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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80회 생일의 '체 게바라'가 촛불에게, "승리할 때까지"

6월14일. 80년 전(1928년) 오늘,
장 폴 사르트르에 의해 "20세기의 가장 완전한 인간(the most complete human being of our age)",
으로 칭해졌던 사람이 태어났다.
'체 게바라'(Che Guevara).
그러니까, 탄생 8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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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는 사실, 얍실한 자본주의가 삼킨 세기의 아이콘이 돼버렸지만,
(☞ 체게바라 자녀들 "부친 이미지.이름 광고화에 진저리")
그렇다고, 체의 혁명정신과 이상, 행적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무엇이다.

체가 태어난 대륙과 쿠바에서는 체를 향한 다양한 애정이 쏟아지고 있을 터인데,
(지난해 40주기에 이어, 올해는 탄생 80주년, 내년에는 쿠바혁명 50돌이다.)
아마 오늘 한국의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체의 고향)에는,
체의 동상이 우뚝 섰을 것이다.
☞ 체 게바라 ‘탄생 80돌’ 기념동상

그렇게, 체(의 정신)가 다시 온다. 아니 와야 한다.
누가 체를 부르냐고?
이 엄혹하고 야멸친 세계의 폭압이 무덤의 체를 건드리고 있다.

2004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통해 만났던 젊은 체는,
좀더 나이를 먹고 우리 앞에 다가온다.
지난달 61회 칸영화제에서 선보인 '체'.
(☞‘혁명 아이콘’ 체 게바라, 스크린을 달구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에 의해, 체의 삶의 세 시기를 2부로 나눈 영화.
소더버그는 "체는 20세기의 가장 열정적인 인간이며,
체가 (혁명을 위해) 두 차례나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다는 점에 특히 끌렸다"고 말했단다.
<체 게바라 - Part1> (The Argentine)
<체 게바라 - Part2> (Guerr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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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체'의 두 장면.^^

'체'를 연기한 '베네치오 델 토로'는,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하반기 국내 개봉 예정인데, 완전 기대!

아울러, 체의 부인 아레이다 마치가 쓴 회고록, 《체che, 회상》도 앞선 4월 출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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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살된 모든 혁명에게.
박물관에 모셔진 모든 혁명들에게.

혁명이란 영구한 것임을
적의 이름으로, 발전의 이름으로,
탐욕의 이름으로 부정해버린 자들에게 주는
가장 소박한 진리 한 점.

'모든 거리에 혁명을(En Cada Barrio Revolució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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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린 희망 :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해 인간의 걸음으로 천천히》(유재현 지음, 그린비 펴냄) 중에서 -


체는 그리고, 마침내,
6월의 한국에도 나타났다. 촛불과 함께!
☞ 촛불행진에 등장한 '체 게바라'

촛불문화제에 '혁명'의 수사를 붙여 언어인플레를 야기하거나,
'진짜' 혁명이 사라진 시대에 혁명을 갖고 장난칠 생각은 없다.

다만,
나는 형식적으론 쇠고기에서 촉발된 이것이, 촛불이,
우리 세계의, 우리 생의 분노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체가 아이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그랬듯이.
"세계 어디서든 불의가 저질러지면 그것에 깊이 분노할 줄 알아야한다.
그게 어떤 불의이고 어떤 사람에게 저질러진 불의이건 간에 상관없이.
이것이야 말로 혁명가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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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약간 흘렀지만, 6월10일 광화문서 촛불과 함께 한 풍경.

"촛불이 뿔났다.
촛불이 노래한다.
촛불이 즐겁다.
촛불이 이긴다.
우리는 촛불이다."

라고, 나는 지인들에게 현장 문자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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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클라라의 체 게바라 기념탑. 《느린 희망》에서 재촬영한.

"승리할 때까지 Hasta la victoria Siempre"

《느린 희망 》에서 유재현 씨는 그랬다.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로 떠나면서 남긴 이 한마디는
1968 세계혁명에서 전세계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아울러,
"그 말을 남기고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작별인사였다.
그럼으로 그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세상의 모든 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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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혁명광장. 역시나 《느린 희망》에서 재촬영한.

사진들은 하나같이, 체 게바라와 함께,
"승리할 때까지 Hasta la victoria Siempre"
라고 외치고 있다.

나는,
이것이 지금-여기의 우리에게도 유효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품어본다.

쿠바 독립의 아버지(그의 이름을 딴 공항도 있다)로 칭송되며,
문인이자 정치가·혁명가였으며 체 게바라에 큰 영향을 줬다는 호세 마르티의 일갈.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람이 있다면, 그 누구도 편안하게 잠을 잘 권리가 없다."

그리고 다시 한번,
"승리할 때까지 Hasta la victoria Siemp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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