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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2.27 쫑, 직장생활 10년 (2) :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을 뿐 by 스윙보이
  2. 2008.02.26 쫑, 직장생활 10년 (1) : 꿈꿔온 일을 시작할 용기 by 스윙보이 (4)
어젠 괜히 '꿈'을 들먹였는데.^^;
좀더 솔직하게 속삭이자면, 그 꿈이란 거, 이런 거다.

"좋아하는 일을 하신다니 참 부럽네요."
"아뇨, 그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 영화 < 카모메 식당 > 중에서 -

그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을 뿐!
나는, 이 말에 감탄했다.
< 카모메식당 >의 사치에가 건넸던 이 말은,
기실 덤덤한 것 같지만, 그만큼 내공이 쌓여 있기에 가능한 말이다.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한, 압도적인 사투.

군대에서 귓구녕 빵꾸나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거의 전가의 보도처럼 쓰인다. 개소리다. 개새끼들이 짖는 소리.
핵심은, (군대라는 조직의 논리에) 복종하고 죽어 있으란 얘기다.
사회생활에서도 저 말은 여전히 횡행했는데,
사실 협박에 가깝다, 고 나는 생각한다.
피를 뽑아먹기 위한 자본의 혀놀림 같은 것.
얼핏설핏 들으면 솔깃한 얘기 같지만,
저 말 속에 똬리를 튼 독성은 한 개인을 삼켜버리기에 충분하지 싶다.

'땅을 사랑할 뿐'이고 '암이 아니라서 오피스텔을 선물 받았을 뿐'인 내각사퇴 후보자들은,
'애초 싫은 일이었는데, 국민들을 위해 하려고 했을 뿐인데, 왜 나만 갖고 그래'라며,
뿌루퉁하시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싫어하는 일'을 울며겨자먹기로 해야 할 뿐.
잘난 고관대작 당신네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나도 땅을 사랑하고 싶다. 감기 걸렸다가 나은 기념으로 오피스텔 선물받고 싶다.
하지만, 당신네들은 모른다.
싫어하는 일조차도 마음대로 그만두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한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사투를 벌여야 하는지.

나도, 언젠가 사치에처럼 의연히, 내공을 품고 말하고 싶다.
"그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을 뿐"
Posted by 스윙보이

최근 10여년의 직장인 생활에 종을 쳤다.
여기서 '직장인 생활'이란, 특정 조직에 귀속된 급여생활자를 뜻한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지하계급인 '백수'로 편입된 거다.
어디에도 명함 내밀데 없는, '국민성공시대'의 낙오계급이라고 할 수 있지.^^;

어허, 이 살갗이 벗겨나갈 정도로 매서운 삭풍을 품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느닷없이 백수라니, 미쳤구나, 라는 대개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겠다.
청년실업 심화니, 88만원 세대니, 우울한 시대의 공기가 만연한 이 마당,
더구나, 믿고 기댈만한 구석도 빽도 없고, 더욱 처절한 건 돈도 없고,
성장만이 유일한 살길인양 호도되는 세상에,
스스로 도태됨을 선택(!)했다고 자부(!)까지 하는 미친 자위.  

그러나, 어쩌겠는가.
더 이상, 눌러 앉아 있다보면,
이도저도 아닌, 죽도밥도 아닌, 살아도 산 것이 아닌,
그런 박제된 펭귄이 될 것 같았다.
조직의 거짓부렁에 기생한 확성기에 머물 것 같았다.

사실 사회통념으로 보자면, 나는 깜깜한 어둠의 시즌에 있다.
친구들은 거의 결혼했다. 하나둘 아이를 보거나 둘이서 콩닥콩닥 콩을 튀기고 있다.
직장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좋게 말하자면 '안정'돼 있는거지.
나이가 들고, 때가 돼서,
한 사람을 만났고, 적당하게 결혼하고,
직장생활에 이내 한몸 바치는 그런 과정.

제도상 열외자인 나는,
돌잔치에 수시로 불려가 자리를 채우거나,
선후배친구 부모님의 장례식을 오가는 인생의 시즌이랄까.

그렇다고 사랑의 영원함을 믿는 환상속의 그대도 아니다.
아니 사랑은 영원하나, 대상이 바뀔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알코올과 니코틴 정도가 영원히 배신 않을 애인 정도라고나 할까. 내가 버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때는 그랬다.
배는 불러오고, 월급은 마약이었다.
과감한 포기가 진짜 더 큰 행운을 준다고 믿고 싶으면서도, 노예의 편안에 솔깃한 나이.
사람살이는 더 이상 달콤하지도 않으며, 쓰라리고 시큼한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나이.
아,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도리도리.

사실 그렇게 젖어서 살다보면, 다른 철학이 있을 수가 없다.
꿈은 저 어디 하수구에 쳐박힌 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다. 현실을 핑계로.
스무 살엔 혁명을 해도, 마흔만 넘으면 모두 현실 속에 귀순하고야 마는 굴레에 풍덩.

또 하나, 내가 몸 담았던 곳 가운데 '괜찮은' 직장도 별로 없었다.
여기서 '괜찮은'의 의미는 월급이나 복지와는 전혀 무관하다.
(내가 다닌) 대부분의 직장엔 '영혼'이나 '철학', '사람'이 없었다.
그저 경영상의 논리와 이유가 있을 뿐.

나는 그것이 너무 싫었다.
첫 직장생활부터 그렇게 느끼고, 그것을 중시한 것은 아니었다.
몇몇 직장을 다니면서, 나는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그래서, 10여년 직장생활을 고이 접었다.
다른 직장을 더이상 구하지 않는다. 구직활동을 않기로 했다.
잘했다 못했다의 문제도 아니고, 옳다 그르다의 판단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결단을 내렸고, 스스로를 추스리고 있다.
그동안 고생하고 애 많이 썼다고 위로하는 웃기는 짬뽕.^^;

그리고, 또 다른 시작을 꿈꾼다.
듬성듬성, 띄엄띄엄, 그러나 서두르지 않으며,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도모하고 있다.^^
바쁘단 핑계로, 귀찮단 핑계로, 차일피일 미뤘던 책을 읽고,
보고 싶은 영화를 만나고,
휘비적휘비적 어디에도 쫓기지 않으면서,
곳간을 더디지만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
안으로 충분히 쌓질 못하고, 게워내기만 했던, 내 안의 이야기들을 다시 만들어갈 수 있도록.
고갈이 아닌 충만으로.ㅎㅎ 

'결단'을 내렸으니,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마냥, 비장하게 나설 생각은 추호도 없다.
'꿈꾸는 다락방'에 올라, '소원을 이루는 기도상자'를 앞에 놓고,
꿈꿔온 일을 시작할 용기를 갖고 문을 나서는 것.
그것이 현재의 나.

따지고 보면,
나 역시도 직장을 그만둔 게 아니다.
가슴 속 내 꿈을 펼치는 것이다.
'다른' 직장, '창의적인' 직장을 꾀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직장인'을 연장하고 있는 셈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잘한 일인지는 모른다.
나는 간혹 헛발질을 했었고, 아예 이번 기회에 풍덩 미끄러질 수도 있다.
어쩌면, 하다 안 되면 다시 '직장인 생활'에 귀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 친구는 내게 말했다.
"그래, 넌 뭔가 할 줄 알았어... 니가 기대된다..."
뭔가 하기 위해, 부질없는 명예욕이나 야심을 갖고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기대할 건덕지도 없다.
나는 단지,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누군가가 먹고 살기 위해, 꿈을 꾸는 몽상가이고 싶을 뿐이니까.

아직 나는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고,
더 많은 고개를 넘어야겠지만,
더 늦기 전에 이젠 가슴 속 꿈을 현실과 접목시켜보는 일을 해봐야 한다.
그 꿈을 가슴 속에만 묵혀놓는 건 스스로에 대한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조직의 논리에 따라 일하고 봉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해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나는 기대한다.

누구 말마따나,
새로운 모랄을 창조하지 못하면 저항이든 혁명이든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제는 나의 모랄을, 나의 꿈을 꾸겠다.
어딘가에 귀속된 조직원이 아닌, 자신만의 것을 만드는 출발선상.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는 게 아니고, 새로운 직장을 만드는 것.

그래, 응원해 다오. 친구야.
내게 필요한 건, 꿈꿔온 일을 시작할 용기라고.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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