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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1 언젠가 세상은, 야구가 될 것이다! by 스윙보이

세상에서 가장 알흠다운 밤.
세상에서 가장 알흠다운 야구공.

10회초 연장돌입.
원아웃, 주자는 1·2루, 원 스트라이크 원 볼. 3구 낮은 볼.
나는 주저함 없이 함성을 질렀다. 공이 내게로 날아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알흠다운 야구공에 대한 민훈기 기자의 해설은 이랬다.  

둥근 공과 둥근 방망이가 만나는 7mm 지점의 찰나의 접촉.
그리고 순간 180도 방향을 선회한 무게 148g의 하얀 공은 잠실벌 밤하늘을 100여 미터를 날아가 좌측 관중석에 꽂혔습니다.


의심스러웠다. 정녕 저 공이 나를 향해?
그렇다. 나는 좌측 관중석(3루 외야)에 앉아 있었고,
우리 돼호(이대호)가 걷어올린 공이 회전을 먹으며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아, 저거 넘을까 아닐까, 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바라보고 있던 백구는,
살짝 펜스를 넘겼다. 내 눈 앞에서 불과 10~15m 앞 지점에 툭 떨어졌다.
모든 것은 믿을 수 없게 일어났다.


어제의 명승부, 오늘은 팽팽한 투수전.
이렇게 멋진 게임을 보여주다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져도 좋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런 일이!

눈물이 났다. 폭풍 야구란 이런 것이다.
이렇게 알흠다운 밤이라니. 이렇게 알흠다운 야구라니.
이렇게 알흠다운 야구공이라니. 이렇게 알흠다운 이대호라니.

내 생애,
그렇게 공을 뚫어져라 쳐다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절박하게 백구가 펜스를 넘어가길 바란 적이 있었을까.

'레알' 야구가 가을을 깊게 만든다.
그것은 오르가슴으로 충만한 섹스 같다.
누군가를 절박하게 사랑하는 것, 완전 연소하는 것과 같다.


어제도 말했지만, 한 팀을 응원하는 건 그런 거다.
김어준 총수의 연애론 일부를 빌어 약간 변용하자면,
두근대는 기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긴장, 사랑하고 사랑 받고 있단 포만, 뜻대로 안 될 때의 탄식, 똥줄과 감탄을 오가는 시소, 격하게 응원하고 소리치는 격동. 그 모든 것을 오감으로 누리는 거다. 그 외는 다 잡소리.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떼자얀츠 빠돌이 준수는 "올 가을 세상은 야구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자, 당신은 "세상은 OO가 될 것이다"에, 어떤 말을 넣고 싶은가. 
 
P.S.
잠실 옆 신천은 어제 노떼 세상이었다. 광란의 밤은 짧고, 숙취의 낮은 길다. 하악하악. 힘들어. 이게 다, 노떼 때문이다. 베어스 팬들에겐 미안하지만, 이젠 3차전에서 끝내자. 서로 힘 빼지 말고.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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