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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5 프로레슬러 김남훈, 세 번째 만남 by 스윙보이

아마, 내 기억으론 세 번째 만남이었다. 김남훈.
그는 현직 프로레슬러이면서 UFC 격투기 해설가이기도 하고, 작가이자 인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스위트 롤'의 경영진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블로거뉴스를 만지작거릴 때였다. 
그는 블로거 기자로 찾아왔다. 유쾌하고 호방한 사내였다. 겉모습은 프로레슬러다웠으나, 그의 글이나 결은 프로레슬러라는 편견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던 기억. 아마, 그의 첫 글은 김 일 선생님에 애절한 사모곡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름대로 같은 또래고 죽이 맞아 큰 웃음을 터트리며 서로를 나누기도 했다.  

아주 열심히 그는 활동했고, 에너지가 넘쳤다. 
내가 그곳을 그만두면서, 더 이상 연락은 되질 않았는데, 그는 에너지 넘치는 그의 글과 활동만큼이나 더 반경을 뻗어나갔다. UFC 격투기 해설가가 됐고, 지난 연말에는 책을 냈다. 중간에 하반신 마비가 되는 큰 사고가 있었지만, 그는 식상한 단어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를 이겨내고 다시 무대에 올랐다.

지난 연말, 그가 경영진으로 있다는 스위트 롤의 홍대점에서 다시 만났다.
참 오랜만. 그는 여전했고, 좀 더 깊어진 듯싶었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인식하라"는 말은, 어쩌면 프로레슬러(에 대한 편견)답지 않은 말이라고 여길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것이 김남훈이라는 프로레슬러의 진면목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렴,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 청춘을 위해 끊임없이 뭔가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그는 낭만 레슬러거든, 불굴의 레슬러거든. KBS2 <세 번의 만남>(매일 싸우는 남자, 낭만레슬러 김남훈)을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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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아, 너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라!
『청춘 매뉴얼 제작소』 김남훈


김남훈. 프로레슬러 혹은 UFC 격투기 해설가로 알려진, 그가 자신을 포함한 청춘을 위해 ‘탄자니아 백드롭(Tanzania Backdrop)’을 날렸다. 탄자니아 백드롭은 그의 필살기로서, 레슬링 경기장이 아닌 종이 위에 그것을 펼쳤다. 맞다, 책이다. 『청춘매뉴얼 제작소』(김남훈 지음|해냄 펴냄)

청춘들이 관심을 쏟는다. 김남훈을 호명했다. 레슬링 무대가 아닌, 차 한 잔 나누자고. 이에 지난해 12월21일, 서울 홍대부근의 스위트롤, 김남훈이 화답했다. 청춘아, 오라. 파이터끼리 한 번 붙자. 세밑을 앞둔 그날, 이 자리에 모인 청춘들이 청춘을 말하고 고민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꿈을 생각하게 해 주다

김남훈이 먼저 물었다. 책을 읽어보니 어떤가. 독자들 반응이 궁금한 것은 저자로서 당연지사. 한 독자가 냉큼 답한다. “제목이 와 닿았다.” 취업에만 중심을 둘 수밖에 없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겐, 꿈과 현실이 별개인 상황, “꿈을 생각하게 해 줘서 고마웠다.”

아, 이만한 상찬이 있을라고. 꿈이 사라진 시대에 꿈을 다시 불러내다니. 김남훈은 ‘꿈 부르미’? 사실, 처음엔 제목을 ‘청춘매뉴얼’로 하려고 했단다. 좀 더 다양한 범주에서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제작소’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제작소’가 먹혔나 보다. “그 말이 와 닿았다.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줬다.”

책이 독자에게 불어넣은 기운도 있다. 지금 시대, 직장만 가지면 행복 시작, 불행 끝처럼 말한다. 허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잇따른 경쟁도 있고, 갈수록 힘이 든다. “책을 보면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에서 받은 기운을 계속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자도 동의한다. 우리나라에선,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공부도 수능을 위한 것만 한다. 그러니, 자신이 뭘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이 있을 수가 없다. 저자도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프로레슬링, 일본어 등을 통해서 자아각성이 됐다. 일본의 모터바이크 잡지를 읽고 싶어서 일본어를 공부한 것이, 처음으로 하고 싶어서 한 공부였다. 내가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 시간을 들이면 더 긍정적으로 나온다. 그걸 이십대 중반에야 알았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탑건>에서 탐 크루즈가 탄 오토바이 있는데, 거기에 꽂혀서 아르바이트해서 똑같은 중고 오토바이를 사기도 했다. (웃음) 그 오토바이 기사를 읽고 싶었는데, 일본어를 공부한 뒤 펼쳐보니까, 머리에 쏙쏙 들어오더라.”

그러니까, 그에게 학교는 시험을 위한 공부만 하는 장소가 아니다. “사람들이 협동하고 의지하며 믿으면서, 엄격하고 자애로운 선생님을 만나 공통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것. 그걸 학교 다닐 때 해야 하지 않나.”

김남훈, 나 이런 사람이야

자신과 가진 고민과 비슷해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온 독자도 있다. 김남훈, 어떻게 생겨 먹은 사람이야?


“이렇게 생긴 작가, 처음이지? (웃음) 많은 사람들이 가진 작가 이미지라면, 얇은 바디라인, 창백한 얼굴, 개화기 인텔리 청년처럼 각혈하고. (웃음) 작가 치곤 너무 크지? 여기 있는 독자들도 궁금하다. (한 사람을 찍으며) 직장생활은 얼마나?”

영화나 영상 분야에서 일하고 싶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은 한 독자는, 돈(현실)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도움이나 조언을 받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

김남훈, 악마의 변호사(devil’s advocate) 채용(?)을 권한다. 키아노 리브스와 알 파치노가 주연한 영화 제목이 아니다. 즉,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말하는 사람. 추기경을 임명할 때, 문제점을 지적하고 트집 잡고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 추기경이 되기 위해선 이를 논리적으로 논박해야 한다. 저자의 추가 설명.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있으면 속으로 악마의 변호사를 채용해보면 좋다. 가상의 캐릭터가 자신을 공격하면서 자문자답하면서 답을 뽑아내도록.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스스로 데블스 애드버킷을 고용해, 심장이 진짜 뛰는 일인지 물어야 한다.”

그도 그랬다. 프로레슬러가 좋아서 스물여덟에 데뷔했다. 당시 회사원. 그라고 고민이 없었을까. 많았다. 허나, 그는 택했다. 무조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게 아니다. 꿈을 이루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있다면 반대편에는 고통과 어려움이 있다. 그렇게 인생은 플러스-마이너스. 스스로는 그것을 확인해야 한다. 무엇이 내겐 중요한 것인가. 집의 평수, 자동차 배기량이 중요한가, 아니면 내 안의 자유를 갖는 것이 중요한가.

“난 지금도 레슬링이 정말로 재미있다. 남을 때리고 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TV를 통해서 그걸 알려주고픈 욕망이 있다. 충분히 고민하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선. 1장짜리 기획서를 써보란다. 상세내역 예산과 일정 등. 물론 대략이다, 그야말로 아주 대략. 그것을 통해 1년 뒤 내가 얼마만큼 내 꿈을 위해 썼는지 확인해보란다. 물론, 그가 하고 있는 방식이다.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런 작업을 할 때는 되도록 문서화하는 것이 좋다. 머리로만 고민하는 것은 휘발성이라서, 결과는 물론 결론까지 가는 고민의 과정이 저장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현 상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리해서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다.”(p.238)

그렇다면 프로레슬러 10년, 그는 완전 만족할까. 마냥 그렇진 않다. 꿈이 이뤄졌다는 느낌과 함께 한계도 느낀다. 레슬러는 됐지만, 표도르, 크로캅처럼 되지는 못할 거라는. 달콤하면서 씁쓸한, 복합적인 느낌. 허나, 데뷔 때의 장면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2001년 9월28일, 2만 명의 관중, 그 함성과 무대. 죽을 때까지 갖고 갈 무엇. 당신은 어떤 가슴 벅찬 설렘을 갖고 있는가. 물론, 나는 그것이 사랑이고, 앞으로도 사랑이면 좋겠다!

사회생활을 할 나이가 됐다는 독자. 사업에도 약간 발을 디딘 상태나, 두려움과 걱정도 있다. 망하면 어쩌나. 김남훈 왈. “내 경험상, 두 번은 망해도 괜찮다. (웃음)” 다만, 그 고민과 결정을 꼭 기록해 놓으란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방법은 일기다. 메모가 똑같은 문제의 추가 발생을 저지한다.

그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2005년경, 링에서 떨어져 6개월 동안 누워있었던 때였다. 한 달을 자포자기 상태로 있었다. 앞으로 천장만 보고 살아야 하는 건가 싶고. 그런 그를 일으킨 것은, 종일 그의 손을 잡고 계신 부모도 있었지만, 또 하나 햄버거였다. 그것도 따듯한, 매장에서 먹는 햄버거. 그것을 위해 계획을 짜고 그림을 그렸다.

“화장실에 가고 쇠문까지 가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굴러서 가고, 이어 벽에 손 짚고 가고, 몇 달 그렇게 해서 엘리베이터까지 갔다. 그렇게 5~6개월이 지났다. 새벽 첫 지하철을 타고 가서 햄버거를 먹는 계획을 세웠다. 왜 첫 차였느냐면, 다리에 힘이 없어서다. 다른 사람이 툭 치면 넘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강남역에 아침 7시경 도착했다. 가게가 열 때까지 기다렸다가 햄버거 세트를 시켰다. 쟁반을 들려니 힘이 없는 거다. 일하는 사람에게 몸이 약해서 못 들겠다고 부탁했다. (웃음) 처음엔 나를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더니 상태가 안 좋다는 걸 인지하고 갖다 주더라. 손의 따뜻한 감촉과 햄버거의 식감이 좋아서 눈물이 줄줄 났다. 그 눈물 이후 다시 걷게 됐다. 소중한 사람이 있으니 걸어야겠다. 원하는 것이 있으니 걸어야겠다. 단계별로 그렇게 목표를 세웠다. 그때가 힘들었고, 내 삶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때였다.”

역시나 기획이다. 저자는 우선 화장실부터, 기어서, 그리고 서서 간다, 엘리베이터, 지상 1층, 지하철역, 그런 식으로 하나씩 목표를 세운 거다. 그 결과,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거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의 인생도 사랑하라. 그래야 공평하다. 무엇보다도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인 청춘을 시작부터 좀비로 걷는다는 것은 너무 찌질하지 않은가.”(p.146)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인식하라


혹시 묻는다. 책에 쓰지 못한 이야기가 있나? 말하자면, 비하인드 스토리. 함께 하고 있던 편집자, “정치적인 발언이 많았다. 거의 걷어냈고, 지금도 약간 남아 있다.” 김남훈의 추가 설명이다. “정치적이라기보다 누구나 정치에 대해 얘기할 수 있잖나. 다만 시대가 흉흉해서. (웃음) 정치적인 색깔을 갖고 나온 책도 아니고, 톤다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빼고 바꿨다. 2011년에는 ‘30대 청춘연장전’이라는 책도 써 볼까?”

아니면 이런 콘텐츠도 생각한단다. 남자의 실체를 드러내는 폭로서. “남자의 공적이 되면, 여자의 품으로. 받아줘, 아잉~” 독자들과의 만남이 즐거운 건 사실이다. 자신의 콘텐츠에 대해 시간과 돈을 들인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작가로서는 고맙고 행복하다.

이번 책, 약간의 ‘삑살이’도 있었다. 20대 남자가 메인 타깃이었다. 하지만, 반응이 가장 없다. 20대 여자들 반응이 제일 좋고. 나름 분석 들어간다. “20대 남자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군대 가고, 갔다 오면 게임 외에는 문화생활을 안 하고. 반면 여자는 사회적인 핸디캡에 민감하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차별도 받고 그러다보니, 좀 더 도전적으로 책을 읽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독한 년이 되라. 나쁜 년이 되라. 한국에서 여자로 태어나는 일은 전사의 심장을 필요로 한다는 말이다. 당신들은 싸우기 위해 태어났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하는 것은 수컷들이 아니라 바로 여자들이다.”(p.76)

한편으로 책을 읽는다는 건, 불안감의 해소라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단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불안감을 해소하자는 것. “좋은 것 같진 않으나,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

청춘에게, 자신에 대한 다짐일 수도 있는 말을, 저자는 건넨다. 우선, 계속적인 대조확인 작업. 토마호크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중에도 계속 타깃을 체크하듯, 삶에 대해 의문을 갖고 답을 구하려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는 것.

또 하나, 억눌리지 마라. 지금 20대가 패기 없고 의지 없어 보인다고? No. 그건 어쩌면 사회적응을 잘 했다는 뜻. 그만큼 똑똑하고 착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는 것. 물론 이 상황에서 젖어든다면 40~50대에서 재료로만 끝날 수 있음을 명심할 것. “삶에 대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고민해야 한다. 두 손에 짱돌도 들고 영어사전을 들어야 한다. 짱돌만 들면, 실적 없는 30~40대를 맞이할 수 있고, 영어사전만 들면 재미없는 삶이 이어질 수 있다. 두 개 다 들라는 건 굉장히 힘들지만, 반면 2개를 다 들면 가장 강력한 세대가 될 수 있다.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라는 얘기다.”

“심장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있어야만 비로소 사람은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감은 내가 생각하고 고민하고 판단하는 일에서 가장 최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논리적, 감성적 근거를 제시한다.”(p.189)

“기성세대는, 아니 기득권은 잉여 인간을 원한다.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하지만 현실에만 안주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속으론 얼마나 기뻐할까?… 그래서 젊은이들이 한쪽 손에 짱돌을 들어야 하는 것이다. 진짜 삶을 살기 위해서 말이다.”(p.63)

이것은, 사회 비판 의식과도 연결된다. 눈앞의 현실을 넘기도 힘든데, 그런 의식까지 갖기 힘들지 않느냐고? 아니. 김남훈의 ‘사회 비판 의식’에 대한 해석.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 대한 인식. 20대 때 이를 갖추지 않으면, 30대 때라고 갖출 수 있을 리 없단다.

그래, 두리반. 홍대 부근에 있는 철거 위기의 음식점, 두리반. 못 들어봤다고? 그럼, 지금부터라도 자초지종을 찾아보라. “법에 의하면 (철거비용으로) 300만원만 주면 된다는데, 나도 자영업 해서 안다. 그 돈으로 뭘 하라는 거냐. 웃긴 건, 대기업과 건설사의 권리는 법으로 정해져 있고, 세입자 권리는 시의회 조례로 돼 있다. 붙으면 뭐가 이기겠나. 그런 시스템에 의문을 갖는 게 비판적인 시각이고, 연약한 존재에 대한 마음이다.” 

“스펙 경쟁에 매몰되어 정치, 사회에는 완전히 관심을 놓은 채 눈뜬장님처럼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정답일지 고민해야 한다. 무관심과 무관심이 주는 안도감에 취하면 자신이 노예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언젠가 손쉽게 교환 가능한 ‘인재(人材)’가 될 뿐이다. 기업들이 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사람 재료, 즉 ‘인재(人材)’말이다.”(p.128)

약자의 심정에 대한 이해. 그것은 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노력이 필요하다. 강자의 심정에는 본능적으로 따라간다. “‘슈퍼스타 K’(슈스케)를 생각해보라. 응시자들의 심정에서 봤나, 아니면 심사위원의 독설을 보면서, 나도 저 자리에 있었으면 하고 힘에 대한 동경을 갖지 않았는지. 슈스케는 잘 만들고 사악한 프로그램이다. (웃음) 은근히 그런 부분이 있다. 큰 존재와 강한 존재에 대해서는 이해가 필요 없다. 그러나 연약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에 대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것은 연습이 필요하다.”

“힘 있는 사람, 돈 많은 사람, 예쁜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간단하고 쉽다. 진짜 멋있는 사람은 성별, 지위 고하, 연령 불문하고 상대방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의 인격에 호감을 표한다.”(p.69)

생각해보라, 다른 세상도 가능하다


이에 한 독자가 묻는다. “누구나 강자가 될 순 없는데, 어떤 것이 강자인가.” 저자의 화답. “강약의 구조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사회시스템에 어디서는 약자, 어디서는 강자가 될 수 있다. 강자 약자 구분을 떠나, 사람은 사람답게 살면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약자의 심정을 이해하는 건 노력이 필요하고, 강자도 다른 곳에선 약자가 되기도 한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돈이 사람을 타락시키진 않지만, 돈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는 사람을 타락시킨다.”

오프라 윈프리가 말한 행복을 든다. ‘옷가게에 가서 옷을 사고 친구에게도 사주는 것’. 즉, 베풀 수 있는 것. 그는 돈을 배척하지 않는다. 열심히 돈 버는 것, 좋아한다. 지금 차고 있는 시계를 보여준다. 면세점에서 16만원을 주고 샀는데, 다음으로 오메가를 사는 게 목표란다. 그 다음은 롤렉스. 명품에 매달리자는 게 아니다. 그만큼 자신이 열심히 벌고, 그에 어울리는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싶다는 표현이다. 카드빚으로 사는 게 아니고.

그러니까, 강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남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다. 허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어려운 점도 있음도 인정한다. 워낙 겁박당하는 사회, 불안증폭의 사회에 살고 있으므로.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해야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있어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때 가장 큰 자괴감을 느낀다. 분노는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원초적이면서도 폭발력이 강한 감정 표현이다.”(p.73)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눈을 가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독자도 있다. 현재의 사악한 시스템이 아닌. 김남훈도 고개를 끄덕끄덕. “20대의 많은 선택이 대기업이나 공무원이라는 게 참... 보수 언론 등에선, 우리나라에 왜 스티브 잡스 없냐고 하는데, 하루 10시간 근무시키고, 밤 12시까지 자율학습 시키면서 무슨... 배부르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창의력도 나오지. 스티브 잡스가 우리나라 태어났으면 PC방 주인하지 않았을까. PC방주인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책을 자기 계발서가 아닌 용기를 북돋는 내용으로 간 이유다. 그는 많은 자기개발서는 공포를 파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포를 팔기 싫었다. 용기와 위로를 통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장정일 작가가 그랬다. 아르바이트 하지 말고 가난하게 살아도, 자신의 시간을 더 가지라고. 통용이 안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정답일 수 있다고 본다. 기성세대들이 최대한 돈을 적게 쓰려고 잔머릴 쓰면서 10~20대를 쪽쪽 빨아먹고 있다. 고 이윤기 선생은 인생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뛰어내린 것을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했다. 나는 덧붙이자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뛰어내리는 건 확신이 있어 하는 거다. 떨어지는 건, 못 버텨서일 수도 있다. 떨어지는 것도 어쨌든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소설가 이윤기 선생은 학교라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뛰어내린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이라는 발주처에서 주문을 받아 대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부속품을 만들어서 납품하는 시스템, 그저 어딘가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리라. 그런데 컨베이어벨트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떨어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컨베이어벨트에서 떨어지지 않는 인생도 훌륭한 인생이다.”(pp.98~99)


청춘을 향한, 청춘과 나눈 김남훈의 연말연시 덕담의 테마는 이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라. 청춘매뉴얼, 남이 제작해주지 않는다. 제작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이므로 자신감을 가지되, 자신보다 약한 존재와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세상을 찰지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자발적 죄수나 노예가 아닌 주체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 호기심, 흥분, 활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충만한 느낌을 따라가라. 그리고 기왕이면 누군가를 돕는 길을 택하라. 그러면 나만의 길이 나온다. 조금 에둘러가고 느릿하게 가는 듯해도 나쁘지 않다.”(p.46)

[예스24 채널예스 기고원문]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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