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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혹 소심하게 묻고 싶은 결혼에 대한 어떤 것'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4.30 아주 간혹 소심하게 묻고 싶은, 결혼에 대한 어떤 것 by 스윙보이 (9)

이젠 시간이 좀 흘렀으니, 얘기해볼게.
최근 결혼식 2건을 달렸지. 부산과 영주를 오가면서. 물론 하객으로서.^^ 뭐, 몸이 좀 힘들긴 해도 충분히 축하해주고, 밥도 얌얌. 두 쌍 모두, 행복해 하더군. 암, 그래야지. 이 몸이 친히 갔는데, 행복해하지 않으면 되겠어? 어쨌든, 다녀와서 바로 얘기하긴 좀 미안하더라구. 두 쌍 다 허니문 다녀왔으니, 나도 썰이나 푸는게지. 결혼 못(안)한 싱글남의 푸념이랄까. 푸헐.

김혜리가 만난, 장한나가 재미난 얘기를 하더라.
작년 쯤 독일에서 있었던 일인데, 한 정치인이 결혼에 유효기간을 두자는 주장을 폈대. 그걸 국회에 제출까지 했나봐. 아마. 그 주장이란 게 뭔가하니, 결혼을 딱하면 유효기간을 5년으로 일단 두고, 그 기간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거지. 그러다 5년이 되면, 원하면 갱신을 하고 아니면 그냥 끝내는 거.
이혼 개념을 없애는 거지. 물론, 통과는 안 됐다네. 장한나는 재미있다고 하던데.

나도 재미있었어.
몇명 친구에게 얘길했더니, 그들도 동의 여부를 떠나 재밌어하더라. 어쩌면 그게 합리적이라는 등등. 결혼에 대한 재미난 상상 아냐? 옳고 그름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고. 5년 후의 결혼생활 지속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상상력, 그게 재밌지 않아? 사실 너도 알잖아. 결혼, 그 자체가 이후의 행복을 전적으로 보장해주는 건 아니라는 것. "그들은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는, 이야기를 그만 맺으려는 봉합이지. 이야기꾼으로서의 직무유기 혹은 결혼 신화의 무책임한 전파.

그러면서, 궁금하더라구.
5년, 그 시간은 어떻게 산출된 걸까. 뒤적이다보니, 이런 재미난 기사가 있네. ( ☞ "결혼생활의 고비, 7년 아니라 5년"<英紙> ) 다국적 과학자들이 궁금했대. 결혼생활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가가. 그랬더니, 결혼한지 4년이 지나면 서로에게 싫증이 나기 시작해 결혼 5주년 기념일 직전에 이혼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군. 이 단계를 무사히 넘기면, 평생 해로할 가능성이 커진대. 흠, 독일 정치인의 주장은 이 연구와 관련이 있을까? 그래서 5년을 일단 변곡점으로 삼았을까? 에험, 그건 나도 몰러.^^;

요즘 그런 CF도 있잖아.
김태희랑 김강우가 나와서 러브러브모드 조성하는 카드CF. 은근 프로포즈 하는 건데, 봤지?
'강우'가 그래. "사랑도 할부가 되나?"
'태희'는 반문하지. "뭐?"
'강우'가 다시 말해. "만약에 할 수 있다면 100년 할부로 너랑 살고 싶어서..."
'태희'는 싫지 않은 눈치야. "근데... 너 그런 카드 있어?"
괜히 꼬아보자면, 결혼도 그렇게 할부하면 어때? 할부로 해 놓고 그 기간이 되면, 나머지 정산하거나 계속 할부 지속하는 거, 어때? 미친 소린가? ^^;

요즘 뜨고 있는 TV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뭐 딱히 삘이 꽂히질 않아서, 즐겨보진 않아. 셀리브리티들의 가상결혼. 특정 커플의 알콩달콩 가상 소꼽장난은 몇 번 접했는데, 엔터테인먼트로서 재미난 것도 있더라. 실제로 그들의 가상행각을 보고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구. 삐딱선을 타자면, 결혼과 출산을 적극 장려하는 국가시책 맞춤형 프로그램 같애. 뭐, 그랬든말든 상관은 없다만, 전반적으로 TV, 특히 지상파는 '보편성'을 명분으로 보수적인 가치에 포박된 매체가 아닌가 싶어. 물론 그렇지않은 프로그램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그래. '모든 것에 두루 미치거나 통하는 성질'이라는 '보편성'의 뜻을 감안하면, 그 명분은 좀 아니긴 하지? 물론 좀더 엄밀하자면, 보수적인 가치라기보다는 '자본과 직결될 시청률'이 더 정확하지. 그래서 아쉽다면, 다양한 삶에 대한 지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지. ( ☞‘무조건 결혼’ 외치는 텔레비전 )

그런 면에서 영화는, 좀더 자유롭긴해.
어쩔 수 없는 매체의 차이일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개봉 예정인 두 편의 영화를 들자면, 우선 이건 어떤가. 다부일처.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영화의 재밌는 간략 소개를 인용하자면. "남편 둘을 거느린 호사스런(?) 여자 이야기다. 남편들은 원톱을 차지하겠다고 아옹다옹이나, 정작 감독 지휘봉을 든 아내는 투톱 시스템에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아니, 스리톱도 가능하다고 한술 더 뜬다. 결혼만 하면 인아(손예진)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첫 번째 남편 덕훈(김주혁). “사랑은 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배로 불어나는 것”이라는 아내의 자유연애론 앞에서 쓰러지고, “그런 인아를 이해할 수 있다”며 세컨드를 자청한 재경(주상욱)의 갑작스런 등장에 코피 흘린다."☞ 다부일처는 안 되나요?

그리고, 하나 더 경순 감독의 <쇼킹 패밀리>.
역시 소개하자면, "가족 안에서 딸, 며느리, 엄마라는 역할만을 강요당한 채 상실되어가는 자아를 고민하고, 비로소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아가는 20대 세영, 30대 경은, 40대 경순의 시선을 통해 우리사회의 ‘가족’과 ‘혈연중심 가족주의’의 속내를 파헤치는 ‘안티가족 다큐멘터리’". 가족문제를 파헤치는 영화라, 제작진 모두 크레딧에 패밀리 네임인 성을 쓰지 않기로 한 영화. '경순'감독의 인터뷰엔 이런 얘기도 나오네. "현재 자라나고 있는 남자 아이들의 성 관념이 너무 보수적이더라. 아직도 순결 마인드에 지배되고 있다. 일단 가족이라는 틀 안에 들어가면 상투적인 남녀의 역할이 있는데 거기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결혼은 충분히 성숙된 뒤에 해야 할 것 같다. 평균수명도 길어졌으니 결혼 적정 연력은 60살 정도가 좋지 않을까 싶다." 빙고. 어르신, 특히 꼰대들이 들으면 대노할 얘기로세. 푸하하.

아, 오핸 말아줘.
내가 결혼 제도를 결사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평생 결혼 않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독신주의자'도 아녀. '안티결혼주의자'는 아니라구.^^; 뭐 하고 싶으면 하는 거구, 아님 마는 거지. 그저 나의 바람은 소박해. 사회가 다양한 삶의 가치와 선택을 인정해 줬으면 한다는 거. '결혼'이 만고불변의 가치이거나, 깨어져선 안되는 지고지순한 선택지가 돼선 안된다는 것. 결혼이 개인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기제로 작동되면 밉지.^^ 그런 부박한 행동은 안해야지 않겠어? 하하.

이런 '되고송' 어때?
결혼 말 나오면 웃으면 되고
잔주름 늘면 작게 웃으면 되고
싱글남 싱글녀 점점 늘어나면 서로 친구하고 연애하면 되고
혼자라는게 외로워질 때면 옛날 친구 얼굴 보면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그래서 이 영화, 아싸~ 재미나고~~ 다시 꺼내본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아직 철부지.^^;
결혼에 대한 짧은 필름이지. <결혼은, 미친 짓이다>.

“얘야, 동그라미를 그리려면 처음 시작했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하는 거야.”
소년은 아빠의 말대로 처음 시작했던 자리로 되돌아가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자 보름달처럼 둥근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아들이 나직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 사랑도 이런 것이구나. 사랑하던 첫 마음으로 되돌아갈 수 있어야 사랑의 원을 그릴 수 있구나. 처음과 끝이 서로 같이 만나야 진정 사랑을 완성할 수 있구나.”
-정호승의 <스무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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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이.다. 그 내음과 햇살이 익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총선도 끝나고 윤달도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건? 그렇다. ‘웨딩시즌’의 본격 도래다. ‘결혼이야기’가 차고 넘친다. ‘청첩장’과 ‘축의금’과 같은 결혼을 대변하는 이미지가 봄날의 풍경을 가꾼다. 그렇게 동그라미를, 사랑의 원을 그리려는 작자들(!)의 천연덕스런 닭 짓(?)이 활개친다(그렇다고 그들이 정치권의 누군가들처럼 닭대가리는 아니다).

그란데 마리다. 봄이 때론 가혹한 건 예정에 없던 지출을 수반한다는 거다. 그 넘의 청첩장은 고지서다. “돈 내 놓으슈”라는 반협박 반강제의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결혼식도 한때라는 말도 있는데 아직 주변에 ‘솔로’가 풀풀 먼지처럼 날리는 걸 보면, 주구장창 결혼식 하객의 위치는 쭈욱~~~ 이어질 것 같다. 그래두 짤탱이 있나. 줄건 줘야지. 안그래? 그나마 결혼식에 가면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다. 나는 그것에 만족하는 넉살좋은 소시민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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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그런데 경사스럽기 그지없을 닭 짓(!)에 감히 ‘미친 짓’이라는 도발적인 언사로 시비를 거는 이 영화, 대체 무슨 심보일까.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니. 대명천지 벌건 대낮에 이런 고약한(?) 얘기를 꺼낸 거냐. 어쨌든 눈길 끌만한 섹시(!)한 제목임은 분명하다. 사회 제도로의 편입이든,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라는 통념)이든, 자본주의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최소한의 단위이든, 결혼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사회적인 보편성(의 테두리에 있다고 여겨지는 대다수의 선택)을 획득하고 있다. 결 관련된 용어에는 은근히 사회적인 억압이 숨어있다. ‘결혼적령기’라는 어중간한 말로 사람을 규정하고, 총각·처녀앞에 ‘노(老)’자를 붙여 결혼하지 않은 데 대한 압력을 넣는다. 뒈길, 결혼 못한 인간들은 살 자격도 없냐?

여기 한 여자와 남자가 있다. 결혼 지상주의를 표방하듯 숱한 선을 통해 조건을 따지는 현실주의자인 그 여자, 연희(엄정화)와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믿으면서 욕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자의식강한 그 남자, 준영(감우성). 그리고 두 사람이 만난다. 이런 전제조건에서라면 답은 뻔하다. 두 사람의 결혼은 ‘없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여기서 출발한다.

상투적이고 진부한 결혼제도에 대해 냉소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준영은 “한 사람만을 영원히 사랑할 자신이 없고 그런 욕망을 숨길 수 없다”고 일갈한다. 반면 연희에게 결혼은 부와 안정을 가지기 위한 조건에 다름 아닌 한편 연희는 마음이 원하는 사랑에도 충실할 수 있는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 연희는 결국 의사 집안의 배경을 지닌 남자와의 결혼에 배팅(!)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결혼은 ‘일부종사(一夫從事)’의 구닥다리가 아닐 뿐 아니라 두 사람의 여정이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그들은 이른바 ‘불륜’이라는 너울을 뒤집어 쓸 여지가 다분한 ‘다른’ 형태의 주말부부(?)를 택한다.

그런데 어찌 ‘불륜’의 냄새가 짙지 않다.(그들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운 탓?) 제도권에 편입했으면서도 은근히 이를 조롱하는 듯한 연희의 ‘이중생활’이나 결혼에 대해 냉소적인 준영이 ‘선택적 대안’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모습이 ‘결혼의 신성함(이란 강압적인 이데올로기)’에 딴죽을 거는 듯하다. 아, 불륜과 로맨스는 백지장 한 장 차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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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행복한(!) 둘만의 공간에 균열이 가해지는 건, 현실의 요구와 ‘완전 범죄(?)는 없다’는 격언에 따른 것일까. 끈끈했던 연줄의 느슨해짐은 준영의 맘속에 똬리를 틀고 있던 현실과의 불화에서 비롯된다. 연희가 다른 사람과 ‘결혼한’ 여자라는 현실이 그에겐 부담으로 다가섰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남들보다 좀 더 바쁘게 살고 있을 뿐”이라며 당당한 연희와 달리, 결혼제도에 발을 담그지 않은 준영이 오히려 발목이 묶이는 듯한 모습이 아이러니컬하다. 그녀의 작은 부탁들을 하나둘 다 들어주었던 가슴 넓고 자상한 남자였던 그도 현실과의 접점문제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사회적 동물’이었던 거겠지.

학벌, 재산, 직업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결혼정보업체의 속물성에 치를 떨면서도 결혼은 ‘현실’이라며 ‘조건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점을 빼놓지 않는 우리네 사람살이는 그렇듯 위태로운 외줄타기에 다름 아니다. 준영은 연희가 떠난 후 둘만의 여행길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사진 속에서만큼 우리는 한없이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길을 가지 않았다…”라고 읊조린다. 회한이 묻어나는 그의 나레이션을 통해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는 결혼이 아닌 ‘사랑’이란 다크호스에 한 방 먹은 것 같다.

플레이보이誌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의 작가들 단편을 엮은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국내에선 '푸른 숲'에서 펴냄)란 소설을 보면, ‘결혼이란 감정을 죽이고 일상이 강해지는 그런 것을 느끼’고 ‘사랑이란 평균수명이 3주밖에 안 되는 대중의 망상에 불과하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단다. 두 사람도 그걸 알고 있었던 것일까. 연희는 일찌감치 준영이 자신을 잡았다면 결혼했을 거라는 말을 던지지만 결혼과 셋방살이로 이어지는 ‘가지 않은 길’로 갔었다면 과연 행복했을지 의문이다.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에게 사실 묻고 싶은 게 있다. “사람들이 하필 그 전에 사랑한 사람이나 그 후에 사랑할 사람이 아닌, 바로 지금의 그 사람이랑 결혼하게 되는 건, 단지 그 사람을 결혼 적령기에 만났기 때문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누구를 만나 사랑해도 상관없는데 다만 순서가 문제인 거지. 그 중에서 제일 괜찮은 사람을 바로 결혼 적령기 때 만나야 행복해질 수 있는 거니까…”라는 영화의 원작, 이만교의 소설속 문구에 대해 어찌 생각하냐고.

짓궂지 않냐고? 그것이 섣불리 물어보지 못하는 이유다.
나는 밥도 먹을 겸해서 결혼식에 참석한 헐랭한 하객일 뿐이다... ^^;;;;;;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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