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안에 있는 여성, 아니마(anima)
여성이나 남성이나 자신 안에 하나의 여성과 남성만 자리한 것은 아닙니다.
여성 안에 남성성이 있고, 남성에게도 여성성이 응당 있어요.
즉, 누구에게나 양성성이 둥지를 틀고 있죠.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칼 구스타브 융이 이를 이론으로 만든 것이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입니다. 융의 스승인 프로이트가 여성의 열등감을 남근선망의 심리라며, 여성 심리를 남성 우위의 관점에서 기술했다면, 융의 아니마·아니무스 이론은 남녀를 동등한 선상에서 보면서 남녀의 의식과 무의식의 차이를 중시한다는 차이가 있지요.
이 가운데, 우선 아니마를 알아보죠.
아니마는 남성이 지니는 무의식적인 여성적 요소를 뜻합니다.
남성의 마음 속에 있는 여성적 심리경향이 인격화한 것인데,
개인적인 사랑의 능력, 막연한 느낌·기분, 예견적인 육감, 비합리적인 것에 대한 감수성, 자연에 대한 감정, 무의식 등이 이런 심리경향입니다.
따라서 성모 마리아, 마릴린 먼로 같은 여성 또는 조국이나 혁명도 아니마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지요.
아니마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1. 자녀의 생산과 집안일을 하는 원시적 기능으로서의 여성
2. 외모의 아름다움을 갖춘 섹스어필한 여인
3. 모성성과 따뜻하고 헌신적인 마음을 가진 성모와 같은 어머니 상
4. 아르테미스 여신과 같은 지혜로 충만 되고 힘과 권능을 가진 여성
아니마도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는데,
긍정적인 아니마는 남성의 영혼을 구원하는 이상적인 여인을 가리킵니다. 이때는 남성의 불안한 영혼을 보완하면서 바람직한 길로 인도하는 이정표가 되기도 하죠.
반면 부정적인 아니마는 남성을 파멸시킬 수 있습니다. 이른바 ‘팜므 파탈’과 같은.
그래서 남성도 내부의 아니마를 잘 다스려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아니마 콤플렉스’에 빠져 난폭하고 과격하며 폭력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남성이 되죠. 거칠고 포악한데다 시도 때도 없이 감정을 분출하는 남성이 있다면, 그는 아니마가 결여됐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마초라도 그 안에는 어떤 성격이든 여성성이 잠재돼 있기 마련입니다.
“내 안에 여성 있다”는 말, 마초도 인정해야죠.
물론 아니마가 완전 결여된 지질한 마초들은 어지간하면 상대를 않는 것이 낫습니다.
아니마는, 한편으로 고대 철학에서, 생명·사고의 원리가 되었던 영혼이나 정신을 뜻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아니마와 늘 동행하는 ‘아니무스’에 대해 알아보죠.
(※참고 : 두산대백과사전, 《원형과 무의식》(칼 구스타프 융 지음|한국융연구원 C.G. 융 저작 번역위원회 옮김/솔 펴냄))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 위민넷'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극낭자? 아줌마군단? 뭡니까, 이게... (0) | 2008.08.22 |
---|---|
여성 안에 있는 남성, 아니무스(animus) (0) | 2008.08.22 |
생물학적이 아닌 사회적 성(性), 젠더 (2) | 2008.08.22 |
가난하고 고통받는 자들의 수호천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0) | 2008.08.22 |
그리스도교와 유대교를 이은 철학자, 에디트 슈타인 (0) | 2008.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