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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삼촌이 되고 싶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1.26 2009 아빠 선언 by 스윙보이 (2)

2009년 설날, 또 다른 새해의 벽두. 느닷없는, '아빠' 선언.
인터뷰 들어갑니다.

안상태 기자 : 아니, 새해 정초부터 뭔, 쥐박이가 쥐새끼 잡아먹는 소린가.

쭌 : 호들갑 떨 필요없을 뿐이고! 일단 캄다운 캄다운. 워워.

안 기자 : 아니, 뭣보다 '결혼'도 안한, 아니 못한 주제에, 무슨 아빠란 말인가. 결혼 소식도 없었잖은가 말이다.

쭌 : 난~ 단지 결혼 못했을 뿐이고! 애를 갖지 못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닐 뿐이고!! 결혼해야 아빠가 될 수 있단 법도 없을 뿐이고!!!

안 기자 : 아~ 짱난다. 말 돌리지 말고 속시원히 깨배라. 그렇담 이른바 '미혼부' 아니 당신 말대로라면, '비혼부'라도 됐단 말인가.

쭌 : 난~ 결혼 제도에 편입하지 않고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상상도 아주 간혹 할 뿐이고! 하나의 방법을 찾았을 뿐이고!! '아빠' 앞에 단어 하나가 생략됐을 뿐이고!!!

안 기자 : 그건 또 뭔 뚱딴지 같은 소린가. 생략이 됐다니!

쭌 : 아빠 앞에 '작은'이라는 말 하나만 붙이면 될 뿐이고! 올해 내 사랑하는 친구와 형이 아이를 낳을 뿐이고!! 핏줄은 아니지만, 조카를 두게 됐을 뿐이고!!! ^.^;;;;;;;;;;;;

안 기자 : 에잇, 정초부터, 썅~ 안해, 안해, 이 인터뷰.


헉, 정초부터 낚이셨다면, 죄송합니다.ㅋㅋ
뭐, 저 같은 체제순응자가 무슨 결혼도 않고 애를 낳을 배짱이 있겠습니까.^^;;
인터뷰(?) 그대로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이,
오늘 한명 낳았고, 5월에 아이를 낳습니다.

물론 정확하게는 제수씨와 형수님이 낳는 거죠.ㅋ

기분 좋습니다. 핏줄은 아니지만, 사랑스러운 조카들이 이렇게 생기다니. ^.^
맘 같아서야 에드벌룬이라도 띄워,
지구인들에게 조카들이 태어났다고 자랑하고 싶다는.ㅋㅋ

문득, 2년여 전, 캐나다 밴쿠버공항에서 눈물 짓게 만든 두 조카들도 생각납니다.
당시 4살짜리 찬이와 2살짜리 준이.
역시나 제가 사랑하는, 캐나다로 이민 간 형을 만나러 간 짧은 여행 길.
그때 저는 '삼촌'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달았습니다.

처음 만난 그 사랑스런 조카들은 처음 본 이 삼촌이 그렇게 반가웠나봅니다.
아이를 좋아라하는 저로선,
그 조카들과 함께 방을 난장으로 만들면서 짧은 추억을 나눴습니다.

'삼촌', '삼촌' 불러대며 녀석들은 지저귀고, 함께 있을 때 끊임없이 말을, 장난을 걸어왔죠.

그렇게 지내다가
아쉽고 또 아쉬웠지만,
녀석들과 함께 한 그 시간들을 뒤로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죠.

밴쿠버에서 지옥행(?)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짧은 여행 돌봐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려고 형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형이 잘 가라고 전하면서, 찬이가 일어나보니 삼촌 없다고 울고불고 했다고 했다더군요.
애들 깨기 전 아침 일찍 나왔거든요.

그리고 전화 상으로 '삼촌 안녕'이라는 말을 건네줬습니다.

울컥했습니다. 나 없다고 울어준 사람이 있다는 그 사실때문에.
그때, 밴쿠버공항에서 찔찔 눈물 짜고 있던 삼십대의 찌질한 아저씨를 보셨다면,
바로 접니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건넬 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작 4살 아이가 그런 걸 갖고 뭘 그리 감격하느냐, 고 타박하거나,

그 아이가 크면, 그런 사실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빈정거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그 벅찬 행복감이란.
그 여행의 마지막을 행복함으로 장식해준 내 조카들.

저는 잊지 못할 겁니다. 날 위해 울어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조카들이 그걸 기억하건, 그렇지 않건. 하하 ^^

찰나처럼 다가온 행복감을 기적이라 부르지 말란 법, 없지요.
그래서 저는 그 순간을 '기적'이라 명했습니다.

아마 그렇게 당신 없다고 울어줄 사람이 있다면, 당신 역시 행복한 사람일 겁니다.^^

어쩌면 지옥 같은 일상,
저는 올해 태어난 조카들에게서 한줌의 위안과 구원을 얻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방금 친구녀석이 애를 낳았다고 알려왔습니다. 당장 축하전화를 걸었습니다.
기분 좋습니다. 정초부터.
저는 이 행복감을 품고 하루를, 한해를, 일상을, 사람살이를 견디고 버티겠죠.
그것이 제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That's my life! ^^

좋은 삼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녀석들의 엄마, 아빠만큼 그 아해들을 사랑하고 돌보진 못하겠지만,
그 조카들에게 좋은 삼촌이 있다는 것을 마음에 품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이 엄혹하고 비정한 세상에 역행하는 것일지라도,
돈 보다 더 좋고 훌륭한 가치들이 있음을 알려주고,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주'는 좋은 삼촌이 되고 싶습니다. ^^
아니, 사실은 그냥 함께 놀고 싶습니다.
함께 캐치볼하고 야구장도 같이 가고, 소꼽놀이도 같이 하고.

제가 정신연령이 좀 낮아서.^^;;

쨌든, 제 사랑하는 조카들이 훌쩍 클 때, 삼촌이 줄 수 있는 최상의 커피를 주고 싶습니다.
별들 사이에 길을 함께 놓으면서요.

뺑률아, 축하해~ㅎㅎ
호돌형, 미리 축하해요~ㅎㅎ
사랑한다, 조카들아. ㅎㅎㅎ
훌쩍 큰 찬이와 준이도, 삼촌이 보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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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윙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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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ristogatto.tistory.com/ BlogIcon 난나 2009.01.27 16: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13년전(헉!) 파리에서 한국오는 비행기안에서 만난 프랑스 노부부, 한국에서 교사생활하는 딸이 입양한 아기를 한국으로 데려다 주던 중이었는데요. 제가 또 애라면 껌뻑하기도 하고, 또 사정상 어찌어찌하여 그 아기를 비행내내 봐주게 되었습니다.
    노신사: '참 고맙소, 근데 애를 참 잘 보는거 같꼬망, 색시도 애가 있슴매? (영어로 -ㅅ-)'
    나: '에그머니 결혼도 하지 않았슴둥!'
    노신사: '아니 결혼하고 애가 무슨 상관임매?'
    나: '........'.
    문화충격이었습니다. 아 이것이 말로만 듣던 프랑스식?

    내 유전자가 섞였든 아니든, 아이를 기르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도 의미있는 일인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젠체하고 살던 사람도 아이를 기르다보면 자기 자신의 바닥을 '틀림없이' 보게 됩니다. 인내심의 바닥, 양심의 바닥, 봉사정신의 바닥 등등. 그걸 보고 인정하고 나서야 무언가 새로운게 자라는 것 같습니다. 인산수도를 원하신다면, 부모 또는 책임지는 양육자가 되어보십시오^^

    • Favicon of https://swingboy.net BlogIcon 스윙보이 2009.02.01 1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나 프랑스였군요.ㅎㅎ
      제가 요즘 읽고 있는 목수정 동지의 책,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에도,
      그런 문화충격의 기운이 흠뻑 담겨 있습니다.
      완전 재밌게 보고 있어요.
      글과 이야기의 힘이 보통이 아닙니다.^^


      아이를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은 몇년 전부터 하고 있어요. 물론 관념이고 바람일 뿐이죠. 사실 지금 저의 일상과는 유리된 일종의 환상 같은 거죠.^^;;; 진짜 그 상황에 부닥쳤을 때,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해요.


      난나님의 그 말씀, 바닥. 인내심의 바닥, 양심의 바닥, 봉사정신의 바닥. 정말 그 바닥과 언제쯤 맞닥뜨리게될지 알 수 없지만, 책임지는 양육자, 언젠가는 한번 돼 볼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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