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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털 싱글스토리

이 맛이, 야큐다~ 그리고 빨랑 프로야큐 보고 싶다~

이 맛이, 야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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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을 맞이하는 내 입장은, 그랬다.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하든지, 말든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나는 그저,
달리고 가르거나 겨루고 도약하는 순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알싸한 매혹을 느끼고 싶었다.
무엇보다 인간의 몸이 빚어내는 어떤 찰나의 순간은 황홀경, 그 자체이기에.
힘찬 근육과 신경들이 꿈틀대는 그토록 아름다운 순간.
가령 우사인 볼트와 셸리 안 프레이저의 뜀박질을 볼 때, 나는 훅~하는 숨을 고른다.
그들을 비롯한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그토록 알흠다운 인간의 몸.

그래서,
인간의 아름다운 몸에 대한 감탄을 제외한다면,
이 비대한 축제는,
일국의 더할나위 없는 선전도구이거나 스포츠를 빙자한 국가간 기싸움이며,
거대자본이 집어삼킨 돈놀음 혹은 현실을 망각케 미디어의 대중환각제 같은 것이다.

올림픽 표어도 난 싫어한다.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힘차게(Citius, Altius, Fortius)'라는 표어 말이다.
이건 지금-여기의 무한초경쟁적 사회의 모토와 다르지 않은.
속도와 힘으로 사물을 재단하는,
그래서 제임스 와트가 부린 허접한 마케팅에 역시나 놀아나고 있는 건, 아닌지.

가령, 이런 말이 올림픽과 겹친다.
"성공(우승, 금메달)에 목매는 사회, 성공하지 않으면 불행을 피할 수 없는 사회에 살다보면
성공 지상주의가 구성원들의 마음 속에 내면화해 이데올로기가 된다."
부정하고 싶지만, 그런 사회에서 발버둥치는 우리도,
어쩌면 올림픽 선수라는 하루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난 이런 올림픽도 상상해본다.
국가대항전이 아닌 개인대항전으로 게임을 펼치거나,
선수 개개인이 자유로이 국가를 선택해서 해당 국가의 대표로 경기하는 모습.
시상식 때, 국기가 아닌 개인 사진이 올라오고,
국가 아닌 개인이 고른 음악이 나오는 모습은 어떨까.
힙합이든 락이든 발라드든, 흥겨운 음악소리가 시상식 때 퍼져 나온다면,
재밌잖아. 괜히 국가 같은 거 틀어놓고 심심한 비장미 분위기 조성하지 말고.

이런 것도 있다.
카메라는 늘 승자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는데,
꼴찌나 후위에 있는 선수들만 좇는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
우리가 일등 아닌 꼴찌의 모습도 볼 수 있도록. 그들도 포커싱을 받을 수 있도록.
물론, 전혀 이뤄질리 없는 공상이자, 망상이지.
이게, 무슨 존 레넌의 이매진이냐...^^;;;

뭐 그러면 어떤가.
아인슈타인 행님이 그러지 않았는가. "상상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그랬기에,
이번 올림픽에 내가 한국 대표팀에 바란건 단 하나.
야큐 대표팀의 메달 획득.
그건, 내가 살앙하는 야큐선수들의 병역면제 때문에!
(이)대호, (강)민호, (송)승준.
나는 그들이 병역이라는 좆같은 제도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없어지길 원치 않기에.

또한 올림픽을 이유로 중단된 프로야큐에 대한 허기를 메우기 위해선,
야큐 대표팀의 경기 밖에 없잖아. 된장.

그리고 그 목적은 준결승 일본전에서 달성해서, 빙고~
결승전은 그저 보너스로 생각했다.
그냥,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었다.

그런데,
게임, 결승전 답더만.
야큐의 재미를 만끽하게 한 게임.

한 친구는 오늘 게임을 보면서,
야큐를 제대로 알아놓지 않은게 안타깝다며,
이제라도 야큐에 입문하겠으니 도와달란 뜻을 밝히기까지.
내가 평소에 야큐, 야큐했던 이유를 오늘 게임보며 어렴풋이 알겠다나.^^

오늘 야큐 승패를 떠나 참 멋진 게임이었다.
박빙의 승부까지 가미돼 마음도 쪼물락쪼물락 거렸던 게임.

나는 대한민국이 아닌,
열심히 그리고 흥겹게 싸워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특히나,
빨랑빨랑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나고픈,
우리 사랑스러운 멋쟁이들.
대호, 민호, 승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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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서 결과론적으로 수훈갑이 된 버럭민호.
어설픈 어필과 화끈한 뿔따꾸로 역전 위기에서 딱 분위기 바꾸는 적절한 퇴장.  
지능적인 플레이라고나 할까.

퇴장과 함께,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과격하게 반응하던 버럭민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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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분 후 우승이 결정된 직후 눈물을 짜고야 마는 징징민호로 탈바꿈(맨 오른쪽)하고.
징징민호의 왼쪽에서 머리를 감싸며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으악승준의 포즈도 멋져부러.
맨 왼쪽엔 결승타를 친 아싸용규가 기쁨고함과 함께 구여운 포즈를 취하고 있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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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역시나 좋아 날뛰는 승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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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빨리, 얼릉, 나는 프로야큐를 보고 싶다.
다시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뛰는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싶다.

근데,
프로야큐 후반기 일정까지 하루 뒤로 미루도록 하면서,
MB쉐이는 이들을 또 베이징에 묶어 놓을 심산인가 보던데,
아, 정녕 짜증나는 쉐이다.
정말 후진 쉑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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