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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을 안 함으로써 행복해지나니!

[리뷰]《슬로라이프를 위한 슬로플랜》


지금, 도서 목록만 살짝 뒤져봐도 안다. 세상은 온통, ‘해야 할 것’ 천국이다. 하나 같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을 한다. 실은 윽박지르는 모양새다. 10대부터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 20대에 해야 할 것, 30대에 꼭 해야 할 것, 4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죽기 전까지 꼭 해야 할 것. 당장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 투성이. 윽박지르는 형태도 가관이다. OO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OO가지, OO대에 경험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OO가지, OO대에는 사람을 쫓고 OO대에는 일에 미쳐라. 도무지 틈이 없다. 10대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는 뭔가 ‘해야 하’는 강박에 둘러싸인 존재 같다.


이것, 나는 불만이다. 온통 하기만 하란다. 안(못) 하면 낙오자요, 루저, 손쉽게 대수롭지 않게, 낙인을 찍는다. 이것은 일상에서도 마찬가지. 일정한 나이대가 되면 이 사회, 개인이 ‘해야 할’ 일을 친절하게도 정해주신다. 학교를 가고, 졸업을 한다. 회사에 들어가며, 결혼을 한다. 아이를 낳고, 죽어라 뒷바라지를 한다. 그 모든 것,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일까? 글쎄, 그런 것 같진 않다. 세상에 그 나이가 되면 꼭 해야 할 일 따윈 없다. 


사람들, 혼자 바쁘다. 아니, 세상이 바쁘라고 재촉한다. ‘바쁘지 않은 사람은 사람도 아닌’ 세상이다. 그러니 “바쁘다 바빠”를 외쳐야, 사람답게 사는 것처럼 착각한다. 바쁜 게 좋은 거라고? 의중은 알지만, 나는 그런 말, 싫어한다. 


쓰지 신이치, ‘슬로라이프’의 대명사. 그를 통해 나는 ‘부탄’이라는 나라를 알게 됐다. 그가 전해준 부탄은 독특했다. 특히 세계관과 가치관, 격하게 공감했다. 그곳은 느리고 행복하다. 다른 사람,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않는다. 이른바 문명보다는 행복. 빠름보다는 느림. 슬로라이프 전도사의 구미에 딱 들어맞는 나라였다. 쓰지 신이치는 여전히 슬로라이프 전도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책, 《슬로라이프를 위한 슬로플랜》이 증거다. 슬로라이프, 사람한테 참 좋은데, 설명할 수는 없고... 이런 것이 아니다.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뭐, 그것이 이토록 빠른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구시렁거릴 수도 있겠다.


슬로라이프. 단순히 느리게 행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선, 빨라야 했던 이유를 알아야 한다. 남과 비교했기 때문이다. 남의 눈치를 봐야했기 때문이다. 남보다 앞서야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경쟁을 삶에 내면화된 가치로 삼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남에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남의 인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래서, 이번 책을 통해 ‘할 일’을 내려놓자고 말한다. 덧셈으로만 점철된 삶을 내려놓자고 말한다. 오사다 시로시의 「시인의 죽음」의 일부를 인용한다. “사람은 ‘무엇을 하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았는가’로 평가받는다.” 그가 보는 세상의 풍경은 과잉이다. 물건의 과잉, 생산의 과잉, 상품의 과잉, 욕망의 과잉, 경쟁의 과잉, 정보의 과잉. 이 모든 과잉을 지탱하는 것이 ‘할 일’의 과잉.


그럼에도, 우리는 내치지 못한다. 과잉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워커홀릭(일 중독자)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까지도 부지기수다. 나도 한때는 그런 줄 알았다. 워커홀릭이라는 타이틀, 이 현대문명 사회의 자랑스러운 표식인줄 알았다. 그렇게 ‘할 일’이 많아야 인정받고 출세하는 줄 알았었다. 개뿔이었다. 뒤늦게 깨달았다. 그것, 자본이 조작한 ‘경쟁주의 사회시스템’을 생각 없이, 저항 없이 받아들인 형벌이었음을. ‘바쁘게 산다’는 것,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바쁘다고 힘들어하면서 돈 많이 받아들면 행복한가? 백이면 백, 아니다.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억지 자위한다면 모를까.


우리 인간은 태생적으로 바빠선 안 될 DNA를 타고 태어났다. 인류의 수천 년 역사를 살펴봐도 그렇다. 대부분의 시간, 인류는 ‘할 일’에 속박돼 살지 않았다. 때(시간) 되면 움직이고 뭔가를 한 것이 아니었다. 배가 고프면 먹고, 싸고 싶으면 쌌으며, 잠이 오면 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삶을 지켰다. ‘할 일’의 과잉에 부대낀 것은 불과 몇 백 년 되지 않는다. 그 ‘할 일’도 ‘하고 싶은 일’이 아니고,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었다.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을 만든 것도 바로 산업혁명이 스타트를 끊고 신자유주의가 정점에 이르게 한 경쟁원리였다.


오해 마시라. 경쟁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도 말하는 것, 아니다. 쓰지 신이치의 말을 인용하자. “물론 내가 돈벌이를 목표로 한 삶의 방식을 전적으로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전적으로 경쟁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경쟁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식의 사회는 결국 누구나 살기 힘들며,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p.41)


슬로라이프. 단순히 삶의 형태나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정치적인 태도이자 삶을 능동적으로 가꾸고자 하는 자세다. 곧 정치적인 슬로건이기도 하며, 세계를 바꿀 정치적인 구호이기도 하다. 가령, 슬로푸드. 그것이 패스트푸드의 반대의미로 느리게 만든 음식만을 의미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슬로푸드는 음식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된, 지구상 모든 생명과의 연결 혹은 인연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의 태도다. 그것도 모르고, 한국 음식이 슬로푸드라고 세계의 음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개소릴 시부렁대는 멘붕(MB)정권(과 식품대기업)의 움직임은 무식의 극치이자, 이권에 치우친 행태다.  


저자가 강조한 슬로라이프는 ‘지금 이 순간을 살자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그 자체에도 집중하자는 것. 그리하여, 미래의 불안이라는 명목으로 현재를 담보로 하지 말 것. 지금의 자신을 부정하도록 만드는 불안증폭사회에 휘둘리지 말 것. 


“현대 사회는 수많은 부정 위에 성립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지금의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 이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교육도, 매스미디어도 하나같이 ‘지금의 나는 (적어도 충분하다고 할 만큼) 갖춰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게끔 우리를 유도한다.”(p.114)


그렇다면 이 불안증폭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뺄셈의 사고’를 권한다. 깊이 공감한다. 철철 흘러넘치는 과잉에서 얼마나 줄여나가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뺄셈을 통해 우리는 좀 더 여유롭게 세상과 만나고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슬로는 그래서 곧 ‘관계망’의 확장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명목,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계로 전락한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 무연사회에서 탈피하기 위한 태도이자 자세, 슬로. 천천히 가야, 우리는 옆사람을 보고 옆사람의 처지에 공감하면서 서로의 체온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법이니까.


쓰지 신이치의 슬로플랜은 곧, 인류의 관계망 회복을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머무르는 일과 함께 사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한다면,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우리는 획득할 수 있다. “Life is slow. 즉 산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느릿한 과정이다.”(p.184)


나는 빨리빨리도 싫고, 열심히도 싫은 사람이다. 그것이 지금의 멘붕사회를 만든 주요인의 하나라고 본다. 열심히 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빨리빨리 하는 것이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이 바람직한가? 좋은 것인가? 세상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은 딱 하나다. 타인의 아픔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 일.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잃고 있다. 용산 참사는 그런 면에서 우리의 영원한 트라우마다. 그러면서도 다큐영화 <두개의 문>이 4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우리가 그저 외면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증명일 것이다.


“올바른 사회란, 강한 사람도 약한 사람도, 건강할 때도 병들었을 때도, 거침이 있든 거침이 없든 간에 누구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할 줄 아는 사회다.”(p.227)


다시 말하지만, 내가 읽은 ‘슬로라이프’는 단순하게 ‘느리게 살자’는 방식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슬로라이프는 정치의 문제요, 세계의 변혁을 이야기하는 주제다. 이 책을 ‘느린 것에 대한 예찬’으로만 봤다면, 심각한 인지장애를 가졌다는 얘기다. 멘붕 독서론. 어떻게 살 것인가. 슬로라이프는 그것을 자극한다. 우리 각자의 슬로플랜이 필요한 시대다. 멘붕(MB)의 시대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에 대한 서평은 ‘해야 할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래서 기꺼이 이렇게 쓴다. 맹꽁이 소리가 그런 나를 행복하게 한다. 맹꽁이에겐 ‘해야 하는 일’ 따윈 없을 것 같다. 물론 나라는 인간, 회사인간에서 “오늘 할 일도 내일로 미루”는 인간형이 됐다. 그래서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격언 따위 개무시한다.


그런 내가 부끄럽지 않느냐고? 천만에. 대신 나는 맛있는 커피를 내릴 줄 아는 인간이 됐다. 커피 중에서도 느리게 내리는 드립 커피를 더욱 좋아하는 인간이 됐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금은 헤아릴 수 있는 인간이 됐다. 마을공동체도 그렇게 슬로하게.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하지 마라.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내일도 할 수 있다.” 쓰지 신이치의 이 바람직한 말에 좀 더 덧붙이고 싶다. “내일 안 되면 그만두는 걸로.”


이 책에서 내가 격하게 공감했던 말 중의 하나는 이것이다. “어쩌면 아무도 울지 않는 사회는 행복한 사회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남자가 울보로 지낼 수 있는 사회’를 마음속으로 그려본다.”(p.80) 나는 제대로 울 줄 아는 남자가 되고 싶다. 당신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아울러, 정희진(여성학 강사)의 이 말, 격하게 동의한다. “이젠 무엇을 함으로써가 아니라 안 함으로써 세상이 바뀌길 바란다. 무엇을 안 할 것인가? 무엇이 가장 올바른가보다 최소한 어떤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가 화두가 돼야 한다.(…) 무엇인가 꼭 해야 하는 이들을 제외하고, 이 계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살길이다. 여름 세끼, 하는 것도 먹는 것도 고역이다. 30도 날씨에 생계 노동은 말할 것도 없고 잠드는 것조차 힘에 부친다. 개인의 기력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아무 것도 하지 말자.”


Posted by 스윙보이
 
남자(들) 심리를 다룬 책, 약간 과장해서 봇물이다. 특히나 (한국) 남자들의 무덤이라는 40대 중년 남자들. 오죽하면 최근의 한 연구결과는 40대 직장 남성을 '영혼의 노숙자'로 지칭한다.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이들은 말하자면, '감정적 소외계층'이다. 연구는 이들이 사회문제에 비판적이면서도 현실에선 순응하며, 자기 세대에 대한 자부심은 커도 자신에 대한 성찰은 꺼린다고 말한다. 자아존중감을 찾아보기 힘든.
40대 버려진 영혼의 노숙자여
왕따당한 '영혼의 노숙자'들

여튼, 남자의 괴로움을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면서 우리의 문제다. 그리하여, 남자와 도시의 심리, 욕망과 갈등을 다룬 세 명의 저자를 만난 기록.
[심리학 3연작 ②] 정신과 전문의, 도시에 청진기를 들이대보다
☞ [심리학 3연작 ①] 직장인들에게 고함, “분노와 화를 다스려라”

   

감탄하지 않는 자, 그대는 유죄!
[인터뷰]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저자,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이런 얘기 들어본 적 있는가. “한국 성인 남자는 여가의 절반을 술을 마시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술을 깨우는 데 사용한다.” 우스개지만, 그렇다고 정색하고 ‘절대 아니’라고 말할 남자는 그닥 없겠다. 이 시대 남자들의 삶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재미’가 없어서다. 도대체 재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거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있겠나. ‘환락의 밤은 짧고, 숙취의 낮은 길다.’ (물론, 모든 남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니, 해당 없으면 퉁~ 치시라.)

남재일 교수의 ‘남자 둘’이라는 칼럼의 일부. 물론 남자는 대한민국 남자들. “남자 둘이 영화를 보러 가는 경우는 드물다. 다른 전시회나 공연장도 마찬가지다. 찜질방도 남자 둘은 찾기 어렵다. 함께 여행을 하거나 공원을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더욱 보기 어렵다. 여자 둘은 이보다 한결 유연하다.… ‘남자 둘’의 관계는 한 사회의 사적 소통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적 성격이 있다. 남녀관계는 성적 관심, 여자 둘의 관계는 피지배자의 연대감이 개입한다. 하지만 원래가 경쟁적이라는 ‘남자 둘’의 관계는 그런 변수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 소통의 정도를 가늠하는 잣대로서 훨씬 예민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최근 남자심리를 다룬 책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고개 빳빳이 들고 있는 척 하지만, 실은 고개 숙인 남자들의 이야기. 『도시심리학』, 『남자 심리학-남자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41가지 심리코드』가 그랬고, 근래 잘 나가는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김정운 지음/쌤앤파커스 펴냄)가 그렇다. 제목부터 자극적인 이 책, 술술 읽힌다. 빈말 아니다. 재미와 감탄을 모르고 살았던 이 땅의 남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처방전을 공유한다. 오감을 활용해 ‘부사적 정서’의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찌질남인 나도 묻고 싶었다. 어찌하면 좋으리까. 지난달 29일 책의 저자 김정운 문화심리학자(명지대 교수)와 만나, 커피 한 잔 놓고 수다를 떨었다. 참고로, 김 교수는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사람이다. “팔뚝 굵은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상에 감사하며, 아침마다 그날 가지고 나갈 만년필 고르기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고, 거리의 망사스타킹을 보면 가슴이 뛰어 낚시가게 그물만 봐도 흥분하고, 자동차 운전석에서 슈베르트의 가곡을 목 놓아 따라 부르며 주책없이 울기를 좋아하는 사십 끝줄의 대한민국 남자다. 귀가 얇다 못해 바람만 불어도 귓바퀴가 귓구멍을 덮을 정도고, 한번 폭발하면 대로변에서 삿대질도 일삼는 욱하는 성격이지만, 한번 마음에 담아두면 며칠 밤 잠 못 자며 고민하는 소심남이기도 하다.”

자자, 삶이 재미없다고 한탄하거나, 감탄을 모르는, 혹은 어떻게 하면 행복할지를 모르는 남자들, 두 남자의 수다에 동참하시라. 이런 남자를 옆에 둔 사람도 한번 힐긋거려도 좋겠다. 말하자면, 분장실의 강 선생님, 아니 커피하우스의 김 선생님! 분장은 따로 필요 없었다. 김 선생님은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 김태우를 닮았다! 다만, 코 위로만. 그 아래는 뭐냐고? 힌트. 개그맨 이상운에게서 연상되는 바로 그... 그럼 나는 뭐냐고? ‘커피 프린스’ 아니, 커피 프릭스(Coffee Freaks)! ^^;;

(※ 인터뷰를 토대로 맥락은 지장 없이 약간 각색한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린다.)

우리를 흡입시키는 ‘내 이야기’


선생니임~ 책이 완전 지금의 남자 얘기에요. 완전 공감, 완전 공감. 완전 재밌게 읽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선생님 얘기를 쓰실 생각을 하셨어요. 어쩜.

“그래, 니가 수고가 많다. 내 얘기를 한 건, 한국에 들어오면서 부터지. 첫 책만 빼고, 다른 책들도 내 얘기를 썼어. (주. 지은 책으로 『휴테크 성공학』 『노는 만큼 성공한다』 『일본 열광』)  글을 써 보니까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건, 공감이 가지 않았어. 요즘 TV토크쇼 같은 걸 보면 신변잡기라고 비판하는데, 그렇게만 볼 건 아니야. 사람들은 느끼고 생각하는 걸 공감하고 싶은 거지. ‘저들도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이구나’와 같은. 내 스스로도 그런 얘기가 재밌더라고. 나도 한때, 아침에 수다 떠는 프로그램들을 11시까지 봤어. 왜 재밌을까, 생각해보니, 한국인들은 살아가는 얘기에 굶주렸던 거야. 이야기에 굶주린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으니까 재밌는 거야. 자네도 그렇지?”

어머, 맞아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에 그냥 빨려 들어요. 수다의 힘이랄까. 그런데 제가 30대인데, 많은 친구들이 옛날 같지 않아요. 만나면 부동산, 재테크, 애들 얘기가 주가 되지, 자신의 얘기가 없어졌어요.

“사실, 나도 낼 모레가 쉰인데, 믿어지질 않아. 마흔 됐을 때, 인간이 어떻게 마흔이 될 수 있을까 생각도 했거든. 나도 안정되고 폼나게 살고 싶은 욕심 때문에 나이가 빨리 들고, 들어 보이고 싶었어. 그런데 요즘은 거울 보면 탐욕스러워서, 순수해 보이지 않아서 딱 싫어. (웃음) 우리가 30대 땐, 할 얘기가 많았어. 그만큼 삶이 재밌었다는 거지. 그런데 요즘 세대들은 더 빨리 재미없어지는 것 같아. 20~30대가 재테크 얘기하는 거 말이 안 되는 거야.

또 말하자면, 수컷의 향기가 사라졌어. 허접한 야한 농담 말고 생동감 있는 에로틱한 얘기도 해야 하는데, 그렇질 않은 것 같아. 하고 싶은 얘기가 없는 거야. 삶이 재미없어서. 그렇게 지내다가 40대 중반 되면 갈 데도 없고, 할 얘기도 없을 텐데, 어쩌려고 그러나...”

감탄, 또 감탄하라. 삶의 재미를 위해

그래서 있잖아요, 있잖아요, 선생니임~ 전 책에서 “식욕, 성욕은 인간의 본질적 욕구가 아니다. 감탄이 인간의 본질적 욕구다”(p.283)나 “누가 나보다 더 분명하게 우리의 삶의 목적을 설명할 수 있다면 나와보라! 우리는 감탄하려 산다”(p.293)와 같은 ‘감탄’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최근에 가장 감탄하신 일이 뭔가요? 전, 여기 이대 부근에 오면서, 늘씬+풍만한 여성들의 여름에 아찔한 감탄을...^^;  

“음, 그래, 보자. 지난주 금요일 출판 기념회가 있었어. 후배 바리톤 교수를 불러다 50여분을 모시고 겨울나그네를 연주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무척 좋았어. 오케스트라 연습실을 빌려서 행사를 치렀어. 바로 앞에서 부르니까 참 좋더라. 감탄했지. 또 음악이나 공연을 많이 다녀야겠다고 새삼 생각했지. 조그만 음악회라도 자주 가야겠다. 구석진 곳에 있는 그런 자리도 기회를 만들어 찾아야지, 하는. 그런 것 많이 하면 인생이 풍부하고 재밌어져.”


와우, 슈베르트. 책에서도 자주 언급하시던데,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블로그 이름도 ‘슈베르트의 창’(http://blog.naver.com/schubert55)이고. 감탄한 이유나 계기가?

“아, 독일에서 정말정말 외로울 때 위안이 됐던 음악이지. 그때 가졌던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들고 외로웠던 때, 경험했던 음악이나 문화가 참 기억에 많이 남아. 독일에서는 누구나 다 혼자 다녀. 혼자 다니는데 쪽 팔릴 일도 없어. 외려, 그러다가 한국 사람들을 보면 쪽 팔리는 거야.

어떤 책들은 중년 남자들도 부부끼리 대화하라고 충고하는데, 아니 그렇게만 말하면 대화가 되냐고. 웃기는 얘기야. 대화를 해 봤어야, 아내랑 대화를 하지. 일단 혼자 잘 놀아야 해. 사소한 거라도. 그러면 대화도 할 수 있어. 음악이든 뭐든,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을 해봐야 해. 난 슈베르트를 들으면 그때의 정서나 감정이 살아나. 거리나 분위기. 그러면 정신없는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도 돼지. 아,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어서 브레이크도 걸고.

그러니까, 자신의 삶을 성찰하라는 말은 많은데, 정서적 경험이 풍부하면 자연적으로 성찰이 돼. 정서가 우선 풍요로워야 돼. 한국 남자들 똘레랑스니 뭐니 얘기하는데, 그런 건 인지적으로 되는 게 아냐. 내 삶이 우선 재밌고 풍요로워야 타인 삶에 대해서도 관대하고 똘레랑스가 가능해 지는 거야.”

남자는 괴로워? 아니 멍청해!


선생니임~ 빙고~ 많은 한국의 남자끼리 모이면 하는 얘기, 뻔~하잖아요. 업무 얘기나 정치 얘기하면서 술 마시는 거. 사적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거죠. 뭐든 한방에 끝내려는 이상심리만 빵빵해서는. 혼자서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요. 혼자 뭐든 할 때 느끼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망상만 봐도 그래요. 누가 신경 쓴다고. 각자가 자기 할 일 바쁜 마당에. 그리고 폭탄주 돌려서 취하고 망가져야 정분이 쌓인다고 생각하는 퇴행적 온정주의는 어떻고요. 일 하는 것도 힘든데, 술까지 힘들게 마시니 거참. 이놈의 알코올 연대는 소아병 같아요.

“문화적 다양성이 부재한 탓이야. 재미가 없는 거지. 정치인 욕이나 하면 그게 끝이지. 여행도 많이 다니고 문화적 다양성을 가능하게 하는 그런 일을 찾아야 해.

독일에 있을 때, 변두리에 살았는데, 지금 우리 사회의 이주노동자를 보면 그때 내 모습이 연상이 돼. 얼마 전, 강변북로를 주행하는데, 이주노동자 몇몇이 이삿짐 실은 1톤 트럭을 운전하고 가더라고. 독일에서의 내 모습이 연상되면서, ‘독일에서 독일인들도 나를 저렇게 쳐다봤겠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소수자가 돼 봤던, 인종차별 시선을 경험해봐서 다른 문화에 대해 관대해 질 수 있는 계기도 됐지. 그건 인지적으로 되는 문제가 아냐.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거지.”

인지적이 아닌, 몸으로 체화하는 문제,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요즘 이런저런 남자심리를 다룬 책들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 문제가 많긴 많은가 봐요. 대한민국 남자들? 선생님이나 저도 마찬가지겠지만요.

“사실, 문제 많은 건 누구나 다 알아. 다만 이를 계몽이나 가르침으로 접근하면 안 돼. 즉, ‘너 잘못했으니 고쳐라’는 식은 아니라는 거지. 문제를 인식한다는 건, 논리적 인식이 아닌 스스로 그 문제가 나에게 이런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구나, 하고 몸으로 깨달아야 한다는 거지.

그래서 문제 많은 40대 후반의 남자인 나도, 공유하고 싶고, 치료 받고 싶은 거야. 책도 그래서 나온 거고. 그렇게 공유하면 살만해 지지 않겠느냐 생각한 거지. 정서적 공유가 참 중요해. 의사소통 안 되고, 문제의 중심에는 40~50대 남자들이 있고, 책은 그런 내 얘기를 한 거야. 아내와 결혼한 것, 후회는 누구나 해. 아내와의 관계나 그런 얘기를 터놓고 한 것도 결국 치유 받고 싶다는 표현이지.”

선생님도 고생이 많으셔요~. 처음에 제목을 보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아내가 결혼했다>와 같은 책이나 영화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문화심리학을 다룬 것이라고 지레짐작도 했었어요. 제목이 절묘한 것 같아요. 결혼한 누구나 가질 법한 이야기. 물론, 저는 결혼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책 제목과 같은 얘기도 심심찮게, 아니 많이 해요. 되레 저보곤 농반진반으로 ‘넌 절대 결혼하지 말라’며 대리만족을 취하려는 남자친구들도 있다니까요. 여튼 제목이 기가 막혀요.

“남자들이 제목을 부담스러워 해. 여자들은 재밌어 하는데 말이야. (웃음) 그래서 여자들 앞에서는 이 책을 안 본다는 남자들이 많다더군. 심지어, ‘너 이혼하려고 이 책 썼다며?’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니까. 사실 여자들은 후회를 처리하는 방법이 자연스럽고 건강해. 후회는 자연스러운 정서 반응인데, 이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거든. 남자는 체면, 위신 이런 것 따져가면서 사느라, 대처가 잘 안 돼.

책 제목 지을 때 주저하긴 했어. 사방에서 반대가 심했거든. (웃음) 출판사와 함께 고민하다 지금의 제목으로 결국 낙찰이 됐지. 다른 제목 후보군도 있었고. 제목 덕도 있는 것 같아. 나온 지 2주 됐는데 3만부가 팔렸어. 그동안 낸 책은 왜 안 팔렸는지 아직도 의문이야. 이번 책도 잘 안 팔리면 책 다시는 안 쓰려고 했어. (웃음)”

대한민국 중년 남성의 이야기


나름, 가장 큰 위안과 정서적 공감을 느낀 부분이 있어요. “당연히 여겨지는 어느 회사의 부장, 사장, 교수와 같은 내 사회적 지위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내 본질과 상관없는 것들이다”(p.100)와 같은 거요.

“사회적 지위가 몇 년이나 폼 나겠어. 대통령도 5년이면, 전직 대통령이 되는 거고. 권력이나 성공지향적이어도 좋은데, 그게 나한테 갖는 의미가 뭐냐, 그걸 알아야 해. 바람직한 가치로 이를 추구하면 되는 거지. 우리는 대부분 속물적 인간이야. 성인군자처럼 위에서 바라보고 얘기하고, 해탈한 것처럼 얘기하는 성공․처세술 책은 너무 속보여. 변소에 제발 그런 문구들 안 붙였으면 좋겠어. 소변 눌 때마저 그래야겠어. 차라리 비키니 사진 같은 걸 붙여놓지. 발기력 테스트나 하게. (웃음)”

‘진짜 나’에 대한 스스로 아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가령, 책에서 말씀하신 이런 것 있잖아요. “생각해보라! 도대체 언제까지 사장할 것인가. 언제까지 교수일 것인가. 나는 어느 대학의 교수나 어느 위원회의 위원장이 아니다. 나는 슈베르트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 내 노래에 감동하여 눈물 흘리고, 아내의 관심이 조금만 식어도 쓸쓸해하고, 하늘거리는 주름치마에 가슴 설레어 한다. 그게 진짜 나다.”(p.100) 이렇듯 스스로를 드러낸 부분이 많아요. 쉽진 않으셨을 텐데, 어찌...

“내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 쉬운 건 아니야. 남성 40~50대를 대상으로 강연도 하다 보니까, 솔직한 얘기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내 가치를 공유하는 게 행복일 텐데, 일단 내 얘기를 해주면 귀를 기울이더라고. 교수라는 지위를 갖고 있는 스스로에 대해 무언가를 감춘다는 게 건강한 태도는 아냐. 그래서 스스럼없이 드러내 보이고, 그럼으로써 나도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더라고.”

책에 보면, (결혼에 대해) ‘가끔’ 후회하는 남편과 ‘아주 가끔’ 만족하는 아내의 관계가 재밌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만날 싸워. 난 늘 투덜대지. ‘왜 나에겐 관심이 없냐’고. (웃음) 아내가 날 적응시키는 거지. 계속 잘해주면 자기가 힘드니까. 어쩔 수 없는 걸 받아들여야 해. 꼭 함께 지내야 행복한 게 아냐. 아까도 얘기했듯이, 혼자 지낼 때도 행복해야 해. 부부는 늘 함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은 일종의 ‘부부이데올로기’야. 남자 스스로도 혼자 잘 지내고 행복해야 둘이서도 행복할 수 있는 법이거든. 따로 또 같이.”

대한민국 남자들에게서 빠질 수 없는 ‘술’은 어떠세요? 선생니임~ 커피를 좋아하셔서 핸드드립 커피를 집에서 드신다고 하셨는데, 커피는 어떤 걸 좋아하세요?

“불필요한 관계에 의해 우리 삶은 피해를 너무 많이 받아. 저녁마다 술을 함께 마시는 사람들이, 그 자리가, 정말 필요하고 꼭 가야할 자리인지 생각해 봐야 해. 집단적으로 미치는 건, 그만큼 관계가 불편하기 때문이야. 2~3차 가고, 안 가면 나쁜 놈이고. 그게 대체 뭐야. 그건 삶이 아냐. 동물들이 누구 뿔이 더 큰지 싸움하는 것과 같은 거야. 독일에서 13년을 있다가 한국 와서 한때 폭탄주 세례를 받았어. 대체 왜들 이러고 다니나 싶더라. 떼로 다니는 것도 부담스럽고, 술 먹고 노래방 가고, 사람들을 달리 해도 노는 건 똑같애. 패턴이 똑같은 거야. 내가 이러고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건지, 질문해 봐야 해. 폭탄주, 그거 마시면 안 돼. 술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하여튼 그런 태도를 내가 ‘집단자폐증’이라고 최초로 정의를 내리기도 했지.

커피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좋아해. 얼마 전 『지구 위의 작업실』을 펴낸 시인 김갑수 선생의 작업실에 가서 얻어오지. 작업실에서 직접 로스팅도 하거든. 로스팅한 원두를 드립해서 마실 때도 있고. 그 작업실에 가면 둘이서 커피 얘기도 하고 시시껄렁한 얘기도 많이 해. 재밌어.”

캬~ 선생니임~ 두 분이서만 너무 재미보신다아~ 기러기 아빠니 뭐니 등골 휘는 불행한 대한민국 여느 남자들과는 무척 다른, 그리고 바람직한 모습 같은데요.

“이 시대의 문제는 남자들의 문제야.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가족에서 더 이상 남자(남편)가 필요 없다는 것이랄까. 기러기 아빠도 병적인 현상이야. 여자들이 똑똑하지. (남자에게) 돈만 벌어오라는 거야.

그리고 기러기 아빠들도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것처럼 말하면 안 돼. 어떻게 자기 삶을 그렇게 내팽개칠 수가 있어. 자기 물건을 내팽개치고 사는 사람들이 어딨냐 이거야.” 

캠핑박사, 김정운?!

행복을 위해, 자신을 위해, 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꿈을 꾸고 계세요? 책에 보면 캠핑카 얘기를 하시던데.

“이 책을 많이 팔아서 캠핑카를 살 거야. 캠핑카를 사기 위해서는 무조건 책이 많이 팔려야 해. (웃음) 그리곤 우리나라에 캠핑문화를 새롭게 도입하는 거야. 내가 지금껏 제일 행복한 여행은 6~7년 전, 아이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한 달 동안 다녀온 거야. 아이스박스를 꽉 채우고 텐트를 싣고 가서 남주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호수주변에 캠핑장에서 지냈는데, 그게 그렇게 끝내줬어. 유럽 사람들은 여름 무렵이면 평범한 시민들이 캠핑장에 큰 텐트를 치고, 출퇴근도 거기서 하고, 거기서 자고 그래. 식구들끼리 얘기하고, 책 읽고.

우리는 시간이 많아. 어디에다 시간을 쓰는지 알아봐. 캠핑장 가서 한번 살아보라지. 술 안 먹고 남는 시간에 얘기하고... 인생이 얼마나 풍요롭겠어. 한국 사회의 탈출구는 캠핑장에 있어. 유럽식 캠핑장을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이 내 꿈이야. 불편하지도 않고 깨끗하고 그래. 우리가 몰라서 못해봐서 그런 거지. 그리고 제대로 된 캠핑문화를 정착하는 게 다음 목표야. 한국 사회를 치료하는데도 캠핑문화가 딱 좋아.

한국사회에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를 다뤄야 해. 어설프게 사회문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자신의 문제는 얘기 안 해. 그런 면에서 나는 철저하게 심리학적 환원주의자가 될 거야. 캠핑장에서 책 보고 이야기 하고 잠자고. 행복하지 않아? 우리에게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많아.”


책이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는 챕터가 끝날 때마다, 사진과 그에 대한 멘트가 나와 있는 거였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또 주변에서 이번 책을 통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부분들은 어느 부분인가요? 

“2년 전에 냈던 『일본 열광』에 먼저 그런 시도를 했었어. 안식년을 받아 일본에 아무런 정보 없이 찾아다니며 내 느낌과 감성을 담았지. 그때 문체도 좀 바뀌었어. 짧고 빨리 한 호흡에 따라가도록 문장이 짧아졌지.

나이든 사람들은 아들과 함께 판 우물이야기가 인상 깊었는지, 그 얘길 많이 하면서 부러워하더라고. 또 침대시트나 골프 친 얘기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각자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주제들을 많이 발굴해야 해.”


이야기는 그렇게 우선 끝을 맺었다. 결국은 이야기. 모름지기, 스토리텔링의 시대 아닌가.  특히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정직한 나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 보다 많은 이들과 ‘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재미가 생긴다. 그리하여, 감탄할 수 있는 무언가도 찾는다면, 그것 또한 생의 낙. 나도 김 교수의 캠핑장이 가고 싶어졌다. 온전하게 나를 위해, 재미있게 캠핑장에서 시간을 보낼 자신이 있다. 우선을 나를 위해, 그리고 캠핑장에 모인 이들을 위해 커피 생두를 볶고 원두를 갈아 커피 한 잔을 나누면서 말이다.

어떤가. 당신도 동참하고픈 마음이 생기는가. 그럼, 여기에 들락날락 거리면서 눈도장을 찍으시라. 우리, 캠핑장에서 만나면 커피 한 잔과 ‘내 이야기’를 나누자.  김정운 교수 블로그  ☞ ‘슈베르트의 창


P.S. 고백하자면, 내 로망 중 하나는, ‘팜므파탈’의 뇌쇄적인 품에 안겨 보는 것이다. ‘묘하게 슬프고 에로틱한 여인’과 결혼하고 싶었던 김정운 교수의 한때 로망에 버금가는. 나쁜 놈, 몹쓸 놈 소리 듣더라도, 내 모든 것을 내팽겨쳐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럴 수만 있다면, 나는 팜므파탈을 감탄하고 싶다. 그리되면, 이 세상에 대해서도 감탄할 수 있지 않을까. 짧은 생애, 그만한 로망 하나쯤 가진다고 그것이 죄가 될쏘냐.

뭐, 물론 치명적인 게 있다. 팜므파탈이 미쳤다고, 권력 없고, 돈 없는 내게 온전하게 품을 내줄 리 있나. 흑. 아쉬워도 아마도 죽는 그날까지 로망으로만. 로망이라서 이뤄지지 않아도 후회는 없다. 차라리, 내가 옴프파탈이나 돼볼까. 아, 이 몹쓸 놈의 상상.

더불어, 또 하나의 바람이라면, 죽을 때, ‘나’! 바로 나라는 작품에 대해 감탄하고 싶은 것. 그동안 잘 견디고 버텨줬다고, 시간을 이겨낸 모든 것이 예술작품이듯, 나는 그렇게 시간을 버티고 견딘 나에게, 감탄하고 싶다. 더불어 그렇게 버티고 견딘 당신에게도 한마디 던지고 싶다. 나는 당신을, 감탄한다.

[YES24 기고 원본]

Posted by 스윙보이
 
남자(들) 심리를 다룬 책, 약간 과장해서 봇물이다. 특히나 (한국) 남자들의 무덤이라는 40대 중년 남자들. 오죽하면 최근의 한 연구결과는 40대 직장 남성을 '영혼의 노숙자'로 지칭한다.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이들은 말하자면, '감정적 소외계층'이다. 연구는 이들이 사회문제에 비판적이면서도 현실에선 순응하며, 자기 세대에 대한 자부심은 커도 자신에 대한 성찰은 꺼린다고 말한다. 자아존중감을 찾아보기 힘든.
40대 버려진 영혼의 노숙자여
왕따당한 '영혼의 노숙자'들

여튼, 남자의 괴로움을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면서 우리의 문제다. 그리하여, 남자와 도시의 심리, 욕망과 갈등을 다룬 세 명의 저자를 만난 기록.

  
정신과 전문의, 도시에 청진기를 들이대다
[인터뷰] 『도시심리학』의 저자 하지현 교수

1990년대 초반 무렵이었다. 가수 신해철은 ‘도시인’이라는 노래를 통해 이렇게 읊조렸다. “한손에 휴대전화/ 허리엔 삐삐차고/ 집이란 잠자는 곳/ 직장이란 전쟁터/ 회색빛의 빌딩들/ 회색빛의 하늘과 회색얼굴의 사람들/ This is the city life”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지만, 그렇다면 그 도시에서 우리는 어떤 심리를 갖고 살고 있을까. 도시인을 묘사한 저 노래의 가사를 듣자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제 정신이 아닐 듯한데, 도시에 산다면, 당신은 혹시 어떤가.

도시의 삶은 단어 하나로 규정할 수가 없다. 복잡다단하기도 하거니와 공통 분모도 찾기 힘들다. 그러면서도 어떤 전형성도 가진다. 도시는 도시인을 만들고, 도시인은 다시 도시를 형성한다. 사람과 도시는 돌고 돌아 그렇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관계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내 자신의 것일까, 도시의 것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내 욕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혹시 도시가 주입한 것은 아닐까. 내가 맞닥뜨린 갈등은 내게서 파생한 것일까, 아니면 도시가 만든 것일까. 

우리나라에 현대적인 도시가 들어선 것은 채 백 년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도시는, 도시의 삶은 지금-여기의 우리를 얘기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도시국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국가와 도시도 밀착해 있다. 그래서,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건국대 교수가 도시(인)에 청진기를 들이댔다.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이라는 부제를 갖고, 『도시심리학』(해냄 펴냄)을 내놨다.

책을 읽다보면, (도시에 사는) 우리의 이야기가 맞다고 맞장구를 치게 된다. 아마도 너나 할 것 없이, ‘맞아, 도시의 삶이 이래’라고 고개 끄덕끄덕. 가령, 노래방이라는 공간에서의 우리. “동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자신 있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용기는 그만큼 안전한 공간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노래가 흐르는 몇 분 동안은 나도 김현식이고 서태지다. 안전한 환상의 공간이다.”(p.193) 그러함에도,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와 불러야 하는 노래 사이의 딜레마”(p.196). 사소하지만 절묘한 진실(들).


이 책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심리를 다룬다고 어쩌면 발생할 수 있는 오해. 자기계발서? 물론 아니다. 긍정의 힘을 꾸역꾸역 주입한다거나 ‘나를 따르라’는 식의 인도주의적(?) 관점은 없다. “솔루션이 개인마다 달라서 내가 느끼는 불편함은 누구나 느낀다. 이것은 보편적인 것이고 나쁜 것이 아니다. 현대사회의 구조물이나 현상 정도까지만 이야기하고 문제는 자신이 풀도록 했다.”


누군가는 ‘도시적 병리’라고 일컬을만한 게재(들)도 있을 것이다. 지름신의 강령과 같은 쇼핑중독. 그러나 하 교수는 그것이 마냥 병리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소비를 통해 스스로를 치료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고로, 한쪽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아주 좋은 것 혹은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살다보면 반복되는 쓰임들, 어떤 키워드나 주제들이 있다. 개인과 조직․집단, 본능과 양심․도덕 등 이런 부분들이 도시적 삶에서 함께 드러난다. 커피나 와인 같은 것도 도시적 현상 안에 존재하는 그런 것이지, 누군가에 의해 강요되는 게 아니다.”

책이 더욱 공감을 얻게 되는 부분은 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적 삶을 영위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청진기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기에 이야기는 설득력을 얻는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일방적인 훈계와 처방이 아닌, 함께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의 얘기다. 그러니까, “세상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 도시적 삶 속에서 사유하는 것”을 담았다.    

당초 책의 아이디어는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가 지금의 도시(서울)에 와서 겪는 얘기였단다. 가제도 그랬다. ‘프로이트가 서울에 온다면’. 낯선 곳에 떨어진 정신분석가가 서울 혹은 도시의 특징적 현상을 봤을 때, 나오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인 셈이었다. 물론 그랬던 것이 현재의 콘셉트로 바뀌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조망까지 가능하도록 직조됐다.

“강준만씨나 진중권씨가 사회학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키워드를 뽑아낸다면, 나는 미시적으로 쪼개서 들어간다면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부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당초 24개 꼭지로 나눠 도시에서의 24시를 다루려고 했다. 주제 위주로 편집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중복되는 것을 합치다보니 지금의 22개 꼭지가 됐다.”


도시, 짧아진 리듬

지금 도시는 바쁘다. 속된 말로, 정신줄 놓고 사는 지경이다. 바뀌기는 왜 그렇게 빨리 바뀌는지. 그러다보니, 도시인들도 그 속도에 맞춰 발놀림을 가져가는 수밖에 없다. 하 교수가 진단하는 지금의 도시는 “'Response'에 대한 기대수준이 짧아졌다.”

불과 몇 년 전, 생각해보라. 가령, 휴대폰이나 삐삐가 없었을 때,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 어땠나. “30분 기다리는 건 기본이었다. 막연히 기다렸다. 편지를 주고 받을 때도 그랬다. 2주의 텀이 있었다. 오고 가는 시간의 리듬이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이메일은 길어도 반나절이면 된다. 커뮤니케이션할 때의 리듬이 짧아졌다.”

확실히 조급해진 면도 있고, 기다림의 미덕도 희석됐다. 사유하는 시간도 혹시 짧아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누가 억지로 그렇게 바꾸려고 해서 그리된 것도 아니다. 도시인들은 그렇게 기계에 의존성이 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이제 도시에서 네비게이션 없이 길을 나서지 못하겠다는 엄살(?)도 부린다. 혹자는 네비게이터 덕분에 좀더 밖으로 쉽게 나갈 수 있다고 예찬(?)도 하고. 

한편으로 기계와의 싸움도 불사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자주 가는 길인데도, 네비게이션은 최단 거리를 찾는답시고, 더 불편한 길을 가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 어떡하겠는가. 네비게이션에 대한 불신. “도시적 삶은 기술에 대한 이해를 하고 의존도 하지만, 내가 가진 정보와 싸움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충돌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분리와 연결 사이를 오가는 도시인

하 교수에게 ‘도시’란? “개인화를 지향하지만, 끊임없이 커넥션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집약된 곳.” 사생활 보호를 외치고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 개입하는 것을 그다지 원하지 않는 것이 대개의 도시인이다. 그런 반면, 한시라도 휴대폰, 미니홈피, 블로그 등을 통해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지 않으면 못 견디는 것이 또한 도시인이다. 분리와 연결 사이에서 종횡무진한달까.

그렇다면 이런 모순이 ‘나쁜’ 것일까. 하 교수는 “아니”라고 답한다. “모순이라고 나쁜 건 아니다. 서로 보완할 수가 있다. 스타벅스와 커피믹스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보완하는 관계다. 커피믹스는, 음식점에 함께 가서 설렁탕으로 통일하듯, 취향을 숨기고 소통을 선택할 때 최적화된 솔루션이다. 동질감이나 개인화는 서로 싸우는 게 아니고 공존한다.”

남과 다른 나의 ‘취향’을 위한 커피전문점의 커피는 ‘개인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러나 늘 그런 상황만 닥치는 것은 아닌 법. 무선택의 편리함이란 것도 있다. “취향을 감추는 커피믹스 안에서 나는 익명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한 자리에서 나만의 취향을 드러내는 것은 자칫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군중 속에서 익명으로 남을 때 그 안에서 구성원으로서의 결속력은 강해진다.”(p.76)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다양한 나를 존중하라”고 말을 건넨다. “내가 맞고 네가 틀린 게 아니다. 취향을 존중할 때, 우리는 성숙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수많은 갈등은 내 취향은 맞고, 네 취향은 틀리다는 것 때문에 생긴다. 우리는 지금 틀림과 다름이 섞여 있다. ‘틀렸다’고 하면, 나는 1이고, 너는 0이다. 나는 변화할 이유가 없는 거다. 나는 이렇고, 너는 이래라고 얘기하면, ‘다른’ 그것 때문에 다른 것을 취할 수가 있다.”

결국 그것은 성숙한 사회의 바로미터다. 즉, 다양성이 얼마나 존중되고 있는가의 문제.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가 차별 받지 않고, 인디밴드나 프리랜서들이 왜 이런 걸 하고 사냐고 타박 듣는 것이 아닌 삶이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그런 것. “어느 한 출판사가 특정한 분야의 책만 내도 유지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될 때 꽤 다양하고 괜찮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 기준이 인구 1억 명이라고 하는데, 인구가 5000만 명이라고해도 생각과 관대함의 수준이 올라가면 굳이 1억 명이 안 돼도 괜찮다고 본다.”


앞으로의 변화

하 교수는 이 같은 도시심리의 분석을 토대로 앞으로 5~10년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삶이나 이모작을 꿈꾸는 소수가 많아지고 있다. 이른바 ‘민주화 세대’가 50대에 들어가면서 은퇴를 준비하는 한편 40대 중반 밑으로는 개인적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다. 부모 세대는 자식에게 모든 걸 투자하고 부양받길 원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우석훈 교수가 한 얘기인데, 88만원 세대가 불쌍하다는 거다. 10대를 IMF 때문에 박탈당하고 지금 청년실업의 위기에 처해 있다. 반면 민주화세대가 키운 세대들이 지금의 10대다. 인문학의 세례를 받고 다양성도 확보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사회를 주도하는 오피니언들이 노인이 돼 너무 보수화되기 전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또 옛날에는 변방이었는데, 지금은 30~40대가 소비계층이다. 물론 그들은 애들에게도 투자하지만 상당수가 나를 위해 투자한다. 내 즐거움을 위해 쓰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하나의 변화조짐이라고 하 교수는 말한다. 그동안 사회가 요구해 온 무한경쟁이 버거운 것도 있고, 먹고 살만해 졌다는 것도 이유란다. 이래저래 용돈 쓸 정도만 되면 크게 벌지 않고도 인생을 편안하게 보내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패가 아닌 선택이고, 그걸 존중 받을 때, 다양성이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올 하반기 상담관련 책 나와

도시는 그렇게 진화하고 있다. 우리의 삶은 또 조금씩 변화할 것이다. 어떤 변화가 될지는 몰라도. 하 교수도 그런 도시와 함께 한발한발 내딛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와 정신분석’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그는 오는 8월 중순 경부터 영상자료원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예정이다. 인간을 이해하는 하나의 단계로 영화와 정신병리를 다룰 계획이다.


또 하반기에는 일간지에 연재한 ‘성질 연구’와 관련한 Q&A 상담내용을 책으로 엮어 펴낼 예정이다. 그는 무엇보다 책을 많이 본다. 그만큼 많이 쓰면서, 쓰는 고민도 많이 한다. 그의 바람은 그래서, 한 챕터만 보고도 누가 썼는지 알 수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의 삶은 어쩌면 그에게 그렇게 진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YES24 기고 원본]


(
※ 참고사항은 아니지만, 하 교수는 <바보들의 행진> <별들의 고향2> 등을 연출했으며, 박정희 독재정권과 갈등을 빚다 요절한 천재영화인 하길종 감독의 아들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하길종 감독 회고전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 하 교수는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바로 그, 전혜린(!)의 조카다.)

Posted by 스윙보이
남자(들) 심리를 다룬 책, 약간 과장해서 봇물이다. 특히나 (한국) 남자들의 무덤이라는 40대 중년 남자들. 오죽하면 최근의 한 연구결과는 40대 직장 남성을 '영혼의 노숙자'로 지칭한다.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이들은 말하자면, '감정적 소외계층'이다. 연구는 이들이 사회문제에 비판적이면서도 현실에선 순응하며, 자기 세대에 대한 자부심은 커도 자신에 대한 성찰은 꺼린다고 말한다. 자아존중감을 찾아보기 힘든.
40대 버려진 영혼의 노숙자여
왕따당한 '영혼의 노숙자'들

여튼, 남자의 괴로움을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면서 우리의 문제다. 그리하여, 남자와 도시의 심리, 욕망과 갈등을 다룬 세 명의 저자를 만난 기록.

 

직장인들에게 고함, “분노와 화를 다스려라”
[독자만남]『남자심리학』의 저자 우종민 교수 강연회


2009년 봄, 당신의 직업전선은 안녕하신가. ‘직장’에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거나 감사해야 한다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절. 역시나 때를 놓치지 않는다. 헤게모니를 쥔 회사는 일 하라고 다그치고 닦달한다. 직장인들, 별 수 있나. 울며 겨자나 꾸역꾸역. 바야흐로 ‘(실업)공포’와 ‘(실업)바이러스’가 창궐한다. 아, 대체 어쩌란 말이냐.

<미녀는 괴로워>말고, 일본의 국민영화 격인 <남자는 괴로워>말고, 이명세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1995)가 있었다. 그야말로 샐러리맨의 애환을 그려낸 작품. 배우 안성기가 그 애환 가득 담은 샐러리맨 주인공이었다. 코미디였지만, 샐러리맨, 그 이름만으로도 뭔가 애달픈 감성을 자아냈다. 아, 그 아름답진 않지만, 숭고하고 애달픈 이름이여. 

가부장적인 사회라지만, 남성중심의 사회라지만, 남자는 남자대로 힘들고 괴롭다. 그냥 이유 없다. 남자니까. 남자는 괴로워! 절로 나오는 한숨이로고. 직장에서는 위아래 다 살펴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에, 집에서는 거의 이방인 취급이다. 술이 매개되지 않은 관계 맺기에 능하지 않다보니,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된장. 느는 것은 담배요. 잃는 것은 건강이라.

더구나 사회가 전통적으로 요구하는 남자상에 맞추려니 더더욱 힘들다. 그놈의 남자다움이 대체 뭐길래, 이리도 꾹꾹 DNA에 눌려져 있나. 그러니까 고정관념. 야근필수, 휴가반납, 연봉동결. 이거 뭐, 쓰나미냐. 이 내 마음 둘 곳 하나 없으니. 한 몸 지탱하기도 힘이 든데, 직장과 가정을 사수하고 지켜야 한다니. 아뿔싸, 나는 없고, 오로지 남자만 있구나. 흑.

그리하여, 초식남․토이남의 등장, 그저 우연이 아니다. 더 이상 남자다움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어떤 남자들의 반기, 아닐까. 그래도 DNA에 박힌 마초가 어디 가겠냐 싶어, 바야흐로 변종 마초 혹은 마초의 진화도 꿈틀대는 시절이다. 과연 남자들은 어찌 하오리까.

어디선가 남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짱가, 아니, 우종민 교수가 등장했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로 정신과 전문의이자 스트레스 전문가다. 그런 그가 책 한권 들고 나왔다. 이름 하여, 『남자심리학 : 남자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41가지 심리코드』(우종민 지음/리더스북 펴냄).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강요된 남자다움 뒤에 감춰진 한국 남자들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진정한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잡이 노릇을 한단다. 일종의 심리처방전. 약국에 갈 필요는 없다. 약은 바로 자신 안에 있으니까.

더불어, 지난 5월12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남자심리학』과 함께하는 성공직장인을 위한 스트레스 ZERO에 도전하기’라는 주제로 우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시간 된다면, 한번 따라가 보자. 이 스트레스 만땅의 시대, 조금이라도 줄일 수만 있다면,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우 교수가 전하는 남자 혹은 직장인의 애환, 그리고 스트레스 줄이는 방법.


남자는 괴로워~ 하지만 방법은 있어!

우 교수는 책을 쓴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도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을 나누고 싶었다. 책 내용도 남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 누구나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고 여성들도 주변 남자들과의 관계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그는 외국에 있다가 두 달여 전 귀국해서 본 서울 광화문의 풍경을 묘사했다. “광화문 사거리를 걷는데 섬짓했다. 거대물결처럼 샐러리맨들이 지나가는데 하나 같이 표정이 없었다. 각박해졌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선 버스를 탔는데 막 밀치더라.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 아, 내가 서울에 왔구나 느꼈다. (남자들의) 더 큰 문제는 집에 가사도 대화를 풀 데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 남자들에게 남자다움은 무엇일까. 우 교수는 ‘남자는 ~해야 한다’라는 ‘머스트(Must)베이션’ 콤플렉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말 많은 남자는 품위가 없으니 남자는 과묵하고 무게가 있어야 한다는 식. 그렇다면, 50~60대 남자들이 만나면 무슨 얘기를 주로 할까.


“50대 넘으면 여자 얘기는 많이 안 한다. 내가 들은 것 중에 가장 많은 주제는 정치다. 자신의 건강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물론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건강도 얘기하지만, 그것도 누가 무슨 병에 걸렸다더라 혹은 의사처럼 모든 진단을 내린다. 여자들은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이야기를 하면서 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남자들은 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질 않는다. 고작해야 비즈니스에 연결하는 이야기나 하고.”

그러다보니, 남자들이 자신을 둘러싼 틀이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우 교수의 진단이다. 많은 남자들을 만나보니, 남자들은 외로워하고 있단다.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잘 모른다는 것이 더 문제다. “옛부터 그렇게 배운 거다. 자기 속의 말을 안하고 사는데 익숙하고.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손해라고 느끼는 거다. 오래된 조직이거나 명령체계가 강할수록, 말을 않는데 익숙하다. 물론 그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말 하지 않는데 익숙하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는 거다.”

하긴 생각해보자. 과거 어르신들이나 나이가 있는 분들은 과묵하게 하루하루 사는데 급급했다. 아이들과 정서적인 얘기를 나누지 못한다. 어려운 것 있어도, 그저 참고 견딘다. 친구나 가족에게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니, 혼자서 곪는 거다. 어려울 때 얘기하고 서로 감정을 교류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사람살이이거늘. 허허.

우 교수, 청진기 딱 대 보곤 말한다. “남자들은 관계맺음을 배울 필요가 있다.” 관계 그리고 배움에 밑줄 좍. 또 감정을 교류하는 식의 의사소통이 직장에서 아직 대세는 아니지만, 점점 더 필요할 때가 오고 있단다. ‘감성경영’과 같은 말을 들먹이지 않은가. 하지만 아직은 멀었다는 것이 우 교수의 진단이다. “직장의 구내식당을 가보면 딱 진단이 나온다. 밥 먹으면서 웃지도 않고 밥만 먹고 돌아가는 곳은 대개 직원 만족도가 좋지 않다. 의사소통이나 감정소통은 책상머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삶과 관계맺음에서 생긴다.”

남자의 세 가지 감옥과 다섯 가지 증후군


우 교수는 남자에겐 세 가지 감옥이 있단다. 치열한 경쟁, 감정표현 억제, 자기 집중시간의 부재. 또 다섯 가지 증후군을 덧붙였다. 집단자폐증, 탈진증후군, 아담증후군, 파랑새증후군, 오셀로증후군. 이런 증후군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앞의 집단자폐증과 탈진증후군. “남자들은 분명 아이큐는 나쁘지 않은데, 사회적 관계를 맺는 정도가 떨어진다. 한 기업의 여성임원을 만났는데, 이런 얘기를 하더라. 다른 임원들은 다 남자인데 말이 안 통한다고. 기업도 변신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굳어있다는 거다. 조직논리는 잘 아는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그런 것이 안 된다. 이게 개인만의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서 집단자폐증이라고 한다.”

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는 감정이나 관계를 중시하는 공감형이 우세하다. 반면 남자는 논리와 이성을 앞세우는 체계화형이 절대적이다. 남자 중에서 공감형은 17% 가량이었다.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남자는 공감형이다. 남성다움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가 더 어려워지고 또 다른 모습을 요구한다. 그러니까 공감형과 체계형을 겸비해야 한다. 겸비.”

그리고 탈진증후군. 막 괴로운 것은 아니나, 스스로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는 상태. 그러니까, 다 타서 재만 남은 상태. 샘이 말라서 물이 솟아나지 않는 상태. “사람의 정신력은 샘물과 같다는 말을 한다. 탈진증후군은 ‘No’를 잘 못하는 사람,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 인정받고 싶어서 에너지를 막 쓰는 사람이 잘 걸린다. 이런 사람을 ‘회사형 인간’이라고 한다.”

우 교수가 보여주는 불나방 동영상을 보니, 이런 탈진증후군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고 달려드는 불나방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서 메일을 읽는 순서와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메일을 읽을 때,
‘스팸메일부터 지운다.’ 혹은 ‘중요한 메일부터 처리한다.’


스팸메일부터 지우는 집단은 15% 가량으로 약간의 결벽증과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고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 그렇지 않은 집단은 3% 가량으로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타입. “미국 공항에서 중요 메일을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20분이 남았는데, 스팸부터 처리하느라 15분을 허비했다. 문득 정신이 들어, 내가 뭐하는 거지? 내가 왜 그랬을까를 분석했더니,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성격인 거다. 나한테 자원이 제한돼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은 거다. 이렇게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쓰면 자신의 멘탈에너지가 방전된다.” 

Tip. 방전지수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
인제대 스트레스센터의 사이트(http://www.stresscenter.co.kr/v2/index.asp)에 들어가면 방전지수를 자가측정할 수 있다. 충전이 급한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나머지도 한번 살펴보자. 아담증후군은 40대 중반 이후에 많이 찾아오는 증후군이다. 남성 호르몬이 정점을 지나 아침에 발기가 잘 되지 않으면서 찾아오는 일종의 무기력증. 제일 좋은 것은 운동이다. 자기 관리를 하면서 삶의 긴장을 놓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우 교수의 진단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 남한테 기대고, 집에서는 삼식이(삼시 세끼 집에서 먹는 남자)가 되는 거예요.”

파랑새증후군은 20~30대에 많이 나타나는데, 이상을 찾아가는데 기대수준만 높아서 생긴다. 오셀로증후군은 무조건 의심하고 보는 증세다. 상대방을 의심해 핸드폰이나 이메일을 뒤지는 것 등이 해당되겠다. 우 교수는 남자들이 약해져서 그렇단다. “이런 다섯 가지 증후군은 정신건강이나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해서 나타납니다.”

안전거리 지키고 분노․화 다스리기

현재 우리나라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 수가 심각한 정도다.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데,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죽는 것이다. 20~30대 남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 일본, 중국은 노인들이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또 한국은 역시 집단주의 문화가 있다. 죽어도 같이 죽자고 한다. 사실 팬션이 같이 죽으러 가는 곳은 아니잖나. 이렇게 젊은이들이 죽는 것은 병든 사회라는 증거다. 사회가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 교수도 역시나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되짚는다. 특히나 자살은 병으로 죽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더욱 아프게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한국은 행복의 척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102위라는 숫자를 보여준다.

그리고선, 우 교수는 입추의 여지도 없이 빽빽하게 사람들이 들어선 입시설명회, 취업박람회, 피서철 해수욕장 사진을 보여준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모든 생명체가 다 그렇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현대인의 3대 스트레스 요인이 뭔가. 건강, 사람, 돈이다. 그런데 돈 걱정이라면, 내가 한큐에 없애줄 수 있다. 의사 가운을 입고 5년 내 사망하는 암이라고 진단하면 돈 걱정 없어진다. 스트레스는 그렇게 상대적이다. 뭐니뭐니해도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사람이다. 사람이 독이다.”


그렇지. 사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건, 돈도 아니고 건강도 아니요, 죽음도 아니다. 바로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상처, 그것이 제일 아픈 법. 당신도 충분히 경험했지 않나. 특히 기대심리 때문에 가까운 사람이 주는 상처가 더더욱 아프다.

그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없다고 끝인가. 천만에. 바로 나 자신. “내가 만든 스트레스,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오는 스트레스가 제일 나쁘다. 사람들은 가만 보면 막 대하는 게 있는 것 같다. 헬스클럽 직원들 중에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직원들이 가기 싫은 곳이 락카 열쇠를 주는 곳이다. 마음대로 사람들이 대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건사고가 많아진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마음을 가로막지 않는 것. 서양은 우울이나 불안이 많은 반면, 한국은 화, 분노, 불안이 더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분노와 같은 것들은 중독성이 있고 전염성이 있다. “물론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물 흐르듯 화를 내야 한다. 스스로 화가 났다고 생각할 때는 뇌세포가 죽지 않는다. 뇌세포가 깨지는 것은 행동으로 옮길 때다. 의로운 분노라면 상관없다. 화내서 좋을 때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우 교수가 권하는 분노해결지도는 이렇다.

1. 화낼 가치가 있는 상황인가.
2. 내 건강을 해칠 만큼 중요한가.
3. 화내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가.


자신에게 묻고 또 되물어라. 그래야 내가 산다. 화낼만한 가치가 없을 때, 내게 중요한 일이 아닐 때,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을 때, 분노를 조절해야 한다.

적절한 분노표현을 위한 우 교수의 팁. 

․ 중요하고 정당한 일이라고 확신할 때.
․ 분노표현이 가장 효과적인 문제해결법이라고 판단될 때.
․ 적절한 수준으로 감정표현을 조절할 자신이 있을 때.



그리하여, 분노와 스트레스의 사슬을 끊을 것을 권한다. 누구를 위해? 바로 당신을 위해! 분노와 화는 영혼을 잠식한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뭐? 엉뚱하고 불필요한 일에 화 내지 않기.

[YES24 기고 원본]


 

Posted by 스윙보이

사회적기업

최근 '사회적기업'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보통 이야기하는 '기업'과는 무엇이 달라서, '사회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까요.

사회적기업은 일반 사기업과는 다른 콘셉트를 지니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이윤 추구에 존재 이유와 목적을 둔 사기업과 다소 다르게,
사회적기업은 공공성이나 공공의 이익을 우선에 둡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윤 획득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윤 획득에 나서되 그 이윤이 공공의 이익이나 공익성에 부합하는지를 살피게 되는 거죠.

정의하자면,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의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입니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겠죠. 빈민구제은행을 통해 2년 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와 그라민은행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죠.  

사실 한국에서는 그 시작이 늦었다 하겠습니다.
유럽, 미국 등에서는 1970년대부터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영국에는 6만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데, 전체 고용의 5% 이상을 차지하고 국내총생산(GDP)의 1%를 차지할 정도로 그 위상이 크다고 하네요.

요구르트 회사인 '그라민-다농 컴퍼니', '피프틴' 레스토랑, 잡지출판 및 판매를 통해 노숙자의 재활을 지원하는 '빅이슈', 가전제품을 재활용하는 프랑스의 '앙비', 저개발국 치료제 개발 및 판매기업 '원월드헬쓰'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적기업입니다.

국내에서는 2007년 7월부터 노동부 주관 하에 사회적기업 인증 등을 통해 사회적기업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재활용품을 수거·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 정신지체장애인이 우리밀 과자를 생산하는 '위캔', 폐타이어 등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만든 악기를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을 하는 '노리단', 컴퓨터 재활용 기업 '컴윈', 친환경 건물청소업체 '함께일하는세상', 장애인 모자생산업체 '동천모자' 등이 대표적이죠.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으려면 조직형태, 조직의 목적, 의사결정구조 등이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정한 인증요건에 부합하는 한편,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곳에서 꼭 기업형태가 아니라도,
사회적기업처럼 활동하는 곳도 있지요.

(※ 참고자료 : 사회적기업지원센터, 두산백과사전)

(기고 : 위민넷)

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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