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나봐, 하고 찌껄였더니,
아니 왠걸, 눈이 오신다.
그것도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
친구 녀석과 쓰잘데기 없는 농담따먹기를 하다가,
우리는 완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다.
새 대통령의 취임은,
이 땅에 '봄'이 올 것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겨울'이 계속 될 것임을 알리는 것이라고.
나는,
'선진화'와 '실용'이라는 국정운영 방향에 어떤 알맹이나 고갱이도 없음에,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창조적인 정책을 펴달라고 전 대통령이 말했다지만,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이 실체 없는 레토릭만 가진 정부에 창조는 무슨.
농담이시겠지. 그저 덕담 차원에서.
철학이 없는 2메가바이트 정부,
그 철학 없음을 미덕으로 여기는 어떤 잘난 자들 틈바구니에서,
혁명 없는 나라의 비애를 맛보는게지.
마흔만 넘으면 현실 속에 귀순하는,
아니 이젠 그 나이를 스물로 바꿔도 무방한,
이 땅에서,
내일 호주로 이민을 떠나는 한 녀석이 오나전 부럽군. 쯧.
녀석은,
이민과 새 대통령 취임이 무관하다곤 하지만,
내심 므훗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좋겠다. 정호, 부럽다!!!
거긴 여름이란다.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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