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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를 말한다③

‘조사하면 다 나와’를 모토로 내건 ‘이력서(입사지원서)’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선 두 글 <이력서, 좀 불친절하면 안 되겠니?><30대 기업 이력서, 함께 비교해볼까요?>를 아신다면 이번 이야기의 방향도 아실 겁니다. 국내 기업들의 이력서 들춰보기.

사실 ‘이력서를 이렇게 저렇게 써라’는 이야기, 참 많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이력서가 이렇다 저렇다’는 이야기는 적습니다. 이건 당연하죠~ 취업지원을 하는 약자의 입장에서 들어가고자 하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양식에 맞춰 적어줘야합니다. ‘취업’이 미덕으로 간주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어쩌겠습니까.

더구나 많은 입사지원서가 이 같은 무시무시한(!) 문구로 지원자들의 기를 죽여 놓습니다. “입사지원서 기재 내용이 허위로 판명될 때에는 합격 및 입사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적기 싫거나 불편한 사항이 있어도 ‘혹시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에 혹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신상정보를 시시콜콜 알려주진 않으셨어요?

입사지원서 기재사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30대 대기업 입사지원 시 가족정보 수집에 관한 모니터링 결과’가 발표됐었습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실과 목적별신분등록법제정을위한공동행동이 함께 했습니다.

과거부터 "입사지원서 문제 있다!" 지적

이들이 30대 대기업과 그 계열사들 입사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채용시 자체 입사지원서 양식을 이용하고 있는 조사대상 그룹 기업 177개 중 132개(74.6%) 기업이 구직자의 가족관계와 구직자 가족의 개인정보를 수집했었습니다. 가족 이름과 구직자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경우가 70.1%로 가장 많았고 △가족의 직업(직장명) 68.4% △연령(생년월일) 66.1% △학력(출신학교) 59.3% △직장내 직위 68.4% △구직자와의 동거여부 54.8% △형제자매관계 19.2%의 순으로 구직자 가족의 여러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런 정보를 담은 이력서나 입사지원서가 구직자에게 반환되지 않으며, 많은 기업이 ‘인재 풀’을 모집, 관리하는 방식으로 수시로 구직자의 개인정보를 수입하고 있지만 기업이 이렇게 수입한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은 없는지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채용 시 과도한 가족정보를 확인하게 되면, 구직자 특히 여성이나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가족관계, 결혼여부, 이혼․재혼 등 결혼이력이 업무수행능력과 무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구직자에 대한 편견을 낳고 간접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이에 앞선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의 조사결과도 한번 볼까요? 인권위가 2003년 채용을 실시한 62개 주요업체(민간 대기업 58·공기업 4)의 입사지원 기재사항을 분석해 해당 업체에 개인능력이나 수행업무와 연관성이 적어 삭제해야 할 항목의 제출을 요청한 결과, 평균 삭제 항목수는 11.8개 였습니다. 꽤 많죠? 얼마나 불필요한 정보들이 이력서에 기재돼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68개 업체가 통보해 온 자진삭제 항목은 △학력사항 △가족사항 △신체사항 △장애사항 △혼인여부 △종교 △병역면제사유 △출신지역 △재산사항 △주거형태 △성장과정 등이었습니다. 가족사항의 경우, 62개 중 57개사가 기재를 요구했었고 43개사가 삭제를 통보했으며, △혼인여부는 20개사가 기재 요구, 17개사 삭제 통보 △종교는 34개사 기재 요구, 31개사 삭제 통보 △재산사항 9개사 기재 요구, 8개사 삭제 통보 △주거형태 24개사 기재 요구, 모두 삭제 통보 등이었습니다.

자, 기업들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요. 2005년도에는 잡코리아가 매출액 순위 100개사를 대상으로 ‘입사지원서 항목에서 과거와 비교해 삭제된 사항’이 있는지를 물어본 적이 있네요. 이 조사에서 51개(51%)가 삭제된 항목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들 기업들은 서류전형 항목에서 삭제요소가 있었던 기업을 대상으로 ‘삭제문항’에 대해 ‘가족사항’(15%)을 가장 많이 뺐습니다. 다음으로 △학력사항(14.3%) △신체사항(14.3%) △연령or나이제한(9.6%) △종교(8.9%) △성별(6.2%) △병역면제 사유(5.5%) △본적(4.8%) △가족 월수입(4.8%) △장애사항(3.4%) △혼인여부(2.7%) △재산사항(2.7%) 등을 삭제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삭제 이유에 대해 “입사지원시 차별요소로 여겨졌기 때문”(54.9%)이라는 응답이 가장 우세했습니다. 이어 “지원자 평가에 불필요한 항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37.3%)이었네요. 

과연 얼마나 바뀌었을까

이런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과연 세월이 흐른, 지금 어떨까요?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입사 지원 시 찌질한 것들은 그만 적어도 될까요? 그러나 몇몇 블로거분과 함께 제가 알아본 결과, 바뀌지 않은 기업들 여전히 상존합니다.

노회찬 의원실 박규림 보좌관은 “당시 조사이후 채용할 때 가족정보를 수집하는 기업에 질의서를 발송해 이유나 이를 없애는 견해 등을 물었다”며 “몇몇 기업에서 가족 정보를 과다하게 게재하지 않겠다는 전화가 오긴 했으나 여전히 바뀌지 않은 기업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지난해 ‘노회찬의원실·목적별신분등록법제정을위한공동행동’의 조사 시, 가족 개개인의 주민등록번호까지 파악하는 것으로 조사됐던 ‘동부한농’(구 동부한농화학, 동부그룹 계열사)은 현재는 그렇게까지 하진 않네요.

그러나 ‘가족사항’을 적는 난이 여전히 존재하는데다 가족 개개인의 연령, 출신학교, 근무처, 직위, 동거여부는 물론 주거상황(대지, 건평까지 -.-;), 재산(동산, 부동산, 가족월수입)까지 적는 난이 있습니다. 거기다 신장, 체중, 시력, 혈액형, 신체건강상 특기사항, 종교, 취미, 특기.. 뭡니까 이게~ ‘별걸 다 기억하려는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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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한농'의 입사지원서 양식(2006.5월 기준)

역시 앞선 조사에서 같은 경우였던 한진그룹 계열의 ‘싸이버로지텍’도 가족 개개인의 주민등록번호까지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가족사항’을 적도록 하면서 생년월일, 학력, 직업을 적도록 하네요. 입사지원서 속에 "e-세상에서 가장 좋은 물류시스템 기업 -"이라고 자신의 회사를 PR하는 문구를 적어놨던데, "현실에서는 좋지 않은 입사지원서 양식을 갖춘 기업 -"이 아닐까도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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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버로지텍'의 입사지원서 양식 중 가족사항 (2006.5월 기준)

지난해 당시 가족 국적과 여권번호까지 파악했던 포스코 계열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정도가 약해졌지만 가족의 관계, 성명, 연령, 출신교, 직장명, 직위, 동거여부를 확인하는 ‘가족사항’이 여전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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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입사지원서 양식 (2006.5월 기준)

자~ 그렇다면, 앞선 조사에서 그룹 차원에서 가장 많은 항목의 가족정보를 수집하는 그룹으로 지목됐었던 ‘신세계’는 변화가 있었을까요. 신세계의 인터넷사이트 ‘신세계닷컴’에 들어가 지원서작성요령의 가족사항을 클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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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닷컴'의 입사지원서 작성요령 (2006.5월 기준)

뜨아~ 백화점을 가진 기업답게 가족사항에 대한 조사도 거의 백화점식입니다. 즉, 앞선 조사와 비교했을 때, 그닥 변한 게 없단 얘기죠. 가족사항에는 관계, 성명, 연령, 출신교, 직장명, 직위, 동거여부를 적게 하더니 친절하게도 “부모 처자 형제 자매 순으로 분가 또는 출가한 가족도 입력하되 입력란이 부족할 경우에는 역순으로 생략합니다”라는 설명까지 붙여 놨습니다.

기타 가족사항에는 학비지급자, 가족관계, 부모생존, 주거구분, 가족월수입까지. 이거 도대체 뭣에다 쓰려고? 혹시 백화점에 진열해놓으려고?^^;; 신세계에 입사하려면 거의 ‘가족에 대한 보고서’를 쓸 정도가 돼야겠네요. 영화(책) 제목 딱 나옵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가족'을 외치다~ 세상의 중심에 있는 신세계인이 되기 위해서는 시시콜콜한 가족의 모든 것을 알려줘야 하나 봅니다. 거참.^^;; 

신세계 관계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인권위나 등에서 가족사항 적는 것과 관련해 얘기들이 많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가족사항을 기재하는 것) 자체가 합격 여부를 가늠짓는 것도 아니고 당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가산점이 붙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 같은 경우 시험이 없고 서류와 면접 만으로 입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응시자를) 판단하려면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 바르게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흠, 응시자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 가족사항도 아는 것이 좋다는 말인데, 합격여부나 당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굳이 말 많은 가족사항 기재를 고집하는 ‘진짜’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가장 많은 항목의 가족정보를 수집하는 개별 기업 중 하나로 꼽힌 현대차그룹 계열의 ‘해비치리조트’(06. 3. 31기준, 비상장, 업종:서비스 골프장)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지원서 양식이 예전과 그대로입니다. 관계부터 성명, 연령, 학력, 최종출신학교, 직업, 근무처, 직위, 동거, 현주소를 묻더니 가족관계, 보유재산(미혼자:부모), 주거형태까지 적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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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비치리조트'의 입사지원서 양식 (2006.5월 기준)

인권위의 권고와 관련한 기업들도 살펴봤습니다. 일례로 ‘CJ그룹’을 보시죠. 인권위 자료에 따르면, CJ그룹의 CJ시스템즈(주), CJ(주), CJ푸드시스템(주)는 당시 인권위에 가족사항에 대해 삭제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CJ그룹의 리쿠르트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어라, 구라였던거야? 그런 거야?’하는 말이 나옵니다. 가족사항을 기재해야 하는 난이 있었고 관계, 성명, 근무처, 직위를 적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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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리크루트 사이트의 이력서 등록 양식 (2006.5월 기준)

‘CJ For Better Life’의 구호가 갑자기 의심스러워졌습니다.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의 문이 열리는 것은 좋은데, 그 도전을 위해 가족까지 걸고 넘어져여하는 건지, 그것도 궁금해졌습니다. 

CJ그룹 관계자는 “당시 (인권위에 가족사항과 관련해서는) 사내참고용으로 그대로 두겠다고 통보를 했기 때문에 인권위의 자료가 잘못 됐을 것”이라며 “가족사항은 기재하지 않아도 상관없고 차별하기 위해서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합니다. 가족사항은 사내에 가족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는 차원의 ‘사내가족연구’를 위한 참고용으로 있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입사지원시 사내 가족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면 아예 없애는 건 어떨까요? 또 입사가 결정된 뒤, 필요하다면 ‘사내가족연구’를 해도 되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인권위 담당자는 “(차별적 항목 삭제 등에 대해) 통보를 해 놓고도 안한 곳이 있을 것”이라며 “기업에 따라 특정 항목을 필요로 하는 곳도 있을 것이나 삭제를 강제할 수단은 없고 약속을 안 지킨 것에 대해선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CJ 쪽의 잘못된 내용이란 얘기에는 “3년 전 자료라 현재 확인할 수는 없다”고 덧붙입니다.

일부 기업들 글로벌, 세계화 주야장천 부르짖는데 정작 개인을, 직원을 대하는 모습에선 여전히 후집니다. ‘호구조사’에 익숙한 관행일까요? 아님 직원들을 ‘호구’로 알기 때문에? 고치겠다고 하고선 고치지 않고, 이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에 대해 눈 감는 기업들에게도 ‘글로벌’ 타이틀 달아줘야 할까요? 아니면 ‘구라쟁이’ 딱지를 줘야 할까요?

이럴 때!
모레노 심판 아찌나 임채무 아찌 나올 타이밍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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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죠? 이 장면! 보고 시포욧, 모레노 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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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떻습니까? ㅎㅎ 아, XX바 묵고 싶다~


앞선 기업들의 예가 물론 전 기업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기업(계열사 비롯)들의 이같은 형태가 미치는 영향력이 결코 미미하다고 할 수는 없겠죠. 특정 기업의 입사지원서가 비치된 것은 그들만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기 위한 것은 아님을 아셨으면 합니다.

모범기업 “따라와~”

반면 모범적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김지한님이 취재로 훑은 바로는 삼성그룹은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를 100% 온라인으로만 받고 있는데 “삼성의 입사지원서는 지원자의 자질, 능력을 많이 보는 듯하다”고 합니다. 그 근거는 이렇습니다. 삼성그룹은 학점, 외국어능력, 수상경력, 주요자격, 특기 등과 전화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도 간단하게 적게 합니다. 다른 기업 입사지원서와 달리 가족사항, 지원자 사진이 없으며 자격 조건도 연령 제한 폐지로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김지한님은 “차별을 두지 않으려는 흔적이 엿보인다”고 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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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의 2005년 조사결과에서도 삼성은 지난 2001년부터 학교소재지, 주야간, 부모생존, 학비지급지, 가족월수입, 건강특이사항, 병역면제사항 등의 항목을 없앴습니다. SK그룹도 2002년부터 나이, 본적, 종교, 성별 등의 기입란을 치웠고 대림산업은 2003년부터 가족사항, 출신학교, 종교, 주거형태, 성장과정을, 아시아나항공은 가족사항, 학교소재지, 본·분교 항목을 입사지원서에서 뺐습니다. 또 LG필립스LCD는 가족사항, 병역면제 사유, 출신지역, 혼인여부, 종교, 성장과정 항목을 입사지원서에서 삭제했습니다.

공기업 중에도 한국중부발전, 한국토지공사, 농업기반공사 등은 2005년 상반기 채용 시 서류전형에서 ‘최종 학교명’ 기재란을 없애 학력사항을 기입할 필요가 없도록 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지원자의 능력·실력 위주로 채용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서류전형 항목 중 차별요소가 있거나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있어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항목을 삭제한 것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차별이나 편견이 아무렇지 않은 일인양 조장되는 것은 사실 끔찍한 일입니다. 차별이나 편견 없이 지원자를 채용하려는 모범적인 기업들이 “따라와~”해 주면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이를 따르는 풍토가 조성돼야 하지 않을까요? 

2008/04/16 - [놀아라, 직딩아~] - [이력서까보기②] 30대 기업 이력서, 함께 비교해볼까요?
2008/04/16 - [놀아라, 직딩아~] - [이력서까보기①] 이력서, 좀 불친절하면 안되겠니~?

Posted by 스윙보이

이력서를 말한다②

<이력서, 좀 불친절하면 안 되겠니?>에서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의 이력서 샘플을 살펴보니,
한국처럼 부모 등 가족들의 신상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없네요.

거참 한국의 입사지원서는 참 요란하기도 하죠? 그렇지 않아도 취업하기가 ‘최연희 의원 사퇴시키기’만큼 어려운 마당에 그렇게 개인부터 가족까지 친절하게 시시콜콜한 신상을 밝혀야 하다니 말입니다. 신상명세서에 가까운 이력서에 가족신상명세까지 적어줘야 하는 ‘센스!’를 겸비해야 취업이 가능한 걸까요?

<이력서, 좀 불친절하면 안 되겠니?>에 붙은 댓글을 볼까요? “민간기업이 입사지원자에게 가족직업을 적으라는 게 뭐 어때서? 회사가 뽑고 싶은 사람 뽑겠다는데 무슨 참견들인가? 뭘 적어내라 하든지 그건 기업들 자유지”라고 기업들 입장을 적극 옹호한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런 현실에 대한 우려와 분노가 압도적이었습니다. 다행한 일이죠? ㅎ

‘ggamangi’님은 “제가 다니는 회사는 입사할 때 어릴 적 학교에 제출하던 신상명세서와 같은 내용을 썼습니다. 가족관계 가족들 학력과 직업, 직급, 자동차 유무, 자택 유무 등. 입사하는 제 개인 명세는 괜찮지만 가족명세는 왜 적어야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_-”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pretty’님은 “특정 회사를 지원하는 입사지원서일 경우에는 개인이력을 벗어난 가족 사항 기재도 있더군요. 기업 인사관리자 여러분, 입사지원서 다이어트를 요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990년에 입사하셨다는 ‘이동희’님은 입사 당시 “부모 직업뿐 만 아니라 집이 전세인지 재산은 얼마인지까지 적어야 했어요. 직업은 물론이거니와 학벌도 적고 어디 사는 지까지 적어야 했습니다”라고 쓰자 ‘김정은’님은 “맞아요. 집이 전세인지 자가인지 평수까지 적으라는 대기업도 있어요”라고 호응하셨습니다. 

‘차재승’님은 “가장 어이없는 것은 친인척 중 유명인사 쓰는 란.. 각 공기업에 존재한다. 유명인사 있으면 어쩌고 없으면 어쩔껀데~”라고 적었습니다. ‘백지수표’님도 “대기업 입사 시에도 가족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라더군요. ○○뿐만 아니라 대기업 아직도 그럽니다~ㅡㅡ;;”라고 썼네요.

사실 ‘친절한’ 아니 친절할 수밖에 없는 입장의 취업희망자들이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대꾸(?)할 수는 없습니다. 꺼림직 해도 일단 적고 봐야죠. ‘취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 취업희망자들은 절대 약자니까요.

이번엔 2탄입니다. 이번 2탄의 모토는 ‘조사하면 다 나와~’입니다. 곽한구, 아니 기업들의 이력서(취업지원서) 조사에 함께 나서서 ‘이력서의 재구성’을 꾀하는데 동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런데 조사대상이 너무 넓으면 힘이 분산될까봐 일단 국내 30대 기업이나 공기업의 이력서 양식을 우선 알아봅니다. 어느 정도 대표성도 있는데다 이들이 바뀌면 다른 기업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트랙백’을 통해 30대 기업이나 공기업의 이력서 양식을 다운 받아서 보내주시거나 이력서 양식이 나와 있는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세요. 자신이 작성했던 기업의 이력서 양식을 개인정보를 빼고 트랙백 해주셔도 좋습니다.

30대 기업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출자총액제한제도 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한 재계 자산순위에 따른 것입니다. 공사 등 공기업 일부가 30대 기업에 포함되기도 했으나 이에 상관없이 해당 기업 입사지원서 양식을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30대 기업 : 삼성,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SK, LG, 한국도로공사, 롯데, 대한주택공사, 포스코, KT, GS, 한진, 한국토지공사, 현대중공업, 한화, 한국철도공사, 두산, 금호아시아나, 한국가스공사, 하이닉스, 동부, 현대, 신세계, CJ, LS, 대림, GM대우, 하이트맥주, 대우건설, 동국제강

(‘아띠, 내가 다니는 회사도 큰데 왜 여기 없는거야?’하고 불평하실 것 없습니다. 꼭 여기 30대 기업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어디라고 살짝 귀띔만 해 주시고 넣어주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으시죠? 그럼 함께 조사하러 나가 보실까요? 블로거 여러분들의 수사 감각을 믿습니다. 심리 수사든, 최면 수사든, 조사하면 다 나오도록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ㅎㅎ 

2008/04/16 - [놀아라, 직딩아~] - [이력서까보기①] 이력서, 좀 불친절하면 안되겠니~?

Posted by 스윙보이

이력서를 말한다①

한국의 이력서에는 취업에 있어 불필요한 개인 신상을 요구하거나 차별과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세계의 이력서 비교를 위해 다른 국가에서 쓰이는 이력서를 살펴보니, 한국처럼 부모 등 가족관계부터 그들의 직업, 지위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더군요(가족주의 혹은 가족의 능력도 회사에서 판별하기 위함?).

물론 ‘세계의 이력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각국 문화나 상황에 따라 요구하는 양식이나 기재 사항이 다를 수도 있고 기업별, 개인별로도 다를 수 있습니다. 또 한 국가 내에서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이력서 양식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개인별로 자유로운 스타일로 이력서를 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력서에 반드시 적지 않아야 할 것을 규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것은 특정 정보가 줄 수 있는 편견과 차별을 가급적 피하고자 함일 것입니다. 신입과 경력의 경우에도 기재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계의 이력서’ 비교에는 8개국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미국, 브라질, 영국, 인도네시아, 프랑스, 호주에서 트랙백을 달아주셨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거듭 전합니다.

이력서 문화, 바꿔보실래요?

이력서에 불필요한 개인 신상을 시시콜콜 적어야 하는 ‘이상한’ 문화를 고칠 수 있을까요? ‘몽레알레즈’님은 ‘캐나다 이력서엔 쓰지 않는 것들(개인정보 전혀 없는 캐나다 이력서)’을 통해 “캐나다에서 이력서를 쓸 때는 나이, 성별, 국적, 취미, 신체사이즈, 인종, 국적, 가족관계,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 정도에 해당하는) SIN번호 등 개인정보는 물론, 사진도 붙이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몽레알레즈님이 올린 한국 이력서 샘플. 거기에는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병역, 신장, 체중, 취미, 특기, 종교는 물론, 가족들의 성명, 연령, 출신학교, 직업, 근무처, 직위까지 적게 돼 있었습니다. 거참 이상하지 않나요? 해당 직장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임을 보여줄 수 있는 서류에 왜 시시콜콜한 신상정보(심지어 가족 정보까지)를 적어야 할까요?

한국의 한 이력서 샘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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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님은 이런 단초도 주셨습니다.
"아마 한국어로 모두 이력서라고 번역했지만 두 가지 경우가 다른 것일 것입니다. 캐나다의 경우는 간략하게 적는 professional이던 personal이던 Resume인데 비하여 한국은 Curriculum Vitae(CV)로 일종의 신상명세서이지요. 유럽에서도 CV 를 만드는 경우는 개인 관련기록을 씁니다. 하지만 유럽은 미혼/기혼 등 개인에 대한 기록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일 수도 있으므로 Resume를 쓰지요. 그리고 사회 통념적으로 한국은 신원조회 등을 이유로 '신상명세서'적 이력서를 요구하고 있고, 이는 또한 일본제국주의식 발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사항은 대체 뭣에 쓸 물건인고

한국의 모든 이력서가 가족사항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은 그런 사항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가족사항을 요구하면서 부모의 직장이나 직위까지 적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연줄’이 중요한 사회에서 부모의 위치가 나중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을까요? 이유야 있었겠죠.

러시아의 경우 가족사항을 적기도 했습니다. ‘보람’님이 보내주신 이력서 샘플에는 가족사항을 기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순하게 결혼 여부와 자녀 유무만을 언급할 뿐입니다. 가령 ‘기혼, 자녀 셋’과 같이.

'보람'님이 보내준 러시아의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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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의 이력서 샘플에는 ‘관계, 성명, 연령, 출신학교, 직업, 근무처, 직위’ 등 대체 뭣에 쓸 물건인지 별걸 다 쓰라고 요구를 하는군요. 강제적인 것은 아니라지만 빈 칸을 남겨두면 왠지 찝찝한 기분. 아시죠? ^^;  

어떤 분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중퇴, 아버지는 중학교 중퇴이신데다 두 분 다 번듯한 직장생활을 하신 편이 아니라서 어릴 적부터 부모님 얘기할 때마다 겪는 어린아이로서의 서러움뿐만 아니라 정작 나 자신은 부끄러울 것도 없는 가족사항을 시시콜콜하게 적어야 하는 한국의 이력서를 대할 때 느끼는 짜증스러움.."

개인정보는 과연 어디까지..

이 고단한 사람살이의 현장. 취업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노력도 정말 눈물겹습니다. ‘청년실업’은 이미 사회 전반 깊숙이 자리매김한 현상이 돼버렸습니다. 이력서도 결국 취업을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이력서 수십 통, 수백 통 쓰는 것도 이젠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력서를 쓰다가 의문점 가져보시지 않으셨어요? 주민등록번호가 왜 필요할까요? 이력서를 통해 신용조사를 하려고? 물론 업무에 따라 이 같은 것이 필요할 회사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면접이나 신원조회 등이 필요할 때 하면 되지 않을까요? 뭐 사실 이것뿐입니까. 별걸 다 적긴 하죠. 회사는 지원자의 신상이나 호구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은가 봅니다. 알면 떡 하나 더 줄 건가요? ‘마담뚜’라도 돼서 결혼시켜주려고 그런 걸까요? ^.^;

‘몽레알레즈’님은 캐나다에서는 나이, 성별, 국적, 취미, 신체사이즈, 인종, 국적, 가족관계,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 정도에 해당하는 SIN 번호 등 개인적인 정보는 일체 적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사진도 붙이지 않는답니다. 이력서에 동봉하는 자기소개서에도 왜 자신이 이 업무에 적임자인지를 설명할 뿐이랍니다. ‘몽레알레즈’님은 경력이나 학력 등 업무에 꼭 필요한 정보 외에 선입견이 들어갈 내용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정숙진’님은 영국의 이력서에 표기된 개인 정보는 지원자 이름,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주소가 전부라고 하셨습니다. 성별, 나이, 기타 신상내용은 캐나다에서처럼 응시자가 제출한 문서상 정보를 통해 ‘추측’하거나 면담하는 과정에서 알아낸답니다. 우리나라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한 NI(National Insurance)번호도 넣지 않고 사진도 붙이지 않습니다.

정숙진님이 보내준 영국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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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사랑’님이 거주하고 있는 호주 역시 대개의 이력서는 간단하답니다. 통상 개인정보란에는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등의 연락처를 쓰고 성별은 쓰지 않고 나이는 생년월일을 기입해 나타낸답니다. 다만 호주에는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것은 없습니다. 호주에도 물론 사진을 넣지 않는답니다. 다만 영주권자 이상이 아닐 경우 많은 기업들이 이들을 최종합격에서 제외시키는 경우가 많아, 지원자가 소유한 비자 종류가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많다고 합니다.

소은사랑님이 보내준 호주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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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떨까요? ‘tiffany’님이 전하는 미국 이력서에는 나이, 종교, 국적, 장애 등은 절대 밝힐 필요가 없답니다. 특정한 양식 없이 자유로운 스타일로 작성할 수 있는데 ‘tiffany’님이 언급한 보편적으로 쓰이는 형태의 이력서에는 개인정보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을 기입하고 학력난에도 자신의 나이가 밝혀지길 원치 않으면 졸업한 년도는 적지 않아도 상관이 없이 출신학교와 전공만 기입하면 된답니다. 물론 인터뷰를 하게 되면 자연스레 알 수도 있겠죠.

tiffany님이 보내준 미국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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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프랑스는?
‘vaguelette’님이 전하는 프랑스에는 법적으로 기업체가 50%의 여성인력을 고용하도록 하는 (강제)법안이 제정돼 있어 때론 성별을 드러내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군요. 그리고 개인 신상이라면 이름, 주소, 전화번호 정도. 그 외 인적사항, 주민등록번호, 가족관계를 적는 일은 없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의 나이를 적어야 한다는데, 이것은 자녀들 나이를 통해 취업희망자의 시간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네요.

vaguelette님이 보내준 프랑스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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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남아프리카공화국도 한번 가볼까요? ‘그냥나’님은 남아공의 CV는 교육, 상벌, 자격증과 함께 주소 등의 간략한 신상을 쓴다고 하시네요. 결혼 유무는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 사진은 안 붙인답니다.

거참, 개인 신상에 대해 이력서에 적는 정도가 한국과는 좀 다르긴 하죠? 다만 인도네시아도 이들 국가와는 또 다르네요. 인도네시아에 거주하신다는 ‘별과달’님의 이력서 샘플에는 이름, 출생지, 본적, 종교, 성별, 결혼유무, 국적, 키/몸무게 등을 잡다하게 적네요. 예전에 한국에서도 출생지, 본적, 키/몸무게 이런 것들 시시콜콜 적는 난이 있었죠? 요즘도 적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별과달님이 보내준 인도네시아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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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님의 러시아 이력서에도 보면 국적을 적는 난이 있는데 이는 CIS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재밌는 것은 가까운 지하철역을 적는 것도 있습니다.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회사 가까이 사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ssamba’님이 알려준 브라질에는 간단한 이력과 함께 결혼과 자녀유무를 적는데 이는 아주 중요한 것이랍니다. 법적휴가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는데 참고로 출산 때는 모든 노동자가 4개월(100% 유급)을 쓸 수 있으며 공무원은 결혼식 때 남녀 8일, 아내 출산 시 남편은 3일을 쉴 수 있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있어 이력서를 보고 부담될만하면 쓰지 않으려나 봅니다.

ssamba님이 보내준 브라질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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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개인 신상에 대한 잡다한 것들을 적어냄으로써 한국에서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죠? 어떤 사이트에서는 보안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력서가 인터넷상에서 둥둥 떠다녔고 파일을 공유하는 P2P사이트에도 이력서들이 지천에 깔려 있습니다. 이런 개인 신상 정보가 담긴 이력서가 노출돼 받는 피해는 과연 해당 회사가 책임져 줄 수 있을까요?

사진은 또 어떻습니까? 사진 안 붙이는 이력서 거의 보신 적 없죠? 덧붙여 요즘은 ‘뽀샵’기술(?)을 활용해서 사진을 수정하는 경우도 많죠? 오죽하면 이런 기사까지 있을까요.
☞ 입사지원서 ‘사진 성형’은 감점

중요한 것은 '업무 능력 구비'와 '추천인'

이밖에 세계의 이력서에 동참해 주신 분들이 계신 나라 대부분의 이력서 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잡다한 신상정보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와 ‘추천인’ 등을 통한 업무 ‘적합성’과 ‘인성’ 등이죠.

영국에서는 한국의 ‘추천서’와 비슷한 ‘신원보증인(reference 또는 referee)’이 중요하다는군요. 다만 한국처럼 장문으로 글을 적는 것이 아니라 이력서 마지막 항목에 이들의 이름과 본인과의 관계, 연락처만 적으면 취업 담당자가 알아서 지원자의 자질이나 인품을 알아볼 수 있게끔 하는 항목이랍니다.

정숙진님이 보내준 영국 이력서 샘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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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도 지원자들의 성품을 비교적 잘 파악할 수 있는 추천인에 대한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대개 전 직장 상사나 지원자가 공부했던 학교 선생님 등이 추천인이 되며 최소 2명의 추천인과 연락처, 직업을 기입한답니다.

소은사랑님이 보내준 호주 이력서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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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References Furnished Upon Request’나 ‘References Available Upon Request’와 같은 문장을 추가, 회사가 원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추천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남아공에 거주하는 '그냥나'님은 추천서 문화에 대해 이런 말도 남깁니다. "(추천서 문화는) '인맥만들기'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대기업 경우엔 여러 에이젼시나 신문광고를 통해 수시로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는 경우엔 역시 여기도 인맥입니다. 사교 생활을 통해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을 소개해주고 소개받고 그런거죠. 물론 소개까지만 인맥이고, 되고 안 되고는 실력!"

최근 한국에도 추천인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직장을 옮길 경우에도 앞선 직장에서의 평판 등에 대해 확인하거나 추천을 받아서 취업하는 경우 말이죠.

그러나 한국의 이력서, 아직 바뀌어야 할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업무와는 상관없이 ‘차별’이나 ‘선입견’을 상정할 수 있는 내용 때문에 분명 억울한 경우를 당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또는 불필요한 개인의 정보를 적음으로써 부지불식간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

‘몽레알레즈’님의 말씀은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나는 이런 법규(이력서에 개인정보를 명시하지 못하도록 한 법규)가 존재하는 사회와 직장 구하는데 가족관계까지 시시콜콜 적어 넣게 해도 제지받지 않는 사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 어떤 이들에게는 굳건한 벽이 취업을 가로막는데 비해 전자는 작은 틈새라도 만들어줄 수 있다. 더구나 사적인 상황이 채용의 조건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기업인의 태도는 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저는 한국의 회사에 사실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이력서(개인신상 정보)는 좀 불친절하면 안 되겠니~?"
(듣고 싶은 대답은 아시죠?ㅎㅎ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니~")

*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력서 양식은 각국별, 기업별, 개인별로 천양지차일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 게재된 이력서 샘플이 특정 국가나 기업을 대표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이력서 문화를 잘 가꿔오고 있는 기업도 있을 것입니다. 오해말고 읽어주시길. ^^

개별 국가의 이력서 양식은 아래분의 블로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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