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녀석은 '(첫 번째)첫사랑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소회를 가볍게 물었더니, "뒤에서 가만히 마음에 담았다"고만 했다.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저, "이젠 니 몫이다"라는 말만 던졌다.
희한하게 에둘러 엇갈렸던 어떤 인연은, '결혼'이란 제도적 고개를 넘으며 어떻게 전개될까.
삼자지만, 살짝 궁금해졌다.
녀석은 어제 꼴같잖게, 피천득의 '인연'을 들먹이면서,
인연의 묘함을 설파하면서 자신을 피천득 수준으로 올리려는 작태(?)를 행사하기도 했는데.
나는 퉁~ 쳤다. 모, 뉘들 인연은 뉘들이 알아서 하시라.
어쨌든 정작 궁금한 것은,
그렇게라도 첫사랑을 볼 수 있는, 혹은 길모퉁이를 돌다가도 만날 지 모르는 사람과,
(누군가는 첫사랑을 다시 만나서 괴롭다고 했다.)
그런 기회를 애초에 박탈 당한, 어떻게든 만날 수 있다는 기대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
(다른 누군가는 그런 쓸데 없는 기대를 안 해서 좋다고 했다.)
누가 더 나을까, 부러울까.
물론, 각자가 가지지 못한 것이,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법이겠지.
첫사랑.
엊그제 김어준이 말하더니,(☞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나요?)
어제는 녀석과 라디오 방송도 들먹이더라.
그래, 참 어려운 방정식이다.
당신의 첫사랑은 안녕하신가...
첫사랑, 이라는 노래 들려드릴게요... (네, 고마워요, 소라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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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사랑은 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서 열심히 살고 있죠. 하나도 안 변했구요 (좌식, 너는 머리도 안 벗겨지냐).
첫사랑에 실패한 이유는 둘다 어려서라고 밖에는..
작년에 12년만에 같이 밥을 먹었는데, 피식 웃길래 왜웃냐고 했더니 '재밌어서..'라고 하더만요. 제가 쑥스런 나머지 하이 개그를 과하게 했던가 봅니다 =ㅅ=
종사하는 업계가 좁다보니 첫사랑부터 그 이후까지 좌라락 종종 봅니다. 이쯤되면 느낌이 어떨까 가 아니고 느낌은 어떻든 멀쩡한 얼굴로 살아남아야 한다! 뭐 이렇게 되드만요. 대개는 저의 하이개그로 상황종료 - _-
난나님의 이 말씀에, 격하게 동감!
"멀쩡한 얼굴로 살아남아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는다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근데, 대체 그 '하이개그'는 뭐길래...ㅋㅋ
아주 초큼 격하게 궁금...ㅎ
첫사랑과 그후 무리들을 다시 대면했을 때 행할수 있는 비전의 '난국모면 하이개그 18기'란..
음 이건 비전이니까 겪어보셔야 아는것이고요...(겪는게 좋은일 아닌것 같기도 - _-)
맛뵈기로 하나만 소개시켜 드리자면 '완전 아줌마된 척하技'는 오묘애매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무척 '안전하게' 변화시켜 줄 수 있는 기예입니다 (__)
역시 말로 해선 그 '하이개그'를 가늠할 수 없다는..ㅋㅋ