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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우리, 아이 좀 낳게 해 주세요~ 네에~~

그러니까, 내 경우.
왜 결혼을 않고 있냐고 혹은 못하고 있냐고 타박(?)을 듣곤 한다.
빈도가 몇 년 전보다 줄긴 했지만 아직도 자주. (주변에선 이젠 귀찮으니까!)
뭐 전혀 동의하진 않지만, '결혼적령기'를 넘은 싱글남이 받아야할 직구다.
포수 미트와 보호장구가 튼튼하다보니, 그 직구. 수월하게 받는다. 얼쑤~

그러면서 따라붙는 말, "애는 언제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냐."
친절하게 애가 초등학교 중학교 등등을 가면 내가 몇 살인지 깨우쳐주기까지.
쯧, 별 걱정 다한다.
있지도 않은, 태어나지도 않은 남의 애와 나의 미래까지 걱정해주는 저 오지랖. 

사실 오지라퍼들의 걱정(?)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물론 누가 그런 말을 했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나,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당신, 언제부터 그렇게 인류와 사회를 걱정하면서 살았나. 조까라.

종족 번식을 위해, 결혼의 타당성(?)을 극렬옹호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
뭐, 그러라지. 니 결혼의 목적까지 내가 관심 있는 건 아니니까, 뭐.
 
그러니까, 요지는 이거다.
나는 지지한다. 
'출산파업'!
대부분의 파업에 대해 지지하는 니 성향 때문 아니냐,
고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면, 조까라.
(물론, 지금 이 나라 이 정부의 정신줄 놓은 파업 혹은 태업에 대해선,
아니 '무'정부-기업화 상태에 대해선 지지할 턱이 엄꼬.)

아이 낳지 않을 권리.
물론, 지금 이 시대에선, 그것은 '비자발적'일 가능성이 훨씬 농후하다.
이 꽃 같은 세상, 애 제대로 키울 수나 있겠어. 
진짜 부모로서 자리매김할 수나 있겠어. 썅.
"'비자발적 출산파업' 부르는 국가, 손쉬운 해법 있다"
그러니까, 권리라기보다 '어쩔 수 없음'이 더 맞는 말이지.
비자발적 출산파업은, 사실 "아이 좀 낳게 해달라"는 말이나 마찬가지.

그리하여, 이런 말 나오는 것, 당연.

 

3월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들이 파업을 음모했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할 때까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출산파업 선언자를 모았습니다. 그동안 ‘출산파업’이란 용어는 사회·경제적 이유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세태를 일컫는 레토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왜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것일까요? <한겨레21> 801호는 출산파업 참가자 가운데 10명을 골라 이유를 물었습니다. ‘파업 해산’에 도움이 될 만한 스웨덴과 프랑스의 출산·육아 제도도 함께 소개합니다.


그리고, 부럽다. 프랑스. 
"왜 결혼 않고 출산? 파리엔 미혼모 없습니다"
썅, 대한민국아, 무조건 애 낳으라고, 출산하라고 말만 하면 다냐.
아무 맥락도 없이, 낙태금지법만 강화하면 다냐.  
니가 국가 맞냐, 혹시 순풍컴퍼니 아냐?
아~ 쉬파, 대한민국, 조까라 그래...

3월8일 102주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주의자도 페미니스트도 아닌, 평범한 수컷에게 든 단상.
언젠가, 여성의 날이 없어지는 그날을 기다리며.
아직 이땅의 여성에게 가해지는 핍박과 억압에 대해,
가해자 수컷의 일원으로 진짜 미안해.

생명의 근원인 여성들에게서,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말이 자발적으로 나와야 하건만,
이넘의 천박한 천민자본세계는 냉장고 하나 가졌다고,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주술을 읊게끔 만든다. 미친 세상.

남보원? 에이, 그런 건 신경 쓰지 마시공. 정신 건강 나파지니까.

2009/03/08 - [나는 당신을, 감탄한다...] - 남자는 맞아야 한다!
2008/03/08 -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 '여성의 날'이 없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