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풍경'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0.07.31 곡성, 몽유 by 스윙보이
  2. 2010.03.24 우리, JJ마호니스의 집으로 놀러가요~ by 스윙보이
  3. 2008.07.29 이야기가 물건을 판다 : 기업에게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이유 by 스윙보이 (2)
  4. 2008.03.10 [한뼘] 뇌 알기 주간 by 스윙보이 (2)
  5. 2007.09.28 [한뼘] 글쓰기 by 스윙보이
  6. 2007.09.23 파블로 네루다, 그리고 <일 포스티노> by 스윙보이 (4)
  7. 2007.09.10 다행이다 by 스윙보이
  8. 2007.05.15 "나는 당신의 오랑우탄 입니다" by 스윙보이
  9. 2007.04.23 4월23일은 책과 장미를 싣고, by 스윙보이
  10. 2007.04.18 별과 별 사이에 함께 길을 놓을까요? by 스윙보이

곡성.
내가 들고 가는 저것은 무엇이었을까.

몽유(夢遊)라도 한 기분.
안빈낙도()를 꿈꾸었을지도.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겨 지킴.

내 가난한 영혼을 들고 가던 것은 아녔을까.
내 영혼의 무게는 어느 정도였을까.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의 JJ마호니스.
'제이제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던 그곳은, 그러니까 클럽이다.
지금의 클럽들이 우후죽순 생기기 훨씬 이전의 성지라고나 할까.
1988년 6월15일에 런칭을 했으니, 스물하고도 이년을 채워가고 있다. 

한때 한번쯤 가서 물을 정화(!)시키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던 이곳이,
이름에서부터 어떤 스토리텔링을 품고 있는지는 몰랐다.

 
그러니까, JJ 마호니스는 이런 뜻이란다.
“영어로 J.J. Mahoney’s다. JJ의 J는 가장 친근하게 느껴지는 알파벳이고, 마호니스는 아일랜드에서 사용되는 성(姓) 중의 하나다. 그러니까 JJ 마호니스는 가상의 인물이다. 여행 좋아하는 식도락가이자 패션 리더인 JJ 마호니스가 자신의 집에서 파티를 열어 친구들을 초청한다는 식으로 꾸몄다.”
JJ 마호니스 20년이 한국 파티문화 20년
나비 넥타이의 사나이

그랜드 하얏트에는 가봤어도,

부페와 레스토랑에는 가봤어도,
JJ마호니스에는 발걸음을 옮기질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면, JJ마호니스의 집에 놀러가자고 해야겠다.
여행 좋아하는 식도락가이자 패션 리더 JJ마호니스의 파티 초대를 받았다며.
우린 그의 친구라면서 말이다.

물론 댄싱도 선보여야지. 파티에, 춤이 없으면 말이 되나. 흠흠.
뭐? 내가 가무한다는 걸 믿지 못하겠다고?
이런, 또 과거를 얘기하게 되는데 말이야.
이래봬도 군대 문선대 공연에서 부대내 '댄싱 히어로'로 뽑힌 몸이며,
미국의 한 클럽에서 190cm 가량의 장신 청년과 댄싱 배틀도 붙어봤고,
유럽행 배 안에선, 글로벌 피플에 둘러싸여 단독 공연도 펼친 몸이라규!

아, 물론 까마득한 총총한 이십대 초중반의 얘기다.
발과 몸이 유연하던, 그리고 마음까지 유연하던 그 시절.
지금? 에고고. 말도 마시라. 
그래도 일단 델꼬 가봐라.
음악만 나오면 들썩거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더 늙으나 마찬가지니까!!!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야기가 물건을 판다
기업에게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이유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라. 할아버지, 할머니께 이야기해달라고 칭얼대던 소녀소년시절. 머리맡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머니, 아버지의 기억. 아니 그전으로 가보자. ‘태교’라고 있다. 어머니 자궁에서 세상을 만나기 전부터 우리는 이야기를 만났다. 어머니 뱃속의 나를 향해 누군가가 계속 이야기를 걸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와 익숙하다. 세상의 빛을 보기 전부터 익숙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에 관한 DNA가 자연스레 형성된 것은 아닐까. 이야기를 (즐겨)하고, 이야기를 (즐겨)듣게 되는.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지난 2001년 옥스퍼드 대학교 앤서니 모나코(Anthony Monaco)교수 연구진은 우리 안의 FOXP2라는 유전자에 내장된 이야기 능력을 찾아냈다. FOXP2는 언어와 이야기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유전자 배열이라고 한다. 특히 FOXP2는 단어를 빠르고 정확하게 말할 때 필요한 미세한 물리적, 신경학적 기능을 담당하며 복잡한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과도 관련돼 있다. 물론 이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그래서 사람마다 이야기하고 듣는 능력에 차이가 난다. 태고 적부터 인류가 있었다면, 이야기도 함께 했다. 이야기는 인류의 모든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감동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에 주목하자

10년 전 조성모의 ‘To Heaven’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당시 센세이션이 일었다. 가수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마케팅도 주목받았지만, 뮤직비디오가 압권이었다. 그 전까지 뮤직비디오는 특별한 이야기 없이 노래와 이미지로 전개됐다. 그러나 ‘To Heaven’은 달랐다. 이병헌과 김하늘이라는 배우를 캐스팅했고, 드라마가 전개됐다. 이른바 이야기가 있는, 드라마 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가 첫 등장한 것이다. 노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뮤직비디오를 보고 눈물 흘린 사람도 꽤 많았다. 이후 뮤직비디오가 달라졌다. 뮤직비디오에 이야기가 덧입혀졌고, 그것이 뮤직비디오의 주류가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고 역시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극 활용하는 케이스다. ‘후’라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광고를 본적이 있는가. ‘매거진 드라마’라는 이름의 이 광고는 왕후, 왕자(들)과 무사 등이 등장해서 사랑과 권력을 둘러싼 이야기를 펼친다. 나름 재미있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등장해 피부와 미모를 뽐내는 경연장이었던 종전의 화장품 광고와 달리, ‘후’는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왕실에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름다움의 비법’이라는 컨셉을 이야기 속에 녹였다.

소비자와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의 기술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말했다. “우리에겐 멋진 이야기가 필요하고 거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다.” 그가 주목한 것은 이야기(스토리)였다. 그는 지금의 지식정보사회가 경험과 이야기를 중시하는, 이른바 ‘드림소사이어티’로 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신에게 맞는 이야기가 먼저 와닿겠지만, 소비자들과의 연결점으로서 이야기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특히 요즘 소비자들도 달라졌다. 상품 구매시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느냐 등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었다. 소비활동이 단순한 소비만으로 끝나길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돈을 들였다면 그만큼 무언가를 얻길 바라는 현명한 소비자시대의 도래. 그 무언가가 바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령 레쓰비 커피CF를 보자.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했다. 사랑을 전달하고자 하는 여자 후배와 후배의 꾀병을 알면서도 넘어가주는 남자 선배의 이야기. 이문세의 내레이션이 두 사람의 행운을 빈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산다. 누군가는 레쓰비를 선택하면서 같은 말을 흥얼거리고, 다른 누군가는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레쓰비를 보면 광고를 떠올리고 자연스레 레쓰비를 선택할 것이다. 레쓰비는 커피가 아닌 이야기다, 라는 인식이 강해진다.

세계적인 마케팅 컨설턴트 세스 고딘(Seth Godin)은 저서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에서 “고객이 구입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스토리”라고 말했다. 특정한 상품 혹은 기업에 스토리를 입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구매욕을 부추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21세기 비즈니스의 타깃은 ‘사람의 마음’이다. 그 마음을 움직이는 기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이야기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성공은 좀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야기가 물건을 판다. 

* 기업의 스토리텔링은 왜 필요한가
 

․ 이야기는 전염성이 강하다. 아무리 큰 기업 내에서라도 매우 빠르게 퍼져 나간다. 누구나 잡담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당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 이야기는 가변성이 있다. 당신이 단기간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갈 작은 디자인 팀에 소속되어 있든, 거대기업의 다년간 이어지는 프로젝트의 일원이든 간에 상황에 꼭 맞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

․ 이야기는 사람들을 결속시켜 진정한 팀 충성도를 확립한다. 만약 당신이 리츠칼튼의 직원들처럼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자주 모이는 팀에 속해 있다면 이야기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메리케이의 뷰티 컨설턴트처럼 직원들이 전 세계 각지에 퍼져있다면 이야기의 역할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 제롬 브루너가 지적하듯이, 이야기는 기대하지 않았던 사실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에 근거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전략은 유연성과 적응성이 상당히 크다. 하지만 이야기는 반드시 정직하게 전달되어야 하고, 공통의 핵심적인 열정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 열정은 우리가 강조하는 이야기 5원소(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 변화) 중 첫 번째이고,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것은 심지어 호르몬 수준에서도 작용한다. 열정은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 생명력이다. 만약 당신의 이야기로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없다면 당신은 잘못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리처드 맥스웰·로버트 딕먼 지음 / 지식노마드 펴냄)

(월간 경제포커스 7월호 기고)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log.daum.net/qwsde12 BlogIcon 핑키 2008.07.29 18:1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글잘보고가요` 스토리텔링이란말도 첨알았네여 ㅋㅋ

: 동물의 신경계를 통합하는 최고의 중추(中樞). (두산백과사전 요약)

올해 '세계뇌주간(World Brain Awareness Week)'(3.10~16)을 맞아,
현재 읽고 있는 책, ≪뇌의 기막힌 발견≫(스티븐 후안 지음|배도희 옮김|안성환 그림 / Nemo Books 펴냄)

그리고 이 구절. 뇌를 알고 싶게 만든.

"아직도 마음이란 뇌와 구분되어 있고, 뇌는 단지 머리 안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야말로 반드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고리타분한 말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말. '사용하라, 아니면 잃게 된다'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200501101 BlogIcon 달빛구름 2008.03.16 19:2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근데 저에게만 그런가요ㅠ 글씨가 깨알같이 나오네요ㅠㅠ


글쓰기의 첫 번째 열쇠는 쓰는 것이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 <파인딩 포레스터> 중에서 -

그리고, 필요한 건 뭐?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게지. 무슨 말이냐고? ^^;
☞ 《김대리를 위한 글쓰기 멘토링》(이강룡 지음, 정훈이 그림, 뿌리와이파리)

글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던 김대리에게, 뒤늦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지은이는 답한다.

...김 대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기획서 구상에 관한 간단한 요령이었다. 개요를 잘 짜는 방법이 궁금했던 거지 문예공모전 나가서 상 타는 법을 물어본 게 아니었다. 나는 왜 김 대리에게 자전거 타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사이클 선수가 되는 법을 가르치려 들었을까. (...) 자전거 타는 방법은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에게 배우는 것보다 친구나 형한테 배우는 게 낫다. 싸보이지만 괜찮아...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멘토링까지 받고,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만하면, 좋지 아니한가~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세계를 넓힌다는 것과 때론 동일한 의미로 사용될 때가 있다. 최소한 내게는 그렇다. 물론 모든 영화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 한편의 영화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진 않지만, 한 사람의 세계를 바꿔놓을 수는 있진 않을까. 세계관을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지. 당연, 영화가 반드시 그래야할 이유는 없다. 영화는 때론 혼자만의 것이니까.

오늘 묵은 영화 한편을 꺼내는 건, 역시나 그런 의미다.
내 세계를 넓혀 준 한편의 영화. <일 포스티노>(IL POSTINO).
떠들썩 하진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영화지.
누군가는 '시와 음악이 물빛 그리움으로 번지다...'라는 시 같은 헌사를 바치드만.

메타포 그리고 파블로 네루다.
<일 포스티노>가 준 선물이었다. 그만큼 내 세계는 조금 더 확장됐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칠레의 명민한 좌파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처음 알았고,
좋아하게 된 파블로 네루다의 '詩'라는 시를 만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메타포(은유)를 느꼈다.

9월23일, 오늘은 파블로 네루다의 34주기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구름의 저편으로 몸을 숨긴 세계의 문인.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
무엇보다 그는 노동자와 농민의 낙원을 꿈꾼 민중의 시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계급적 근원을 알고 계급성에 기반해 자신의 문학과 언행을 펼쳤다.
노동자의 아들로서, 칠레의 명예영사로서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접한 부조리가,
절친한 동료시인들을 잃은 1936년 스페인 내란이 그의 정치적 태도를 확립시켰다.
칠레 공산당에 입당해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 갖은 활동을 했지만,
네루다는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망명생활을 하게 됐다. (<일 포스티노>에는 망명생활을 하는 파블로 네루다가 나온다.)

다시 돌아온 칠레였지만,
피노체트의 군사쿠데타는 네루다의 희망을 꺾고 기력을 쇠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펜을 놓았다.
그의 장례식에는 엄청난 수의 군중들이 모여들었고, <인터내셔널가>가 울려퍼졌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그 광경은 참으로 벅찬 장면이다.
파블로 네루다의 정신과 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피노체트의 군부독재 마감에 일조를 했다는 말은 그만큼 칠레에서 파블로 네루다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방증하는 것이겠지.

사실 그는 '사랑'에 목마른 연애시의 대가였다.
약관의 나이인 20세에 낸 두번째 시집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로 칠레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이 된 그의 이력을 봐도 충분하지.

'파블로 네루다'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다. 시를 쓰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찾게 된 이름이 체코슬로바키아의 하층민 출신 시인 '얀 네루다'였고, 그는 여러가지 필명을 쓰다가 네루다를 선택했다. "체코의 서민 시인이었기 때문에 계급적 동질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본명은 도저히 기억할 수 없는 이름이다. 리카르도 네트탈리 레예스 바소알토. 휘유 -.-;;

20세기의 가장 완벽한 인간, 체 게바라가 죽기 전 필서하면서 들고 다니던 시가 파블로 네루다의 것이었다지? ☞ 게바라 죽는 순간도 ‘詩와 함께’

이걸 밝히면 더이상 비밀이 아니지만, 내 이력서에는 파블로의 작품 '詩'의 한 구절을 변용한 문구가 있기도 했다.^^;;

파블로 네루다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보고 싶다면,
☞ 파블로 네루다(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

아마 3년여쯤 됐나. <일 포스티노> 감상기다. 가을, 편지, 그리고 파블로 네루다... 이번 추석엔 <일 포스티노>를 다시 꺼내 봐야할 것 같다. '詩'를 한번 읊어봐야할 것도 같고. 지난해 타계한 <시네마천국>의 알프레도 아저씨, '필립 느와레'가 <일 포스티노>에선 파블로 네루다로 나온다는 사실. 필립 아저씨를 보고 싶기도 하고.

사실 <일 포스티노>가 한편으로 안타까운건,
우편배달부, 마리오 역과 각본을 맡았던 마시모 트로이시는 영화 촬영을 끝내고 이틀후 세상을 등졌다. 영화 촬영 전 두번의 심장수술을 했고, 영화를 찍으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 그는 <일 포스티노>와 함께 했다고 한다. 영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걸까.

이처럼, 나는 파블로 네루다, 필립 느와레, 마시모 트레이시의 이야기나 모습이 담긴 <일 포스티노>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장면은,
극중 베아트리체 루소에게 푹 빠진 일포스티노, 마리오가 파블로 네루다에게 사랑에 빠진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장면. 물론 이건 영화를 봐야  좀더 확실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

"전 사랑에 빠졌어요"
"그건 심각한 병이 아니야, 치료약이 있으니까"
"치료약은 없어요! 치료되고 싶지 않아요... 계속 아프고 싶어요..."

"이 섬의 아름다움을 말해보겠나?"
"베아트리체 루소"

누군가 한국의, 서울의, 아니면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의 아름다움을, 자랑을 묻는다면,
당신은 반드시 지금 당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대라.
닭살이라고?
이봐이봐, 사랑은 원래 그런 거라구.
그리고 그것이 또한 메타포라규.

나는 당신의 사랑을 지지한다. ^.^
그리고 올 가을엔 꾹꾹 눌러쓴 편지를 써 보는 건 어떻겠나.
<일 포스티노>도 함께 봐주면 좋겠다.

아니면 황지우 시인의 '일 포스티노'(시집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에 수록)를 읊어도 좋겠군.

자전거 밀고 바깥 소식 가져와서는 이마를 닦는 너,
이런 허름한 헤르메스 봤나
이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니까는
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답한 너,
내가 그 섬을 떠나 너를 까마득히 잊어먹었을 때
너는 밤하늘에 마이크를 대고
별을 녹음했지
胎動하는 너의 사랑을 별에게 전하고 싶었던가,
네가 그 섬을 아예 떠나 버린 것은

그대가 번호 매긴 이 섬의 아름다운 것들, 맨 끝 번호에
그대 아버지의 슬픈 바다가 롱숏, 롱테이크되고 ;
캐스팅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나는 머리를 박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어떤 회한에 대해 나도 가해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영화관을 나와서도 갈 데 없는 길을 한참 걸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휘파람 불며
新村驛을 떠난 기차는 문산으로 가고
나도 한 바닷가에 오래오래 서 있고 싶었다


시와 편지 그리고 바다, <일 포스티노> (2004. 3)

편지. 참으로 먼지 폴폴 날리는 오래 묵은 골동품과도 같은 뉘앙스다. 이제 ‘편지를 쓴다’는 행위는 목욕재개하고 신실한 마음에서만 가능할 것만 같다. 벌써 향수가 된 건가. 내 안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 떠오르지 않는 시상(詩想)으로 머리를 쥐어짠다. 그리고 또박또박 한자한자 꾹꾹 눌러담는다.


'이야기가 있는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뼘] 뇌 알기 주간  (2) 2008.03.10
[한뼘] 글쓰기  (0) 2007.09.28
파블로 네루다, 그리고 <일 포스티노>  (4) 2007.09.23
다행이다  (0) 2007.09.10
"나는 당신의 오랑우탄 입니다"  (0) 2007.05.15
4월23일은 책과 장미를 싣고,  (0) 2007.04.23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난나 2008.08.28 09:5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우연히 '계모' 키워드로 발견한 님의 글들에서 많은걸 얻고 갑니다. 요즘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감히 번역해 보고 있던 참입니다. 그리고 편지를 다시 쓰게 된 참이기도 합니다. 방뇨가 아닌 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는 편지를..그런데..받는 사람에게 꾹꾹 키보드 눌러 쓴 나의 편지가 짐이되고 빚이 되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요즘입니다.

    • Favicon of https://swingboy.net BlogIcon 스윙보이 2008.08.31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9월 파블로 네루다의 기일에 맞춘 건가요?ㅎㅎ
      혹시 그 편지는 파블로 네루다를 향한?
      그런데,
      편지가 짐이 되고 빚이 된다니요...
      그런 걱정은, 그야말로 무쓸모 걱정입니다.
      그 편지가 받은 사람은 물론 아마 님에게도 기쁨이자 위로가 될 거예요...^^

  2. 난나 2008.09.01 14:4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파블로 네루다의 기일은 몰랐고요..
    영어로 번역된 시도 탐탁치 않던 참에, 한국어로 번역된 시에서 주어와 목적어가 완전히 뒤집어진걸 보고는 울컥했다고나 할까요..시를 번역한다는게 과연 가능하기나 한것일까 늘 의문입니다만, 저 하나만을 위해서라도 번역/이해는 필요한고로 점심시간을 할애하여 그저 한 구절씩 번역해 보고 있습니다..죽기전에 Twenty Love Poems 정도만 완성해도 뿌듯할것 같네요. 답글 감사하고, 종종 들러서 인사드릴께요.

    • Favicon of https://swingboy.net BlogIcon 스윙보이 2008.09.01 1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런 계기가 있었군요.
      멋지세요, 정말..*^^*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시를 '번역'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애초 원문시의 언어가 지닌 느낌과 운율, 정서, 아우라 등을 완벽하게 재연해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렇다고, 시의 번역을 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것도 감히 제가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ㅎㅎ
      한 구절씩 번역한 그 네루다의 시를 언제 기회가 된다면, 저도 음미해 보고 싶네요...^^
      특히나 난나님의 'Twenty Love Poems', 완전 기대됩니다.. 제게도 그 스무편의 사랑시가 흩뿌린 향기를 맡을 기회를 주세요...^^

      참, 참고로 네루다의 기일은 23일입니다. 올해는, 35주기죠.

노래의 '힘'을 새삼 절감한다.
 
시사회를 통해서 본,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은 만듦새가 그리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스토리텔링은 성기고, 캐릭터 구축은 <라디오스타>에 비해 미욱했다.
그럼에도, <즐거운 인생>은 어느 한 순간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음악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 음악선율과 주인공들의 표정에서 내 심장은 덜거덕 거렸다.

그러고보면, 노래 하나가 한 사람을 구원할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이 아니라, 비루한 생의 한 순간에 작은 위로라도 건네줄 수 있더라도.
아니, 한 순간 듣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은가.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행복을 준 사람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말이다.

한국 가요계에 보기 드문 스토리텔러로서,
자신만의 영역과 음색을 지닌 뮤지션, 이적의 <다행이다>는 그런 노래다. 적어도 지금 나에겐.

3집 앨범이 봄에 발매된 것은 알았지만,
타이틀 곡이었던 <다행이다>는 들어보질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다행이다>.

뭉클했다. 가슴이 덜컹거렸다.
누군가에게 나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행이다, 당신이 있어서...'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있어줘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건네고 싶었다.
내 지질한 생을 지탱해주는 이들을 향해. 진심으로 단 한사람에게 건네봤던 그 뉘앙스의 말을.

<다행이다>는 이적이 뉴욕에서 유학 중인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만든 곡이라고 했다.
피아노를 치면서 전화를 통해 여친에게 들려줬다고 한다.
그 여친은 까무러쳤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순간에 대해, 그 모든 것을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가사.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어도 구구절절 애정을 표할 수 있다는 것.
사람과 사람이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 말했듯,
몸서리치게 보고 싶은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날 듯한 기적을 목격하도록 만드는 감동도 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노래라니. 유후~
사람들 저마다 휴대전화를 부여잡고 누군가와 접선하고 말을 건네지만,
나는 가끔 궁금하다.
그 휴대전화는 얼마나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말들이 그냥 휘발돼 버릴까.

<다행이다>는 '이적'이란 이름이 주는 신뢰감 역시 한 몫한다.
'패닉'을 통해 그는 사회에 '이적행위'를 하듯, 날 선 잔혹동화를 쏟아냈다.
그리고 '카니발'이라는 프로젝트 듀엣, '긱스'라는 프로젝트 밴드, 솔로로 나서서도,
이적은 그렇게 가슴을 때린다. 그것이 사회를 향해서건, 삶을 성찰하건, 사랑을 위해서건.

한국 가요계에 보기 드문 스토리텔러로서의 이적은 희귀한 존재다.
<<지문사냥꾼>>이라는 소설까지 내놓은 그의 이력은 노래나 소설 등 매체를 달리해서도 빛을 발하지 않나 싶다.

봄에 나온 그의 3집 앨범 <나무로 만든 노래>에 대한 한 평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군더더기나 장식이 빠진, 정갈하고 소박한 음악을 통해 이적은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건넨다. '노래'로 시작해서 '무대'로 끝나는 여러 곡들은 음악인으로써의 자신에 대한 고백, 삶을 돌아보는 깊은 성찰, 사랑을 향한 간절한 갈망 들을 담고 있다...

블로거 '정리담당'님은 이 노래를 듣자니,
'진짜'사랑이 하고프단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사랑에 대해 노래가사 만큼 생각해 본 사람과 해야할 것 같단다.

물론, 칭찬 일색은 재미가 없지.
이적이 이상형이었고, 누가 뭐래도 팬이었다는, '赤砂'이란 블로거는,
그러나 3집 앨범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한계를 드러내는 듯한 멜로디의 빈곤함을
풍요로운 사운드로 감싸서 결국은 쌤쌤이다라고 하는 건
그건 아니잖아, 당신.
...이젠 그냥 늙고 지쳐서, 무슨 노래를 해야할지 한참 머리를 긁다가 가끔 한두곡조 하면
나는 그래도 이번엔 뭔가 보여주겠지, 앉아서 지켜보다가
며칠 전 보았던 그 밥에 그 나물인 결과물을 접하면서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해.

하긴, 날이 무뎌져버린 이적이,
사랑에 빠져서, 겨울잠에서 막 깬 봄날의 곰을 닮아버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한 이적이,
그 특유의 독설과 허무의 아우라가 거세돼 바람빠진 자전거 바퀴처럼 느물느물거리는 듯한 이적이,
갑자기 못미더워질 수도 있겠다.

뭐 평가는 각자 내리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이 노래를 권하고 싶다. 그냥 한번 들어보라고.

특히나,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에 지쳐 있을 때,
행여 그것이 무의미한 일이 아닐까 회의가 들 때,
아니면 정말 내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싶은 그 사람이 생각날 때,
혹은 그 사람을 향해 무엇이든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을 때,

이 노래를 홀연히 듣거나,
그 사람의 귀에 이어폰을 꽂아주면서 함께 들어도 좋고,
더 좋은 건 그 사람을 위해 직접 불러주는 것.

그리고,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다행이다'라는 속삭임까지 건넨다면 쓰러진다.

나도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불러주고 싶다. 이 노래.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쉴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 먹을 밥을 지을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줄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수가 있어서


뱀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각 방송사 라디오 프로듀서들의 투표에 의해 올해부터 시상을 시작한 'Radio's Choice상'에 이적이 선정됐군. 이 상은 2006.10~2007.6까지 앨범(싱글 포함) 발매나 활동한 가수(장르불문)를 대상으로, 가장 음악성이 뛰어나고, 라디오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가수를 라디오 PD들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단다.

늦었지만, 축하해. 이적. ^.^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스승의 날. 날짜를 2월로 옮기니 마니, 쉬는 날이 어떠니 저떠니 말도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인생에는 스승이 필요한 법. 꼭 학교가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건 사제 관계는 있기 마련이다. 나이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배움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의 말을 빌려 약간 바꾸자면,
스승에 대한 존경이 없는 사회의 스승도 불행하지만,
존경의 대상을 갖지 못한 젊은이들은 더 불행한 법이다.

그래도 나에겐 연하의 스승도 있고, 인생의 스승도 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작용해 준 스승들도 있고. 생을 버티고 견디는데 큰 힘이 돼 주는 사부 혹은 보스. 내겐 피그말리온과 같은 존재도 있다. "건강하게 사회에 썩어들어가라"던. 물론 아직 그건 완결형태는 아니지. 어쨌든 난 언제나 학생이자 제자지. 그래서 난 그닥 불행하지 않다. 스승님들이 있기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미디어의 여왕' 고 캐서린 그레이엄(워싱턴포스트 전 회장 겸 발행인)의 특별한 '사제 관계'는 또 하나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백우진 선배가 준 아래 글에서 사제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백 선배는 워런 버핏은 빌 게이츠도 사부로 모신다고 하던데, 자신도 현명하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에도 탁월하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결을 살리며 가르치는.


쩝, 사족이지만 미디언과 자본가가 이런 식으로 결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의 미디언들이 워런 버핏과 같은 스승을 가지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쉽다. 혹시 있을 지도 모르지만. 있으면 알려주~


어쨌든, 나는 누군가의 스승이나 사부가 되기엔 너무 과문하고 자격도 없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깨닫게 하는 것도 당최 맞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누군가의 오랑우탄이 되고 싶다. 결을 살리고 북돋아주는 일. 가만히 경청하는 일. 오랑우탄처럼 바나나만 먹는 일. 그래서 그 당사자가 피그말리온 효과를 보게끔 하는 일. 근데 피그말리온처럼 조각상이나 열심히 빚어봐? 환생할까? ㅎㅎㅎ


그래서 나는,
"당신의 오랑우탄입니다."


그런데 바나나 정도는 던져줘~^.^ 가슴만 치게 하지 말고.ㅋㅋ


* 원 저자(백우진 선배)의 허락을 받아 올린다.

워싱턴 포스트의 회장 겸 발행인이었던 고 캐서린 그레이엄이 워런 버핏을 처음 만난 것은 1971년이었다. 워런은 캐서린에게 “뉴요커誌를 인수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흐지부지됐다. 이 때 워런은 캐서린에게 이렇다할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워런은 2년 뒤인 1973년에 워싱턴 포스트의 주요 주주가 되면서 캐서린의 관심을 받는다. 워런 버핏은 당시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캐서린은 그를 알만한 모든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인물평을 듣는다. 다들 “똑똑하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캐서린은 그 해 여름에 워런을 다시 만났다. 캐서린은 워런이 “그동안 내가 만난 금융계 인사나 경제계 거물들을 전혀 닮지 않았고 건장한 중서부 출신 같아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워런이 “두뇌와 유머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둘은 좋은 친구가 됐다. 나이는 1917년생인 캐서린이 56세로 1931년생인 워런보다 14년 위였다. 그러나 캐서린에게 워런은 스승이었다. 캐서린은 하루에 세번이나 워런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하기도 했다.

캐서린은 워런을 사부로 모시고 경영을 배웠다. 캐서린은 “워런에게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했다. 캐서린은 “개발되지 않았던 내 자질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난 워런을 피그말리온과 같은 존재로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워런은 캐서린의 눈높이와 개성에 맞춰 쉽게 가르쳤다. 이는 워런이 그 때 인용하거나 비유해 캐서린에게 들려준 다음 말들에서 짐작할 수 있다. 

“당신에게 무릎을 떨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떨면서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내 역할입니다.”

“당신은 경영에 대해 일종의 ‘성직자적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어요. ‘라틴어 등을 배우지 못하면 성직자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는 말입니다.”

“당신의 모습을 제대로 비춰주는 거울을 마련해주는 것이 내가 할 일입니다. 난 찰리 멍거(현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의 ‘오랑우탄 이론’에 동의합니다. 오랑우탄 이론이란 똑똑한 사람이 오랑우탄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자신의 생각에 대해 설명하면 오랑우탄은 그냥 앉아 바나나만 먹는데,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던 사람은 더 똑똑해져 있다는 것이죠. 나는 당신의 오랑우탄입니다.”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야기의 대가들이 있다. 이야기를 하지 않고선 견딜 수 없고, 뭇별들 사이에 길을 놓지 않으면 혀나 손에 가시가 돋았을 사람들. 특히나 '대문호'라 불리는 어떤 이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도 그랬다. 그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파생된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지. 인간과 세계를 제대로 탐구하고 묘사할 줄 알았던, 그래서 더욱 멋진 이야기를 풀어냈던 두 사람. 그런데 그들은 묘하게 같은 해, 같은 날 생을 마감했단다. 1616년 4월23일(셰익스피어는  더구나 그날이 생일이기도 했단다. 같은 날에 태어나서 죽는다는 그 흔치 않은 경험!).

또 얘기를 듣자니, 두 사람의 생도 묘한 댓구를 이루고 있었다. 두 문호는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거나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출생과 성장환경은 극과 극이었다. 셰익스피어가 부유한 상인의 자제로 순탄하게 살면서 작가로서도 어렵지 않게 명성을 얻고 부를 축적했으나 세르반테스는 가난한 외과의사로 아들로 불우한 유년을 보내고 레판토 해전에 나갔다가 귀향 중 해적에게 붙들려 노예생활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 많은 경험과 곤궁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생전에 명성을 얻은 셰익스피어는 승승장구한 반면 세르반테스는 세금징수원을 거치고 변사사건 등과 관련해 구속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그런 날이기도 하다. 이날을 제대로 안 것은 4~5년 전이었다. 그래서 마침 술자리가 있던 그해 4월23일 함께 술을 나누던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줬더니, 그들은 집에 장미를 사가겠다고 했다. 와이프에게 잘 보이겠다고. 왜 그랬냐고? 또한 이날은 에스파이나의 카탈루냐 지방의 수호성인인 상트 호르디(세인트 조지) 축일에 가진 행사 때문이었다. 이름하여 '책과 장미의 축제'. 남성은 사랑하는 여성에게 장미꽃을, 여성은 사랑하는 남성에게 책을 선물하던 전통이란다. 여기서 유래, 책을 선물하는 사람에게 장미를 안겨다주는 전통이 1926년부터 생겼단다. 이날 서점에 가서 책을 사면 장미가 딸려나오기도 하는 건 이런 연유다.

유네스코는 1995년부터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책의 날'을 지정했고, 러시아가 저작권과 관련해 제의한 의제를 받아들여 정확하게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 Copyright Day)'이라고 붙였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4월23일부터 다음해 4월22일까지 세계 책의 수도를 정해 다양한 행사를 주관 개최한다. 지난해 세계 책의 수도는 이태리 토리노, 올해는 콜롬비아 보고타다. 한국에서는 2002년부터 한국출판인회의 중심으로 이날을 기념하기 시작, 서점이나 출판사 등에서 이날 즈음하여 다양한 행사를 연다.

나도 언젠가, 이즈음에 연애를 하던 시기엔 책과 장미를 선물하기도 했다.^^; 역시 연애할 때가 좋은 거다. 물론 결혼한 사람들은 자신의 짝꿍에게 주면 되겠지. 지금의 나는 내 자신에게나 선물해야겠다. 나는 나를 좋아하니까(이 농후한 나르시시즘 증세 ^.ㅜ)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가지를 친, 혹은 뻗어나가는 이야기들. 이런 날 만드는 이야기들은 또 하나의 추억이 되고 이야기가 되리라. 이것 또한 스토리텔링을 위한 자세 중 하나. 많이 듣고 많이 되새겨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내가 생각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그렇다.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주는 일이다. 밤하늘에 무수히 둥지를 틀고 있는 별, 그 각자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정리하고 묶어주는 일. 스토리텔링 또한 이야기의 원형과 그 무수한 가지들을 정리하고 묶어주면서 구조화하는 일이다. 이야기의 구조화.  

내가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한 에세이. 나의 당신의 이야기 또한 그런 길을 찾아가는 것이 어떻겠나.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주는 일. 이야기 지어내기의 즐거움을 찾는 일. 시인, 소설가, 극작가, 자연철학자였던 괴테가 대문호이자 명민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었던 하나의 비기. 괴테의 어머니가 우리에게 속삭인 그 말.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라, 함께."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

Posted by 스윙보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55)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51)
식품 정의(페어 푸드) (8)
또 다른 미디어 (22)
이야기가 있는 풍경 (10)
미디어 소믈리에 (13)
놀아라, 직딩아~ (31)
세계, 내가 발 딛고 있는 (236)
악마적 퇴폐와 고질적 순수의.. (49)
저자와의 만남(기고) (2)
돼지털 싱글스토리 (82)
나는 당신을, 감탄한다... (45)
프로이트와는무관한불친절한.. (5)

달력

«   2019/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get rsstistory!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