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솔로이스트>.
영화에 대한 감상과는 무관하게,
함께 본 이는 극 중에서 홈리스(Homeless)들이 나오자, 불쾌감이래야 하나,
일종의 혐오감을 드러낸다. 약간 당황스럽다.
그이는,
홈리스들을 향해, 아무 일도 않는 게으르고 세금만 축내는 존재라며, 쏘아댄다.
옆에서 듣자니, 섬뜩하다. 무위도식하는 세금식충이처럼 그들을 묘사하는 것 같아서.
음, 속칭 가방끈도 길고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홈리스들을 향해 저런 야멸차고 냉정한 시선을 보낼 줄이야.
홈리스를 잉태한 사회구조나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 말.
아마도, 세계관의 차이겠지만,
갑자기 이 세계가 외로워졌다. 그 얘기 한 마디에.
안드로메다와 지구 사이, 아득하게 느껴지는 거리감.
그래서 솔로이스트였구나. 나는 혼자 독창을 하고 있구나.
그는 이 땅의,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다.
남에게 별다른 해 끼치지 않고, 주변에서는 착하다는 얘기 듣는, 아주 열심히 살아가는.
p.s...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른 한 친구로부터 받아든 경향신문, 이 말이 외로운 나를 다독여준다.
"한 사회의 수준은 얼마나 많은 부를 창출하느냐가 아니라 고통 받는 이들을 얼마나 배려하며 보듬고 갈 수 있는 환경인가로 측정할 수 있다. 풍요롭지만 ‘그들만의 풍요’일 뿐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 한다면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없다. 그보다는 물질적으로 덜 풍요롭더라도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지 않고 약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임에 틀림없다."
과연!
다행이다.
너무 남발돼 오염된 '희망'이 아닌 어떤 느낌..... 당신은 혹시, 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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