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