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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7.07.31 나는 직원이다. 고로 행복해야 한다 (2) by 스윙보이 (2)
  2. 2007.07.31 나는 직원이다. 고로 행복해야 한다 (1) by 스윙보이
  3. 2007.06.04 이런 회사 어디 없소?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는! by 스윙보이
  4. 2007.04.23 쾌락주의자 혹은 탕아 by 스윙보이 (6)


뭐 미라이 공업은 깜짝쇼이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대관절 이렇게 해서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냐는 거지.
그리고 꼭 경영을 이렇게 해야만 제대로 된 경영철학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에 따라, 여건과 상황에 맞춰 다양한 경영기법과 철학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혹자는 성과에 걸맞는 대접을 받을 수 없는데, 그게 무슨 천국이냐고 불만을 내놓을 수도 있겠다.

거듭 말하지만, 내가 주목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원만족. 직원감동이다.
직원이 감동하면 그들은 춤을 춘다.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하고 이는 회사에 자연 보탬이 된다. 무한 성장이 아니면 어떠랴. 달팽이의 성장이라도 좋다. 함께 즐기고 노닐 수 있는데.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거. 빵도 주고, 장미도 쥘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호모루덴스의 본성에 맞춰주는 것. 

부자 회사. 가난한 회사원

회사가 잘 되면, 직원들도 잘 된다,는 감언이설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워킹 푸어(Working Poor · 일하는 빈곤층)'의 현실을 안다.
아무리 직원이 좆빠지게 일해도 뒤룩뒤룩 살 찌는 건, 회사(기업)의 몫이다.
내가 아는 '지금-여기'의 현실은 성실하게 일하는 노동자의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회사는 점점 공고해져 간다.
☞ 배부른 회사, 배고픈 일본노동자
☞ 돌파구 안 보이는 '워킹 푸어'

나는 생각한다.
소가 제대로 일을 못해도 여물을 먹여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내년에 일을 할 수 있다.
하물며 소가 이럴진대. 인간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야마다 사장의 말을 되새겨보자.
"인간은 말이 아니기 때문에 채찍이 필요없다. 믿고 맡기면 자기 할 일을 한다."

일은 노역이다.
어릴 때부터 지겹게 들어온 말 이거 있잖아. '일에서 자아실현하라' '일을 자기성취의 도구로 써라'
이 속삭임은 나는 사실 자본이 만들어낸 교묘한 레토릭이 아닐까 의심한다.
직원을, 노동자를 부려먹기 위한 소수의 논리말이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도 그런 것이지.
베짱이는 노래를 한다. 그것이 그들의 일이다. 유희와 결합된.
개미는 그러나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사실 개미들 뒤에는 여왕개미가 있고, 기득권이 있다.
일개미들이 생산한 과실은 여왕개미의 것이잖나. 지금은 그런 체제가 더 공고해지고 있다.
회사는 배가 불러도 표정관리한다. 일부 개미들에게 약간의 떡고물을 나눠주면서.

그래서 베짱이에겐 승산이 없다.
오스트리아 아동심리학자인 브루노 베텔하임은 옛이야기의 숨은 심리적 기능을 찬미하면서도 <개미와 베짱이>만큼은 유해성을 강력경고했다고 한다. 아동이 소화하기엔 폭력적일 뿐더러 어떤 숨은 구조나 패러독스가 없어 아이에게 공포심만 공포심만 심어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쉬게 하고, 놀게 하라. 직원들을.

직원과 회사가 '통'하는 그런 회사들이 있다. 앞서 <이런 회사 어디 없소?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는!>에서 놀이와 일이 화학적으로 결합되는, 유연함과 자유로움이 혈관 속을 흐르는 회사들을 살짜기 엿봤다.

이번에도 직원만족, 직원감동에 힘을 쏟는 '착한' 회사들.
☞ 직원들 일 줄이면 사장님 입이 귀에 걸려요 (직원들 행복이 우선이다)
☞ 시험감독 없던 중학교…그때 아하~ 깨달았죠 (사람 중심 기업문화 꽃피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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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윙보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글은 앞서의 <이런 회사 어디 없소?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는!>의 후속편이 될 것 같다. 아니 뭐 후속보다는 연장선상이라고 해두자.

아직 채 10년이 되지 않은 사회생활 동안 나는 짧은 기간을 제하고 직원으로만 녹을 받았고, 현재도 그렇다. 뭐 쉽게 말하자. 샐러리에 목맨 신세였단거다. '직장인은 위대하다'는 말이 있다. 맞다. 전쟁같은 먹고살기. 밥벌이의 지겨움. 직장인이 그냥 위대해지는 것,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 말이 자위이자 위무라는 것도 안다. 어디 지금-여기 대개의 직장인은 실업의 공포와 끊임없이 싸워야하고 자본의 흉포함에 고개를 수그리고 복종해야 한다. 성과를 내는데 골몰해야 하고, 어떻게 윗사람에게 처세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마디로 짜증 지대로지.

사실, 많은 직장인들 아프다. 몸도 마음도. 직업에 따른 직업병 외에도 직장병을 갖고 있다. 최근 헤드헌터업체와 취업포털이 103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직장생활로 인해 만성적 질병을 앓게 됐다'는 응답자가 무려 63.2%(652명)였다.
직장인은 오늘도 아프다.

직장인들이 왜 이렇게 앓을까. 그런데도 그들은 왜 묵묵히 견딜까. 본디 놀기 위해 태어난 호모루덴스(Homo Ludens)가 직장이라는 틀에, 샐러리에 목구멍을 걸어야 하니 당연한 결과다. 견디기 힘든 것을 억지로 버티고 견디다 보니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을 재간이 있나. 아프냐, 나도 아프다...ㅠ.ㅠ


"쉬어라. 일하지 마라. 미래를 준비하라"

우연찮게 지난 토요일(28일)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를 봤다.
 
캬~ 한마디로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야마다 아키오 사장의 경영방식에 '유토피아 경영'이라는 레토릭을 붙여줬다. 야마다 사장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별 것 아니다. "사원들이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경영철학도 간단하다. "사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된다. 회사는 사원들이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일갈한다. "쉬어라. 일하지 마라. 미래를 준비하라!"

그가 사장으로 있는, 직원들이 주인인 '미라이 공업'의 고용풍경을 훑어보자.

잔업, 휴일근무 없음
전 직원 정규직
70세 정년, 종신고용, 정리해고 NO
업무목표 NO
연간 140일의 휴가(휴일 포함) + 개인 휴가
3년 간 육아휴직 보장
5년 마다 전 직원 해외여행


허허.
이른바 '노동유연성'을 주창하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내가 생각하는 노동유연성의 주체는 '노동자'다. 어느 직업군으로든 자유로이 이동하면서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는. 회사가 노동유연성을 부르짖는건 마음 먹은대로 자르겠다는 심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등을 통한 (인력)구조조정을 당연시하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업무목표와 할당에 미치지 못하면 질책하거나 내치고,
무한경쟁과 성과제일주의에 입각해 인간을 재단하고,  
휴가는 언감생심. 육아휴가? 법에 보장된 휴가도 눈치를 봐야만 하는,
대개의 '지금-여기'의 회사들에 익숙한 우리로선,
야마다 사장은 미친 넘. 미라이 공업은 미친 회사다.(그리고 절대 부러움이다.ㅠ.ㅠ)

미라이공업을 또 이렇다.  
안티 성과주의.
경쟁적 인사제도의 무력화. (야마다 사장은 선풍기 바람이나 볼펜 던지기로 승진을 결정하는 기발한 '복걸복 인사제도'를 갖고 있었다.)
많이 놀게 하고 많이 벌게 해준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인센티브는 없고, 실적이 나빠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래서 미라이 공업의 직원들은 논다. 목표는 그들이 정한다. 자기자신을 위해 회사와 소통한다.
직원들은 놀다가 문득 생각한다. '항상 생각한다'는 회사의 구호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를 추동한다. 사원들은 다양한 연간 1만여건의 아이디어를 낸단다. 시스템 개선에서 신제품 개발까지.
한 직원이 인터뷰에서 말하더라. "아침에 일어나 회사 오는게 너무 즐겁다."
이런 말, 당신은 해 본적이 있나. 있다면, 지금 할 수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부럽다!

그런데 미라이 공업이 제대로 굴러가냐고? 일본 동종업계 시장점유율 1위란다. 마쓰시다(내쇼날 전기)를 제칠 정도로. 이 시대 경영기류와 정반대로 경영하는데 그렇단다. 그 도도하고 잘난 경영의 대가들은 이를 어떻게 설명할까. '구조조정의 귀재', '해결사'와 같은 별칭을 가진 냉혈한들은 콧방귀나 끼고 말겠지. 이들은 어쨌든 '회사를 살린'(!) 귀재들이니까. 그런 한편으로 '인간을 죽인'(!).

내가 보기엔 야마다 사장의 경영철학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사실 야마다 사장은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이 시대 많은 경영자들은 이를 알면서 모르는 척 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은게다. '기업 성장이 우선'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마음에 내면화돼 있는데 어찌 일개 직원들의 행복까지 챙기시랴! 기업이라는 이윤기계의 일개 부속품으로 전락한 지금-여기의 인간을 떠올리면, 야마다 사장은 뻥뻥 튀겨서 '야마다 올마이티'다.
 
그런 한편으로 야마다 사장은 고수다. 인간의 심리와 기저의 자발성을 안다. 인간의 본성이 '호모 루덴스'임도 아는 것이겠지. 아니 알고 모르건, 그건 중요치 않다. 그는 그저 '인간'과 함께 노니는 걸 즐기는 것일테지. 부속품, 소모품이 아닌 인간들과. 그의 어록을 보면 실감하겠지.

“인간은 말이 아니다. 당근과 채찍의 조화는 필요 없다. 단지 당근만이 필요할 뿐...
사원들을 놀게 하라”

“인간은 물건이 아니야 그러니 원가 절감은 옳지만 급료를 낮추는 것은 잘못된 것이야 .
인간은 코스트가 아니야”

“기업이 커져서 사원에게 도움이 된 적이 있나? 
기업은 기업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원을 위해 있는 거야”

“사원은 모두 같아, 선풍기를 불어 아무나 과장을 시켜도 다 잘해”  

“노르마(업무 할당량) 따위는 필요 없어, 사원들은 알아서 다 해”

물론 보여진 것이 다는 아닐 것이다.
소수겠지만 미라이 공업의 누군가는 불만이 있을 지도 모르고,
방송임을 감안하면 어떤 점에선 약간의 부풀린 점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간과 회사에 대한 철학의 중요함이다.
인간은 호모 루덴스일때 빛이 난다.

어쩌면 미라이 공업 야마다 사장은 반체제 인사다.
이 시대에 너무 당연하고 공고하다고 여겨지는 (경영)체제에 반대되는,
반(경영)체제적인 (경영)철학을 가진.
'논다'고 하는 회사원으로서 터부시해야 할 것을,
미라이 공업에선 미덕으로 삼음으로써,
이 신자유주의 사회에 반기를 드는 행위를 한 건 아닐까.
야마다상은 다행이다. 한국에 없어서, 한국인이 아니라서.
그랬다면 아마 국가보안법에 의해 반체제인사로 끌려갔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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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윙보이
이른바 '삼성맨'의 사직서를 보고 나서 다시 회사를 생각한다.

나는 '직업'보다는 '직장'을 몇차례 옮겼다.

틈틈히 바뀌다보니 명함도 자주 바뀌었다. 대개의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또 직장 옮겼냐? 이번엔 어디냐" (사실 나는 이런저런 묻지 않고 묵묵히 "잘 옮겼다"는 말한마디로 내 심정을 알아주는 몇몇 속깊은 친구들이 그래서 좋다)

여기서도 그렇지만 구구절절 연유야 설명을 하기가 때론 난감하다. 이직을 단 하나의 이유를 들어 설명하기는 당최 어렵다. 사람살이가 그리 단순하겠나. 쯥.

본디 회사(조직)와 맞지 않는 내 성정도 있겠지만, (내가 거친) 회사들 대부분은 그리 온당치 못했다.('조직 부적응자'라는 일갈도 인정한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모든 회사(조직)는 불합리하다'는데 나는 방점을 둔다. (누군가는 자기합리화라 일컫겠지만!)

어쨌든,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도 많지만, 오늘은 하나만 긁적이련다.

이른바 '삼성맨'이 언급한 것 중에 내 맘에 와닿은 것 하나. 니부어, 막스베버, 대리인 이론 등도 다 좋지만, 그의 사직서에 언급된 아이스크림 가게들의 사례. 한국 분당에 있는 베스킨 라빈스와 일본의 다른 아이스크림 체인에 일하는 종업원들간의 표정이 극과 극으로 제시됐다.

그는 음식점에 가면 인테리어나 메뉴보다 종업원들의 분위기를 먼저 본다고 했다.

그것이 결국 퍼포먼스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했다.(그가 쓴 사례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완전 공감한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를 외치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 직원(종업원) 만족이다.  

직원들이 움직이지 않고 즐겁지 않은데 고객이 어떻게 만족하고 즐겁겠는가. 퍼포먼스 나오려면 직원들한테 우선 잘해주는 것이 기본 아닌가. 그런데 왜왜!!! 회사는 직원을 흡혈귀처럼 빨아먹으려고만 할까. 그들을 춤추게 만들지는 않을까.

그러면서도 성과니 고객만족이니 앵무새처럼 지저귀게 만든다. 아무리 밥벌이의 지겨움이라지만, 나는 그것이 때론 참을 수가 없다. 그들의 천박하고 무책임한 직원 부려먹기 행태가.

'좋은 직장'에 대한 몇몇 사례들이 있다. 그것들을 보면서 나는 팍팍 부럽다. 특히 그 사례들이 주로 외국에서만 나와 있어서 안타깝다.

직장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미덕이 되고만 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나는 아직 꿈꾼다. 양립할 수 없다, 고 생각되는 이 가치들의 화학적 결합을.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는. 유연함과 자유로움이 혈관 속을 흐르는 회사.
 
'사람들은 놀기위해 태어났다'는 명제를 나는 믿는다. 즉, '호모루덴스'(Homo Ludens, 유희적 인간).

좀 과장되게 표현해서 '죽을만큼 일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나는 '짜증 지대로다'를 외친다. 더구나 '열심히 일하라'는 표어에 숨은 자본의 흉악한 이데올로기. 'Born to Play'인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는 회사의 기제.   

놀이와 일이 분리되지 않는 일터를 꿈꾸며 나는 한때 사업을 구상하고 직접 했다. 물론 그 동기만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이왕 하게 된 거, 정말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물론 이 몽상(?)을 꽃피우기도 전에 꺾인 것이 문제였긴 하지만.^^;;

그런데 '회사는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거나 '기업의 설립 목적은 이윤 극대화'라는 절대 명제. 과연 그런가. 당신은 의심한 적 없는가.

'이윤'이란 단위 뒤에 똬리를 튼 무한 성장의 욕망이 나는 무섭다. 이는 또 조직원들을 미치게 만든다. 혹은 거기에 완전 복무하게 만든다. 군대 '복무신조'보다 회사 '복무신조'가 더 야멸치고 얍삽하다. 군대야 외우게 만드는 정도지만, 회사는 이를 직원들의 DNA에 박히게끔 조작한다. 무서운 놈들.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은 정말 솔깃하다. 이 팍팍하고 냉정한 세상에 이런 바이러스가 널리 유포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사우스 마운틴 이야기>>

☞ "아,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이 기사에서 인상적인 구절들은 이랬다.
여러 사람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함께 노를 젓는 사공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속담과는 달리, 사우스 마운틴도 훨씬 더 역동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회사의 성장에 분기점이 될 만한 일감이 들어왔다. 고객은 거대한 얼음 바위가 있는 언덕 꼭대기에 경관이 좋은 집을 짓고 싶어 했다. 언덕의 자연을 훼손할 게 뻔했다. 사우스 마운틴은 고민에 빠졌다.
 
존 에이브램스 혼자였다면 현실과 타협했을 것이다. 에이브램스는 동료들과 함께 해당 부지로 올라가서 고민을 털어놓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침묵은 금방 깨졌다. 한 동료가 "포기합시다"라고 말한 순간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그 일감을 포기한 사우스 마운틴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고민에 들어갔다.
 
"이 예기치 않은 사건을 통해 우리는 '성장'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추는 수동적인 작업 방식이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우리는 '성장'이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이윤과 손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사우스 마운틴은 '성장'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기로 했다. 직원들과의 오랜 토론 끝에 무한 성장이라는 신화를 거부하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성장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성장을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 자체를 위한 무한한 성장('암세포의 논리')은 거부한다. 우리는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규모를 확장하면서 우리가 지켜 온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 '집 사용설명서' 주는 회사가 있대요

같은 회사에 대한 한겨레의 서평(사실 서평이라기보다는 이 '좋은' 회사에 대한 취재기사 같다)도 재미있다. 특히 한겨레가 붙인 '남산건설', 이름 한번 맛깔난다.^.^

'양적 성장'을 거부하고 '달팽이 속도'를 선택한 이들. 놀이와 일의 '진정한' 결합은 어쩌면 '과도한' 욕심을 버리는 지점부터 시작할런지도 모른다. 끝없는 자기팽창과 자기증식을 꾀하는 자본에 대한 반발. 그것이 소박하더라도 말이다.

역시 인상적인 구절.
매출이 늘던 어느 날. 섬 바깥으로 진출해 더 큰 돈을 벌 것인가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다. 결과는? 큰 돈벌이가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섬 안의 일에만 전념하기로 한다. 그들은 성장 자체를 위한 무한 성장, 즉 ‘암세포의 논리’를 거부한다.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성장은 ‘달팽이 속도’. 작은 규모를 유지하면서 내부에서 많은 일을 하는 방식 아래 교육을 장려하고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준다.

건축주와 계약서는 달랑 3쪽. 계약은 못 믿어서가 아니라 의미있는 만남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다. 25년간 400만달러어치의 건축 일을 하는 동안 소송이 한 차례도 없었다. 회사의 작업장과 사무실은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고 집에서처럼 티타임 중에 회사에서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의사소통이 이뤄진다. 가치관이 비슷하고 그에 부합하게 삶으로 아무도 부자가 되지 못했지만 일을 즐기며 마음 편하게 산다. “‘어느 누구’도 부자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적절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고 지은이는 고백한다.


나는 "회사의 작업장과 사무실은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고 집에서처럼 티타임 중에 회사에서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의사소통이 이뤄진다"는 '사우스 마운틴'의 풍경과 비슷한 한국의 한 회사를 안다.(자세히는 아니지만) 우연찮게도 이곳도 건축 일을 한다.

몇차례 포럼 참석을 위해 이곳에 갔는데 여기 가는 날은 이방인인 나도 참으로 즐겁다. 그리고 부럽다. 황두진 건축사무소. 인문학과 건축의 만남. 참으로 부러운 조합이다. 사실 자꾸 커가려고만, 몸집을 불리려는 욕망이 부대끼는 그런 회사는 사실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더 솔직히는 '짱'난다.

그래서 나도 '남산건설'의 그런 구조 속에서 있고 싶다. 아무도 부자가 되지 못했지만 일을 즐기며 마음 편하게. 어느 누구도 부자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적절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불편하고 억압적인 자본의 구속으로부터 탈피하기.

'켄 로치'감독 의 이야기와 일맥 상통한다.

“희망은 없다. 정치가와 경제인은 대개 남을 위해 일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위해 일한다. 고용주는 고용인의 일자리를 뺏고, 헐값으로 대체 노동력을 산다. 이런 구조 안에서는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다. 유일한 희망은 새로운 경제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소수의 탐욕에 봉사하는 경제가 아니라, 다수의 생계를 안정시키는 그런 구조 말이다.”

다시 돌아와 '남산건설'에 대한 기사의 방점.  
더불어 사원의 처지에서 이런 회사가 부럽지 않은가. 강요되는 명퇴, 비정규직이라도 “싫음 말고” 똥배짱. 월요일 출근이 부담스런 회사가 아닌, 사람이 좋고, 더불어 일하는 게 즐거운 그런 회사 없을까. 조금 벌어 조금 쓰더라도 보람있는 일을 하는 지속성있는 회사. 희망은 갖자. 적어도 이런 책을 내는 출판사는 있지 않은가.


그리고 역시나 부러운 다른 회사 이야기.

픽사(PIXAR)다.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 맛깔나는 3D애니메이션을 선보였던 회사.

☞ 디지털로 꿈을 빚는 공장, 픽사를 찾아서

회사와 놀이가 결합된 풍경을 묘사한 것을 보면 정말 '부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기사를 위해 어느정도의 과장도 섞여 있겠지만 조직원들의 회사 일상은 놀이와 크게 떨어져 있지 않은 것 같다.

퀵보드는 이들의 일상을 빠르고 유연하며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자동차>의 한 애니메이터는 “지금까지의 작업에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린 늘 염두에 둔다”고 픽사의 과감한 작업 분위기를 설명했다. 1층의 넓고 넓은 홀 한켠에는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오락기구와 당구대, 그외 몇 가지 보드게임 장비가 마련돼 있다. 골프장을 연상시키는 너른 뜰에는 배구장과 수영장, 축구장, 농구장이 있다. 아이팟 이어폰을 끼고 조깅을 하건, 1층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마시다 동료와 보드게임을 하건 픽사는 그 모두를 일로 여긴다. “이곳 사람들은 많은 것을 자기 안에 채우고 싶어한다(People like lots of inputs). 놀이도 평상시 일의 한 부분이다.” 설명하던 넬슨 앞으로 누군가가 서커스의 한 장면처럼 외발자전거를 타고 달려든다. 이 ‘서커스 단원’ 역시 픽사의 애니메이터다.


이들이 창조적인 일을 하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그렇담 그런 것과 다소 멀어보이는 장치산업인 자동차를 만드는 이 회사는 어떤가.

☞ 맞춤형 복지의 페라리, 유럽 최고의 직장

기사는 이렇게 언급한다.
운동을 마친 알몬드는 조각가와 ‘예술적 대화’를 나눈다. 조각가와 만남은 회사가 마련한 ‘창의력 모임’(Creativity Club) 프로그램의 하나다. ‘창의력 모임’에는 음악가, 작가, 방송 디제이, 조각가, 화가,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을 초청해, 예술가들이 어떻게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운다. 창의력 모임에는 직급과 직종에 제한이 없다. 알몬드 같은 자동차 조립 라인의 말단 노동자부터 최고 임원까지 한 강의실에서 ‘공장 이야기’를 떠나 예술을 토론한다.


공장 이야기 말고 예술을 이야기하는 자동차 회사. 이런 건 한국에서 그저 꿈인가. 주야장천 공장 이야기에 지치는 한국의 노동자들이여. 직장인이여. 아흑...

나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보다는

열심히 노는 당신, 함께 즐기자~에 더 끌린다. 

이런말, 사실 그저 넋두리다.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도진 후천성출근기피증 혹은 후천성회사면역결핍증.

윗분들 하실 말씀이야 뻔하디 뻔하다.

"그럼 일을 즐겨. 놀이처럼" 혹은 "피할 수 없다면 즐겨"

나의 (혼자 속삭이는) 대답은 이렇다. "너나 즐기세요. 된장"


그러나 나는 아직 회사와 놀이의 어울림을 꿈꾼다. 내가 '남산건설'처럼 건축을 할 수는 없겠지만 하다못해 내 삶의 건축이라도 이렇게. (내 삶의) 건축사로서. '작은 회사의 즐거운 반란'까지는 아니더라도 '찌질한 인간의 즐거운 반란'까지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반란과 반동을 꿈꾸는 하루.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프랑스 국적의 두 청년, '실벵 다르니'와 '마튜 르 루'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선구자를 찾아 세계일주에 나서 대안 창출과 실천에 나선 80인을 찾아내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 : 지속가능한 발전의 진정한 선구자들>>을 낸 것처럼 한국 혹은 세계의 '사우스 마운틴'을 찾아보고 싶다.

두 청년이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를 출발점으로 삼은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 작업을 꿈꾸고 있다. 대안이면서 놀이를 꾀하는 회사(인)의 이야기.

아 근데, 내일 뭐 입지!!!

 
Posted by 스윙보이
"반동이지.
젊은 시절에 엉뚱한 짓도 한번 못해 본 그 반동의 결과가 바로 지금의 나다.
즉, 너의 30년 후 모습이라 이거야." 
"나잇살 먹어서 여자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그런 추한 중년은 안될 거라구요, 난."
"그렇지. 같은 짓을 할거면 젊을 때 해야지. 가끔은 걱정을 끼치는 것도 효도라는 걸 잊지말도록."

- 아다치 미쓰루의 <러프> 중 주인공 야마토 케이쓰께와 아버지가 나눈 대화 -



"'한국 성인 남자는 여가의 절반을 술을 마시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술을 깨는 데 사용한다'...
상처로 연대하고 위계로 조직하며 폭력으로 표현하는 사나운 노예근성의 세계!
우리는 참 힘들게 일하듯 술 마신다.
연애하듯 가볍고 퇴폐적으로 술 마실 순 없는 걸까?
..."

- 남재일 <씨네21>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남자 둘' 중에서 -



그리고 이건 백은하 매거진T 편집장의 언급을 빌어, 씨부린 나의 바람 중 하나.

"세월의 나이테를 하나둘 새겨갈수록, 나도 수도승이나 추기경이 아니라,
탕아가 되어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그렇다면 늙는다는 것도 꽤나 재미나겠지.그것이 꼰대가 되지 않는 길이기도 하겠지
(뭐 그렇다고 '꼰대'가 꼭 나쁘다는 건 아니다).
'돌아온 탕아'라는 타이틀도 좋고, 영영 돌아오지 않아도 좋을 일.
10여년 전 떠난 광석이 형의 바람 처럼
60대에 할리 데이비슨을 몰거나(나 주제엔 스쿠터 밖에 몰지 못하겠지만)
사랑에 못내 가슴 떨려서 오도방정을 떨어도 좋을 일이고.
이성보다 감성의 뜻대로 살면서 펄떡펄떡 벌렁벌렁대는 심장의 박동을 간직한다면,
나는 탕아를 택하고 싶다.
핵무기 하나쯤 갖고 정염의 불꽃을 펄펄 날리는.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그녀 같은 환상의 라인 앞에 세상 모든 도덕률이나 법규 따위 내팽개치는.
도로교통법이나 차선 따위는 그저 무시해도 좋을.
나는 그렇게 바람을 맞으며 탕아이고 싶다."


나는 쾌락을 제대로 아는 탕아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쾌락을 위해 복무하는 가슴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 쾌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이른바 '쾌락주의자' 혹은 '호모루덴스'들의 쾌락 같은 연대.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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