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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라, 직딩아~

나는 직원이다. 고로 행복해야 한다 (2)


뭐 미라이 공업은 깜짝쇼이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대관절 이렇게 해서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냐는 거지.
그리고 꼭 경영을 이렇게 해야만 제대로 된 경영철학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에 따라, 여건과 상황에 맞춰 다양한 경영기법과 철학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혹자는 성과에 걸맞는 대접을 받을 수 없는데, 그게 무슨 천국이냐고 불만을 내놓을 수도 있겠다.

거듭 말하지만, 내가 주목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원만족. 직원감동이다.
직원이 감동하면 그들은 춤을 춘다.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하고 이는 회사에 자연 보탬이 된다. 무한 성장이 아니면 어떠랴. 달팽이의 성장이라도 좋다. 함께 즐기고 노닐 수 있는데.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거. 빵도 주고, 장미도 쥘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호모루덴스의 본성에 맞춰주는 것. 

부자 회사. 가난한 회사원

회사가 잘 되면, 직원들도 잘 된다,는 감언이설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워킹 푸어(Working Poor · 일하는 빈곤층)'의 현실을 안다.
아무리 직원이 좆빠지게 일해도 뒤룩뒤룩 살 찌는 건, 회사(기업)의 몫이다.
내가 아는 '지금-여기'의 현실은 성실하게 일하는 노동자의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회사는 점점 공고해져 간다.
☞ 배부른 회사, 배고픈 일본노동자
☞ 돌파구 안 보이는 '워킹 푸어'

나는 생각한다.
소가 제대로 일을 못해도 여물을 먹여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내년에 일을 할 수 있다.
하물며 소가 이럴진대. 인간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야마다 사장의 말을 되새겨보자.
"인간은 말이 아니기 때문에 채찍이 필요없다. 믿고 맡기면 자기 할 일을 한다."

일은 노역이다.
어릴 때부터 지겹게 들어온 말 이거 있잖아. '일에서 자아실현하라' '일을 자기성취의 도구로 써라'
이 속삭임은 나는 사실 자본이 만들어낸 교묘한 레토릭이 아닐까 의심한다.
직원을, 노동자를 부려먹기 위한 소수의 논리말이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도 그런 것이지.
베짱이는 노래를 한다. 그것이 그들의 일이다. 유희와 결합된.
개미는 그러나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사실 개미들 뒤에는 여왕개미가 있고, 기득권이 있다.
일개미들이 생산한 과실은 여왕개미의 것이잖나. 지금은 그런 체제가 더 공고해지고 있다.
회사는 배가 불러도 표정관리한다. 일부 개미들에게 약간의 떡고물을 나눠주면서.

그래서 베짱이에겐 승산이 없다.
오스트리아 아동심리학자인 브루노 베텔하임은 옛이야기의 숨은 심리적 기능을 찬미하면서도 <개미와 베짱이>만큼은 유해성을 강력경고했다고 한다. 아동이 소화하기엔 폭력적일 뿐더러 어떤 숨은 구조나 패러독스가 없어 아이에게 공포심만 공포심만 심어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쉬게 하고, 놀게 하라. 직원들을.

직원과 회사가 '통'하는 그런 회사들이 있다. 앞서 <이런 회사 어디 없소?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는!>에서 놀이와 일이 화학적으로 결합되는, 유연함과 자유로움이 혈관 속을 흐르는 회사들을 살짜기 엿봤다.

이번에도 직원만족, 직원감동에 힘을 쏟는 '착한' 회사들.
☞ 직원들 일 줄이면 사장님 입이 귀에 걸려요 (직원들 행복이 우선이다)
☞ 시험감독 없던 중학교…그때 아하~ 깨달았죠 (사람 중심 기업문화 꽃피우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