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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커피'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4.22 '지구의 날'에 펼치는 '김소진'과 '치아파스'커피 by 스윙보이
  2. 2008.05.10 '공정무역'이 당신에게 던지는 이야기 한자락 by 스윙보이 (6)
  3. 2007.09.27 [한뼘] 당신이 '커피'를 마시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by 스윙보이
  4. 2006.12.08 '착한' 미디어를 꿈꾸다 by 스윙보이 (12)

오늘, 가급적 걸었어.
햇살도 좋았고, 바람이 약간 세게 불긴 해도, 봄과 뽀뽀하기 좋은 날씨더라.

그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 까닭도 있었지.
무엇보다 오늘, '지구의 날'이었기 때문이야.
평소 지구를 완전 사랑해서 생활에서 완벽하게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을 실천한다,
고 하면 완전 쉐빠알간 거짓말이고,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지구에 대한 아주 최소한의 예의.

 

지구가 아프다는 것, 상태가 썩 좋은 것만은 아니란 것, 짐작할 뿐이야.
얼마나 아프고 증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나는 정확하게는 몰라.
내 생각엔, 지구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기보다는 한순간 펑~하고 소멸해버릴 것 같아.

1970년 미국에서 태동한 '지구의 날'의 계기는,
전년도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기름유출사고였대.
데니스 헤이즈라는 청년이 나서서 준비한 첫 행사에선,
무려 2000만명이라는 인파가 참여했고.
당시 뉴욕에선 이날 자동차 통행도 금지시켰을 정도래.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환경단체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된다지.
그렇다손, 늘 개발주의자 혹은 성장지상주의자에 의한 국가체제에서,
'지구'가 언제 진지한 고려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나.

그 흉칙한 토건성은,
용량 딸리는 MB에 의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형국이고.

단적으로,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고 난 이후 우리는 제대로 성찰했을까.
기득권 위정자들의 성찰은 더 요원하고.

명함엔 그래서 이렇게 팠다.
"좀 더 불편하면 지구가, 우리가, 내가 살아난다."
많이 듣던 얘기라고? 맞아.

어디선가 본 구절인데, 약간 살을 붙였어. 원래는 "좀 더 불편하면 지구가 살아난다"였거든.

알지? 나 초식성인거.
그래서, 크고 거대한 바람따윈 없어.
고저, 너와 내가, 우리가 안전하고 별일 없이,
이 지구 한구석에서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너와 함께 푸른 하늘 아래서,
따사로운 햇살과 봄바람을 맞으며, 
마음 담은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을 뿐이라규.
 
그리고, 내 손엔 고 김소진의 책.
소외되고 외면받는 존재에 대한 한없는 연민을 품고,
도시 서민의 곤궁과 핍진을 강요하고, 낙오와 패배를 일상화시킨 체제를 고발했던,
눈 밝은 사람의 흔적.

그의 육체가 지구에서 박동을 멈춘 지, 벌써 12년.
선배라고 부르고 싶었으나 결국 부르지 못하고 말았던 그 이름.
지구의 날에는 김소진을 함께 불러보는 것, 어떻겠어?^^



그리하여,
4월22일, 오늘의 커피는,
착한(공정무역) 유기농 커피인 멕시코 치아파스 커피.
마야의 후손이자 멕시코에서 가장 가난한 주의 하나인 치아파스 주에서 생산된.

너와 내가 연결돼 있고, 
치아파스 농민과 우리가 잇닿아 있음을 알려주
,
빈곤과 소외가 어느 한 개인의 무능이나 책임 때문이 아닌,
지구 위에 함께 발 딛고 서있는 우리 모두의 것임을 알게 해주는.

지구의 날, 김소진, 착한 커피 그리고 당신과 나.

그 어느해, 4월22일,
너와 내가 함께 있는 이날의 풍경.
지구는 그런 우리를 기억해 주겠지?
우리는 그때 이 지구에 발 딛고 있었음을 기억할테고.^^

Posted by 스윙보이
매년 5월 둘째주 토요일은,
'세계 공정무역의 날(World Fair Trade Day)'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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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희한한 날도 다 있다구요? 그러게요, 하하.
우선, '공정무역이 대체 뭬야? 혹은 이건 왠 듣보잡?'하는 생각이 들죠?
뭐, 제가 아는 한에서 간단 말할게요.
생산자(노동자)들이 지속가능한 생산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격을 보장해주는 체계.
더불어, 이런 역할까지 곁들이죠.
생산자 공동체의 교육·의료 등 사회적 안전망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초과이익을 보장하고,
자진해서 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불법적인 노동착취를 막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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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좀 쉽게 말하라구요? ^^;
흠, 좋아요. 이 말을 인용하죠.
공정무역체계로 판매하는 것이 기존 방식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에 대한,
니카라과에서 커피 재배를 하는 농민인 블랑카 로사 몰리나의 답변.
"우리 식구가 밥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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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설명이 어설펐지만,^^; 대충 감은 오죠?
'공정무역의 날'은,
이런 취지의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해,
IFAT(국제공정무역연맹)에서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축제랍니다.

이번 한국의 행사는, 덕수궁 돌담길에서 있었구요,
여성환경연대, 두레생협, ICOOP생협,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한국YMCA 등등이 참석했어요.
표어는, "공정무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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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축제의 현장, 아주 쪼금이지만 궁금하죠?
한번 쑤욱, 훑어볼까요?^^
넌, 뭐했냐구요?
찬찬히 보시면 알려드릴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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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 초입부터,
자원봉사자로 추정되는 분들이 한껏 페인팅 작업을 하고 있더군요.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한 사람의 힘만으로 되는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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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을 산책하던 아저씨도 궁금하셨나봐요.
인포메이션에 묻더군요.
"뭐 하는 행사에요?" "공정무역이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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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아저씨는,
길을 거닐다말고, 공정무역 면화를 소개하는 안내판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계십니다.
그래요. 아주 작은 관심이 세계를 넓히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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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와와, 놀랬어요.
목화들이 이야길 던지기도 하구요,
공정무역 티셔츠가 막막 자기소개를 해요.
귀를 기울이면, 막 얘네들이 소근소근 재잘재잘 말을 건네요.*^^*

그래서일까요.
약간은 한산하던 돌담길에 차츰차츰 사람들이 늘어나요.
주말을 맞아, 시청으로, 덕수궁으로, 시립미술관을 찾아온 사람들이 발걸음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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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그렇게 늘어나는 사람들 틈바구니로,
외국인들도 눈에 띄어요.
와, 역시나 이건 전세계인의 축제였어요. 하하.
우리 모두는 그렇게 지구인.
아, 난 외계인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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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역시 빠질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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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풋풋한 청년들의 노래 공연도 있었구요.
아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무대 밑에서 리듬에 맞춰 쉴새 없이 장난을.ㅋ
노래, 참 신나더군요. 흥겹고, 심플하고.
비록, 당신에게 들려줄 수 없어 안타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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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를 기념하기 위한,
큰 가방을 만들어 다는 상징적인 행사도 있었지요.
공정무역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과 힘을 모으자는 취지였겠죠?
아주 작고 희미하지만, 나도 저기에 당신과 나의 마음을 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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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군의 청년들도 아주 열심이더군요.
나름 이벤트도 준비하고, 퍼포먼스도 하고.
딱딱하고 건조한 공정무역이 아닌, 재미나고 신나는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한 노력 아니겠어요?
난 저들 나이 때엔, 저런 것들 생각도 못했어요.
무역을 전공했음에도, 공정무역이 있음을 알지도, 듣지도, 못했답니다.ㅠ.ㅠ
역시, 저들은 찌질하고 이젠 꼰대가 되가는 나보담 훨 나은 알흠다운 청년들이에요. 그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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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저 공간에 어떤 말을 채워넣고 싶으신가요?
생산자들을 향해, 기업들을 향해.
당신은 현명한 소비자니까, 이미 생각하고 있죠? *^.^*

공정무역 제품은 사실 아주아주 많아요.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2000개가 넘는 공정무역 인증제품이 있대요. 우와 우와.
물론, 이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극히 일부지만요.
편견 갖진 마세요. 공정무역 제품이 꼬지고 후질 거라는 생각.
진짜 디자인 이쁘고 좋은 제품 많답니다.
내 사진술이나 편집술이 좋지 않은 탓으로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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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공정무역의 날에 뭔 헷짓거리를 했는지 이젠 알려드려야죠. 하하.
뭐, 나쁜 짓은 안 했어요.^^;
혹시, '착한 커피'라고 들어보셨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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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MCA에서 동티모르산 커피 사업을 한답니다.
맞아요. 착한 커피 혹은 공정무역 커피.
피스(Peace)커피라는 이름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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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카페 티모르'라는 이름의 카페와 이동식 카페도 있지요.
이날 행사에는 이동식 카페가 출동, 사람들에게 향미 좋은 커피를 맛볼 수 있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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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10시50분쯤 현장에 가서,
12시부터 문을 연 카페 티모르의 시다바리를 했지요.^^;
물론 난 바리스타가 아니래서, 커피를 제조하진 않았구요.
바리스타의 손에서 만들어진 커피의 뚜껑과 홀더를 끼워 사람들에게 배급하는 작업이 주였죠.
일종의 자원봉사이자, 실습이었는데,
정말 5시까지 거진 쉴 틈 없이 사람들이 오더라구요.
끝날 땐 정말 발도 아프고, 듁을 것 같았어요. 헥헥헥.

애로도 있었고,
생각컨대, 운영상의 헛점이나 공정무역 취지에 좀더 세밀한 접근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그래도 재미났어요. 신나구요. ^^
덕분에, '공정무역의 날' 행사도 참여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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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
의 저자,
마일즈 리트비노프와 존 메딜레이는, 이렇게 말하네요.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일은,
더 나은 그리고 더 관대한 세상을 이루기 위한 아주 현실적인 실천 방식."
이날, 커피를 마신 분을 포함해,
행사장에서 여러 제품을 구입하신 분들은,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간에,
더 나은 그리고 더 관대한 세상을 이루기 위한 실천을 하신 셈이에요.^.^
뭐, 쉽게 말해 좋은 일 한 셈이에요.ㅎㅎ

공정무역 제품을 만드는 그들도 말해요.
"우리는 원조가 필요없어요. 우리는 거지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정당한 가격으로 우리의 생산물을 구입하기만 한다면,
 원조 없이도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멕시코의 한 농부-
그들은 대개 땅도 넓고 자원도 풍부해요. 1년 내내 뼈 빠지게 바지런하게 일합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가난합니다. 가난은 대물림이고 세습이에요.
그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한 건,
그래서 원조가 아닌, 공정한 거래죠.
그들보다 부자이고 돈이 많은 사람들의 시혜가 아닌.

그리고 소비자들도,
좋은 제품과 먹을거리를 먹을 권리가 있기에 이들의 제품이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전부는 아니겠지만 많은 공정무역 제품은, 환경친화적인 제품이고 유기농이랍니다.
최근의 먹을거리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죠.

참참참, 무엇보다 오해하진 말아요.
나는 당신에게, 꼭 '공정무역 제품'만을 사자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뭐, 일상에서 운동을 하자는 것도 아니구요.
가령 커피를 마셔도,
별다방도 좋고, 콩다방도, 파다방도 좋아요. 당신이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면 거기도 좋구요.
우린 질 좋고 맘에 드는 제품을 사고 마실 권리가 있는 소비자잖아요. ^^

말인즉슨,
우리가 어디서 커피 한잔을 마시든,
커피 한잔에 연결된 세계를, 이 세계의 작동원리를 잠깐이라도 생각하고 알면 좋다는 거죠.
마틴 루터 킹 목사도 그랬대요.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탁자에 앉아 남아메리카 사람들이 수확하는 커피를 마시거나
중국 사람들이 재배한 차를 마시거나 또는 서아프리카 사람들이 재배한 코코아를 마신다.
우리는 일터로 나가기 전에 벌써 세계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나도 있잖아요. 시장경제 자체가 인간과 노동을 착취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힘과 자본의 불균형에 의해 혹은 장난에 의해 약한 경제주체를 착취하는 쉐이들이 있죠.
그런 공정하지 못한 시장경제가 나쁜 개새끼들이죠.

또, 공정무역을 악용하는 무리들도 그렇구요.
별다방(스타벅스) 매장에 가면,
농민들 보호를 위해 착한 커피를 구매한다고 써놓은 안내판을 쉽게 볼 수 있어요.
근데, 그넘들. 자신들이 파는 커피 가운데 아주 일부만 공정무역 커피랍니다.
2005년 스타벅스가 판매한 공정무역 커피는 전체 커피의 4%도 안된대요.
나름 커피 생산자 지원 계획을 갖고 있다지만, 그 노력이 뭐랄까.
일종의 면피 같은 것?

사실 나는,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 세계를 바꾸자고 말할 배짱도, 신념도, 없어요.
도저하게 견고하고 딴딴한 이 세상의 체계와 그로부터 파생된 혹독한 현실을 바꾸는 건,
내가 살아있는 동안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죠.

특히나 나처럼 체제순응적인 소심쟁이는요,
이상적이고 착한 세상이 올거라고 안 믿어요.
희망이라는 말도, 의심부터 하고 보는 놈이에요.
그 '희망'이라는 마약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속이고 속히는지.
차라리, 나는 세상이 더 나빠지거나 최악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놈이에요.
세상이 극도로 나빠지는 것만 막아도 선방하는 거라고.
공정무역에 대한 생각도 그래요.
세상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대신 나는, 그런 건 있어요.
그 세계보다 더 큰 '당신'이라는 우주가, '나'라는 우주가 조금씩이라도 바꼈으면 좋겠어요.
그 오래전 누군가(들)로 인해,
조금씩이라도 바뀔 수 있었던 '나'라는 우주를 생각해보면.
당신의 우주와 나의 우주가 서로 공존할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
이 세계의 가혹함과 절망을 공유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우주에서만큼은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즐거울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뿌려지길.

그게 다에요.
당신과 나의 우주는, 안드로메다와 지구 사이가 아니라는 것.ㅎㅎ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5월10일 공정무역의 날 행사 사진

Posted by 스윙보이
당신이 커피를 마실 때나, 다이몬드를 살 때나, 필요한 것.
개인의 선택과 취향에 따른 것임에도 당신의 세계는 당신만의 것이 아니기에.
물론 스타벅스나 다이아몬드를 구입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마시고 사자는 것.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도 쉽게 접하고 마시는 커피가 어떻게 재배돼 어떤 경로를 거쳐 우리 손에 오는 지.
"다이아몬드를 구입하고 향유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이 영화는 그런 개인의 취향과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런 개인의 선택에 있어 사전에 제대로 된 정보가 주어져야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소비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오게 됐는지를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결국 세계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다이아몬드 하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 <블러드 다이아몬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인터뷰 중에서 -

나는 다시 '착한 커피'를 생각한다. 얼마전 '아름다운가게'에서 네팔의 유기농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받기도 했는데.
스타벅스? 처음 듣는데…에티오피아선 커피 한잔에 3원('양심커피' 한잔이 공정무역 희망)
착한 커피·착한 기업·착한 소비자 ([책]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

그리고 '착한 커피' '양심 커피'의 이야기를 좀더 듣고 싶다. '착한 옷'도 좋고.
그런 공정무역과 소비의 현장들과 마주하고 싶다. 그런 콘텐츠들이 풍성한 착한 미디어도.

Posted by 스윙보이

'착한' 미디어!


요즘 나의 화두 중 하나다. 뭐 비루하고 팍팍한 일상과는 별개로..^^;;;


과연 그게 무얼까. 나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 또한 여전하다. 알다시피, 우리 시대의 (대다수) 미디어는 이미 타락했다. 자본과 아삼육 되어 짝짜꿍하고 있다. 그리고 자가증식까지 꾀한다. 미디어는 그저 신자유주의의 선전도구이자, 깔창으로서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들은 각자 '진실'을 부르짖고 있으나, 그 '진실'이란 이미 재건축된 구조물 아니던가. "어떻게 미디어가 그래요"하고 하소연 해봤자, "됐어 됐어 이제 그런 헛소리는 됐어"라는 메아리만 돌아올 뿐이다.


미디어는 사실 인공적인 건조물이다. 리얼리티를 다시 건설하는 것처럼 가장한 매우 교묘한 속임수의 한 형태일 수 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그래서 이렇게도 말했다. "미디어는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며 의식을 교란시킨다. 그러나 문제는, 사실 우리가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디어의 죽음을 얘기해야 하나? 원하건, 그렇지 않건, 내가 발 붙이고 있는 이 세계에서 미디어의 영역으로부터 벗어나 있기엔 어지간해선 어렵다. 싫으나 좋으나 온 사방이 미디어로 둘러싸여 있는 마당이다. 그렇다면 '죽음'을 논하기도 어렵지 않은가. 그저 부패? 타락? 추락? 발효?


나는 그럼에도 아직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다. 미디어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알려지지 않은 세상의 진실 한 부분을 발굴하고 알리는 것이라 믿고 있다, 아니 믿고 싶다. 세계를 더욱 슬픈 곳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미디어지만, 역으로 덜 슬픈 세계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도 미디어라는 사실 역시.


지난 3월 56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보스니아 사태 당시 성폭행당한 여성들의 고통을 다룬 <그르바비차>의 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간절히 소망한다. 보스니아는 이제 서구 미디어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보스니아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강간 피해자들은 보스니아에서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한다. 사회생활의 최저단계에 놓여 있으며, 한달에 정부로부터 겨우 15유로를 받으며 살아간다. 내 영화가 많은 시선을 끌어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기만 빈다."


나는 그렇지만 여전히 미온적이다. 사실 나는 '착한' 세상을, 이상적인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을 가지라고? 하쿠나마타타라고? 괜찮아, 잘 될거야~라고? 글쎄, 더 이상 나빠지거나 더 최악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다행이다. <망종>의 장률 감독은 그래서 자신이 영화를 찍는 목적을 "세상이 극도로 나빠지는 것은 막자는 생각과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착한' 미디어다. 세상이 점점 수렁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어떤 이야기 혹은 연대. 지금 인터넷에선, 블로고스피어에선 수많은 세헤라자데가 활개 치고 있다. 누구나 '나, 미디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다. 물론 미디어가 아니라도 그만이다. 개인의 자유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말하는 대상은 스스로 '미디어'라고 정체성을 갖고 있거나, 갖고 싶은 사람들이다. 지금 이 시대의 미디어는 아무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만들 수 없는 것이 또한 미디어다. 미디어는 사용 주체에 따라 악도, 선도 될 수 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다스 베이더 사이.


'착한' 미디어를 떠올린 것은  최근의 몇몇 사례를 미디어를 통해 접하면서다. '착한' 커피, '착한' 옷. 대수롭지 않게 일상 속에서 접하는 이들의 이면을 혹 생각해 본 적 있는가. 2002년 월드컵 당시 FIFA 축구공을 만드는 아시아 어린이들의 얘기를 접한 것은 충격이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하고 축구공 하나를 만들어도 고사리손에 돌아가는 몫은 채 우리 돈 100원조차 되지 않았던, 유독물질에 눈이 멀기도 하던 현실. '세계인의 축제'라는 레토릭 뒤에 가려진 충격적인 사실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마셨던 커피 역시. 빈민국의 어른은 물론 아동 노동 착취와 형편 없이 낮은 임금으로 폭리를 취하는 기업들과 이를 알지 못한 채 마시는 소비자들. 그래서 국제공정거래규정을 지키 재배하고 거래한 커피원두로 만든 커피, '착한' 커피.
☞ 착한 커피를 가까이 하는 방법


또한 이른바 '가난한'(이 기준도 나는 아직 불만이지만..-.-;;) 아시아 국가에서 태어나 가난을 대물림해가며 살아온 이들에게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주고 옷을 사자는 '착한' 옷.
☞ 누비라, 착한 옷!


'착한'커피, '착한'옷, 모두 '공정무역'과 관계된 것이다. 경제활동으로 제3세계 빈곤문제를 해결하려는 사 회적 기업·소비 운동. 이를 곧 '희망무역'이라고도 부르고 있었다.
☞ 공정무역 아시아 여성포럼


공정거래의 기준
공정무역운동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공정거래

1. 각 국의 경제사정을 고려한 공정 임금의 지불

2. 피고용인의 자아개발을 위한 기회 제공

3.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구직 기회 제공

4.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관행의 수립

5. 공공 책임의 수용

6. 장기적인 안목의 거래관계 수립

7. 각국의 사회적 환경에 적합한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

8.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재정적, 기술적 지원 제공

8. 아동노동력을 착취하지 않는 환경의 확보 /시민행동


이들의 기준은 이렇다. '착한'커피, '착한'옷, 그리고 '착한'사람들. 이런 움직임이 바로 '지속 가능한 사회(세계)'를 위한 움직임이며 연대이다.


이런 과정에서 나는 '착한' 미디어를 보고 싶었고 꿈꾸고 있다. 나는 내가 밟고 있는 이 세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미디어는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른바 '매스 미디어' '거대 미디어'들의 전횡은 사람들의 의식을 집어삼키고 있다.


과연 그런 거대 조직 아닌 자유로운 (1인)미디어는 부패 위험에 처한 미디어를 위한 방부제가, 타락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디어를 위한 백신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한 '착한' 미디어는 사실 어떻게 보면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다. 미디어의 타락을 거부하는 다짐 혹은 몸짓이다. 세상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길 바라는 브레이크 역할 같은 것. 그렇지만 '지속 가능한 미디어'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사실 '착한' 미디어가 도저하게 견고하고 거대한 이 세상의 체계와 그로부터 파생된 혹독한 현실을 변혁하는데 어느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을지는 나는 자신할 수 없다. 다만, 우리가 발 붙이고 있는 이 세계의 가혹함과 절망을 공유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민하려는 진지한 시선과 함께 작은 씨앗을 뿌려보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소수일지라도 읽는 이,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그저 바람으로만 가져볼 뿐이다.


혹시 당신이 생각을 나누길 원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착한' 미디어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저 공정거래의 기준처럼 우리도 '착한' 미디어를 위해 아이디어를 내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나는 '착한' 미디어를 위해 하나를 제안한다.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만들 때 그것이 어떤 소수자들에게 아픔을 주게 될는지를 먼저 생각하자. 나는 착한 미디어를 향한 발걸음을 이렇게 떼어본다.  


이제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


다만, '착한'이라는 수식어에 짓눌리지 말 것. 나는 '착한'이라는 말에 어떤 정의도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통념으로 알고 있는 '착한'이라는 개념에만 매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론 발칙하고 발랄한 엉뚱한 '착한'이 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야기도 가능하다. '착한'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이 야만의 환멸의 세상을 견디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한 법이다. 불가해한 존재를 믿고, 요정을 불러내는 그런 상상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말한다. "나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상상력과 희망으로 버티어낼 수 있었다. 나에게 상상은 도피가 아니다. 진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착한'에 대해 무한한 상상력을. 그리고 그 '착한' 상상력에 경배를.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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