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는 여전히 화두다. 이용자 중심의 콘텐츠 생산과 배급 역시 아직 유효한 과제다. 콘텐츠 진화가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2005년의 고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2005년 3월에 쓴 내 기사에서 다시 콘텐츠 진화와 혁신의 방법을 생각해 본다.
“유비쿼터스 등 온라인 마인드 전환 시급”
온·오프라인 괴리감 극복 등 수용자들 위한 콘텐츠 생산만이 살 길
새로운 매체환경의 도래와 시장 제반여건의 변화가 언론사들의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론사들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명제 앞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에는 뭐니뭐니해도 ‘콘텐츠’가 있다. 콘텐츠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언론사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당장의 생존은 물론 미래와도 직결된 문제다. 현재 언론사들은 콘텐츠에 대해 무엇을 고민하고 있으며 어떻게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는지를 2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
“아무리 새롭고 획기적인 접근방식이나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핵심은 역시 콘텐츠다.”
최근 한 인터넷 언론사의 신임 대표는 취임 인터뷰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이 명제는 상투적이고 진부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이다. 콘텐츠는 한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닌 전 언론계의 변함없는 화두다.
▷콘텐츠 전쟁= 이른바 ‘콘텐츠 전쟁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다채널 환경은 콘텐츠 부족을 예고하고 있는 한편, 신문시장의 위기 등으로 한계에 부닥친 매스미디어는 새로운 시장과 매출 증대를 위해 콘텐츠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많은 뉴스 수용자들이 뉴미디어를 선호하면서 기성매체는 어려움과 변화를 동시에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탈출구를 찾는 일이 시급한 현실이다. 콘텐츠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고민의 중심에는 비즈니스가 있지만, 콘텐츠 수용자들의 ‘간택’에 의해 언론사의 수익과 영향력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보면 신뢰의 회복도 중대한 모토다. 각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질을 꼼꼼히 따지는 작업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용자들을 고려한 콘텐츠 생산이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내가 하고 싶은 ‘우리만의 콘텐츠’가 돼선 안된다”며 “예전에는 대중·군중이라는 말로 표현했으나 이제는 상황에 따라 다른 태도를 지니는 ‘상중(狀衆)’의 개념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의 판단이 콘텐츠 생산의 중요한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온·오프라인 유기적 결합 시급
▷온-오프 마인드의 괴리감= “이제는 텍스트만 갖고는 살 수 없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최근의 고민과 추세를 이렇게 함축했다. 이미 다양한 콘텐츠 형식과 내용들이 선을 보였거나 보일 예정이다. 이전에도 일부 언론사닷컴들이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탈텍스트’에 나섰으나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었다. 최근에는 국민일보, 조선일보 등에서 인터넷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전자신문, 동아일보 등도 준비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향이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다. 뉴미디어의 향배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나 두 마인드간의 마찰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신문사에서 닷컴으로 자리를 옮긴 한 종사자는 “신문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닷컴사에) 와보니 알겠다”며 “신문 쪽을 보면 답답하고 현재 미디어환경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온-오프라인 마인드의 괴리감을 설명했다.
한 일간지의 인터넷 담당 기자는 “기성매체 기자들이 온라인 저널리즘의 지평을 학습하거나 연구하지 않고서 비대해진 온라인에 기사를 싣다보니 인식의 괴리와 정체성의 혼란에 직면한 상태”라며 “새로운 기술 형태에 대한 인식과 습득의 차이가 확연히 나기 때문에 기성매체 종사자들의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사들은 온-오프 통합뉴스룸 구축 등을 연구하거나 온-오프의 유기적인 결합을 위한 시도를 하면서 콘텐츠의 질적 강화와 수익모델 개발을 전사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각 사의 인터넷 부문이나 개별 기자 중심으로 형성된 뉴미디어 마인드가 전사적으로 뿌리내릴 필요가 있음에도, 본사나 편집국 차원의 움직임이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죽느냐 사느냐’ 콘텐츠가 판가름
▷“아무도 모른다”= 언론계에 ‘새로운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콘텐츠 비즈니스의 확대’라는 과제는 주어졌다. 무엇이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에 대비한 콘텐츠 제공의 출사표도 이미 던져졌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미디어 중심의 통합 미디어 자산관리 그룹’을 미래상으로 제시했으며 권영빈 중앙일보 사장도 여러 곳에 흩어진 콘텐츠를 모은 ‘콘텐츠 생산기지’를 강조했다.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회장은 신문·방송·모바일·인터넷·교육 등 5륜형 체제로의 운영을, 장영섭 연합뉴스 사장은 ‘멀티미디어 통신사’를 지향점으로 내세웠다.
언론계는 이처럼 ‘원소스-멀티유즈’를 거론하면서 ‘미디어 융합(컨버전스)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나 문제는 어떤 미디어플랫폼이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이다. 리소스는 한정돼 있으나 플랫폼이 너무 다양해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기다릴 수만도 없다. 다매체 다채널의 시대는 선택과 선택 뒤의 성취 혹은 후회, 그리고 다시 주어질 선택에 대한 고민들을 전제하고 있다. 특히 투자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한 언론사닷컴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10여년 전의 케이블을 보는 것 같다”며 “제대로 된 성공경험이 없기 때문에 투자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현재 언론환경도 좋지 않아 공격적인 투자를 할만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언론사 관계자는 “아무리 돈을 들여서 콘텐츠를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면 난감하다”며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와 함께 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고민도 한창이다. 종합지, 경제지, 전문지 등 각자의 영역이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의 중심을 잃고 외연을 확대할 수도 없기 때문에 각 사는 뉴스 외 파생콘텐츠의 결합에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뉴미디어 환경에서 엔터테인먼트 등 연성기사의 강세를 무시할 수도 없지만 언론사의 위치를 감안할 때 ‘당연히 안 되는 것’에 대한 한계점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사닷컴의 경우, 온-오프가 한 조직 내에 있는 언론사와 달리 콘텐츠 라이선스를 놓고도 본사와 어떤 관계를 가져가야 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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