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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전태일' 알려주던 어른, 인권변호사니, 그런 게 뭔지도 모르던 시절. 함께 하숙하던 친구놈이 읽어보라고 툭 던져줬던, 《전태일 평전: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 읽으면서 분노와 놀라움이 범벅된 줄줄줄, 읽고나서도 줄줄줄. ㅠ.ㅠ 아,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땅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왜 교과서는, 어른들은 이런 걸 알려주지 않았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감추고 싶은 자신들의 치부는 알려주지 않는 사람이고, 교과서는, 지배세력에 반했던, 그러나 세상을 바꾼 일은 기록하지 않는 책이구나, 생각했었다. 고 조영래 변호사님은 그런 의미에서, 내게 어른이셨고, 세상을 알려준 책이자 교과서였다. 마흔셋, 충분히 젊은 나이였다. 1990년 12월12일. 인권변호사로서 인권감수성과 인권실천력이야 두말해 잔소리고, 몰랐던 사실 하나를 알.. 더보기
커피노동자, 지구를 굴리다! 노동. 언제부터인가, 내 눈에 밟히는 것은, 내 마음에 찡하게 와 닿는 것은, 노동(의 맨얼굴)이었다. 내가 늘 노동자였기 때문이었을까. 한국의 서울 시내 한 복판이었다. 지금은 저 하늘색 옷을 벗었지만, 나는 저 노동 앞에 뭉클했다. 하늘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듯한 모습. 어떤 담대한 안간힘 같은 걸 느꼈고, 노동의 신성함을 다시 생각했다. 물론 그것은 한국에서뿐만이 아니었다. 중국 내몽골의 어느 거리 시장통이었다. 룰루랄라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장통을 사뿐 즈려밟던 나는, 한 청년의 노동 앞에서 갑자기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저 청년이 힘을 줘서 힘껏 돌리고 있는 것은, 바로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지구가 아닐까. 일본이라고 다를 바 있을까. 무언가를 배달하느라 자전거를 끄는 아저씨나, 오픈하는 가.. 더보기
전태일 추모! "1970년에 죽은 전태일의 유서와 세기를 건너 뛴 2003년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두산중공업 배달호의 유서와 지역을 건너뛴 한진중공업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민주당사에서 농성을 하던 조수원과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하던 김주익의 죽음의 방식이 같은 나라. 세기를 넘어, 지역을 넘어, 업종을 넘어, 국경을 넘어 자자손손 대물림하는 자본의 연대는 이렇게 강고한데 우린 얼마나 연대하고 있습니까? 우리들의 연대는 얼마나 강고합니까? 비정규직을, 장애인을, 농민을, 여성을, 이주노동자를 외면한 채 우린 자본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소름 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우린 단 하루도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연대하지 않음으로 깨지는 겁니다. 맨날 우리만 죽고.. 더보기
수능 그리고, "괜찮아, 잘 될거야~" 사촌동생, 상범이. 오늘 수학능력시험을 본다. 뭐 사실 사촌형이랍시고, 제대로 응원도 못해준 원죄가 있긴 하다. 갑자기 방향을 선회한 그 녀석, 그 넉살좋고 만만디 같은 그 녀석이, 갑자기 다시 재도전하겠다고 해서 다소 놀라긴 했는데, 지 결정이겠거니,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끝나고 술이나 한잔 사줘야겠다. 결과야 어쨌든, 녀석에겐 아직 살 날이 훨 많이 남았다. 그건 그렇고, 버스마다 나붙은 수능고사장 안내문을 보고서야, 시즌이란 걸 눈치챘다. 2년 전의 수능일에 긁적인 이야기지만,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 나는 여전히 자의든, 타의든, 수능을 보지 못(않)은 소수의 아해들에게 더 마음이 간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라곤,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꼴랑 한마디 뿐이지만, 나는 정녕 그네들의 건투를 빈.. 더보기
당신의 인권은 안녕하신가 그래, '대꿘'(대선)의 계절이야. '대꿘 is All Around'지. 물론, 재미 없다. 감동도 없다. 그래도 많은 이들의 촉각은 그곳으로 향하기 마련이지. 과연. 그래서 대꿘 함 쥐어보려고 저 지랄들인가보군. 대꿘이 '남아대장부'의 로망? 남자라면, 힐러리처럼? 하하, 농담이야. '남아대장부' 따위의 근엄한 코멘트엔 코웃음 픽픽. 그래, 난 남아소장부다.^^; 대꿘은 언감생심. 취꿘이 어울릴 남아. 남아당자약! 명함이 무릅팍팍 늘어나. OO위원회, OO본부니, 알지? 대꿘용! 알던 양반들이 그렇게 새 명함을 돌려대. 타이틀 늘어난게지. 어제도 그랬어. 송년회 자리에 빠지면 안되지. 홍보홍보. 뭐 굳이 필요없는디, 새 명함을 건네 주시더군. 넙죽 받았지. 뭐 글타고 크게 거부감도 없어. 개의치 않는게.. 더보기
전태일,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은 그 사람... 1970년 11월13일. 전태일, 당신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를 외치며 산화한 그날 입니다. 벌써 37년이 흘렀습니다. 오늘, 다시 돌아오셨네요. 저는, 당신을 추모하는 노동자입니다. 당신의 그 외침이후, 사람들은 더 이상 스스로 기계가 아님을 자각했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노동운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대는 변했다고들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전태일 거리·다리의 조성도 있었고. 당신이 섰던 그 자리엔 표지판이 이렇게 새겨져 있습니다. '인간다운 삶'.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정말 힘들었던 시대를 보여주는 것 같네요. 누군가는 당신을 찾아, 마석 모란공원 묘역을 찾겠지요. 이미 추도식이 치러졌겠군요. 11시에 있다고 했으니. 37..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