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은 다소 지난 감이 있지만, 현재진행형이기도 한,
부사 '너무'에 대한 이야기. 너무를 너무 남발하는 세태에 대한 불만.
연말 시상식에 대한 제 생각은요,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 가 아닌,
너무해! 였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무말라빠지고 엇비슷한 수상 소감도 밍숭맹숭 짜증났던 일인 한편,
입 벙긋할 때마다 '너무'를 달고 사는 행태가 방송인들 맞나 하는 의심이.
심지어 진행자나 아나운서들까지 픽픽 '너무'를 내뱉는데,
문맥이나 뉘앙스에 맞는다면야 누가 그래. 그게 아니니 문제지.
국어사전에 있는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내용과 사용하고, 좋은 의미라면 '매우, 아주, 정말' 등을 써야 한다.
방송에선 '너무'를 너무 헤프게, 생각없이 나불댄다.
방송사에서 출연진에게 이런 것을 제대로 알려주던가.
그게 어렵다면 대체 기획사라는 곳에선 대체 뭐하나.
아이돌 뜯어서 돈만 긁으면 다냐.
카메라 잘 나오는 법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말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가려서 써야할지도 알려줘야 할 것 아니냐.
뭔 입만 열면 '너무'를 너무 남발하면서 삽질하는데, 거참 짱나서.
들을 권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줘야 할 것 아니냐.
자막에선 그나마 '너무'를 '정말' 등으로 바꿔 박아주긴 하는데,
그 전에 제대로 알려줘서 제대로 말하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아?
의미에 맞지 않게 '너무'를 사용한 기사나 글을 보면,
그걸 읽기가 싫어지기도 하는데, 말보다 글은 더 조심했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면, 글도 잘 못쓰면서 이런 말하는 나도 참 너무한 사람이다. ㅠㅠ
허나,
분명 과거보다 '너무'를 남발하는 언어적 사용과 그 시대는,
어떤 인과가 있고, 시대적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분석까진 하긴 어렵지만.
☞ [세상읽기] ‘너무’합니다 / 김별아
물론, 우재욱 시인은, '너무'의 새로운 뜻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래 뜻과 새로운 뜻 모두를 인정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다만 골라 쓰고 골라 듣자는데, 그 말도 일리는 있는 것 같다.
☞ [말글살이] 너무 / 우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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