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이적'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9.10 다행이다 by 스윙보이
노래의 '힘'을 새삼 절감한다.
 
시사회를 통해서 본,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은 만듦새가 그리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스토리텔링은 성기고, 캐릭터 구축은 <라디오스타>에 비해 미욱했다.
그럼에도, <즐거운 인생>은 어느 한 순간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음악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 음악선율과 주인공들의 표정에서 내 심장은 덜거덕 거렸다.

그러고보면, 노래 하나가 한 사람을 구원할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아니라, 비루한 생의 한 순간에 작은 위로라도 건네줄 수 있더라도.
아니, 한 순간 듣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은가.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행복을 준 사람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말이다.

한국 가요계에 보기 드문 스토리텔러로서,
자신만의 영역과 음색을 지닌 뮤지션, 이적의 <다행이다>는 그런 노래다. 적어도 지금 나에겐.

3집 앨범이 봄에 발매된 것은 알았지만,
타이틀 곡이었던 <다행이다>는 들어보질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다행이다>.

뭉클했다. 가슴이 덜컹거렸다.
누군가에게 나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행이다, 당신이 있어서...'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있어줘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건네고 싶었다.
내 지질한 생을 지탱해주는 이들을 향해. 진심으로 단 한사람에게 건네봤던 그 뉘앙스의 말을.

<다행이다>는 이적이 뉴욕에서 유학 중인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만든 곡이라고 했다.
피아노를 치면서 전화를 통해 여친에게 들려줬다고 한다.
그 여친은 까무러쳤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순간에 대해, 그 모든 것을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가사.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어도 구구절절 애정을 표할 수 있다는 것.
사람과 사람이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 말했듯,
몸서리치게 보고 싶은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날 듯한 기적을 목격하도록 만드는 감동도 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노래라니. 유후~
사람들 저마다 휴대전화를 부여잡고 누군가와 접선하고 말을 건네지만,
나는 가끔 궁금하다.
그 휴대전화는 얼마나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말들이 그냥 휘발돼 버릴까.

<다행이다>는 '이적'이란 이름이 주는 신뢰감 역시 한 몫한다.
'패닉'을 통해 그는 사회에 '이적행위'를 하듯, 날 선 잔혹동화를 쏟아냈다.
그리고 '카니발'이라는 프로젝트 듀엣, '긱스'라는 프로젝트 밴드, 솔로로 나서서도,
이적은 그렇게 가슴을 때린다. 그것이 사회를 향해서건, 삶을 성찰하건, 사랑을 위해서건.

한국 가요계에 보기 드문 스토리텔러로서의 이적은 희귀한 존재다.
<<지문사냥꾼>>이라는 소설까지 내놓은 그의 이력은 노래나 소설 등 매체를 달리해서도 빛을 발하지 않나 싶다.

봄에 나온 그의 3집 앨범 <나무로 만든 노래>에 대한 한 평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군더더기나 장식이 빠진, 정갈하고 소박한 음악을 통해 이적은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건넨다. '노래'로 시작해서 '무대'로 끝나는 여러 곡들은 음악인으로써의 자신에 대한 고백, 삶을 돌아보는 깊은 성찰, 사랑을 향한 간절한 갈망 들을 담고 있다...

블로거 '정리담당'님은 이 노래를 듣자니,
'진짜'사랑이 하고프단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사랑에 대해 노래가사 만큼 생각해 본 사람과 해야할 것 같단다.

물론, 칭찬 일색은 재미가 없지.
이적이 이상형이었고, 누가 뭐래도 팬이었다는, '赤砂'이란 블로거는,
그러나 3집 앨범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한계를 드러내는 듯한 멜로디의 빈곤함을
풍요로운 사운드로 감싸서 결국은 쌤쌤이다라고 하는 건
그건 아니잖아, 당신.
...이젠 그냥 늙고 지쳐서, 무슨 노래를 해야할지 한참 머리를 긁다가 가끔 한두곡조 하면
나는 그래도 이번엔 뭔가 보여주겠지, 앉아서 지켜보다가
며칠 전 보았던 그 밥에 그 나물인 결과물을 접하면서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해.

하긴, 날이 무뎌져버린 이적이,
사랑에 빠져서, 겨울잠에서 막 깬 봄날의 곰을 닮아버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한 이적이,
그 특유의 독설과 허무의 아우라가 거세돼 바람빠진 자전거 바퀴처럼 느물느물거리는 듯한 이적이,
갑자기 못미더워질 수도 있겠다.

뭐 평가는 각자 내리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이 노래를 권하고 싶다. 그냥 한번 들어보라고.

특히나,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에 지쳐 있을 때,
행여 그것이 무의미한 일이 아닐까 회의가 들 때,
아니면 정말 내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싶은 그 사람이 생각날 때,
혹은 그 사람을 향해 무엇이든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을 때,

이 노래를 홀연히 듣거나,
그 사람의 귀에 이어폰을 꽂아주면서 함께 들어도 좋고,
더 좋은 건 그 사람을 위해 직접 불러주는 것.

그리고,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다행이다'라는 속삭임까지 건넨다면 쓰러진다.

나도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불러주고 싶다. 이 노래.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쉴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 먹을 밥을 지을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줄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수가 있어서


뱀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각 방송사 라디오 프로듀서들의 투표에 의해 올해부터 시상을 시작한 'Radio's Choice상'에 이적이 선정됐군. 이 상은 2006.10~2007.6까지 앨범(싱글 포함) 발매나 활동한 가수(장르불문)를 대상으로, 가장 음악성이 뛰어나고, 라디오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가수를 라디오 PD들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단다.

늦었지만, 축하해. 이적. ^.^

Posted by 스윙보이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55)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51)
식품 정의(페어 푸드) (8)
또 다른 미디어 (22)
이야기가 있는 풍경 (10)
미디어 소믈리에 (13)
놀아라, 직딩아~ (31)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236)
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49)
저자와의 만남(기고) (2)
돼지털 싱글스토리 (82)
나는 당신을, 감탄한다... (45)
프로이트와는무관한불친절한.. (5)

달력

«   2018/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get rsstistory!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